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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버리 "AI 빅숏, 이번엔 너무 이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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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영화 '빅쇼트(The Big Short)'의 실제 주인공으로 알려진 전설적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인공지능(AI) 주도 주식시장 랠리에 정면으로 맞서는 베팅에 나섰다. 그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등 대표적인 AI 기업들의 주가에 거품이 형성돼 있다고 보고 있지만, 그 붕괴 시점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리가 과거 닷컴버블과 주택시장 붕괴 국면에서 누구보다 먼저 위험을 경고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AI 산업을 둘러싼 과열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당시에도 "너무 일찍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이번 베팅 역시 타이밍이 최대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클 버리 [사진=블룸버그]

버리는 지난 11월 3일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현재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와 주요 AI 소프트웨어 업체인 팔란티어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약 5조 달러에 달한다. 버리의 베팅 규모는 풋옵션 기준 약 1천만 달러로 비교적 크지 않지만, 해당 주식들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경우 수익 규모는 1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는 AI 산업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한 팟캐스트에서 "이번 거품은 닷컴버블과 매우 닮아 있다"며 "당시 닷컴버블은 본질적으로 데이터 전송 인프라에 대한 과잉 투자 거품이었다"고 주장했다. AI 역시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에서 비슷한 과잉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버리는 영화 '빅쇼트'에서 자신을 연기한 배우 크리스천 베일이 "나는 틀린 게 아니라 다만 일렀을 뿐"이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WSJ는 "버리는 지금도 월가를 향해 같은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달 헤지펀드를 공식적으로 청산한 뒤, AI 주식 거품 붕괴를 핵심 주제로 한 유료 뉴스레터 '카산드라 언체인드(Cassandra Unchained)'를 시작했다. 이 뉴스레터는 개설 몇 주 만에 온라인 플랫폼 서브스택(Substack) 금융 분야 상위 판매 상품으로 떠올랐고, 구독자는 17만 명을 넘어섰다. 연간 구독료는 379달러로, 경쟁 뉴스레터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버리의 주장에 공감하는 투자자들은 AI 기업들이 서로 투자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구조, 그리고 데이터센터 수요의 물리적 한계에 주목하고 있다. 반면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버리가 지난 15년간 여러 차례 대규모 시장 붕괴를 경고했지만 실제로는 빗나간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다. 그는 2023년 초 "매도하라(Sell)"는 글을 올렸다가 이후 증시가 급등하자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한 바 있다.

AI 기업 경영진의 반발도 거세다.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CNBC 인터뷰에서 버리를 "완전히 미친 사람(bats—crazy)"이라고 공개 비판하며 그의 분석을 일축했다.

버리는 팔란티어에 대해 정부 계약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경영진 보상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또 IBM 등 경쟁사들의 추격도 부담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팔란티어 주가가 2027년까지 주당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경우 베팅이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팔란티어 주가는 약 200달러 수준이다.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고객사 구조와 회계 문제를 핵심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오라클과 메타 등 주요 고객들이 엔비디아 장비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엔비디아가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구조가 과거 엔론 사태와 유사하다는 주장이다. 또 칩의 사용 수명을 과도하게 길게 잡아 수익을 부풀리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엔비디아의 사업은 경제적으로 건전하며, 회계와 공시는 완전하고 투명하다"며 버리의 분석을 전면 부인했다.

버리의 경고가 당장 시장을 흔들지는 못하고 있지만, AI 인프라와 밸류에이션에 대한 의문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다만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런 경고가 '이번에도 결국 더 오른다'는 확신을 강화하는 역설적인 효과를 낳고 있다는 진단도 있다.

심플리파이 자산운용의 수석 전략가 마이클 그린은 "이 같은 경고가 오히려 투자자들로 하여금 주가는 끝없이 오를 수 있다는 믿음을 더 굳히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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