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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의 체험기] 휠체어 타고 1주일 살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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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편집자주] 현장 곳곳을 누비며 직접 체험하는 기획기사를 써보기로 했습니다.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는 것과 실제로 체험을 해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소외된 곳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좋은 마음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도록 단순 체험에 그치지 않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집을 나서는 것부터 모험이었다]

경사로가 있기는 했지만 휠체어를 탄 채 이용은 불가능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대학생 시절 5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했다. 꽤 많은 봉사활동을 하면서 장애인들의 아픔에 어느 정도 공감한다고 생각했다. 휠체어를 타고 아파트를 빠져나가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경험으로 알게 됐다. 장애인은 일상이 '모험'일 수도 있겠다는 걸.

태어나서 깁스 한번 해본적이 없어서 휠체어를 처음 타봤다. 바퀴가 있으니까 자전거처럼 빠르게 달릴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 문을 열고 나온 순간부터 경사로에 주차한 차량 때문에 내려갈 수가 없었다. 평소였다면 한발자국만 옆으로 이동하면 됐지만 고작 몇cm의 턱이 두려워 수백미터를 돌아와야만 했다.

수백미터를 돌아 평소처럼 아파트를 빠져나가려고 하자 또 다시 난관에 봉착했다. 경사로가 있었지만 "왜 만들어 놓은거지" 싶을 정도로 전혀 이용이 불가능한 경사로였다. 평소 3분도 안걸리던 거리가 여러 이유로 아파트를 빠져나가기까지 15분이 걸렸다.

◆ 휠체어 탑승 4일째, 온몸이 아파왔다.

고작 몇cm의 턱에도 바퀴가 걸려 넘어가기가 힘들었다.[사진=전경훈 기자]

경사로가 없어 되돌아가는 문제는 평소보다 조금 일찍 서두르면 됐다. 문제는 온몸이 쑤셨다. 처음에는 휠체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팔에 힘을 많이 주다보니 아픈 것이라 생각했다. 첫째 날에는 손바닥이 아팠고, 둘째 날에는 팔 전체가 아팠다. 셋째 날부터는 허리가 아프더니 넷째 날 아침에는 온몸이 아팠다.

휠체어가 익숙하지 않은 것도 있지만 운동부족이라 특히 아픈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해도 밝았으니 "운동 열심히 해야겠구나" 스스로 반성하며 휠체어를 세게 밀었더니 보도블럭에 걸려 넘어졌다. "유레카!"(알아냈다!) 운동 부족이 아닌 도로의 문제였다는 것을.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움직이는 휠체어를 멈추기 위해 힘을 주다 보니 손이 너무 아팠다.[사진=전경훈 기자]

울퉁불퉁한 보도블럭으로 다닐 때는 온몸이 흔들려서 허리에 부담이 심했다. 특히 내 의사와는 상관 없는 방향 전환이 되면서 도로쪽으로 쭉 밀려나가는 바람에 자칫 사고가 날뻔한 상황도 있었다.

특히 경사로라고 하기에도 우스울 정도의 길에도 휠체어는 속수무책으로 밀려나갔다. 안밀려나기 위해 억지로 힘을 꽉 주다보니 손바닥에 멍이 들었다.

◆ 화장실 이용이 불편했다.

구청 화장실이 불투명으로 돼 있어서 큰일(?)을 보는 내 모습이 밖에서 보일까봐 조금 겁이 났다.[사진=전경훈 기자]

지자체에 있는 장애인 화장실은 관리가 잘 됐을거라고 생각했다. 때마침 광주 서구청에 방문할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화장실을 가봤다. 휴지 조각이 나뒹굴었고 청소도구도 널부러져 있었다. 이정도까지는 그래도 괜찮았다.

하지만 비장애인들의 화장실과는 다르게 불투명 유리로 돼 있어서 "내 모습이 밖에서 보이지는 않을까?", "밖에서 문 열림 버튼 누르면 큰일(?)을 보는 내 적나라한 모습이 공개되는건 아닐까?" 여러 생각이 들어서 마음 편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었다.

화장실이 더럽고, 불투명 유리 때문에 창피한 것 까지는 백번양보 해서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모 구청 화장실과 주민센터 장애인 화장실은 아예 청소도구함으로 사용하면서 들어갈 수 조차 없게 막아놓기도 했다.

