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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중국의 한자 規와 變...트럼프,홍황지력,박근혜의 친신간정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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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자전거공유. 눈팅 츠과족, 볼썽사나운 라옌징도 인터넷 달궈

[뉴스핌=배상희 기자] 2016년 중국의 모습을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면 무엇일까. 올해 중국을 대표하는 유행어와 신조어, 인터넷용어 등을 통해 한 해 동안 중국인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던 이슈를 재조명해본다. 

중국 교육부 산하 국가언어자원조사연구센터, 중국 최대 출판사 상무인서관, 인민망은 올해 중국을 대표하는 한자와 단어로 ‘규범 규(規)’와 ‘소박한 목표(小目標)’를 선정했다. 

‘규’는 과거의 규범(관습)에서 정수를 취해,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는 새로운 규범과 융합한다는 의미를, '소박한 목표'는 이룰 수 없을 것만 같던 원대한 꿈도 여러 개의 작은 목표들로 나눠 성실히 노력하면 쟁취해낼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국제관계를 규정하는 한자와 단어로는 변할 변(變)과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가 선택됐다. 다사다난했던 대외적 국면과 중국몽(夢)의 세계화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중국어언자원조사연구센터는 “새로운 규칙 하에 소박한 목표들을 실현하고, 변동하는 정세에서 일대일로를 성사시킨다는 의미에서 2016년의 국내외 한자와 단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16년 중국을 대표하는 한자 '규'와 단어 '소목표' <사진=중국CCTV>

◆ 10대 유행어…도널드 트럼프, 박근혜 대통령 측근정치

올 한해 중국인들 사이에서 유행한 10대 용어는 장정정신(長征精神), 양학일주(兩學一做), 항저우(杭州)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남중국해, 리우올림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대선, 친신간정(親信幹政∙비선에 의한 측근정치), 톈궁2호(天宮二號), 알파고(阿爾法圍棋)다.  

장정정신은 80년전인 1936년 10월 중국 공산당이 이끄는 홍군(紅軍)이 2년만에 2만5000리 대장정을 완성한 역사적 사실에서 나온 단어다. 절체절명의 위기를 이겨낸 정신적 승리를 표현하는 말로 올해 자주 사용됐다. 

양학일주는 '두 가지를 학습하고(學), 한 가지를 행한다(做)'는 의미로, 공산당 당헌(黨憲)과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연설문을 학습해, 참된 공산당원이 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올해 2월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은 관련 학습교육방안을 전체 당원에 통지하며, 공산당 기율 강화에 나섰다. 

올해 9월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된 G20(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우) <사진=바이두>

2016년 9월 4~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제11차 G20 정상회의도 2016년 유행어로 선정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만큼 화려하게 개막한 올해 정상회의에서는 세계경제의 저성장 국면 탈피, 글로벌 금융시스템 강화, 보호무역주의 거부 등의 내용이 담긴 ‘항저우 컨센서스(공동성명)’가 채택됐다. 

2016년 최대의 블랙스완(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나,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주는 사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도 최대 이슈로 꼽힌다. 트럼프 정권 하의 보호무역주의와 이에 따른 대미 수출 제동, 동아시아 지역을 둘러싼 패권경쟁 등 주요2개국(G2) 지형의 변화가 예고됐다. 

비선실세, 측근이 나라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친신간정이란 단어도 눈에 띈다. 한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중국 매체에서 연일 불거져 나온 단어로, 비선실세에 의한 측근정치란 뜻으로 표현된다. 

중국이 쏘아올린 두 번째 시험용 우주정거장인 톈궁2호 또한 화제어로 꼽혔다. 중국 정부는 중추절(中秋節·추석)인 지난 9월 15일 오후 10시 4분(현지시간)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톈궁2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으며, 이를 통해 중국의 본격적인 우주 굴기(堀起·중흥정책)를 알렸다.

