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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⑫ 미 통화정책 전환, 자산전략 균형 잡을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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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퍼링은 큰 전환점… 부채 한도 위험도 '기회'로 활용해야

인구구조와 산업구조의 변화로 저성장의 문턱에 있는 한국은 자산관리에서도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이 높아졌습니다. 뉴스핌은 자산관리가 글로벌화되고 있는 추세에 맞춰 투자자에게 국제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자산운용(GAM: Global Asset Management)에 필요한 포트폴리오 전략과 정보를 제공합니다. 일면적이거나 일회적인 정보의 한계에서 벗어나 보다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국내 유수 금융기관들의 단기(1~6개월), 중기(6개월~1년), 장기(1년 이상)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종합해 매월 [뉴스핌GAM]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편집자 註]

 [뉴스핌=김사헌 기자] '테이퍼링(Tapering, 점진적 완화정책 축소)' 전망이 아직 불확실한 가운데, 미국 의회는 국가 부도 위험을 앞두고도 좀처럼 협상에 나서지 않는 극단적인 상황인데도 전 세계 금융시장이 선전하고 있다.

양적완화(QE)의 축소를 준비하던 벤 버냉키의 후임으로 자넷 옐런이 지명됐다는 소식이 불확실성을 줄이면서 기대감을 낳고 있다. 고용 회복을 중시해 완화정책을 선호하는 옐런 덕분에 주식과 채권 모두 원만한 포트폴리오 균형을 찾아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

◆ 테이퍼링 공포 체험 뒤 한숨돌린 시장

3분기 세계 금융시장은 버냉키 의장이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기로 한 데 대해 깊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증시가 상승했고, 채권시장에도 훈풍이 불었다. 달러화 강세 흐름이 중단된 가운데, 상품시장은 전강후약의 흐름을 나타냈다.

5월 이후 자금 유출로 어려움을 겪던 신흥국 증시는 9월 주식펀드로 25억달러가 유입되며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신흥시장 주식펀드는 2009년 이래 1457억 달러의 누적 순유입액을 기록 중인데,다만 '브릭스(BRICs)' 는 9월에도 2억 2000만 달러 환매로 19개월째 순유출 행진을 이어갔다. 올들어 브릭스 주식펀드에서 26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신흥국 채권시장으로도 18주 만에 자금이 다시 유입되었다는 소식이다. 9월에 전 세계 채권펀드에서는 200억 달러 이상의 자금 유출이 일어났지만 8월의 374억 달러 유출에 비해서는 완화된 것이다. 물론 전체적인 자금흐름이 다시 신흥국 순유입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펀더멘털이 나쁘지 않은 신흥국에서 자본도피가 극심한 것은 아니다. 

※출처: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


◆ 느려진 신흥국 성장엔진, 선진국이 살릴까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전망은 '성장엔진'이라던 신흥국을 중심으로 하향 조정됐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선진국 경기 회복세는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유지됐다. '브릭스'의 성장 둔화가 추세가 된 건지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 IMF는 구조적 추세가 아니라 '잠재성장률의 하락'이 수반된 당연한, 전례가 있는 상황으로 봤다. 선진국이 회복되면 이들 신흥국에 외부 수요의 수혜를 예상했다.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IMF는 때이른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경우 세계 금리가 1% 포인트 상승, 채권 포트폴리오의 5.6%인 2조 30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470조 원의 손실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주식과 상품, 부동산 등이 입을 손실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또 미국 국채 상환 불이행 사태(디폴트)가 발생한다면 전 세계 경제가 큰 충격에 시달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시장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다. 예상치 못한 위기가 아니라면 점진적 금리 상승에 대응해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하고 신용 위험과 위험자산에 대한 헤지를 통해 세계 경제 회복의 과실을 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유럽 부채 위기와 같은 대형 사태는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셧다운'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고, 부채 한도 도달 시점도 늦춰질 수 있으며 나아가 일시적인 디폴트 사태까지 갈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는 경고를 내놓는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길목은 되지는 않을 것이며 미국 경제나 달러화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재정 조달에 실패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가뜩이나 부진한 경제 성장률이 더욱 낮아질 것이고, 부채 한도 인상 논란이 겹쳐 있어 '테이퍼링'이 연내에 개시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옐런은 이런 상황 변화에 근거해 '선제적 안내'를 지휘해야 하는데, 금융시장은 그를 양적완화 축소를 연기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이라고 봐 소통에는 큰 장애가 없어 보인다.


