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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시급한 경제구조 대전환]④ 코리안 맨파워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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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 사람으로, 코리안 메이드 컬처를"

2014년 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갑오년은 120년전 조선 정부가 근대화를 위한 '갑오경장' 개혁을 시작한 해다. 경장(更張)은 거문고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을 때 낡은 줄을 풀어서 새 줄로 바꿔 소리가 제대로 나게 한다는 뜻이다.

한국 경제도 갑오경장과 같은 새로운 개혁을 추진해야할 상황에 직면해있다. 저성장 저금리 저환율 저물가와 고령화 등 소위 '4저1고 시대'가 도래했다. 10대 수출품목이 20여년째 똑같고, 50년간 주요 산업구조가 바뀌지 않았다.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늙어가는 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매킨지는 지난해 '제2차 한국보고서-신(新)성장 공식'에서 "지금 한국경제는 뜨거워지는 물속에 개구리 같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전통적인 효자 산업을 업그레이드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 육성해야하는 과제가 있는 셈이다.

뉴스핌은 '2014 신년기획으로 [시급한 경제구조 대전환 - 위기의 한국경제를 살리려면]을 준비했다. 경제구조 대전환이 왜 필요한가로부터 산업, 금융, 부동산 등 각 부문이 바뀌어야할 방향, 풀어야할 숙제를 조목조목 짚어보려한다. <편집자 주>

[뉴스핌=홍승훈 기자] "활력이 떨어진 한국의 경제, 산업구조를 바꾸려면 기업과 특정산업 중심의 경영과 정책을 사람, 우수인재를 키우는 쪽으로 바꿔야 한다." 

산업을 바라보는 앵글을 기업에서 사람으로 틀어 글로벌시장에서 코리아 메이드(korea made)가 아닌 코리안 메이드(korean made) 컬처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자원빈국 한국이 수출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근면한 국민성에 더해 중화학공업 등 특정산업 육성책, 삼성과 현대, LG 등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글로벌경영, 이를 뒷받침한 정부 지원시책 등 네박자가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똑같은 시스템으로는 앞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어쩌면 생존 자체를 위협받는 시기가 목전에 왔는지 모른다. 국내 산업이 패스트 팔로우(fast follow)를 벗어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바뀌지 않는 한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경제 산업전문가들이 입이 닳도록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하지만 기존 모방을 뛰어넘는 이같은 변화는 창의와 혁신의 마인드를 갖춘 인재와 기업들이 갖춰지지 않고선 불가능하다.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특정기업, 특정산업을 밀어주던 것에서 탈피해 사람을 키워 핵심인재들을 육성하는 것만이 앞으로 살아남는 유일한 생존법이다.

◆ "창의 혁신추구 핵심인재 태부족...그나마 대기업 편중" 

우리나라 경제발전 과정에서 기업들이 사람과 인재에 포커스를 맞춘 소위 '인재경영'을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1993년 던졌던 "앞으로는 우수한 인재 한 사람이 천명, 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한 마디는 파장이 상당했다. 2∼3세기 전에는 10만명, 20만명이 군주와 왕족을 먹여살렸지만 이제는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 20만명을 먹여 살리게 될 것이란 의미였다. "S급 인재가 30명이면 일류회사 3개와 같다"는 이 회장의 한 마디에 여타 기업들마저 인재육성에 앞다퉈 나서기 시작했다.

이후 삼성은 글로벌 핵심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며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일례로 삼성전자 사업부문 CEO들은 해외 출장의 절반을 우수인력 영입에 할애할 정도였다. 삼성전자 인재개발실 직원들의 경우 외국인 핵심인재 채용을 위해 일년의 절반을 해외서 보낸다고 한다.

혁신이란 아이콘의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애플. 이 애플이란 기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뛰어난 기술력 때문만이 아니라는데 전문가들은 공감한다. 그 누구보다 혁신과 창조를 추구했던 '스티브 잡스'란 한 인재의 역할이 두드러졌기에 가능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정책인 '창조경제' 역시 이같은 뛰어난 인재의 혁신적 사고와 창조적인 경영 없이는 불가능하다.

산업섹터만 봐도 혁신과 창조의 중요성은 드러난다. 70~80년대 한국경제를 이끌던 섬유산업은 2000년대 들어 사양산업으로 치부됐다. 산업측면에서만 보면 미래가 보이지 않았던 것. 하지만 유통시스템, 신소재, 디자인 등의 관점에서 다시 접근하자 섬유와 패션산업은 새로운 성장산업으로의 변모할 수 있었다.