작년에 장애인 인권 관련 취재를 하다가 장애인단체 관계자가 했던 말이 있다. "장애인화장실 자체가 없는 주민센터가 많다. 아무리 더럽고 지저분해도 화장실이 있기라도 하면 다행이다"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리현상 조차 해결하기도 어려운게 현실이었다.

◆ 내 몸이 '쇼핑 카트'가 됐다.

쇼핑카트를 끌고 다닐 수가 없었다. 상품을 몇가지 고르지도 않았는데 더 이상 쇼핑이 불가능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마트에서 '쇼핑 카트'를 밀고 상품을 담는 것은 당연한 일상이었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용이 불가능 할 것이라고 생각해본적 조차 없었다. 그러나 휠체어를 끌고 다니면서 앉은 키보다 더 높은 쇼핑 카트를 밀고 다니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누군가에게는 당연한 일상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쇼핑 카트'를 밀고 쇼핑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았다.

특히 매대 위쪽에 놓인 상품은 손이 닿지를 않았다. 쇼핑하려는 상품마다 직원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서 '손에 닿는 곳'까지만 쇼핑이 가능했다.

무릎 위에 물건을 올리다 보니 상품들을 몇가지 들고 있을수도 없었다. 행여나 떨어뜨리면 줍기도 쉽지 않은데다가 다른 쇼핑객들과 부딪히지 않으려 더 예민해졌다.

◆ 계단은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것 보다 더 무서웠다.

누군가에게는 이 계단이 에베레스트 산이었다.[사진=전경훈 기자]

지자체들이 무장애도시를 선포하고 나섰지만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1주일 동안 가장 필요하다고 느낀 것은 '경사로'였다. 육교가 있어도 경사로가 없어서 걸어서도 꽤 먼 거리의 신호등을 찾아서 돌아가야 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또한 식당, 옷 가게, 편의점, 동네병원, 약국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시설들까지 이용이 불가능했다.

조그마한 턱만 있어도 바퀴가 걸려 지나갈수도 없는데 계단은 정말 '에베레스트' 산 보다 더 무서운 존재였다.

경사로는 사실 장애인들을 위해서만 필요한 것도 아니다. 몇 년 전 돌아가셨던 친할머니는 무릎이 좋지 않아 계단이 있는 곳을 싫어하셨다.

계단을 조금만 걸으셔도 한참을 앉아서 쉬시다가 숨을 고른 후에야 움직이실 수 있었다. 그래도 경사로에서는 조금 느려도 무릎에 큰 부담이 가지는 않는다고 하셨다. 고령화사회인 지금 할머니·할아버지를 위해서라도 경사로 구간이 많아져야 하지 않을까

◆ "바빠 죽겠는데 씨XX이 버스를 타네"

리프트 내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바쁜데 버스 탔다고 승객에게 쌍욕을 들었다.[사진=전경훈 기자]

'씨'에 악센트가 들어간 강렬한 욕설은 오랜만이었다. 버스정류장에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태워주는 것이 이치였기에 휠체어를 타고 있다고 해서 상황이 다를거라곤 생각을 못해봤다. 휠체어를 태우라고 있는 버스가 저상버스였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버스들은 정류장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리프트를 내려도 닿지 않을 거리에서 승객들을 태웠다.

계속 탑승을 거절 당하다 보니 그냥 아무 버스라도 탑승하자라는 심정으로 저상버스가 보이면 손을 마구 흔들며 탑승 의사를 보였다. 30분 넘게 정류장에서 거절만 당하다 겨우 탑승했다.

손을 아무리 흔들어도 안태워주셨다. 애초에 리프트에 닿지도 않을 거리에서 승객들을 태우셨다.[사진=전경훈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탑승을 시켜주신 기사님께 감사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탑승하는 과정에서도 승객들은 소곤소곤 거리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안들릴거라고 생각했는지 "씨XX이 밖을 왜 나와. 집에 박혀있지"라며 욕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울컥했다. "바쁘면 일찍 서두르시던가요" 라고 말할까 하다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기 싫어 못들은 척 했지만 한마디 할걸 후회 중이다.

◆ 즐거운 설 명절…그들은 고향에 갈 수 없었다.

