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인터뷰] ①태영호 "尹 당선 되면 물리적 충돌? 北, 진보정권 때 핵 완성"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지난 27일 뉴스핌 인터뷰서 대북정책 진단
"선제타격, 최후수단 당연...논쟁 비상식적"
"윤석열의 직설화법, 김정은과 잘 통할 것"

[서울=뉴스핌] 이지율 송기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말한 '선제타격론'은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상식적인 발언이다. 윤 후보가 이같이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게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경거망동하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2016년 망명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7일 뉴스핌과 가진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주장한 대북 선제타격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태 의원은 "윤 후보가 뜬금없이 갑자기 선제타격 하겠다는 게 아니라 북한이 핵으로 우리를 공격하려는 게 감지됐을 때 하겠다는 것"이라며 "현재 우리 정부의 킬 체인(Kill Chain)이 이런 기조에 기초하고 있고 우리 국방부의 북핵에 대한 개념 자체가 응용 개념이기 때문에 이건 대단히 상식적인 선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지난 1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가정해 "'3축 체계'의 제일 앞에 있는 킬 체인이라고 하는 선제타격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3축 체계란 북한에 대한 한국군 대응체계를 말한다. 1축이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타격하는 킬 체인이고 2축이 북한이 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 3축이 '대량 응징보복'이다.

윤 후보가 언급한 킬 체인이란 북한이 핵미사일 등을 발사하기 전에 한·미의 정찰위성과 정찰기가 위협을 탐지하고 식별한 정보를 바탕으로 3분 내 타격을 명령한 다음, 25분 내에 목표물을 타격하는 개념이다.

여권에서는 즉각 "군사적 교본에 속하는 대북 선제타격론을 정치인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말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태 의원은 이같은 지적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이 말이 나오자마자 전쟁광이라는 얘기를 했는데 전문가나 여권이나 지금 핵심을 짚지 못 하고 있다"며 "선제타격을 논하기 전에 전쟁과 평화라는 개념을 명백히 정해놓고 논쟁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령 북한이 핵으로 우리를 공격하려고 한다는 징후가 발견됐을 때는 평화 상태가 아니다. 이미 전쟁이 일어난 상태"라며 "우리가 결심해서 북한을 선제적으로 제압하겠다고 할 때는 전쟁상황에서 하는 얘기지 전쟁 위험을 고취하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2022.01.27 leehs@newspim.com

◆ "선제타격, 최후 수단으로 당연한 것...논쟁은 비상식적"

태 의원은 선제타격 요건으로 '절박성'과 '메시지', 최후 수단으로서의 '명분' 세 가지를 들었다. 

그는 "우리는 현실적으로 대량 살인 무기가 없다"며 "북한이 핵으로 우리를 공격할 때 다른 수단이 없기 때문에 무작정 선제 공격이 나쁜 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최후의 수단이고 이 수단을 쓰지 않으면 결국은 우리는 윤 후보가 말한 것처럼 북한의 마하10과 같은 미사일이 1분 안에 도착해 핵이 터지면 우리는 다 죽는다"며 "최소의 수단으로서 선제타격은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태 의원은 "이건 우리 국방부 군대가 유지하고 있는 개념이기 때문에 우리가 유지해야 하는데 자꾸 상식적인 일을 갖고 마치 평화적인 상태에서 우리가 먼저 가만히 있는 북한을 때려서 평화를 파괴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며 "그건 전쟁과 평화라는 개념을 아주 모호하게 하는 비상식적인 논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전쟁을 할 때 시작부터 핵무기를 쓰지는 않을 것"이라며 "재래식 전쟁을 하다 상황 변화가 없을 때 최후의 수단으로서 북한도 핵을 쓸 거기 때문에 우리도 상식적으로 선제공격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치인이, 특히 대선 후보가 실제 선제타격을 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윤 후보는 대통령이 아니라 후보 입장에서 말한 것"이라며 "북한은 군 통수권자들이 계속 선제타격을 얘기하는데 우리는 아직 통수권자도 아닌 후보자가 상식적으로 이야기한 걸 갖고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비판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실제 윤 후보가 선제타격으로 요건으로 언급한 킬체인은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에서도 구축해왔다.

