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이 15일 충칭에서 집값과 도시 활력을 취재했다.
- 충칭은 장강문명포럼에서 20여개국과 문명 교류를 논의했다.
- 4000대 드론과 선상 포럼으로 장강의 현재와 미래를 비췄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충칭 집값은 요즘 어때요?"
후베이성 일대를 나흘간 취재하고 9월 15일 샹양(襄阳·양양)에서 충칭으로 향하는 고속철에 몸을 실었다. 시속 300㎞로 달리는 열차가 장강(양쯔강) 상류 지역을 향해 내달렸다. 충칭북역에 내린 뒤 '장강문명포럼' 차량에 올라 시내로 가는 도중 습관처럼 운전기사에게 집값부터 물었다.
"20% 넘게 내린 것 같아요. 그래도 충칭 사람들의 소비는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죠."
부동산은 내수 경제의 풍향계다. 그래서 중국 경제를 취재하면서 가는곳 마다 늘 집 값에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나흘간 장강을 따라가며 마주한 충칭에서는 집값외에 다양한 형태의 도시 활력을 느낄 수 있었다. 도시 곳곳에는 거대한 개발과 소비, 물류와 문화의 에너지가 넘쳤다.
충칭은 장강 상류의 중심 도시다. 이번 충칭 취재는 중국사회과학원과 충칭시 시위의 초청으로 2026 장강문명포럼을 취재하기 위한 여정이다. '강과 바다를 넘어, 문명의 상호교류(跨越江海 文明互鉴)'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한국을 비롯해 이집트, 브라질, 인도, 영국, 미국, 독일, 호주, 멕시코, 튀르키예, 헝가리 등 20여 개국의 언론인과 외교·영사 관계자들이 모였다.
장강문명포럼은 장강문명과 세계 주요 대하 문명의 교류와 상호학습을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포럼의 무대는 일반적인 국제회의장이 아니었다. 충칭이라는 큰 도시와 나흘간 400㎞ 구간에 달하는 장강 물길 자체가 거대한 회의장이었다.

◆ 4000대 드론이 수놓은 '충칭의 밤'
15일 밤. 황금8호 크루즈가 출항하기 전 충칭시 규획전람관 앞마당에 섰다. 맞은편으로 장강과 자링강(嘉陵江)이 만나는 차오톈먼 일대의 고층 빌딩과 충칭대극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안개의 도시'이자 '산의 도시', 그리고 '강의 도시'라는 충칭의 별명이 실감났다.
잠시 후 장강을 무대로 '세계화와 문명 교류'를 주제로 한 관현악 공연이 시작됐고, 장강과 자링강 위 하늘에는 4000여 대의 드론이 떠올랐다. 각각의 드론이 발산하는 수천 개의 불빛이 밤하늘을 수놓으며 다양한 문명의 퍼포먼스를 펼쳐 보였다.
수천 년 전 물고기를 잡고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나르던 강이 이제는 첨단 기술과 문화가 만나는 무대가 된 셈이다.
강은 사람을 불러들이고 도시를 만든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내륙과 바다를 잇고, 인류의 삶을 풍족하게 한다. 충칭은 중국 서남부 깊숙한 내륙에 속해 있지만 장강을 통해 오래전부터 외부 세계와 교류해왔다.
오늘날엔 고속철과 고속도로가 산악도시 충칭을 중국 각지와 연결하고, 삼협공정 이후 장강 수운의 물류 기능도 크게 강화됐다. 충칭에서 출발한 대형 선박은 장강을 따라 약 1400㎞ 떨어진 상하이항까지 컨테이너를 실어 나른다.
충칭에서 생산된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은 철도와 도로, 수운을 통해 유럽과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지로 향한다. 충칭이 중국 서부와 세계를 잇는 물류 허브로 불리는 이유다.

◆ 거센 물살, 장강 포말에 비춘 중국식 발전 모델
장강문명포럼에서 전문가들은 장강문명의 기원과 항운 문명, 문화유산 보호, 국가문화공원 건설, 유역의 지속가능한 발전, 초국경 유역 거버넌스 등을 논의했다. 장강문명과 중원문화, 세계 주요 대하문명의 연관성을 놓고도 의견이 오갔다.
발표자들은 장강이 오랜 세월 중국 문명의 형성과 발전을 이끌어온 대동맥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반세기 중국의 변화도 장강의 흐름과 닮아 있다. 가난한 농업국가였던 중국은 개혁개방을 거치며 세계적인 산업·기술 강국으로 변모했다. 장강은 그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다.
브라질 기자는 "지난 50년 중국의 개혁개방과 발전 경험은 남미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게 중요한 거울이 된다"고 말했다. 중국이 강조하는 다자주의와 중국식 현대화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였다.
물론 중국의 발전 모델을 그대로 다른 나라에 적용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장강 유역의 산업화와 도시화, 물류망 구축, 내륙과 해안의 연결은 다른 개발도상국들이 눈여겨볼 만한 사례임은 분명해 보였다.
◆ 안개비 속 스바오자이, 현대로 소환된 장강의 과거
16일 새벽. 장강문명포럼의 움직이는 무대 '황금8호' 크루즈는 짙은 안개와 가랑비를 뚫고 첫 번째 기착지인 충칭 충현 부두에 도착했다.
강변 절벽에 우뚝 솟은 스바오자이(石宝寨)가 모습을 드러냈다. 명나라 때부터 세워지기 시작해 청나라 때 완성된 건축물이다. 가파른 절벽에 붉은색 누각이 층층이 들어선 모습이 인상적이다.
삼국지의 명장 감녕을 비롯해 충성과 애국을 상징하는 인물들의 다양한 고사가 전해지는 곳이었다. 빼어난 자연 경관을 즐기면서 전통문화와 역사적 인물들을 통해 국가관을 고취하는 교육 현장이기도 했다.
오후에는 다시 크루즈에 올라 장강문명을 주제로 한 선상 포럼이 이어졌다. 중국사회과학원과 우한대학, 쓰촨대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장강문명의 발전 과정과 세계 주요 대하문명과의 교류, 현대적 가치 등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회의실 밖에는 장강이 제법 거센 물결을 일으키며 흐르고 있었다.

◆장강 위에서 만난 '중국의 미래'
이날 저녁 7시, 사위가 어둑어둑해질 무렵 황금8호는 충칭직할시가 관할하는 두 번째로 큰 도시 만저우에 도착했다. 만저우 시민광장에서는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세계 대하 콘서트'가 열렸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의 음악인들이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 언어도 국적도 달랐지만 음악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하나의 무대를 만들었다.
낮에는 각국의 대하(大河) 전문가들이 문명의 교류를 이야기했고, 밤에는 세계 각국의 음악이 장강변에 울려 퍼졌다. 장강문명포럼이 보여주려 한 '상호교류'의 모습이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이런 장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역 컨테이너를 가득 적재한 대형 화물선, 석탄과 기계 구조물을 가득 실은 바지선, 크고 작은 유람선들이 쉴 새 없이 오가고, 잊을 만하면 나타나는 거대한 장강대교와 항만들...
장강은 전통문화 위에 첨단 기술을 덧쌓고, 현대 물류망을 구축하고, 내륙 도시들을 세계와 연결하고 있었다. 장강문명포럼의 무대 '황금8호' 선상에서 뉴스핌 특파원이 본 오늘의 장강은 연원을 가늠하기 힘든 강변의 오랜 서사를 품은 채 미래를 향해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