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부가 20일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토론회를 앞두고 온라인 국민제안을 수렴해 공급·금융·세제 보완에 나서겠다고 했다.
- 국민제안 2268건 중 대출·보유세 완화 요구가 다수를 차지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집값 안정 기조와 충돌할 소지가 지적됐다.
- 일각에서는 이번 토론회가 규제 완화보다는 기존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제한적 보완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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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면 집값 자극, 외면하면 '보여주기식'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가 대통령 주재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앞두고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 제안을 수렴하면서 실제 정책에 얼마나 반영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택 공급과 금융, 세제 전반에 걸쳐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지만, 대출 한도 확대와 세 부담 유지·완화 등 정부의 기존 규제 기조와 결이 다른 요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수렴된 의견을 전문가 검토와 정책 초안 공개, 입법 추진으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과세체계 개편이라는 큰 정책 방향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규제 완화 요구까지 폭넓게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토론회가 실질적인 정책 수정의 계기라기보다 정부가 기존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국민적 이해를 구하는 자리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 대출·세제 완화 요구 봇물…정부 정책과 '온도차'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국민 제안을 토대로 부동산 정책 보완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가계부채 관리와 집값 자극 가능성을 고려할 때 기존 규제 기조를 유지한 채 실수요자 중심의 제한적인 제도 보완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공급·금융·세제를 주제로 부처별 공개 토론회를 진행 중이며, 오는 23일에는 접수된 의견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공개 토론회 개시와 함께 온라인 홈페이지 '부동산토론회'를 열고 국민들의 정책 제안도 받고 있다.
이날 오후 14시 기준 온라인 게시판에 접수된 국민제안은 모두 2268건이다. 제안 제목을 기준으로 자체 집계한 결과 '대출'이 포함된 게시글은 637건으로 전체의 약 28.0%를 차지했다. '보유세'가 포함된 제목도 144건으로 약 6.3%에 달했다. 제목에 해당 단어가 드러나지 않은 게시글까지 고려하면 금융·세제 관련 제안은 이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
게시판에는 주택담보대출과 대출 총량규제를 완화하고 무주택자·생애최초 구매자,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에게 예외를 적용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비롯한 대출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이미 주택을 계약한 실수요자가 금융회사별 총량 한도 소진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세제 분야에서는 장기 보유·거주한 1주택자의 세 부담을 보호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유지·보완해 달라는 의견이 올라왔다. 반면 다주택자 중과를 확대하거나 고가주택의 보유 부담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 규제 풀면 집값 자극, 외면하면 '보여주기식'
문제는 게시판에 올라온 상당수의 규제 완화 요구가 정부가 유지해 온 정책 기조와 충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관리 대상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수준으로 설정하고 주택담보대출에 별도의 관리 목표를 적용하는 등 강도 높은 총량 관리 방침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확대되자 관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매주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비상관리 체계도 가동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출 규제 완화 요구를 폭넓게 수용할 경우 가계부채 증가와 수도권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출 한도 확대는 무주택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동시에 고가 주택 구매 여력을 키워 선호 지역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대출 규제 완화가 실수요자 지원이라는 정책 효과와 함께 집값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세제 개편을 둘러싼 이해관계도 첨예하다. 지난 16일 세제 토론회에서는 종합부동산세를 주택 수가 아닌 보유 가액 중심으로 개편하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단순 보유보다 실거주 기간을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 같은 방향이 정책에 반영되면 비거주 고가 1주택자의 세 부담이 커질 수 있어 현행 제도 유지를 요구하는 국민제안과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토론회가 실질적인 정책 수정의 계기가 되기보다는 정부가 기존 정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자리에 머무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계부채 관리와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를 고려하면 대출·세제 완화 요구를 폭넓게 수용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정책 기조를 유지한 채 일부 실수요자 지원책만 보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과 세제 규제는 가계부채와 집값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가 쉽게 국민 요구를 받아들이긴 어려워 보인다"면서 "대통령이 주재하는 만큼 보여주기식에 그칠 가능성은 적지만 전면적인 정책 전환보다는 일부 규제를 보완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