올해 3월 이세돌 9단에게 패배를 안겨준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도 화제를 모았다. 이세돌 9단과의 대결 이후, 중국을 대표하는 바둑기사 커제(柯洁) 9단은 자신의 SNS에 “알파고와 꼭 싸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또 한번 인간과 AI 간의 대국이 성사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 10대 신조어...홍황지력, 이모티콘팩, 친구게이트 

올해 새롭게 등장한 10대 신조어는 양학일주, 홍황지력(洪荒之力∙태고의 힘), 이모티콘팩(表情包), 둥찬(凍產∙생산동결), 알파고, 웹 빅무비(網絡大電影), 모바이크(摩拜單車), 짝퉁사회단체(山寨社團), 츠과족(吃瓜群眾), 친구게이트(閨蜜門∙구이미먼)가 꼽혔다.

홍황지력은 올해 8월 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낳은 스타인 중국 수영선수 푸위안후이(傅園慧)가 히트시킨 유행어다. 푸이안후이는 리우 올림픽 여자 100m 배영 준결승에서 3위를 기록한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중국 CCTV 기자의 “결승을 위해 컨디션을 아껴뒀냐”는 질문에 “(힘을) 남겨두지 않았다. 난 홍황지력까지 다했다. 이미 만족한다”고 답했다. 특유의 천진난만함과 솔직함이 돋보인 인터뷰로 푸위안후이는 리우의 스타로 떠올랐고, 우리의 젖먹던 힘까지 다했다는 말과 유사한 홍황지력이란 용어는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모티콘팩 또한 올해를 대표하는 10대 신조어에 꼽혔다. 연예인, 어록, 만화, 동영상 캡처 등을 소재로, 수천 수 만가지 표정의 이모티콘을 제공하는 것으로,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微博) 등을 통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푸위안후이(傅園慧) 이모티콘(좌), 라탸오정탐(辣條偵探) 포스터. <사진=바이두>

짝퉁사회단체(山寨社團)는 경기, 행사, 교육 등을 명목으로 회원들을 모집해 회비를 받고 수익을 챙기는 가짜 사회단체를 일컫는 용어다. 이들은 중국, 중화, 전국 등의 단어를 이용한 이름을 내걸고 합법적인 협회나 단체인 것처럼 활동하며, 불법적인 수익을 챙겨왔다. 중국공익총회, 중국담보협회, 중국제품질량 협회 등이 대표적 적발 사례다. 2016년 10월 12일 현재까지 중국 민정부가 3차에 걸쳐 공개한 명단에 속한 짝퉁사회단체는 총 1287개에 달했다.  

웹 빅무비는 재생시간이 60분 이상이고, 일반 영화와 같은 시나리오와 구성을 갖춘 우수한 인터넷 영화를 가리킨다. 2014년 등장, 인터넷을 통해 인기를 끌기 시작한 이후 2015년에는 622편으로 늘어났다. 도신풍운 2016(賭神風雲 2016), 라탸오정탐(辣條偵探), 굿바이! 스페어타이어(再見!備胎) 등이 대표적 작품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의미하는 친구게이트(閨蜜門)도 올해 신조어에 포함됐다. 이밖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생산 동결 논의로 화제를 모은 둥찬, 오포(OFO)와 함께 중국 자전거 공유서비스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신흥기업 모바이크 또한 10대 신조어로 선정됐다.

◆ 10대 네티즌 풍자어...츠과족, 거유탕, 란서우샹구

2016년 인터넷을 통해 중국인들에게 널리 이용된 10대 네티즌 유행어는 홍황지력, 소박한 목표를 갖다(定个小目标), 츠과족(吃瓜群众), 취약한 우정(友誼的小船), 라옌징(辣眼睛), 취안스타오루(全是套路), 거유탕(葛优躺), 란서우샹구(藍瘦香菇), 라오쓰지(老司機), 리하이러워더거(厲害了我的哥) 등이다.

‘소박한 목표’는 지난 9월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 회장이 중국 동남위성TV(東南衛視)의 인터뷰프로그램인 '루위의 인터뷰(魯豫有約)'에 출연해 언급한 말에서 유행했다. 당시 왕 회장은 “청년들이 큰 욕심을 갖기 보다는 먼저 소박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면서 “예를 들면 우선 작게 1억 위안(약 173억원) 벌기 같은 것이다”라는 발언을 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분을 일으켰다. 왕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무모한 발언으로 지적을 받으며, 중국인들 사이에서 조롱 섞인 의미로 회자됐다.

