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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수익에도 판 못 흔든 중소형 증권사…대형사, 퇴직연금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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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퇴직연금, 2025년 말 기준 131조…1년 새 26% 증가
미래·삼성·한국투자·현대차 등 상위 4개사에 적립금 집중
"투자자에게는 수익률보다 접근성·브랜드가 더 크게 작용"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일부 중소형 증권사들이 퇴직연금에서 20%를 웃도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시장 점유율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수익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에도 대형사 중심의 판도는 오히려 더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단기 성과와 시장 구조가 분리돼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2025년 4분기 기준 증권사 퇴직연금(DB·DC·IRP 합산) 적립금은 총 13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말 103조원 대비 26.5% 증가한 규모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38조985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증권(21조573억원), 한국투자증권(20조7488억원), 현대차증권(19조1904억원) 순이었다. 상위 4개사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로, 5위 NH투자증권(10조2238억원), 6위 KB증권(8조3359억원), 7위 신한투자증권(6조9358억원), 8위 대신증권(2조2266억원) 등과의 격차도 뚜렷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퇴직연금의 제도적 특성과 맞닿아 있다. 퇴직연금은 크게 DB(확정급여형), DC(확정기여형), IRP(개인형퇴직연금)로 나뉜다.

DB형은 퇴직 시 받을 급여가 사전에 정해져 있고 운용 책임을 기업이 부담하는 구조다. 기업이 금융회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이 일반적이어서 기존 주거래 관계나 브랜드 신뢰도가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된다. 반면 DC형은 회사가 일정 금액을 적립하면 가입자가 직접 운용 상품을 선택해 수익을 내는 방식이며, IRP는 개인이 별도로 가입해 추가 적립·운용할 수 있는 계좌다. 이 경우 모바일 플랫폼 편의성, 상품 구성 등이 자금 유입을 좌우한다.

결국 기업 고객 기반과 브랜드 경쟁력, 플랫폼 인프라를 두루 갖춘 대형사가 유리한 구조라는 분석이다. 실제 이러한 집중 현상은 DB·DC·IRP 전 유형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익률 순위는 점유율 구도와 차이를 보였다. DC형 원리금비보장 기준 수익률 1위는 현대차증권(24.61%)이었으며, KB증권(23.32%), NH투자증권(23.13%), 신한투자증권(22.87%)도 20%대 초중반의 성과를 기록했다. IRP 원리금비보장 기준으로는 하나증권(21.01%)이 1위를 차지했고, 신한투자증권(20.98%), KB증권(20.81%), 한화투자증권(20.33%) 등이 뒤를 이었다.

시장에서는 점유율 고착화 요인으로 퇴직연금의 구조적 특성과 규모의 경제를 지목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DC·IRP형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을 지시하기 때문에 수익률을 보고 증권사를 이동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수익률은 증권사의 마케팅 요소로 활용될 수 있지만, 투자자 선택에서는 접근성과 브랜드 등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소형사는 대체로 모수가 작아 수익률이 높은 일부 투자자에 의해 전체 수익률이 높게 나올 수 있다"면서 "대형사는 적립금 규모가 크고 평탄화 효과까지 들어가면서 높은 수익률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rkgml92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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