휠체어를 탑승한 채 고속버스는 이용이 불가능 했다.[사진=전경훈 기자]

설 명절을 맞아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는 설레는 마음으로 귀성길에 오르는 사람들로 붐볐다. 고향이라는 말은 왠지 가슴 한쪽을 먹먹하게 하고, 또 설레게도 한다.

누구에게나 기뻐야 할 명절이 휠체어 사용 장애인은 여전히 고속버스를 탑승한 채 고향에 갈 수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서울↔부산, 서울↔강릉, 서울↔전주, 서울↔당진 노선 4개 노선에 휠체어 탑승 설비를 장착한 고속버스 20대를 현장에 투입해 시범 운영 중에 있지만 광주는 노선에서 빠져있다.

기차 역시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10석 이하다. 그렇게라도 기차를 탑승해 고향에 갈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기차노선이 없는 곳이 고향인 장애인들은 버스도 기차로도 고향에 갈 수 없는 상황이다.

장애인 콜택시도 지역 간 이동에 제약이 있어 어떤 수단으로도 타지역 이동은 사실 쉽지가 않다.

에필로그(epilogue). 체험 5일차에는 비가 내렸다. 도저히 밖을 나갈 엄두가 안났다. 우산을 써도 바닥이 미끄러워서 평소처럼 타고 다니다간 미끄러져 정말 죽을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휠체어를 타며 느꼈다. 누군가 당연한 것이 누군가에겐 아닐수도 있단 걸.

설 명절 하루 전인 23일 장애인단체들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도 고속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전경훈 기자]

그들은 설 명절에도 외쳤다.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인간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것을 누리게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뿐이었다.

 

