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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 '역사의 변곡점' 지켜본 잿골 '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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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유정난 때 흘린 피를 덮기 위해 재를 뿌려 이름지어져
풍파 지켜본 600살 넘는 백송만이 오롯이 역사 기억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1453년 음력 10월10일(단종1년). 세종의 둘째 아들 수양대군이 친히 순졸 수백명을 거느려 남문 밖 가회방(嘉會坊) 동구(洞口·동네 입구) 돌다리 가에 주둔했다.

서쪽으로는 영응대군 집서쪽 동구에 이르고 동쪽으로 서운관 고개에 이르기까지 좌우익을 나눠 사람의 출입을 절제했다. 또 돌다리로부터 남문까지 마병·보병으로 문을 네 겹으로 만들고, 역사(力士) 함귀·박막동·수산·막동 등으로 제3문을 지키게 했다.

수양대군이 영을 내렸다. "이 안이 심히 좁으니, 여러 재상으로 들어오는 사람은 겸종(따르는 종)을 제거하고 혼자 들어오도록 하라."

조극관·황보인·이양이 제3문에 들어오니, 함귀 등이 철퇴로 때려 죽였다. 사람을 보내어 윤처공·이명민·조번·원구 등을 죽였다. 삼군진무 최사기를 보내 김연을 그 집에서 살해했다. 삼군진무 서조를 보내 민신을 비석소에서 베고, 최사기와 의금부도사 신선경을 보내 군사 100명을 거느리고 용(안평대군)을 성녕대군 집에서 잡아 압송해 강화도에 뒀다.(단종실록 8권 계사 1번째 기사)

궁궐 인근에 길을 막았다. 개미 한 마리 빠져 나가지 못하게 4중막을 쳤다. 대신들은 '죽음의 인의 장막'을 거쳐야 했다. 2번째 문까지 얼굴을 확인했다. 맞으면 3번째 '헬게이트'에서 장사들이 철퇴로 때려 죽였다.

◆피의 군주가 벌인 한밤의 살육

계유정난(癸酉靖難). 계유년(1453년·단종 1년)에 수양대군이 왕위찬탈을 위해 일으킨 쿠데타다. 정난의 사전적 의미는 '나라가 처한 병란이나 위태로운 재난을 평정한다'는 뜻이다. 곧바로 왕위에 오르면 반정(反正)이다. 하지만 수양대군은 김종서·황보인 등 신하들이 어린 왕을 대신해 정치를 좌지우지한 국정농단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반란을 일으켰다. 2년 뒤 마지못한 척 왕위를 물려 받았다. 그래서 반정이 아닌 정난인 것이다.

당시 단종의 나이는 만12세. 요즘으로 치면 초등학교 6학년생이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밤에 신하들이 철퇴를 맞고 내뱉는 비명소리를 끊임없이 들어야 했다. 지옥이 따로 없었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현재 서울 재동의 모습. 재동의 간판인 헌법재판소를 왼쪽에 두고 차로가 곧게 뻗어 있다. 2020.07.02 fair77@newspim.com

수양대군이 진을 친 가회방 동구 돌다리 근처는 '재동' 부근이다. 이 일대에서 수양대군은 한밤의 살육을 벌였다. 신하들은 수양대군이 부른다고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정승들을 왕이 부른 것처럼 수양대군이 내시에게 협박해 단종의 허락을 받아오라는 장면이 나온다.

'(수양대군이) 환관 전균을 불러 말하기를 황보인·김종서 등이 안평대군의 중한 뇌물을 받고 전하께서 어린 것을 경멸히 여기어 널리 당원을 심어 놓고, 번진과 교통하여 종사를 위태롭게 하기를 꾀하여 화가 조석에 있어 형세가 궁하고 일이 급박한데 또 적당(賊黨)이 곁에 있으므로, 지금 부득이하여 예전 사람의 선발후문(先發後聞·선조치 후보고) 일을 본받아 이미 김종서 부자를 잡아 죽였으나, 황보인 등이 아직도 있으므로 지금 처단하기를 청하는 것이다. 너는 속히 들어가 아뢰어라.'

