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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들 "관세 충격 정점 지났다"...부정적 언급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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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기업들의 '관세 공포'가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NL 애널리틱스와 함께 미국 상장 기업들이 진행한 5,000건이 넘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 데이터를 분석했다. 경영진이 '관세'와 '위험'을 같은 문장에서 언급한 빈도, 그리고 관세 관련 발언의 긍정·부정·중립 여부를 분류한 결과, 최근 들어 기업들의 관세 관련 부정적 언급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잇단 고율 관세 정책으로 기업들은 올해 초 투자자들과의 대화에서 관세 리스크를 반복적으로 제기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달 사이 기업들은 "관세 충격이 정점을 지났다"는 식의 메시지를 내놓으며, 실적 발표 톤도 한층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수출입 컨테이너 [사진=블룸버그]

글로벌 소비재 기업 스펙트럼브랜즈(NYSE: SPB)의 데이비드 마우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투자자들과의 통화에서 "관세와 경제적 혼란의 최악의 국면은 이제 지나갔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실제 기업들이 부담한 관세율이 표면적인 고율 관세 수준보다는 낮게 형성되고 있어서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국 기업들이 10월 기준 수입품 가치의 약 12%를 관세로 지불했다고 추산했다. 이는 1월보다 약 10%포인트(p) 높은 수준이지만, 올해 발표됐던 최고 수준의 관세율보다는 훨씬 낮다.

여기에는 미국이 잇따라 무역합의를 체결한 영향이 크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광범위한 관세 부과 권한을 의문시하는 분위기라는 점도 기업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기업들도 공급망 재배치, 가격 인상, 비용 절감, 관세 면제 신청 등으로 대응책을 익히면서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 부담을 의식한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관세 완화 조치도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브라질산 일부 농식품에 대한 40% 관세를 철회했으며, 그 전주에는 쇠고기·커피 등 다수 품목의 관세를 인하했다.

이에 초콜릿·사탕·과자 제조업체 허쉬(NYSE: HSY)는 코코아 가격 급등과 캐나다의 보복 관세 가능성 등으로 2분기까지 관세 리스크를 우려했지만, 최근 미국 정부가 코코아를 포함한 다수 식품을 관세에서 면제하면서 예상 피해가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버나드 야로스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지금까지 관세 비용의 약 3분의 2를 소비자에게 전가했으며, 여기에는 식품과 에너지가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트럼프의 첫 임기 때 100%에 가까웠던 것과 비교했을 때 감소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높은 수익성과 완충 여력을 바탕으로 관세 비용 일부를 자체 흡수하고 있기도 하다. 도이치방크의 파라그 타테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은 이제 관세가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세 민감도가 높았던 자동차 업계도 최근 들어 톤이 달라졌다. 포드자동차(NYSE: F)의 짐 팔리 CEO는 올해 2월 "관세가 업계 이익을 수십억 달러 규모로 날릴 수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고율 관세를 발표한 직후인 5월에는 2025년 순이익(세전·이자전 기준)이 15억 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고, 이후 이를 20억 달러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4분기 들어 미국 정부가 일부 수입 자동차 부품에 대한 상쇄 프로그램을 확대하자 포드는 내년 실적 타격 전망치를 기존 15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낮췄다. 또 미국이 중·대형 트럭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지만, 포드는 해당 차종을 수입하지 않아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관세 완화와 거리가 먼 업종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북미 최대 주택용 캐비닛 제조업체 마스터브랜드(NYSE: MBC)는 멕시코에서 욕실용 바니티 제품을 대부분 수입하고 있어 직접 타격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주방 캐비닛·욕실 바니티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를 50%까지 인상하면서, 마스터브랜드의 3분기 총이익률은 관세로만 약 1%포인트 하락했다. 10월에는 목재류 관세가 추가로 시행돼 연간 순매출의 최대 8%에 해당하는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회사는 전망했다. 다만 회사는 가격 인상과 공급업체 재계약을 통해 점진적으로 관세 비용을 상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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