츠과족(좌)과 취약한 우정(友誼的小船.우)을 희화적으로 표현한 카툰. <사진=바이두>

올해 중국 인터넷 게시판을 살펴보면 '수박팝니다', '츠과족 왔다감' 등의 댓글을 쉽사리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츠과족은 직역하면 ‘수박(西瓜) 또는 씨앗(瓜)을 먹는 사람들’이라고 번역할 수 있다. 인터넷 상에서 활발히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과 달리, 글은 보되 의견을 내지 않고 그냥 눈팅만하면서 방관하는 네티즌들의 모습을 이같이 표현했다.

'취약한 우정'은 '친구간의 우정은 작은 말 한마디에도 갈라설 수 있을 만큼 취약하다(友誼的小船,說翻就翻)'라 말에서 나온 용어로, 2014~2015년부터 이를 묘사한 카툰과 함께 인터넷에서 유행을 탔다. 이 단어는 올해 다양한 버전의 카툰 등으로 변형되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라옌징은 직역하면 눈을 맵게 한다는 말이다. 어떤 사람의 행동을 ‘차마 눈뜨고 못 보겠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으로 중국 웨이보(微博) 등 SNS 플랫폼을 통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회자됐다. 

올해 중국 네티즌들이 많이 사용한 용어 취안스타오루(全是套路)에서 타오루(套路)는 본래 체계적 전술, 방법 등을 의미한다. 인터넷 상에서는 특히, 남녀 사이에서 어떤 수작이나 술책(우리말로 작업에 해당)을 쓴다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는 모든 게 수작(全是套路), 수작부리지 말고 좀더 진지해지자(少一點套路,多一點真誠)라는 말로 응용돼 쓰인다.

워아이워자(我愛我家) 속 배우 거유(葛優.좌)와 란서우샹구(藍瘦香菇.우). <사진=바이두>

거유탕은 1993년 방영된 중국 시트콤 워아이워자(我愛我家) 17,18회에서 중국 국민배우 거유(葛優)가 쇼파에 거의 눕다시피 앉아있는 스틸컷을 한 네티즌이 캡처해 배포하면서 유행하게 됐다. 이는 중국에서 이모티콘, 짤방(첨부이미지) 등으로 활용,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란서우샹구는 너무 괴롭고 힘들어, 울고 싶다는 뜻을 표현하는 용어다. 이 표현은 올해 10월 광시(廣西)성 난닝(南寧)시에 사는 웨이융(韋勇)이라는 이름의 남성이 실연을 당한 뒤 촬영한 동영상에서 유래됐다.