겁에 질린 만 12살 어린 왕이 허락했다. 왕이 불러 이동한 황보인 등 정승들은 겹겹이 쳐진 인의 장막을 보고 삶이 기로에 섰음을 예감했을 것이다. 승기를 잡은 수양대군은 어린 조카 단종을 갖고 논다. 왕에게 '역적처단'을 명분으로 살육전에 참가한 군사들에게 술과 음식을 내려줄 것도 청했다.

'노산군(단종)이 환관 엄자치에게 명하여 내온(內醞·궁중술) ·내수(內羞·궁중음식)로 세조 이하 여러 재상을 먹였다.' 

◆피비린내 지우려 뿌린 재

길바닥은 피로 흥건했다. 한밤에 불려 나온 정승과 시종들까지 땅에 피를 뿌렸다. 굳어가는 피비린내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역겹다. '재동'이라는 이름은 이렇게 시작된다.

조선시대 재동과 윗골 가회동은 정승을 비롯한 세도를 누리는 양반들이 살던 동네다.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해 왕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지리적인 이점 등으로 왕족과 고관대작이 많이 거주하던 지역이다.

종로문화원에 따르면 재동은 잿골을 한자로 옮긴 데서 유래된다. 잿골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세조(수양대군)의 계유정난에서 비롯된다. 참살 당시 흘린 피가 내를 이루고 피비린내가 진동해 사람들이 집안에 있는 초목회(草木灰) 즉, 재를 모두 가지고 나와 피를 덮었다. 동네는 온통 회(灰·재)로 덮였다. 이후 이곳을 잿골, 회동으로 불렀다. 세월이 흐르면서 한글의 '재'를 한자에 맞춰 재동(齋洞)으로 바꿨다.

수선전도(갑자완산중간본·1864년 전주본)에서는 회동(灰洞)으로 나타나 있다. 당시 사람들은 회동이라고 쓰고, 잿골이나 재동으로 불렀을 것이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수선전도에 나타난 서울 재동의 모습. 지도에는 재를 뜻하는 한자인 회(灰)를 사용해 회동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재동 또는 잿골로 불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2020.07.02 fair77@newspim.com

잿골이 한자식 이름과 한글식 발음이 일치하는 재동(齋洞)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은 정조 12년 10월의 일이다.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26권 10월16일 기사에는 동명의 이름을 다시 정하는 문제가 논의된다. 요즘으로 치면 행정구역 개편이다.

'동부의 인창방·숭신방 두 계는 방의 이름을 그대로 계의 이름으로 사용하고, 창선방에는 계의 이름이 없으니 창선방 1계·2계로 정해 시행하겠습니다. 어의동계가 전에는 건덕방에 속했었는데, 경모궁방으로 방의 이름을 품정한 뒤로 아직까지 소속된 곳이 없으니 종전대로 건덕방에 소속시키는 것으로 정해서 시행하겠습니다. 북부의 광화방·양덕방·가회방·관광방·진장방에는 계의 이름이 없으니 본동(本洞)의 속명대로 광화방 원동계, 양덕방 계생동계, 가회방 재동계, 관광방 부계, 진장방 삼청동계로 시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고 하니 (왕이) 가하다고 하였다. 각부에 계만 있고 방이 없거나 방만 있고 계가 없는 곳이 있었으므로 비로소 그 이름을 정한 것이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피바람을 일으키면서까지 왕이 되고자 했던 수양대군은 뜻을 이룬다. 조선 7대 임금 세조다. 2013년 개봉한 영화 '관상'에서는 기억에 남을 대사가 나온다.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수양대군(이정재 역)이 관상가 내경(송강호)에게 묻는 말이다. 영화에서 내경은 수양대군을 일컬어 '날카롭고 참혹한 이리의 상'으로 묘사한다. 조카의 왕위를 빼앗기 위해 수십명을 죽이며 피비린내를 지우기 위해 재를 뿌렸다고 동네 이름까지 새롭게 만든 세조는 사람들의 머릿 속에 '참혹한 이리의 상'과 충분히 부합했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문화재청이 2018년 공개한 세조어진초본. 2020.07.02 fair77@newspim.com

2018년 반전이 일어났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개최한 '세조테마전시'에서 '세조어진초본'이 최초 공개되면서 현대인들의 허를 찔렀다.