kh108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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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완성한 韓·日 반도체 동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의 사업 동맹으로 재편하고 있다.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교류를 직접 챙겨온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기와 스미토모화학 계열 동우화인켐의 유리기판 합작을 계기로 인적 신뢰를 핵심 소재 공동 개발과 생산 협력으로 확장했다. 과거 일본의 선진 기술을 배우고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시작된 삼성의 대일 협력이 이 회장 체제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 뉴스핌DB] ◆ 스미토모와 손잡고 반도체 핵심 '글라스 코어' 공동 생산 15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일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합작법인 '글라셈' 설립에 나섰다. 글라셈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지분 66%, 동우화인켐이 34%를 보유한다. 경기 평택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작을 단순한 계열사 차원의 투자보다 삼성과 일본 재계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첨단산업의 공동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로 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대표적인 일본 소재기업이다. 양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고, 지난 2011년에는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생산 합작사 SSLM을 설립했다. 이번에는 협력의 무대가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소재로 옮겨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평탄하고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고성능 AI 반도체와 대형 패키지에 적합한 차세대 부품으로 꼽힌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지지하는 기판과 패키징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고다층·고밀도 반도체 패키지기판 설계와 제조 기술을 합작법인에 투입한다. 동우화인켐은 정밀 유리 가공과 공정 자동화 역량을 제공한다. 양사가 각자의 기술을 결합해 글라스 코어를 공동 생산하면 삼성은 AI 반도체 패키징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리기판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 이재용 회장이 잇는 일본 네트워크…AI 협력으로 확장 삼성과 일본 재계의 협력 중심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이 1993년 출범시킨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가 있다. LJF는 삼성과 일본 주요 전자·부품·소재 기업 최고경영진이 정례적으로 만나 기술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교류 모임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자들이 참여하며 삼성의 핵심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선대 회장은 요네쿠라 히로마사 전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측의 신뢰는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낸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으로 이어졌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유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LJF 정례 교류회를 직접 주재하고 일본을 수시로 방문하며 도쿠라 회장을 비롯한 현지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AI 시대에 맞는 사업 협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사진=삼성전기] ◆ 산요·NEC·도레이·소니…반세기 이어진 기술 동맹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출발점은 일본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합작이었다. 삼성은 1969년 산요전기와 TV 생산법인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며 전자산업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산요전기 창업자인 이우에 토시오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와세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점도 양사 협력의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기술 도입을 넘어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생산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삼성은 1970년 일본전기(NEC)와 삼성NEC를 설립해 브라운관과 전자부품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훗날 삼성SDI로 성장했다. 2000년에는 NEC와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세워 OLED 사업에 진출했다. 관련 사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거쳐 현재의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어졌다. 협력 범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징과 대형 LCD 분야로도 넓어졌다. 삼성은 1995년 도레이와 스템코(STEMCO), 스테코(STECO)를 설립해 관련 공급망을 공동 구축했다. 2004년에는 소니와 대형 LCD 패널 합작사 S-LCD를 세워 대규모 생산 투자에 나섰다. 초기 일본 기술을 배우기 위한 합작으로 시작된 협력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선진 기술을 배우고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재용 회장은 일본 재계와 쌓아온 오랜 신뢰 관계를 단순한 교류에 그치지 않고 AI 반도체와 첨단 소재 분야의 실질적인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07-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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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李 정부 출범 후 시민 주거 힘들어져"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설명하는 '일타강사'로 나섰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억제·공급 축소 기조의 정부 정책 기조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청년, 신혼부부, 중산층 1주택자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청년정책박람회'에 모두 발언을 했다. 2026.07.10 ryuchan0925@newspim.com 서울시는 15일 오후 '일타시장 오세훈-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이재명 정부 부동산 지옥, 원인 분석 보고서'를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과 소셜방송 라이브서울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약 26분 분량이다. 이번 영상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후속편에서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전환 방향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오 시장은 "정부가 틀렸고 서울시가 옳다는 뜻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모든 주택 거래와 공신력 있는 통계를 분석하고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을 대조하는 한편 공인중개사 약 660명의 의견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확인한 결론은 시민들의 주거 상황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3.1%, 전세가격이 6.3%, 월세가 7.4% 올랐다며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월세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오 시장은 지난 1년간 정부가 여섯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지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수요 억제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와 현 정부의 대책을 비교하며 "대출 규제와 임대주택 공급 발표,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닮았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보다 공공사업에 치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공급 물량 약 3만2000가구 중 2만8000가구는 과거 발표 후 장기간 진척되지 않은 사업으로, 실질적인 신규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 이후 매수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대책 이후 서울 전체 거래의 78.1%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고 영등포, 강서, 관악, 동작, 성북, 성동 등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전월세 시장의 혼란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 전역의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뿐 아니라 기존 세입자가 살던 전셋집까지 사라졌다"며 "전체 전세계약의 55.4%가 갱신계약일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전세 감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월세가 늘었지만 지금은 금리변화가 크지 않은데도 월세가 급증했다"면서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라기보다 정책이 미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 부담이 크게 늘어 청년과 1인 가구 등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시민에게 먼저 청구서가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주비 대출 제한·입주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 현실화" 공급 측면에서는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구역 35곳 중 14곳의 자금 조달이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공사가 보증을 거부한 사업장은 5곳, 협의 중인 사업장은 9곳이며 보증을 확보하더라도 연 4~7%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만7000가구 중 정비사업 물량은 1만7000가구로 약 60%지만, 내년에는 8000가구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자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분양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여섯 번의 대책으로 누르고 공급은 규제로 막은 데다 향후 3년간 공급 부족 우려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전세 물량 감소 원인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과 기존 세입자의 자가 전환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 분석 결과와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주소를 대조한 결과 기존 세입자가 거주 주택을 직접 매입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3.5%인 만큼 집값의 절반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해 자가 전환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78.3%, 매물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약 70%였다. 오 시장은 "전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민은 여전히 많은데 매물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진단은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 부동산 정책, 청년·신혼부부·중산층에 큰 부담" 오 시장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부담이 투기세력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 4050세대, 등록임대사업자, 중산층 1주택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 대학가의 한 원룸은 지난해 6월 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에서 올해 5월 월세 80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 또 서울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850개 단지 중 47.9%인 404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2건 이하였다. 세금 부담도 중산층 1주택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2009년 서울 공동주택의 2.99%에서 올해 14.9%로 예상된다. 서울의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12만 명에서 올해 16만 명으로, 한강벨트 1주택자는 3만3000명에서 5만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 시장은 "투기를 잡겠다던 세금이 중산층 1주택자에게 꽂히고 있다"며 "부자의 세금이 아니라 12월에 날아오는 중산층의 세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18건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정부와 대립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에는 여야가 없고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정책 방향 전환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은 다음 시간에 풀어드리겠다"며 "부동산 지옥은 끝낼 수 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blue99@newspim.com 2026-07-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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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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