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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원한남 소송 날선 공방戰…"사업자 말소 합법" vs "일방적 계약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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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들, 조기분양에 급전 마련 '막막'…종부세 폭탄 위험도
디에스한남, 종부세 부담에 임대사업자 말소…'2년간 적자'도
임대사업자 말소 '합법' 인정될 수도…"2년 적자 기준일 없어"
"사업자, 분양시점 조정가능" 문구 없으면 입주자 힘 실릴 수도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국내 최고가 임대아파트 '나인원한남'을 둘러싼 소송전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시행사 측인 디에스한남의 임대사업자 말소가 합법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임차인 입장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도 있다. 디에스한남이 '분양시점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임차인에게 사전에 인지시키지 않았다면 '일방적 계약위반'이라고 볼 여지도 있어서다. 

나인원한남 조감도 [사진=디에스한남]

◆ 입주민들, 조기분양에 급전 마련 '막막'…종부세 폭탄 위험도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나인원한남 입주민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디에스한남과 용산구를 상대로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디에스한남은 대신증권의 손자회사며 대신F&I의 100% 자회사다.

비대위는 법원에 디에스한남을 상대로 '분양전환 중지 가처분'을 제기했다. 또한 용산구 상대로는 '등록말소처분취소 소송'을 걸었다.

나인원한남 입주민들이 이처럼 법적 대응에 나선 이유는 디에스한남이 입주민들 동의 없이 분양전환 시점을 내년 3월로 앞당겼기 때문이다.

디에스한남은 원래 나인원한남을 4년간 임대한 다음 임대기간이 끝나면 주변 시세에 맞춰 분양할 계획이었다. 나인원한남이 작년 11월 입주했으니 예정 분양전환 시점은 2023년 11월이다.

하지만 디에스한남은 지난 8월 단기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하고 내년 3월 조기 분양전환을 하기로 결정했다. 입주민들 입장에서는 내년 3월까지 갑자기 분양전환 대금을 마련하기 어렵다.

나인원한남 분양가는 평형에 따라 42억~90억원으로 추정된다. 임대보증금이 평형별로 33억~48억원인데 이를 동원해도 10억원 이상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급전을 마련해 분양을 받는다고 해도 종부세 문제가 생긴다. 내년부터 조정대상지역에 집이 2채 이상인 다주택자들은 종부세율이 최대 6%로 높아진다. 기존 1주택자들이 나인원한남을 분양받으면 다주택자가 돼서 내년 종부세 폭탄을 맞게 되는 것.

그렇다고 기존 집을 팔자니 당장 살 곳을 마련하기 어렵다. 또한 빨리 팔기 위해 집값을 낮추면 재산상 손실도 발생한다.

◆ 디에스한남, 종부세 부담에 임대사업자 말소…'2년간 적자'도

디에스한남이 갑작스레 분양을 앞당긴 것은 정부의 부동산정책 때문이다. 당초 디에스한남은 지난 2017년 나인원한남을 역대 최고 분양가인 3.3㎡(평)당 6360만원에 분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가구수가 341가구로 30가구 이상이어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했다.

당시 HUG는 "나인원한남 분양가가 너무 높아서 주변 집값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분양가를 4000만원대로 낮추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디에스한남은 HUG와 분양가 관련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일정이 지연됐다.

결국 디에스한남은 HUG 요구대로 분양가를 낮춰 일반분양하는 대신 '임대 후 분양'이라는 '꼼수'를 쓰기로 했다. 4년간 임대한 다음 임대기간이 끝나면 주변 시세에 맞춰 분양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 결과 '임대사업자 말소'와 '종부세 폭탄'이라는 문제를 맞닥뜨리게 됐다. 

정부는 지난 7·10 대책에서 민간임대주택특별법을 개정해 단기임대(4년)를 폐지하고, 법인 종부세율을 최고 6%로 일괄 인상했다. 법인이 소유한 주택에는 종부세 기본공제(6억원)도 폐지했다.

이에 따라 디에스한남은 종부세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업계에서는 디에스한남이 내야 할 보유세가 올해 450억원, 내년엔 7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디에스한남은 임대사업을 계속하면 세금 부담이 너무 커지기 때문에 단기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하고 나인원한남을 조기분양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임차인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디에스한남이 '4년 임대 후 분양'이라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어겨 주거 불안과 금전적 피해를 겪게 됐다"며 법원에 분양전환 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분양전환과 관련한 일체의 행위 및 절차를 중지해 달라는 요청이다.