전시에 공개된 세조어진초본은 2016년 문화재청이 구입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이왕직(李王職·망국의 조선황실)의 의뢰로 화가 김은호가 1735년의 세조 어진 모사본을 다시 옮겨 그린 초본이다.

역대 왕들의 어진(임금의 초상화)은 궁궐 내 선원전 등에 모셔뒀다 종묘에서 제사가 열릴 때 이동시켜 건다. 조선 국왕들의 어진은 6.25전쟁 당시 피난길에 올라 부산국악원 창고로 옮겨 보관됐다. 그러나 1954년 12월 부산 용두산 화재로 소실됐다. 1만원권에 나오는 세종대왕 모습도 가상의 인물도다. 김기창 화백이 상상력을 동원해 그린 가상 어진이다.

그나마 남은 어진은 태조와 영조, 철종 등 손에 꼽을 정도다. 문화재청은 당시 공개한 세조어진초본에 대해 "세조의 모습을 알려주는 유일한 자료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임금의 용안을 묘사한 어진은 함부로 그리지 못한다. 궁중 최고의 화가들이 수염 한올까지 정성을 다해 그린다. 잘못 그렸다가는 목숨을 이어가지 못하는 게 기본이다.

공개된 세조의 얼굴은 '날카롭고 참혹한 이리의 상'과는 거리가 있다. 얼굴은 각진 곳 없이 둥글다. 눈과 코, 입도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다. 전체적인 인상은 마음씨 넉넉한 착한 품성이 엿보인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묘사되는 독하고 강한 느낌의 세조와는 전혀 딴판이다.

주변 지인 10명에게 그림을 주면서 관상 아닌 인상을 평가해 달라고 부탁해 봤다. 전문 관상가가 보는 시야보다는 일반인들이 느끼는 첫인상을 듣고 싶었다. 10명 가운데 8명은 '선하다. 착할 것 같다'는 인상평을 내놨다. 사진 속 인물이 '세조'라고 말하자 '이런 사람이 그렇게 독한 짓을 했을까'라는 반응이 돌아 왔다.

2명만이 다른 의견을 냈다. 한 명은 "전체적으로는 선하지만 그림일지라도 눈빛이 매섭고 무섭다"는 평을 했다. 다른 한 명은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고집이 세보이고 속에 품은 것이 많을 것 같다"며 "보스 기질이 넘쳐날 듯 보여 잘되면 카리스마 넘치는 조직의 최고 수장, 하다못해 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는 할 인상"이라고 평가했다.

◆백송은 재동을 지켜본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로 나와 맞이한 재동은 한산했다. 신종코로나감염증(코로나19) 이전에는 북촌으로 가는 초입길이라 그런지 중국인과 일본인 등 해외여행객으로 북적대던 곳이다. 하지만 평일 낮 재동은 한산함을 넘어 적막감마저 느껴진다.

북촌 한옥길로 방향을 튼 뒤 북악산 동편 자락에서 시원하게 뻗어내린 길을 150여m쯤 걸어 올라갔다. 현시대에서 재동의 대명사로 꼽히는 헌법재판소가 보인다.

재동은 조선왕조의 흐름을 바꿔버린 세조의 계유정난 이후 564년만에 다시 한국사의 변곡점을 맞이 했다. 2017년 3월 1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울린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다"라는 이 11글자로 한국사에는 또다른 변화가 찾아왔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헌법재판소 뒤뜰에 서 있는 600년 이상 수령으로 추정되는 백송 2020.07.02 fair77@newspim.com

헌법재판소 정문으로 들어갔다. 오른쪽으로 건물을 끼고 돌았다. 흰 옷을 입은 백송(하얀 소나무)이 쇠기둥에 몸을 받치고 두 갈래로 뻗어 있다. 나이는 600살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연기념물 8호다. 높이 17m·밑부분 둘레 3.82m, 줄기는 밑부분애서 75cm 정도의 높이에서 2개로 갈라져 자란다. 중국 베이징 부근이 원산지로 조선초기 사신들이 왕래하면서 가져다 심은 것으로 얄려져 있다.

600년 나이의 백송은 비록 몸은 쇠기둥에 의존했지만 당당한 위풍은 잃지 않았다. 560여년 전 밤에 벌어진 일을 생생히 지켜본 노백송(老白松)은 조선의 흥망성쇠와 대한민국의 탄생과 발전 등 풍파를 묵묵히 지켜봤을 것이다.