◆ '셧다운'의 추억 "나쁘지 않네~"

월가는 미국 연방정부 일시 폐쇄(셧다운) 상황에서도 크게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부채 한도 인상에만 성공한다면, '셧다운' 기간 중에 주요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경우 되레 '매수 기회'가 될 것이란 판단 때문.

미국은 1976년 이래 총 17차례 '셧다운'을 경험했다. 1970년대 말은 상품가격과 국채 금리가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냈지만, 최근 30년 동안 발생한 8건의 사례를 보면 주식과 달러는 하락하지만 금과 상품시세는 양호한 성과를 보였다가 사태 종료 후에는 더 크게, 반대로 움직였다. 미 국채 수익률은 약보합에 그쳤다가 2주 만에 22bp가 넘게 하락(가격 상승)했다.

※출처: 구겐하임 리서치

컨센서스에 의하면 연방정부가 1주일 폐쇄될 경우 해당 분기 성장률(연율)이 약 0.25%포인트 낮아진다. 미국 부채 한도 도달 시점은 17일로 알려졌지만, 10월 초부터 연방정부 지출이 자동 중단된 부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더 늦은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셧다운'의 영향은 2.5%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4분기 성장률을 1%포인트까지 잠식할 수도 있다.

다만 디폴트(상환 불이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지 않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빠르게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며, 내년까지 미국 경제는 빠른 확장세가 예상된다. IMF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높은 2.6%로 제시했다.

종합적으로 보면 미국 주식과 국채는 '셧다운'의 불안 상황이 종료되면 상당한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있고, 미국 달러화 가치 역시 반등할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기회가 예상된다. 금과 상품가격은 셧다운이 종료되고 나면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석유와 금속 상품시장은 신흥시장의 수요 둔화에 충격을 받은 상태인데, IMF는 올해 온스당 104.5달러로 예상한 석유 가격이 내년에는 101.4달러까지 좀 더 내려갈 것으로 봤다. 금속 선물 가격은 올해와 내년 연속 3%~4% 하락 추세를 보일 것이고, 농작물 등 식량가격은 올해 약간 상승한 뒤에 2014년에 6%나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위기를 경험한 곳은 전망이 나쁘지 않다. 상당수 전략가들은 회복세가 지속되는 유럽과 최근 혼란을 겪었지만 펀더멘털에 비해 저렴해진 신흥시장에 기회가 열렸다는 판단을 내놓고 있다. 또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최고투자담당 이사는 "테이퍼링은 12월 혹은 그 이후에 여전히 시작되겠지만 그리 우려할 것은 못 되며, 미국 증시는 도움 없이도 잘 나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과도한 위험 정리해야 '기회' 잡는다

포트폴리오 배분의 정석은 이행기에는 파괴된다. 최근에는 대안자산과 현금의 중요성이 큰 가운데, 위기 이후 지속되는 저금리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추구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버냉키 의장이 5월에 시장을 향해 경고한 것은 적절했으며, 이 시점부터 글로벌 포트폴리오의 균형찾기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장기 저금리, 이례적 완화정책의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올해 봄부터 제기되어 왔다. 그 경고는 '1994년의 재연'이란 우려와 연결된 것이었다. IMF는 '테이퍼링'의 충격을 분석하기 위해 미국 통화정책의 전환점이 발생한 1994~95년, 1999~2000년,  2004~07년의 경험을 비교,  1994년의 경험이 유사한 점이 많다며 특권화했다. 1994년 사례는 신흥시장으로 쏠리던 자금이 빠져나오면서 멕시코와 터키, 러시아와 아시아의 외환위기로 이어지는 긴 충격파가 발생했다. 또 전 세계 금융시장으로 파급효과가 나타났다.

※출처: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
신흥국은 이 위기의 경험으로 외환보유액을 많이 축적했고 환율의 유연화를 도입했다. 개혁도 상당히 진척돼 멕시코와 같은 나라는 과거와 달리 빛을 발하는 '수혜국'이 됐다.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미국이 긴축 전환되더라도 1994년 이후의 경험이 재연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 IMF의 결론이다.

하지만 신흥국에 대한 고수익 추구가 당장 끝나지 않더라도 '기대 수익률'은 한참 낮춰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 부활'에 대한 기대도 다소 과도하다. 모간스탠리 자산운용의 데이빗 다스트 수석투자전략가는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달러화 강세가 이제 막 시작됐다면서, "앞으로 시장이 봐야 할 주요 위험요인은 ▲미국 부채한도 ▲중동 불안 ▲기업 실적 ▲미국과 중국 성장 추세 변화 ▲일본과 멕시코의 개혁 성공 여부 등 5가지"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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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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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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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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