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클로즈업] "늦어서 죄송합니다"...안철수, 정권교체 위해 모든 것 내려놓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국민통합정부'
반목·대립 끝내고 3일 오전 단일화 선언
"더 많은 국민의 삶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단일화 기자회견이 남긴 어록은 단연 "국민 여러분, 늦어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었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 좋은 정권 교체'를 위해 뜻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지난해 11월 1일 세번째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123일만에 야권 단일화를 선언했다. 

두 사람이 함께 만들고자 하는 정부는 미래지향적이며 개혁적인 '국민통합정부'다. 국민통합정부를 통해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승자독식, 분열의 정치를 넘어 모든 국정운영을 정상화하겠다는 포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3.03 kilroy023@newspim.com

안 후보는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제 결심에 실망한 분이 많이 계시리라 생각한다"면서 "제3당으로 계속 존속하면서 열심히 투쟁하길 원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분들께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그분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반드시 대한민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드는 실행력을 증명해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국민의힘 인사들과의 숱한 반목, 대립 끝에 윤 후보와 단일화를 이뤄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협상 일지 공개 등 단일화 논의 과정을 둘러싼 '폭로전'이 전개돼 두 사람의 연대 가능성은 멀어졌던 상황이다. 

그동안 안 후보는 "거대 양당이 정권교체가 아닌 적폐교대를 한다"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공세를 지속했다. '안일화(안철수로 단일화)'를 내세우며 자신을 중심으로 한 연대가 아니면 대선 완주를 하겠다는 의지도 보여왔다. 윤 후보 측이 여론조사 국민경선 제안에 명확히 답을 내놓지 않은 데 대한 불쾌감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날 안 후보는 국회에서 단일화 공동선언문을 낭독하며 "오늘의 선언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늦은 만큼 쉬지 않고 끝까지 확실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낮 12시30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후부터는 안철수 '후보'에서 안철수 '대표'로 다시 돌아와 "우리나라를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겠다"는 대의를 따르게 됐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3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옆을 지나가고 있다. 2022.03.02 photo@newspim.com

안 후보는 전날 TV토론에 국민의힘의 상징 색인 '빨강'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이를 두고 안 후보가 단일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성의를 보여준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공동선언문 초안 역시 국민의당 측에서 먼저 작성했다.

두 사람의 회동 일정은 전날 오후 8시 열린 TV토론 전부터 조율이 돼 토론 직후 확정됐다. 회동 장소는 두 사람이 모두 잘 아는 장제원 의원의 매형 집이었다. 

윤 후보는 지난달 27일 "안 후보로부터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며 협상 일지를 공개한 바 있다. 이후 사흘 만에 단일화가 극적 성사된 것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3월 9일 대선이 끝난 이후 신속하게 합당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윤 후보는 기자회견 후 취재진을 만나 단일화 성사 소회를 "안 후보를 그전에 뵙고 여러 차례 만나고 했으면 서로가 훨씬 더 상대방을 더 잘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 아쉬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안 후보도 "그때 이후로 많은 고민과 많은 분의 말씀을 들었다"며 "저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제 몸을 던져가며 우리나라를 좀 더 좋은 대한민국으로 바꾸고자 정권교체에 몸을 바친 사람이다. 제 개인적인 어떠한 손해가 나더라도 그 대의를 따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당장 눈앞의 대선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안 후보는 당원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이 같이 말하고 "저와 함께 거친 광야에서 꿈꾸고 노래했던 우리 일당백 당원동지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길고 고통스런 고뇌 끝에 결단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민주화 이후 10년 주기로 정권이 교체됐지만, 어떤 정권도 나라를 망치고 국민을 실망시키면 5년 만에 교체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도 우리 민주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정권교체를 통해 정부의 역할과 권능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많은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3일 새벽 후보 단일화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소통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입장하고있다. 2022.03.03 leehs@newspim.com

두 후보의 단일화는 사전투표를 불과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정치권에서는 당초 후보 등록 기간이었던 지난 지난달 13~14일을 야권 후보 단일화 '1차 마지노선'으로 봤다. 이어 투표용지 인쇄일이었던 지난달 28일의 하루 전인 27일이 단일화 '2차 마지노선'으로 거론됐다. 결국 세번째 마지노선이자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이날이 야권 단일화 성사일이 됐다. 

국민의힘은 투표 용지 인쇄 전까지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음에 따라 "단일화를 계속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끈을 놓지 않겠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국민의힘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왔다. 당내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마침내 두 사람의 단일화가 성사된 데 대해 "신뢰를 갖고 합당 절차에 돌입하면 선거 후 일주일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 열망이 높고, 그걸 위해서 정권교체란 대의 하에 하나로 뭉친 모습이 국민들께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뤄주실 수 있는 힘으로 작용될 거라 본다"고 진단했다.

합당을 마친 국민의힘이 중도층, 호남으로 외연을 확장하며 '전국 정당화'에 한발 가까이 갈 수 있단 기대감도 높아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두 사람이 단일화에 전격 합의한 것과 관련해 "안철수가 달라진 듯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안철수가 달라진 듯하다. 좋은 말로 하면 성숙해진 것이고 나쁜 말로 하면 노회해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아무튼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에서 좀 더 온건하고 합리적인 보수로 변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한편 안 후보는 후보 사퇴, 합당 후 자신의 역할론에 대해 "제가 꼭 하고 싶은 일 중 하나는 지금 현재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인 정당, 중도적 정당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라면서 "그래야만 국민의힘이 더 많은 지지층을 확보하는 대중 정당이 될 수 있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우선은 국민의힘을 보다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정당을 만드는 일에 공헌하고 싶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ime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