앞으로 재동에서는 또 어떤 역사가 파란만장하게 이어져 나갈까. 말없이 서 있는 늙은 백송의 대답이 듣고 싶었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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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Z플립8'에 주름 개선 신기술 뺐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화면 주름을 줄이기 위해 '플렉스 티타늄'을 도입했지만, 접힘부 굴곡과 단차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이어져 온 갤럭시 Z플립8은 제외됐다. 고급 기술을 상위 제품에 먼저 적용해 제품 간 차별화를 두는 전략은 기존에도 활용해 왔다. 다만 화면 주름 개선은 새로운 편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과 달리 폴더블폰의 기본 사용감과 완성도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선별 적용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폴드와 플립의 서로 다른 패널 구조와 접힘 방향, 별도 설계·내구성 시험, 양산 검증 과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작 기준 폴드7이 플립7보다 출고가가 약 89만원 높아 신기술 비용을 상대적으로 흡수하기 수월하다는 점에서 원가 부담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삼성 측은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 같은 폴더블이지만 구조는 달라 16일 업계에서는 플렉스 티타늄이 플립8에 적용되지 않은 이유로 폴드와 플립의 서로 다른 디스플레이 구조를 꼽고 있다. 플렉스 티타늄은 기존 부품의 소재만 바꾸는 기술이 아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아래에 티타늄 합금 필름을 넣고, 디스플레이 모듈을 받치는 플레이트에도 티타늄을 적용하는 새로운 적층 구조다. [AI 인포그래픽=김정인 기자] 티타늄 플레이트에는 화면을 반복해서 접고 펼칠 수 있도록 미세한 구멍을 촘촘하게 가공한다. 구멍의 크기와 간격, 배열은 패널이 접힐 때 받는 힘과 접힘 반경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 폴드는 화면을 세로 방향으로 접지만 플립은 가로 방향으로 접는다. 화면 크기와 비율, 접힘부위 길이, 힌지 구조와 내부 부품 배치도 서로 다르다. 폴드용으로 설계한 티타늄 플레이트와 미세 홀 구조를 단순히 줄여 플립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서는 플립에 같은 기술을 넣으려면 제품 형태에 맞춘 구조 설계와 내구성 시험, 양산 검증을 별도로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 플립형 제품에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라기보다 이번 세대에서는 폴드용 구조의 개발과 양산 적용이 먼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 원가보다 별도 설계·검증에 무게 플립8 미적용 배경으로 원가 부담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작 기준 갤럭시 Z폴드7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모델이 237만9300원으로, 148만5000원인 Z플립7보다 89만4300원 높았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폴드가 신기술 적용에 따른 부품비와 공정비 부담을 흡수하기 수월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삼성 측은 원가가 플렉스 티타늄 적용 모델을 가른 직접적인 배경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폴드7. [사진=뉴스핌DB] 수율도 변수로 꼽힌다. 새로운 적층 구조를 적용하려면 티타늄 필름과 플레이트, 접착층이 일정한 품질로 결합돼야 한다. 패널 크기와 접힘 방향이 달라지면 제조 공정과 검사 기준도 다시 맞춰야 한다. 업계에서는 폴드8에서 양산성과 내구성을 먼저 확인한 뒤 플립형 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생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차기 플립 모델의 적용 여부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판매 비중 커진 폴드에 우선 적용 폴드의 넓은 화면도 신기술 우선 적용 배경으로 꼽힌다. 폴드는 펼친 상태에서 영상과 문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화면 평탄도가 제품 완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접힘부위가 길고 디스플레이 면적도 넓어 화면 전체를 균일하게 받쳐주는 하부 지지 구조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강성이 높은 티타늄 합금 필름과 플레이트를 함께 적용해 화면 주름과 내구성, 제품 두께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폴드의 판매 비중이 커진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사전판매에서 갤럭시 Z폴드7과 Z플립7은 총 104만대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폴드7이 60%, 플립7이 4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폴더블폰을 처음 출시한 이후 국내 사전판매에서 폴드가 플립을 앞선 것은 처음이었다. 얇고 가벼워진 폴드7의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도 폴드8에 먼저 적용된 셈이다. ◆ 소비자 불만 남은 플립…차기 모델 주목 플립8이 신기술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해 온 문제를 고가 폴드 제품부터 개선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플립은 접었을 때 크기가 작고 휴대가 편리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끈 제품이다. 하지만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화면 중앙의 접힘부위가 평평하게 유지되지 않고 굴곡이 도드라진다는 불만이 이어져 왔다. 