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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OUT]⑩ "LTV 올리고 이자 내리고"...부동산 규제 푸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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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관련 산업 中 GDP 기여도 30% 육박
경기 하방 압력 가중에 '부동산 부양' 카드
규제 완화 효과 가시화는 '아직'

[편집자] 정부가 바뀔때마다 규제 개혁을 외친다. 윤석열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체감되는 규제 완화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매 정부의 규제 개혁은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한 이유는 있다. 국회, 정부 등 규제를 만들고 규제를 실행하는 쪽의 주도권이 세서다. 이래서는 제대로된 규제 개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경제계 전문가들은 개혁의 결정을 정치인이나 관료에게 주면 안된다고도 한다. 규제를 당하는 쪽에서 개혁을 주도해야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규제를 개혁하자는 것은 기업 등 민간의 투자 시계를 제대로 돌리자는 것이다. 투자의 걸림돌을 없애야 일자리도 창출되고 경제 활력도 기대할 수 있다. 공염불에 그친 역대 정부와는 달리 윤석열 정부의 규제 개혁은 성공할 수 있을까.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이 부동산 문제로 애를 먹고 있다. 치솟는 집값을 원망하는 목소리가 커져 부동산 투기 열풍 진화에 나섰더니, 이제는 침체기에 빠진 부동산 시장이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부랴부랴 규제 완화로 돌아섰지만 잔뜩 움츠러든 시장이 다시금 활기를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광둥성 선전시 부동산 건설 현장. 2021년 12월 뉴스핌 촬영. 2022.06.01 chk@newspim.com

◆ 중앙이 '끌고' 지방이 '밀고', 부동산 규제 완화 본격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업계 규제 완화 시그널을 내보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중국 경제가 수요 위축·공급 충격·기대 약화의 '3중고'에 직면하면서 경기 부양 효과가 큰 부동산 카드를 꺼내들었다. '경제 안정화'에 방점을 찍고 부동산 시장의 '건강하고 장기적 발전'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中央經濟工作會議)에서는 "'집은 주거용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는 이른바 '팡주부차오(房住不炒)' 기조를 유지하되 시장의 합리적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면서 "부동산 경제의 선순환 발전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강조됐다. 전년도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볼 수 없던 '부동산의 건강한 발전'이 언급됨으로써 시장에서는 부동산 규제 강도가 느슨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급격히 대두했다.

[규제 OUT] 글싣는 순서

1. SK공장 인가에만 3년 '하세월' 
2. '에어택시' 타는 날이 오긴 올까요?
3. 약은 왜 배달이 안되나요?
4. "누구를 위해서 마트 문 닫나"
5. "전기차 타고 싶어도 충전소가 없어요"
6. P2E 게임, 블록체인 신기술인데…국내선 '불법'
7. 신산업 울린 '타다 금지법'
8. "을(乙)은 성역?" 과도한 건설하도급 규제
9. 반도체 기업 유치 위한 美 주·지방정부의 파격 혜택
10. "LTV 올리고 이자 내리고"...부동산 규제 푸는 중국
11. 전문가들 "노동개혁 없이 경제성장·일자리 창출 없다"
12.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 "규제개혁 주도권 민간에 줘라"

실제로 이후 열린 중앙 정부 지도부 회의 때마다 부동산 시장의 건강한 발전이 거듭 강조됐고 각 지방 정부들도 속속 부동산 규제 완화에 나섰다.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있은 직후인 올해 초 산둥(山東)성 허쩌(菏澤)를 시작으로 충칭(重慶)·장시(江西)성 간저우(贛州) 등 주요 은행들이 첫 주택 구매자에게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종전의 70%에서 80%까지 높였다.

부동산 대출 총량 규제 시행에 따라 다수 지역의 LTV가 70% 이하로 유지돼 왔던 가운데 허쩌 등이 LTV를 상향 조정한 것을 두고 업계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수준이 심한 지역이 LTV를 조정하는 것을 중앙 당국이 허용한 것이라면서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기대감이 더욱 힘을 얻었다.

올해 4월 말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는 '투기를 유발하지 않되 각 지역이 현지 사정에 맞게 부동산 정책을 완비할 것'과 '실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분양 자금에 대한 감독을 완화할 것', '주택 시장의 수요·공급을 안정시키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할 것'이 언급됐다.

이후 보름여 뒤인 5월 15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가 '주택 신용대출 정책 차별화 조정에 관한 통지(이하 통지)'를 발표했다.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한선을 20bp(1bp=0.01%) 인하한다는 내용이 해당 '통지'의 골자였다.

인민은행은 이어 같은 달 20일 5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4.45%로 0.15% 포인트 낮췄다. 5년물 LPR은 장기 부동산 담보대출 등에 대한 사실상의 기준금리로서, 이자 부담이 줄어든 만큼 소비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부동산을 매입,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중앙 당국 방침에 호응에 각 지방들이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중국 부동산 중개 플랫폼 베이커(貝殼)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103개 중점 도시의 지난 6월 생애 첫 주택 구매 부동산담보대출금리는 4.42%로, 2주택 구매대출금리는 5.09%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각각 49bp, 23bp(1bp=0.01%) 낮아진 것으로 2019년래 최저치다.

