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속보

더보기

[대선후보 인물탐구⑥] '보수혁명가' 유승민, 배신자 프레임 탈피가 '관건'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할만은 한다' 소신 발언으로 주목...친박계에서 탈피, 새누리 탈당
외교·안보는 '보수', 복지·고용·노동 분야는 '진보'
대선캠프 친이계 의원들 대거 포진...과거 인연은 '정치적 동지'

[뉴스핌=김신정 기자] "야당에선 민주당을 중심으로 정권교체 얘기를 많이 하고, 어떤 분은 시대교체를 말하는데, 나는 결국 사람이 중요하다는 인물론을 말하고 싶다."

바른정당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여의도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소신론자'로 꼽힌다. 그야말로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한다"는 결기를 지녔다는 것. 2015년 4월 8일. 그는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첫 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을 위해 본회의장 단상에 올랐다. 이때 그가 던진 화두는 그를 독보적인 색깔의 정치인으로 각인시켰다.

당시 그는 부자·대기업에 대한 증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잇달아 제시했는데, 보수정당의 원내대표 발언이라곤 믿기 힘들 정도였다.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 받는 서민과 중산층의 편에 서겠다"며 외쳤다. 직후 야당에서조차 찬사가 쏟아졌다. 

유 의원은 사안에 따라 '좌클릭'을 마다하지 않는다. 바른정당 대선주자로 나선 직후부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기조 아래 중(中)부담-중(中)복지 정책공약을 대량 쏟아냈다. 특히 대기업 법인세 인상과 비정규직 고용 총량제 도입 등 재벌개혁에도 목소리를 높인다. 유 의원은 스스로를 외교·안보는 보수지만 복지·고용·노동 분야는 진보라고 외친다.

◆ 선택의 순간 : '친박계'에서 '보수개혁파'로 탈바꿈

유 의원의 '정치인생'은 평탄치 않았다. 대표적 친박계로 꼽혔던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임기 중반 무렵 청와대를 비판한 이후 '배신자'로 낙인 찍히게 된다.

유 의원은 지난 2014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박 대통령의 참모를 '청와대 얼라들'로 지칭한데 이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재연기된 것과 관련,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파기"라며 "이런 문제는 털고 가야 한다"고 말해 이른바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 

원내대표 시절엔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 "창조경제가 성장 해법이라고 자부할 수 없다"며 청와대와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결국 미운 털이 박힌 그는 원내대표에서 쫓겨나듯 사퇴하고 '공천학살'마저 당했다. 급기야 탈당을 선언하며 그가 던진 말은 정치인 유승민의 면모를 다시 각인시켰다. 헌법 1조 2항을 인용해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고 했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유 의원은 무소속으로 당선됐고 당에 돌아왔다. 이후 줄곧 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며 '내부 고발자' 역할을 한다. 그러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졌고 새누리당을 박차고 나와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했다. 여당 최초의 분당은 그의 선택에 따른 결과였다. 

◆ 삶과 정치여정 : 경제학자에서 '소신 정치인'으로..."인연은 소중하다"

유 의원은 지난 2000년 초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아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경제 과외교사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총재가 후보로 나선 2002년 대선 당시 선대위 미디어대책 위원회 산하 메시지단장으로 공약개발을 책임졌다.

2004년 17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고, 2005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선 박근혜 당시 후보의 정책메시지 단장으로 활약했다.

이런 이 전 총재와의 인연으로 최근 자유한국당 지상욱 의원은 바른정당으로 입당해 유 의원을 돕기 시작했다. 이회창 전 총재의 부탁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지 의원은 이 전 총재 측의 공보특보를 지냈다.

그의 캠프엔 '유승민계'로 분류되며 지난해 4월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됐던 인물들도 합류해 있다. 민현주 전 의원은 공동대변인직을, 김희국 전 의원은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다. 권혁세 전 금감원장에게 밀려 공천을 받지 못한 이종훈 전 의원은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2월 캠프 인력 구성원을 발표하면서 "여의도 연구소장, 이회창 선거 캠프, 박근혜 후보 경선 등을 치르며 알게 된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도 같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경제를 잘 아는 후보로 꼽힌다. 젊은 시절 대부분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보냈다. 중부담-중복지 원칙인 '유승민 노믹스(경제정책)' 철학도 이때 탄생됐다.

유 의원 캠프에는 KDI에 몸 담았던 '경제통' 이혜훈 바른정당 최고위원과 이종훈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함께 하고 있다.