화면을 위아래로 넘길 때 손가락에 단차가 느껴지거나 접힌 부분이 살짝 솟아오른 듯한 이질감이 생기고, 밝은 곳에서는 접힘 자국이 더 선명하게 보여 사용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폴드8에서 플렉스 티타늄의 양산성과 실제 주름 개선 효과가 확인되면 플립형 제품에 맞춘 구조를 별도로 개발해 차기 제품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플립용 설계와 시험이 추가로 필요한 만큼 내년 출시 제품에 곧바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플립7. [사진=삼성전자] ◆ 폴더블로 확대되지 않은 프라이버시 기능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폴더블 라인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폴드8과 플립8 모두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지정한 상황에서 화면의 시야각을 좁혀 옆 사람에게 내용이 잘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민감한 정보를 다룰 때 화면 노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폴드는 화면을 펼쳐 문서나 메시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서 화면을 볼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가 폴더블의 대화면 활용성을 보완할 기능으로 꼽혔지만 이번 신제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해당 기술을 향후 폴더블 제품군까지 확대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차기 제품에서 적용 범위가 넓어질지 주목된다. kji01@newspim.com 2026-07-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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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통합' 4년제 사관학교 대전 자운대에 세운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방부가 16일 '국방교육 대개혁'을 표방하며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 일대에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래 안보환경 변화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 각 군 사관학교를 "최고 수준의 첨단 통합 사관학교"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이번 계획을 "국방교육 대개혁의 첫걸음이자, 사관학교 교육체계 전반을 재설계하는 도약적 혁신"이라고 규정했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지난 2월 20일 오전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6.07.16 gomsi@newspim.com 국방부는 문제 인식의 출발점으로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규정하며, "각 군 사관학교 병립 체계가 자원 중복과 분산투자를 초래하는 구조적 비효율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행 육·해·공군 사관학교는 각각 약 700~1000명 규모로 일반 종합대학 단과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총 2900여 명의 생도를 양성하기 위해 3명의 3성 장군을 포함한 7명의 장성, 약 3000여 명의 지원 인력을 유지하고 있어 "규모 대비 지휘·지원 구조가 비대하다"는 것이 국방부 판단이다. 국방부는 또한 "전쟁 양상이 지·해·공을 넘어 우주, 사이버, 전자기스펙트럼 등 '다영역 통제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로 급변하고 있는데도, 사관학교 교육체계는 여전히 군종별로 분절된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출범할 국군사관학교는 대전 자운대 지역에 통합 신설되며, 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원자력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이 밀집한 과학기술 클러스터와 연계된 '스마트캠퍼스'로 설계된다. 국군사관학교 예상 조감도. [그래픽=국방부 제공] 2026.07.16 gomsi@newspim.com 국방부는 "분산·노후화된 기존 육·해·공군 사관학교 시설을 하나로 모아 과감한 집중투자를 단행,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 세계 최고 수준의 통합 교육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과정은 우주·사이버·전자기스펙트럼을 포함한 AI 기반 전영역 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각 군 특성화 교육과,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 장병을 주도할 수 있는 국제 감각·소양 함양 과정으로 재설계된다. 국방부는 "현재 약 24% 수준인 사관학교 민간교수 비율을 점차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국립대학 수준 처우를 보장해 최고 석학이 장교 양성 일선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국군사관학교를 중심으로 간호사관학교, 첨단사관학교, 학군·학사장교 과정 등 다양한 교육 코스를 수용하는 '국방교육 허브'로 장기 발전시키고, 상징성이 큰 기존 사관학교 시설과 기념공간은 보존·활용 방안을 병행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주역을 길러내는 세계적 수준 첨단 사관학교로 도약하겠다"며 "국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열린 절차로 국방교육 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gomsi@newspim.com 2026-07-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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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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