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성전기는 장덕현 대표 체제에서 AI 서버·전장 중심 고부가 부품사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했다.
- MLCC·FC-BGA·실리콘 커패시터·유리기판이 성장축이 되며 2025년 매출 11조3145억원·영업이익 9133억원 등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 반도체 전문가인 장 사장의 선제 투자로 AI 인프라·전장·로봇 부품 경쟁력이 부각되며 AI 시대 핵심 부품 기업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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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업익 컨센서스 1조5886억원 전망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기가 장덕현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서 인공지능(AI) 서버와 전장 중심의 고부가 부품 회사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스마트폰 등 IT 기기 수요에 실적이 흔들리던 구조에서 벗어나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자율주행, 차세대 통신 시장을 겨냥한 핵심 부품 사업을 키우는 흐름이다.
장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를 거친 반도체 전문가다. 그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미국 플로리다대에서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전자에서는 메모리사업부 솔루션개발실장, 시스템LSI사업부 LSI개발실장·SoC개발실장, 센서사업팀장 등을 맡았다. 반도체 개발과 부품 플랫폼 사업을 두루 경험한 경력이 삼성전기 대표 취임 이후 사업 전략에도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스마트폰 의존 낮춘 포트폴리오 전환
장 사장은 2022년 삼성전기 대표이사에 오른 뒤 포트폴리오 재편에 속도를 냈다. 기존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카메라모듈, 반도체 기판을 주력으로 성장했지만 스마트폰 업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컸다. 장 사장은 이 구조를 바꾸기 위해 AI 서버용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전장용 MLCC, 실리콘 커패시터, 유리기판 등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전면에 배치했다.

성과는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기는 2024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2025년에는 매출 11조3145억원, 영업이익 913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AI 서버와 전장용 고부가 부품 수요가 늘면서 컴포넌트와 패키지솔루션 부문이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는 영업이익 1조원대 복귀를 넘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1조5886억원이다. 기존 최대 실적이었던 2021년 영업이익 1조4869억원을 웃도는 규모다.
◆ AI 서버 타고 커진 MLCC·FC-BGA
핵심은 AI 인프라다. AI 서버에는 일반 IT 기기보다 훨씬 많은 MLCC와 고성능 기판이 들어간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이다. 스마트폰, PC, 자동차, 서버 등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지만 AI 서버에서는 탑재량과 요구 성능이 크게 높아진다. 삼성전기는 서버·파워·네트워크용 고부가 MLCC 공급을 늘리며 컴포넌트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FC-BGA도 장 사장 체제의 대표 승부수다. FC-BGA는 고성능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패키지 기판이다. AI 가속기, 서버 중앙처리장치(CPU), 네트워크 칩 등 고성능 반도체가 확산될수록 수요가 늘어난다. 삼성전기는 국내에서 서버용 FC-BGA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베트남 생산능력 확대에도 나섰다. AI 반도체 고객사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투자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삼성전기의 또 다른 신사업으로 꼽힌다. 기존 MLCC가 세라믹 소재를 겹겹이 쌓아 만드는 방식이라면 실리콘 커패시터는 반도체 공정을 활용해 초소형·고집적 구현이 가능하다. 이는 AI 가속기와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등에서 전력 노이즈를 줄이고 전압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기는 대규모 공급계약을 통해 실리콘 커패시터 사업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장 사업도 장 사장이 공을 들이는 분야다. 자동차가 전동화·자율주행·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뀌면서 차량 한 대에 들어가는 전자부품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인캐빈 카메라, 전기차 전력 시스템 등에 MLCC와 기판, 카메라모듈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이다.
◆ 유리기판·로봇까지 미래 먹거리 확장
미래 사업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유리기판과 유리 인터포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기존 유기 소재 기판보다 열팽창률이 낮고 평탄도가 뛰어나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 분야의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AI 반도체가 고집적·대면적 구조로 발전할수록 기판의 성능이 전체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비중도 커진다.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도 새 성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장 사장은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를 관심 분야로 언급하며 로봇 기업들과 카메라, MLCC, 기판 등 여러 사업 영역에서 협업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는 로봇용 모터 기술 기업 투자 등을 통해 피지컬 AI 시대 부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 사장의 강점을 '반도체 DNA'에서 찾는다. 삼성전기는 전자부품 회사지만 앞으로의 성장 시장은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전장, 차세대 통신과 맞물려 있다. 반도체 개발과 센서 사업을 경험한 장 사장이 부품 수요의 방향을 읽고 선제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꾼 점이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기를 둘러싼 시장의 시선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스마트폰 부품주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AI 서버와 전장 시장의 핵심 공급사로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MLCC와 FC-BGA, 실리콘 커패시터, 유리기판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는 AI 인프라 확산과 맞물려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다.
장 사장에게 남은 과제는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속도를 실적으로 계속 증명하는 일이다. AI 서버용 부품은 기술 난도가 높고 고객사 품질 검증 기간도 길다. 반대로 한 번 공급망에 진입하면 장기 거래와 고수익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장 사장이 추진해 온 체질 전환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어질 경우 삼성전기는 단순 IT 부품사를 넘어 AI 시대 핵심 부품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진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