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육아 환경 탓에 30대 후반 여성은 회사를 떠났다고 했다.
- 정부와 기업은 육아를 복지 아닌 인재 전략으로 봐야 한다.
- 경력 연속성·리턴십으로 숙련인재를 지켜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아이를 낳고 회사를 그만둔 것이 아닙니다. 회사를 계속 다닐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얼마 전 한 30대 후반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가장 기억에 오래 남았던 말이다.
그녀는 대학을 졸업한 뒤 기업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다. 프로젝트를 총괄했고, 후배를 교육했으며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인재였다. 그러나 첫째 아이가 태어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육아휴직은 사용할 수 있지만 복직 이후 야근과 출장으로 인하여 어린이집 하원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 결국 그녀는 회사를 떠났다.
많은 사람은 이것을 개인의 선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필자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회사를 떠난 것은 개인일까, 아니면 기업이 중요한 인재를 놓친 것일까.
최근 정부는 저출생 대책과 여성 경제활동 확대를 위해 육아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육아휴직 기간과 배우자 출산휴가를 확대하며, 유연근무 활성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필요하지만 앞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만 한다. 육아를 복지의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인재 전략으로 바라봐야 한다.

세계적인 기업들은 이미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Patagonia) 이다. 이 회사는 수십 년 동안 사내 어린이집을 운영해 왔다. 처음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복지정책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출산 이후 여성 직원의 복귀율이 매우 높게 유지되었고 숙련된 인재가 회사를 떠나지 않았다. 회사는 이를 비용이 아니라 우수 인재를 유지하기 위한 장기 투자라고 설명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기업 역시 육아휴직, 하이브리드 근무, 유연근무를 적극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딜로이트(Deloitte)는 경력 단절 여성의 복귀를 지원하는 '리턴십(Returnship)'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년에서 10년 정도 경력이 단절된 여성 인력을 대상으로 기존의 전문성과 경험을 인정한 상태에서 최신 업무환경과 디지털 기술에 적응하도록 돕는 경력 복귀 프로그램이다. 일정 기간 실제 프로젝트 수행과 멘토링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경력단절을 역량의 상실이 아니라 경력의 일시적 중단으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처럼 이들 기업은 업종과 규모도 다르지만, 육아를 직원 개인의 복지 문제가 아니라 숙련된 인재를 지키는 투자로 바라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OECD(2023)는 가족친화적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영하는 국가일수록 여성 고용률이 높고 기업의 숙련인력 유지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결국 육아 지원은 비용이 아니라 사람을 붙잡는 투자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최근 기업들은 생성형 AI 도입으로 업무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AI가 빠르게 확산하면 기술은 얼마든지 새로 배울 수 있다. 그러나 현장을 이해하는 경험은 쉽게 만들 수 없다. 10년, 15년 동안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고객을 상대하며 조직을 운영했던 직원이 급작스럽게 회사를 떠난다면 기업은 단순히 한 명의 직원을 잃는 것이 아니라, 다시 비슷한 수준의 숙련을 만드는 데는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의 육아 지원 정책도 조금 다른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

첫째, 육아휴직보다 '경력 연속성(career continuity)'을 지원해야 한다. 휴직 중에도 경력은 계속 이어져야만 한다. 육아 기간에도 온라인 교육, 프로젝트 참여, 멘토링 등을 통해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둘째, '리턴십(Returnship)'을 우리나라에 도입하고 확대할 필요가 있다. 리턴십은 일정 기간 교육과 실제 업무를 병행하며 경력단절 인력이 다시 직장에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육아로 경력이 중단된 여성을 신입사원처럼 다시 출발시키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경험을 인정하고 변화한 기술을 보완하는 프로그램과 제도가 필요하다.
셋째, 기업의 육아 친화 수준을 '인재경쟁력 지표'로 체계적으로 정부가 관리할 필요가 있다. ESG를 평가하듯 기업이 얼마나 숙련된 인재를 유지하고 있는지, 육아 이후 복귀율은 얼마나 되는지, 경력 단절을 얼마나 줄였는지를 공개하는 체계도 검토할 만하다.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은 채용을 얼마나 잘하느냐보다 좋은 인재를 얼마나 오래 함께 성장시키느냐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제안하고 싶다. 대학과 정부, 지자체, 기업이 함께 대한민국 여성의 '경력 연속성 플랫폼'을 구축해 보면 어떨까. 육아로 잠시 경력이 멈춘 여성의 일 경험과 직무 역량을 진단받고, 필요한 교육을 추천받으며, 적합한 기업과 연결되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는 취업을 중심으로 지원했다면, 앞으로는 경력이 끊기지 않도록 이어주는 플랫폼이 필요한 시대다. 이는 단순한 취업 플랫폼이 아니라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생애 전반을 연결하는 국가 차원의 인재 인프라가 될 수 있다.
많은 기업은 여전히 육아 지원을 복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은 복지를 많이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라 좋은 인재를 끝까지 함께 성장시키는 기업이 될 것이다.
특히 3040 여성의 경력을 이어주는 것은 여성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다. 숙련된 인재를 잃지 않는 기업을 만들고, 국가의 성장잠재력을 높이는 인재 전략이다.
앞으로 기업이 가장 크게 투자해야 할 대상은 새로운 사람을 찾는 일이 아니라, 이미 함께 성장해 온 사람이 끝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다. 결국 가장 좋은 인재 전략은 좋은 사람을 끝까지 잃지 않는 것이다.

*장욱희 박사는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와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조교수를 역임했으며, (주)커리어 파트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방송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KBS, 한경 TV, EBS, SBS, OtvN 및 MBC, TBS 라디오 등 다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고용 분야, 중장년 재취업 및 창업, 청년 취업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삼성SDI, 오리온전기, KT, KBS,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서울시설공단, 서울매트로 등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전직지원컨설팅(Outplacement), 중장년 퇴직관리, 은퇴 설계 프로그램 개발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대학생 취업 및 창업 교육,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정책연구를 수행하였으며 공공부문 면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나는 당당하게 다시 출근한다'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아웃플레이스먼트는 효과적인가?'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인사혁신처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가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비상임 이사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