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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화두 챙긴 李 '이혜훈 거취 고심'...여론 악화 땐 자진사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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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파행에 꼬리 문 의혹 규명 못해
부적격 여론 높지만 여권 영향은 미미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다. 국민 상식에 맞지 않는 많은 의혹이 제기됐고, 이 중 상당 부분이 소명되지 않았다. 국회 인사청문회가 파행돼 제대로 된 검증 기회조차 없었다. 의혹이 여전한 가운데 이제 이재명 대통령의 결심만 남겨져 있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결코 가볍지 않다. 보좌진에 대한 폭언과 갑질, 반포 아파트 부정 청약, 부동산 투기, 자녀의 증여세 대납 등의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이 후보자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대부분 청문회로 미뤘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 의혹을 규명해야 할 청문회는 열리지 않았다.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관련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대기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6.01.19 mironj19@newspim.com

여야는 20일 이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송부 시한을 하루 앞둔 20일까지 정치 공방으로 허송했다.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검증한다는 인사청문회의 존재 이유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는 보좌진 갑질 폭언으로 시작해 부동산 투기 의혹, 서울 반포동 아파트 부정청약 의혹까지 나왔다"며 "이 대통령은 지명을 즉시 철회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공직 후보자 검증까지 내팽개친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국민 선택권 침해"라고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자의 거취는 이 대통령에게 넘겨졌다. 이제 이 대통령의 결심만 남았다. 이 대통령은 여론을 살피며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 지명으로 얻은 것과 잃은 것이 있다. 정치적 득실이 교차한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야당 3선 의원 출신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함으로써 진영을 뛰어넘는 통합과 실용 인사를 했다는 긍정 평가를 받았다. 적어도 통합의 화두를 선점한 것은 득이다. 보수 인사인 이 후보자의 입을 통해 12·3 비상계엄의 부당성을 확인한 것도 소득이다.

물론 실도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여러 의혹을 가진 인사를 지명해 부적격 논란을 불러온 것은 실이다. 대통령실의 사전 검증 실패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이 대통령은 통합의 화두와 부적격 논란 등 득실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여론의 흐름이다. 찬반 여론이 반반 정도라면 이 대통령은 통합의 정치라는 화두를 살리고 싶어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부정적인 여론이 압도적이라면 포기할 개연성이 적지 않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민주당 지도부와 만찬을 하면서 "이 후보자를 어렵게 모신 만큼 청문회는 열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이 후보자의 여러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규명과 해명 등을 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후보자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6~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9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자가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적합하다'는 응답은 16%에 그쳤다. 반면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은 47%로 세 배 가까이 높았다. 의견 유보는 37%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적합하다'는 응답은 28%에 그쳤고,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이 37%였다. 이 조사는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1.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여론이 훨씬 높지만 여론조사상 여권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어서다. 이 대통령 지지율은 60% 안팎의 고공행진을 하고 있고 민주당도 4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후보자가 보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여권과 이 후보자를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내부에도 부정적인 여론이 상당하지만 이 후보자를 버리는 카드로 쉽게 결론을 내지 않는 배경이다. 

앞으로의 여론 흐름이 중요하다. 부정적 여론이 수그러드는 방향이라면 임명을 밀어붙일 수 있겠지만 사퇴 여론이 더 커진다면 결국 지명 철회 대신 이 후보자의 자진 사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주 여론이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leej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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