비대위는 용산구를 상대로 '등록말소처분취소 소송'도 제기했다. 디에스한남의 임대사업자 말소에 법적 문제가 있는데,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가 이를 처리했기 때문이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3조 4항에 따르면 사업자는 부도, 파산, 그 밖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제적 사정 등으로 임대를 계속할 수 없는 경우 임대의무기간 도중 말소할 수 있다.

또한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제적 사정'이란 ▲2년 연속 적자가 발생한 경우 ▲2년 연속 부(負)의 영업현금흐름이 발생한 경우 등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디에스한남은 지난 2018년과 작년에 각각 144억원, 48억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했다. 2년 연속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비대위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KHL은 "2년간 적자가 났는지를 판단하려면 2018~2019년이 아니라 입주가 이뤄진 작년 11월부터 내년 11월까지 2년을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 임대사업자 말소 '합법' 인정될 수도…"2년 적자 기준일 없어"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입주민들의 손을 들어줄지 불투명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디에스한남의 임대사업자 말소가 합법이라는 사실을 인정받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임대등록시스템 '렌트홈'에는 관련된 내용이 있다. 렌트홈 홈페이지의 '자주묻는 질문'에는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기 이전에 적자가 발생했고, 등록 이후 약 5개월을 포함해서 2년의 적자가 발생한 사실을 입증한 경우 양도가 가능한지"를 묻는 질문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렌트홈은 "민간임대주택특별법에서는 (임대사업자가) 2년간 적자가 발생한 경우 양도를 허용하고 있다"며 "다만 2년의 적자 기준일은 별도 규정한 바 없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임대사업자 말소 관련 답변내용 [자료=렌트홈 홈페이지 캡처] 2020.12.11 sungsoo@newspim.com

렌트홈 홈페이지 하단에는 저작권(copyright)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있다고 나온다. 이처럼 적자 기준일에 별도 규정이 없다면 디에스한남의 임대사업자 말소는 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렌트홈 홈페이지에는 이같은 내용을 쉽게 검색해볼 수 있다"며 "사업자 측에서 해당 질의회신을 재판부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법무법인 KHL의 주장대로 디에스한남의 2년 적자 기간을 내년 11월까지로 늘려도 적자 기준을 충족할 가능성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디에스한남은 임대기간(2020~2023년) 동안 영업적자가 불가피하다. 이 기간의 임대료 수입은 연간 약 50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완공된 건물에 대한 감가상각비(연간 약 180억원), 제세공과금(연간 약 200억원), 후순위 대출금 이자(연간 128억원) 등 500억원을 웃도는 고정비용이 발생한다.

홍준표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나인원한남 사업 부문은 오는 2023년까지 영업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사업방식을 일반분양에서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함에 따라, 개발사업이 장기화돼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 "사업자, 분양시점 조정가능" 문구 없으면 입주자 힘 실릴 수도

다만 법원이 디에스한남 쪽 손을 들어줄 것으로 단언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디에스한남이 '분양시점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계약서에 적어서 임차인에게 인지시켰느냐를 놓고 법적 다툼이 벌어질 수 있어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계약서상에 '4년 임대후 분양'이라고 명시돼 있고, 분양시점을 사업자가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있지 않다면 디에스한남 측이 엄연히 계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 경우 임차인이 억울하다는 쪽에 힘이 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디에스한남이 '임대 후 분양' 방식을 쓰는 것이 당시 법령이나 절차상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그 당시에는 아파트 가격이 이렇게 폭등할 것임을 사업자가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당시 기준으로 절차상 흠결이 없다면 사업자 귀책사유라고 볼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측은 디에스한남이 입주자들과 임대차 계약한 기간이 4년이 아니라 2년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계약서에는 최초 계약기간이 4년이 아니라 2년으로 돼 있다"며 "당시 의무 임대기간이 4년이었기 때문에 입주자들이 4년을 살고 분양을 받는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3월 조기분양을 해도 기존 입주자들은 계약기간이 끝날 때까지 거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변호사는 "법원의 판단이 렌트홈의 답변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결과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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