◆ 유승민의 '말말말' : "국민을 배신하지 않아" '배신자·금수저' 꼬리표 떼기

'배신자', '금수저'. 유 의원을 공격하는 뼈아픈 단어다. 

유 의원은 지난 2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구·경북 지역의 저조한 지지율과 배신자 이미지에 대한 질문에 "그런 점에서 정면돌파 한다"며 "국민을 배신했거나 그런 점이 있다면 정치를 그만 둘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현재 자신의 지역기반인 대구에서도 한 자릿수 지지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김무성 고문 등과의 불화설도 그를 괴롭히고 있다. 유 의원은 지난 20일 KBS 바른정당 후보자 TV토론회에서 "김무성 고문은 보수적인 경향이고 저는 개혁적인 경향"이라며 "우리 둘 사이에 갈등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 때문인지 유 의원은 평소 생각을 있는 그대로 밝히고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걸 강조한다. 유 의원이 지향하는 보수 역시 정의롭고 공정하며, 진실된 따뜻한 보수다.

유 의원은 판사출신에 13, 14대 국회의원을 역임했던 고 유수호 전 의원의 3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정치인 2세인 셈이다. 이 때문에 '엄친아', '금수저'로 불리게 됐다. 

유 의원은 지난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정치적 유산으로 정치권에 쉽게 진입했다는 지적에 대해 "우리나라의 가진 자들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가 없는 게 문제긴 하지만 가진 자가 세금을 더 내고 모든 걸 깨끗하게 한다면 누구 아들이라서 안 된다 이런 논리엔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 좌우명 : '불파불립(不破不立)'

유 의원의 좌우명은 '불파불립(不破不立)'이다. 깨뜨리지 않으면 바로 세울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보수가 바뀌면 나라가 바뀐다는 신념으로 보수의 혁명적 변화를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보수정치가 소멸될 수 있는 지금이 보수의 변화가 가장 절실하게 요청되는 때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유 의원은 '말과 글'에 모두 능하다. 대본 없이도 술술 자신의 생각과 논리를 풀어나간다. 그렇다 보니 토론회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의원은 현재까지 3번에 걸쳐 치러진 바른정당 경선 토론회 국민정책평가단 전화투표에서 경쟁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잇따라 누르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리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유 의원은 현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경제와 안보 위기 심각성을 거론하며 취임 후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인물론을 부각시킨 뒤 그가 내세우고 있는 '보수 후보 단일화'를 통해 야당 대선주자와 겨뤄보겠다는 전략이다.

유 의원 캠프측 한 관계자는 "여러 정책공약발표 등을 통해 인물론을 확립시키고 향후 보수 후보 단일화 등을 모색해 새로운 대선 구도를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유승민의 사람들: KDI 출신 '경제통'과 친이계 의원 주축

유 의원 캠프에는 KDI에 같이 몸 담았던 '경제통' 이혜훈 바른정당 최고위원과 이종훈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가장 먼저 합류했다.  특히 이종훈 전 의원은 유 의원의 공약 1·2호인 육아휴직법과 칼퇴근법을 만들었다. 현재는 전·현직 국회의원 20여명을 주축으로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다 박 전 대통령과 등을 돌려 낙인이 찍힌 유 의원과 매우 닮았다. 이 의원 외에 신광식 연세대 경제대학원 겸임교수, 김인규 한림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영세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자문그룹에 속해 경제 공약을 조언하고 있다. 김영세 교수는 이혜훈 의원의 남편이기도하다.

이밖에 유 의원과 함께 한국당을 나와 바른정당에 합류한 현역 의원들도 대거 포진했다. 유의동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았고, 김영우·이학재 의원은 비경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총선 공천학살 피해자들도 함께 했다. 권은희·류성걸·김희국 전 의원이 합류했고 이에리사 전 의원은 직능담당을, 조해진 전 의원은 전략기획팀장을 맡았다.

한 때 적이었던 친이계(친이명박) 인물들도 캠프에 합류했다. 선대본부장 격인 '캠프 총괄'을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았는데, 진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친이계 핵심 인물이다. 또 다른 친이계 인사로 꼽히는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도 공동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다. 

<유승민 약력>

1958년 대구 출생/ 1976 경북고 졸업/ 1982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2년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원/ 1987년 미국 위스콘주립대학교 조교/ 2000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 2004년 한나라당 제3정조위원장/ 2005·2008년·2012년 17대 18대 19대 국회의원, / 2015년 19대 후반기 국방위원장/ 2016년 새누리당 국회의원/ 2017년 바른정당 국회의원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