당시 이 남성은 동영상을 통해 독백으로 난서우,샹쿠(難受,想哭∙힘들다,울고싶다)라는 말로 당시의 괴로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그 의도와는 달리 장족(壯族) 언어인 좡위(壯語) 사투리 억양 때문에, 그 말은 란서우샹구(藍瘦香菇∙파랗고 가는 버섯)로 들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 동영상은 삽시간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공유됐고, 이 남성은 하루 아침에 왕훙(網紅∙인터넷스타)으로 떠올랐다. 파란색 버섯에 남성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과 함께 란서우샹구는 '힘들고 울고싶다'는 뜻의 인터넷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올해 중국 SNS에서 '라오쓰지'라는 말도 유행을 탔다. 본래 라오쓰지는 경력이 많은 베테랑 택시 기사를 뜻하는 말인데,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어떤 커뮤니티 안에서 오래 활동하거나, 한 방면에 풍부한 정보력을 갖고 있는 ‘고수 또는 달인’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베테랑 기사님에게 길을 알려달라고 부탁하다(求老司機帶路)라는 말이 인터넷에서는 “고수님! 정보좀 알려주세요” 라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리하이러워더거는 직역하면 “대단하다, 우리 형(오빠)”이라는 뜻으로 상대방의 능력을 칭찬하는 뜻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이 표현은 중국 텐센트가 개발한 대표적 인기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王者榮耀)’에서 한 중학생이 게임을 하면서 입버릇처럼 상대 게임 플레이어의 실력에 감탄하며 터트린 말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오빠(哥)라는 단어는 언니(姐姐) 등으로 바꿔 “대단하다, 우리 언니”  등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배상희 기자(b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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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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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시작되면 한·미 관계 좋아질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미 간 최대 갈등 요소인 한국의 대미 투자 첫 사업이 조만간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 출범 이후 최악의 상태에 빠진 한·미 관계가 대미 투자 발표로 진전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1호 사업은 텍사스주 엔시날 LNG 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이 유력하다. 미국이 당초 198억 달러였던 사업비를 250억 달러로 증액할 것을 요구해 이 부분에 대한 막판 협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도=뉴스핌] 김예원 기자 = 미국을 방문했던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8.20 yeawon2@newspim.com ◆대미 투자, 한·미 갈등의 시발점 대미 투자 지연은 한·미 관계의 발목을 잡은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다. 미국은 올해 초부터 대미 투자를 독촉했지만 한국은 '상업적 합리성'을 내세워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한국의 대미 투자 지연은 일본의 발빠른 투자 이행과 비교되면서 미국의 강한 불만을 초래했다. 미국과 5500억 달러 투자 합의를 한 일본은 올해 2월에 360억 달러 규모의 1차 프로젝트와 3월 730억 달러 규모의 2차 프로젝트를 확정한 데 이어 현재 3차 프로젝트를 논의 중이다. 더욱이 11월 중간선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경제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투자 유치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어서 투자를 지연시키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분노와 불만이 매우 크다. 미국은 한국이 투자를 회피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한·미 정상합의의 일부분인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및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를 위한 협상이 중단됐고 쿠팡 문제,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따른 미국 기업 차별 주장이 이어졌다. 최근 미국이 한국에 추가 투자와 함께 호르무즈 파병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대미 투자 지연에 따른 압박으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하고 북한과 조건없는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도 한국에 대한 보복의 성격이 강하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한·미 정상이 합의한 관세 협상은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와 관세 인하만을 교환한 것이 아니라, 한·미 동맹의 안정성과 안전 보장 등이 포함된 패키지 형식의 합의여서 대미 투자가 안되면 외교 안보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구조"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통신] ◆시간에 쫓기는 한국 한·미 관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대미 투자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하면 한·미는 산적한 현안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18일로 예상되는 대미 투자 발표 전후로 곧장 미국을 방문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만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 장관은 대미 투자가 시작된 것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협상 재개를 비롯해 전시작전권 전환, 호르무즈 파병에 대한 정부의 입장 등을 미국 측에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이 대미 투자 발표와 동시에 미국을 방문하려는 이유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한·미 관계를 조속히 정상으로 되돌려 놓지 않으면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의 불편한 한·미 관계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이후 북한과의 대화를 본격 추진한다면 한국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의 가장 큰 우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 핵문제에 대한 합의를 하는 이른바 '한국 패싱'이다. 북·미 대화에서 한국의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해서는 한·미 간 치밀한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다. 만약 지금과 같은 한·미 관계가 이어진다면 한국이 북·미 대화에 개입할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말대로 '연내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면 한국으로서는 시간이 별로 없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계기로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5.10.29 ◆한·미 관계 완전 회복엔 역부족 대미 투자가 시작되면 한·미 관계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나아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투자를 환영하고 중요한 성과로 포장하는 정치적 레토릭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 중단됐던 핵잠수함, 농축·재처리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일정 논의도 시작될 수 있다. 그러나 한·미 갈등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이 기대했던 것에 비해 너무 늦은데다 규모도 미국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탓이다. 미국은 대외적으로 한국의 투자를 환영면서도 내심으로는 불만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한국에 대한 압박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대미 투자가 신속히 진행됐더라면 한·미 관계 냉각이나 미국의 각종 압박을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시기적으로 너무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미 투자 시작으로 한국을 향한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의 강도가 다소 누그러질 수는 있겠지만 호르무즈 파병이나 추가 투자 요구를 거둬들일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트럼프 시대'가 이어지는 동안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경제와 안보를 한데 묶어 상대국을 압박하는 협상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경제·산업 부처와 안보 관련 부처가 따로따로 영역을 나눠 미국을 상대하고 있기 때문에 유기적인 전략 조율이 불가능하다.  정부가 대미 관계에서 관세와 투자, 첨단 기술, 공급망, 안보를 총체적으로 다룰 수 있는 통합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opento@newspim.com 2026-09-16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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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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