최근 전세계 대중 패션업계를 주도하는 '자라(ZARA)'라는 패션 브랜드를 보면 어느정도 답을 엿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어느 도시에서 쉽게 보이는 자라는 남녀노소, 계층을 불문하고 인기를 구가하는 자라는 기존 유행을 선도하는 기업 대신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디자인을 빠르게 캐치해 짧은 기간내 저렴하게 출시한 것이 전세계 고객들을 만족시켰다. 유행에 너무 떨어지지도, 너무 앞서가지도 않는 실용패션을 무기로 자라는 패션업계내 확고한 위치를 점할 수 있었다.

국내 섬유업계 한 관계자는 "자라를 보면서 특정산업의 사양화를 아이디어와 혁신으로 바꿀 경우 신성장사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국 자라라는 기업 경영자와 그 안에 속한 인재들의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평했다.

이같은 작은기업의 창조와 혁신은 재정난으로 국가부도 위기에 처한 스페인에서 유일하게 빛났다. 자라 등 총 8개 브랜드를 보유한 인디텍스는 지난해 연 23억6100만유로(약 3조 363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창출했다.

◆ "수출강국 불구 수출할 인재는 없다"

산업통상자원부 김창규 투자정책국장은 "요즘은 기업 M&A시에도 해당기업보단 그 기업에 있는 인재를 보고 추진하게 되는 경우도 꽤 많아졌다"며 "결국 인재를 어떻게 키우느냐가 한국의 산업 경제구조 대전환을 현실화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못박았다.

결국 문제는 인재를 어떻게 키울 것이냐. 더욱이 창의와 혁신 마인드가 갖춰진 인재들이 중소 중견기업이 아닌 대부분 삼성 등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는 점은 정부 고민을 깊게 한다.

물론 인재경영의 산실이라는 삼성 역시 핵심인재 영입에 온 힘을 기울이지만 한계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재계 한 소식통은 "10여년전부터 S급 인재영입에 주력해온 삼성이지만 들어온 사람들이 계약기간(2~3년)을 못채우고 나간 경우도 많고 실적도 기대보다 못했던 경우도 상당했다"며 "삼성의 기업문화, 폐쇄성과 배타성 등의 갭을 극복하지 못하고 떨어져나간 인재가 한둘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세간에 "비슷한 스펙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라도 삼성에 들어가면 달라진다"는 관념이 지배적인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취업자로선 어느 기업에 들어가는냐에 따라 55년, 10년뒤 모습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기왕이면 중소기업보다 해당분야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복지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기업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대기업으로선 선순환의 연속, 중소기업으로선 반대인 셈이다.

또한 수출강국 이미지와는 달리 글로벌무대에서 일하려는 젊은이들이 적다는 현실도 개선해야할 과제라는 지적이다.

독일의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롤랜드버거 이석근 한국지사 초대 대표의 말을 들어보자. "중국같은 나라는 시장 자체가 워낙 크니 굳이 밖에 안나가도 되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외국기업의 한국지사 근무뿐 아니라 글로벌리 활동할 수 있는 부문에 대한 도전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저같은 경우는 MBA를 마친뒤 글로벌 컨설팅사를 택했는데 글로벌 스탠다드를 갖추지 못한 당시 국내 대기업보다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을 위해 글로벌 컨설팅사에서 일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20여년이 지나 결과적으로 그같은 결정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글로벌 경영시스템, 인사 및 운영 시스템을 체득할 수 있었고, 성과위주 보상제도로 경제적 혜택 역시 대기업에 비해 많이 누릴 수 있었다"

특히 "우리는 경제구조가 수출중심인 까닭에 외국시장 상대 인력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하지만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국제화된 인력은 너무 적다"며 "수출이 우리 경제의 50~60% 비중이라면 글로벌화된 인력은 15%도 채 안될 정도로 열악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김창규 국장은 "예컨대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중견기업들이 해외지사 인력을 채용할 때 정부 예산이나 인센티브를 엮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글로벌시장에서 활동하는 해외지사 현지인력에 대해 내국인을 키워서 활용하겠다는 마인드가 앞으로는 더 필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삼성경제연구소는 '과학기술 핵심인재 10만 양병을 위한 제언'이란 보고서를 통해 차세대 성장동력분야의 인력난으로 인해 국가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며 과학기술 핵심인재 육성 전략의 시급성을 주장한 바 있다.
 
2012년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매년 1만명 가량의 과학기술 핵심인재 양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당시 대학 인력공급 상황을 고려할 때 친환경에너지 등 9대 유망산업 인력부족은 갈수록 심화돼 2020년까지 약 9만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기초과학과 범용공학을 전공한 석,박사급의 핵심인재는 현 육성체계로는 충당이 어렵다는 게 연구소 주장이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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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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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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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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