이밖에도 저장(浙江)성 취저우(衢州)시가 주택 구매 제한 및 판매 제한 조치를 폐지했고, 뒤를 이어 허베이 친황다오(秦皇島)도 2017년 4월부터 시행해 온 주택 구매 제한 정책을 없앴다. 쑤저우(蘇州)시는 다른 지역 출생자도 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하얼빈(哈爾濱)시는 매수 3년 이내 신규 주택의 매도 금지 조치를 철회했다.

중국 부동산시장연구기관 중위안부동산(中原地產)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0여 개 도시에서 460여 차례에 걸쳐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다 기록이다. 

구매 제한 폐지·LTV 인상·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등 수요 측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 다수 등장한 가운데 특히 주택공적금 대출 한도를 상향 조정한 도시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 부동산 시장 침체 직격탄 된 '3개 레드라인'도 부분적 완화 

[사진=바이두(百度)]

중국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인 '팡주부차오'는 2016년 말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처음 등장했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겠다는 일종의 경고 메시지였다.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하면서 중국 부동산 시장 역시 호황을 누렸고, 그 결과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 집값은 지난 십여년간 연평균 10%씩 올랐다. 빠르게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투기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며 부동산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긴 것은 물론 부동산 업체들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아파트 등 건설에 열을 올렸다.

결국 부동산 업계의 부채 리스크가 불거졌다. 모간스탠리는 중국 부동산업계 총 부채액이 18조 4000억 위안(약 3579조 9700억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GDP의 약 18%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폭등한 집값이 사회 안정을 저해한다는 우려도 커졌다. 투기성 거래가 횡행할 수록 빈부 격차가 벌어지면서 민심이 이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지난해 8월 열린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공동부유' 실현을 강조한 이후부터는 부동산 시장 규제 고삐에 더욱 힘이 들어갔다. 투기성 거래를 억제하기 위해 구매자의 부동산 매매 기준을 강화함과 동시에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부동산 업체의 차입 비율을 엄격하게 관리했다. 

부동산 업계 '3개 레드라인'은 그 즈음 등장한 것이다. 3개 레드라인이란 부동산 개발 기업의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율이 70%를 넘어서는 안 되고 △순부채율이 100%를 넘어서면 안 되며 △유동부채가 현금성 자산보다 배 이상 많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가리킨다.

3개 레드라인은 부동산 업계에 직격탄이 됐다.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돈줄'이 마르면서 채무상환에 빨간불이 켜졌고 결국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인 헝다(恒大)가 무너지면서 공급과 수요 측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그러나 부동산은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이다. 부동산 산업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기준 6.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건축에 더해 가구·인테리어 등을 포함할 경우 부동산 관련 산업 부문의 경제 기여도는 30%까지 높아진다. 토지 판매수입은 지방 정부의 주요 재정 수입원 중 하나기도 하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 경제 성장이 그만큼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헝다 사태 이후 투자와 소비 모두 급감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자 중국 당국은 부분적으로 3개 레드라인을 적용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했다. 

지난해 말 인민은행과 은보감회가 우량 부동산 기업의 부실자산 인수와 금융기관의 관련 융자 서비스를 장려한다는 통지를 발표한 뒤 올해 1월부터는 제3의 기업이 부동산 부실 자산을 인수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3개 레드라인을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는 국유기업들이 헝다 등 대형 부동산 기업의 부실 프로젝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인수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게 될 경우 부동산 기업들의 이자 부담 완화 및 부동산 실수요자들의 주택 구매 심리 회복을 바탕으로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다만 연초부터 계속된 전방위적 규제 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다. 헝다 사태를 지켜보며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소득 감소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한 것이 부동산 구매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2022.07.05 hongwoori84@newspim.com

데이터로도 위축된 구매 심리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의 6월 부동산 거래면적은 전월보다는 급증했지만 작년 같은 달 대비로는 감소했다. 중즈연구원(中指研究院) 자료에 따르면 상하이·베이징·선전·광저우 1선 4대 도시의 6월 부동산 거래면적은 전월 대비 122.1%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1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부동산 거래면적이 전월 대비 증가한 것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 등 주요 도시가 봉쇄되며 4, 5월 급감했던 데 따른 일시적인 기저효과라는 지적도 상당하다. 

광둥(廣東)성 부동산정책연구센터 리위자(李宇嘉) 수석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규제 완화가 아니라 주민들의 기대와 신뢰가 무너졌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궈진(國金)증권 두민하오(杜旻昊) 부동산 전문 애널리스트는 "2014~2016년의 규제 완화 시기 상황을 봤을 때 정부 정책 시행 후 시장 판매가 늘어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며 "8월부터 중국 전국 분양주택 판매액의 동기 대비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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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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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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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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