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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공산 핀테크-①] 당신의 결제, 충분히 간편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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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스마트폰 시대' 도래…PC기반 결제 시스템의 종결

[편집자] 핀테크(Fin-Tech) 열풍이 불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을 합성한 신조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기존 스마트 금융과의 차이를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으나, 사물인터넷(IoT) 흐름과 맞물려 금융권과 산업계를 아우르며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선점경쟁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과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삼성도 이 행렬에 가세할 태세다. 좁게는 결제시장, 넓게는 인터넷은행까지를 포괄하는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핀테크 열풍의 앞과 뒤를 따라가 봤다.

[뉴스핌=김선엽 기자]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A씨는 집 근처의 맥도날드를 방문했다가 NFC 단말기를 발견하고는 말로만 듣던 애플페이를 시험 삼아 사용해 봤다.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처음 사용해 익숙치 않았음에도 카드 등록부터 결제까지 1분 만에 끝났다. 신용카드를 아이폰에 등록하고 계산대 단말기에 아이폰을 가져다 댄 후 아이폰의 홈버튼을 누르면서 동시에 지문 인증을 하니 결제과정이 종료됐다. 이번에는 옆에 있는 대형마트로 이동했다. 과자를 사고 결제를 하니 이번에는 5초도 안 걸렸다. A씨는 "결제시 지문을 사용하기 때문에 신용카드보다 더욱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서울 돈암동에 거주하는 B씨는 얼마전 친구에게 결혼 축의금을 카카오월렛을 통해 보냈다. 처음에는 재미삼아 사용해 봤는데 본인인증 절차를 한 번만 거치면 그 다음에 사용할 때는 손쉽게 송금이 가능해 편리했다. 친구에게 계좌번호를 물어볼 필요가 없고 보안카드 번호나 송금 비밀번호를 누를 필요도 없어 1분 이상 걸리던 송금 시간이 20초 내외로 줄었다.

핀테크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북미와 중국에서는 이미 페이팔(Paypal), 알리페이(Alipay)가 온라인 지급결제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국내에서도 다음카카오가 뱅크월렛카카오로 간편결제 및 송금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네이버 역시 상반기 중 네이버페이를 출시해 검색부터 결제·송금까지를 하나로 묶겠다는 야심이다.

하지만 핀테크의 성공 가능성을 향한 의심의 시선도 여전하다. 주식시장에서는 핀테크를 '테마주' 정도로 간주하며 '종목고르기'에 몰두하고 있고, 금융권은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의 악몽을 떠올리며 몸을 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핀테크 시대가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핀테크 중 가장 초기 단계인 간편결제 시장이 올 하반기에는 국내에서도 자리를 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글로벌 표준과 동떨어진 액티브엑스, 왜 정착했나

그렇다면 왜 갑자기 핀테크일까. 뒤집어 말하면 왜 우리나라에서는 이제껏 간편결제 시장이 열리지 못했던 것일까.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액티브엑스(ActiveX) 시대의 종료가 있다. 지난 1999년 이후 17년째 유지돼 온 금융결제 시스템의 패러다임이 올해부터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만 액티브엑스 기반의 공인인증시스템이 정착했는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 공인인증서가 '공공의 적'이 됐지만 분명 강점도 있다. 공인인증체계 핵심인 PKI(공개키 암호화) 기술은 안정된 국제표준기술로 금융거래에 있어서 막강한 공적 신뢰를 구축했다.

또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한 번 시스템을 런칭시키면 모니터링 인력이 거의 필요하지 않아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실제 공인인증서 체계 하에서 기술적인 해킹에 의한 금융사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부분 사용자 관리 소흘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사고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어 왔다.

사용자 입장에서도 불편한 것만은 아니다. 공용컴퓨터에서도 송금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인인증서 체계는 완벽에 가까운 보안 체계다.

또 그만큼 보안이 철저하기 때문에 별도의 금융기관 확인이 필요 없어 24시간 실시간으로 결제 및 이체가 가능하다. 외국의 경우 타인이 송금한 돈을 수시간 또는 수일씩 기다려야만 출금할 수 있는 경우도 상당하다.

안전하고 신속한 만큼 불편함도 당연히 있다. 송금을 위해서는 매번 지갑 속의 보안카드를 꺼내 들고 마우스로 숫자를 일일이 입력해야 한다. 종종 뭔가를 설치하라며 인터넷 브라우저를 종료시켜 장바구니를 다시 채워야 하는 것도 무시 못할 불편함이다.