태 의원은 '우리 군이 선제타격이 가능한 역량을 갖추고 있냐'는 물음엔 "독자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우리한테는 정찰 자산이 없기 때문에 항상 미국과의 정보 공유를 통해 미사일의 정보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독자적인 선제 제압은 아직 먼 길을 가야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2022.01.27 leehs@newspim.com

◆ "尹 당선 시 물리적 충돌? 北, 진보 정권 때 핵 완성"

태 의원은 윤 후보의 강력한 대북정책 기조로 인해 정권교체 후 물리적 충돌을 걱정하는 여론에 대해선 "그거야말로 전쟁 위험을 고취시키거나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프레임"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 70년 간 한반도 전쟁이 일어날 것 같으면서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한미동맹, 주한미군이 있는 한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선제적으로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다. 뻔한 사실 앞에서도 이렇게 전쟁을 말하는 건 대단히 잘못된 선동"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보수정권보다 진보정권 때 북한의 도발이 잦았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할 때 솔직히 놀랐다"며 "그때 '김여정이 진짜 폭파하겠냐'고 기자들이 물었을 때 '설마'라고 했던 사람이 나였다"고 했다.

그는 "왜 북한이 문재인 정권에선 과감할지 생각해봤는데 현 집권 세력이 북한 앞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때로는 '이러면 안 된다'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구체적으로 "보수 정권에 올라가면 북한의 핵무기가 고도화되고 남북 간 안보 상황이 더 악화된다고 생각하는데 팩트가 아니다"라며 "북한의 첫 핵실험을 노무현 정권 때 했고 북한의 핵 완성 선포도 문재인 정부 때였다. 북한이 왜 이렇게 핵무력, 군사력 강화의 큰 변곡점을 진보 정권 때로 선택하느냐를 우리가 잘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수 정권 때는 북한이 핵 실험을 하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하면 보수 정권이 어떻게 할 거라 그림이 딱 온다. 개성공단 철수나 금강산 관광 중단이나, UN 안전보장이사회에 가서 우리 정부가 먼저 북한의 핵실험을 성토한다든지 하는 그림이 딱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보 정권에서는 북한 핵실험을 해도 한국 정부는 계속 평화 유지에 우선권을 두면서 국제적인 대북 제재 흐름을 선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은 지속적으로 자기 계획에 따라 핵과 미사일을 계속 해왔는데 이 시점을 결정할 때 진보 정권이 있을 때를 편안하다고 생각하고 과감히 지르는 거다. 상당히 전략적인 방법으로, (북한의) 여러 변곡점을 만들 때를 보면 진보 정권 때가 딱딱 맞는다"고 주장했다.

태 의원은 "청와대는 지금도 '유감'이라는 표현만 쓴다. 그 앞에 부사만 바꿔 쓴다"며 "이건 아니다.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얘기해야 한다. 윗층에서 층간소음을 내는데 밑에서 올라가서 문 두드리며 그러지말라고 말을 해야지, 한 달에 여섯번이나 미사일을 쏘는데 우리가 대응을 이것밖에 못하는지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2022.01.27 leehs@newspim.com

◆ "尹, 직설화법으로 김정은과 잘 통해...비핵화 명백히 말할 것"

태 의원은 윤 후보가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선 "합의라는건 지키자고 있는 게 합의"라며 "지키지 못 하는 합의는 종잇장에 불과하다"고 찬동했다.

그는 "윤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과 대화를 통해 9·19 남북군사합의서의 진정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북한이 이를 지키지 않으면 우리만 여기에 얽매여 있을 필요는 없다"며 "합의는 신뢰와 이행의 약속이기 때문에 이를 전제로 하는 거다. 남북한 역사를 돌아보면 합의서가 엄청 많은데 지켜진 게 과연 얼마나 되냐"고 반문했다.

그는 윤 후보의 당선 이후 김 위원장과의 협상 그림을 묻는 질문엔 "윤 후보를 몇 번 만나봤는데 화법이 대단히 직설적이고 모든 문제를 솔직히 이야기한다"며 "정치인들은 유불리를 계산하기 때문에 같은 메시지를 보내도 에둘러 이야기하거나 모호성을 유지하는데 윤 후보는 검사 출산이라 모든 메시지 전달이나 자기 의사 표현이 직설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차후 정상회담을 하면 오히려 윤 후보 같이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오픈하는 게 더 말이 통할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회담과 9월 평양 방문 이후 우리 국민에게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말하는 걸 보고 대단히 궁금했다. 진짜 문 대통령이 김정은이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생각해서 말하는 건지 정치적으로 김정은과 뭘 이루려고 그러는 건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도 문 대통령이 진짜 나한테 속아넘어간건가, 아니면 속는 것 처럼 하는 건가하고 궁금했을 것"이라며 "윤 후보는 김정은한테 '핵을 포기하면 도와줄게, 핵을 포기하지 않고 그 정도로는 믿을 수 없다'고 명백히 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jool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