이처럼 액티브엑스 기반의 공인인증서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87.5%에 이르는 기형적인 인프라, 금융사고의 책임을 손쉽게 회피하고 싶은 금융기관 그리고 24시간 신속한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의 요구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 박 대통령 "공인인증서 폐지"…IT 외딴섬 갈라파고스로부터의 탈출

'천송이 코트'로 액티브엑스 퇴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금융위원회 업부보고를 통해 공인인증서 폐지를 주문했다.

액티브엑스 기반의 공인인증시스템은 글로벌 금융결제 시스템 동향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라는 점도 문제지만 사용자에게 속시원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문제점도 갖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용자는 '보안카드를 잘 관리해야 하는' 숙제와 함께 결제시마다 상대적으로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점은 공인인증서가 '1인 1스마트폰'이라는 시대적 흐름과도 동떨어진다는 것이다.

금융권 종사자들과 핀테크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면 "핀테크? 이미 은행 앱을 통해서 쓰고 있지 않나요? 똑같은 것 같다"는 반응이 주류다. 스마트폰 환경으로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의 공인인증서 시스템은 PC기반의 결제 시스템이다. PC는 주인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경우도 상당하다.

그래서 PC에서 금융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주민번호부터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보안카드 등 여러차례의 인증절차를 '복잡하고 안전하게' 거쳐야 한다.

현재 은행들이 내놓은 결제 앱들도 마찬가지다. PC기반의 결제시스템을 그대로 스마트폰에 복사해 뒀을 뿐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공용이 없기 때문에 내 스마트폰을 갖고 인터넷 금융거래를 할 경우에는 한 번의 인증을 이미 거친 셈이다.

인증 절차가 한 단계 줄어드니 그만큼 결제가 간편해질 수 있다. 현재도 많은 사용자들이 새로운 사이트에서 인터넷 쇼핑을 할 때 휴대폰 소액결제를 선호하는데 내 휴대폰을 통해 인증문자가 오기 때문에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간단하게 본인인증이 가능한 것이다.

아울러 최근 스마트폰에 지문인식 기능이 이미 탑재되는 추세다. 지문을 한 번만 등록해두면 스마트폰 분실로 인한 금융사고 가능성이 차단된다. 결국에는 비밀번호 입력 절차까지도 없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 사라지는 공인인증서…무주공산 IT 간편결제시장


액티브엑스 기반의 공인인증시스템이 없어진다는 것은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간편한 결제시스템이 도입된다는 것을 뜻한다.

반면 기업이나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의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아직 관련법의 윤곽이 나오지 않았지만 외국처럼 금융기관들이 사용자의 거래 내역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 이상거래가 발견되면 전화 통화를 통해서 확인절차를 거칠 가능성이 있다. 실시간 이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어찌됐건 분명한 것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결제 패러다임이 열린다는 점이다. 이처럼 핀테크를 좁게 간편결제로만 정의해도 조만간 국내에서는 틈새시장이나 이머징 아이템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 하반기 액티브엑스가 사라짐에 따라, 기존 결제 시장을 대체하는 어마어마한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네이버 라인페이(Line Pay)의 사용자 화면<사진=네이버>
특히 결제 이외에 송금, 대출, 자산관리까지 포괄하는 인터넷은행까지 고려하면 향후 핀테크 시장의 성장성은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막강한 회원수를 자랑하는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가 정부의 규제완화를 등에 업고 이 시장에 뛰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ID와 패스워드 만으로 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한데다가 소비자의 검색정보를 토대로 빅데이터를 구축하면 향후 인터넷은행까지 영토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권의 움직임은 좀 더 굼뜨다. 몇몇 은행과 카드사들이 일반 기업들과 업무제휴에 나섰지만 사업 영역이 제한적이고 또 당장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선언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부에 등떠밀려 시늉은 내고 있지만, 언제고 다시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는 쪽으로 금융당국의 태도가 바뀔지 몰라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한두 금융기관이라도 산업쪽과 제휴를 통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경우 연쇄적으로 산업과 금융 간의 이합집산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문병순 책임연구원은 "핀테크 사업을 위해서는 금융면허가 필요한 부분이 커 IT업체가 독자적으로 진출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혁신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IT 업체와 금융사 간의 합작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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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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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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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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