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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쇼크] ②영국 파운드화 급락 이유와 향후 전망...투자 기회는(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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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감세안이 파운드화 급락 부추겨
"감세로 인플레 잡겠다"던 트러스 '사면초가'
46년 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 받을 수도
극적 U턴으로 BOE 금리 인상 폭 달라질까
파운드 환율 전망과 ETF 통한 투자 기회

이 기사는 10월 18일 오후 4시02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김현영 기자 = 영국 파운드화의 미국 달러화 대비 가치는 현지시간으로 10월 18일 현재 1파운드당 1.13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23일 영국 정부가 '대책 없는' 감세 정책을 내놓은 여파로 26일 1.0327달러까지 내려 사상 최저치를 경신한 데서 회복하는 모습이다.

올해 파운드화 약세는 기본적으로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결과다. 여기에 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엇박자 속에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브렉시트(Brexit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된 2016년 6월 약 8% 하락 이후 가장 큰 낙폭으로 떨어졌다.

[채권 쇼크] 글싣는 순서

1. 영국 '금리 쇼크' 일단락됐나...남은 불씨와 교훈은
2. 영국 파운드화 급락 이유와 향후 전망...투자 기회는
3. '영국은 예고편' 지구촌 금융시스템 살얼음판
4. 위기가 기회, 2023년 채권시장 '황소장' 온다
5. 日 YCC '마침표' 지구촌 채권시장 태풍의 눈

여기서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취임 이후 국채 금리 급등 속 파운드화 급락 배경을 진단하고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아울러 영국 자산 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 방안도 정리해 본다.

영국 파운드화 동전과 하향 그래프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세수 마련 대책 없는 감세안에 외환시장 출렁

지난달 취임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새로운 세금 정책은 국채 시장뿐만 아니라 외환 시장 쇼크에도 도화선이 됐다. 트러스 내각의 쿼지 콰텡 전 재무장관은 9월23일 하원에서 소득세와 법인세 인하 등을 통해 2027년까지 연 450억파운드를 감세한다는 '미니 예산안'을 발표했다. 결과적으로 감세를 통한 경기 부양 의지는 영국에 상처만 남겼다.

1972년 이후 반세기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 정책이 공개됐고, 영국 정부의 부채 규모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 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적으로 금리 인상이 한창인 시기에 영국 정부가 빚을 내서 세금을 깎아준다고? 시장은 자금 조달 방안이 없는 감세 정책이 영국의 부채 수준을 높이고, 이는 재정 악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가 가뜩이나 높은 인플레이션을 한층 심화시킬 것이란 불안감도 확산됐다. 영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자국이 발행하는 화폐로 채권을 발행한다. 신흥국처럼 채무 불이행에 빠질 우려는 없지만, 화폐를 발행해 국채를 상환하게 되면 인플레가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 국채 일드커브 [자료=레피니티브 데이터스트림/로이터]

채권 시장에서 영국 국채인 길트채 가격이 폭락하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이 치솟는 한편 외환 시장에선 파운드 가치가 동반 하락했다. 영국 국채와 통화는 마치 금융시장을 대혼란으로 끌고 가는 쌍두마차와 같았다. 영국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1파운드=1달러' 수준이 멀지 않았다는 우려 속에 콰텡 재무장관이 전격 경질되고 제러미 헌트 신임 재무장관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덕분에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는 이 모든 사태의 발단이 된 대규모 감세안이 나오기 전 수준으로 반등했다.

소득세율 인하를 취소하고 에너지 보조금 지원 기간을 축소하는 등 트러스 총리의 경기 부양 정책을 대부분 폐기한 덕분이다. 이로써 당초 연 450억파운드 규모의 감세안에서 연 320억파운드 정도가 취소됐다.

재정적자가 약 700억파운드로 추정되는 영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굳이 '해외' 투자자의 돈을 비싸게 빌려서 국민들의 세금을 깎아주고 경제를 살려보겠다는 속칭 '헛발질' 감세안은 이렇게 물거품이 됐다.

◆ "감세를 위해 나랏빚 지는 것은 옳지 않다"

시장은 이제야 영국 정부가 정신을 좀 차렸다며 당장은 반기는 분위기다.

감세 정책 발표 후 연 3%대 후반에서 5%대로 수직상승했던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헌트 장관이 정해진 일정을 앞당겨 급히 '시장 달래기'에 나선 17일, 전장 대비 40bp(1bp=0.01%포인트) 내린 연 4.37%에 거래를 마쳤다.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1% 상승한 1파운드당 1.13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는데, 한때 2.2%로 오름폭을 키우기도 했다.

트러스 감세안에 추락한 영국 파운드화 가치 [자료=레피니티브/로이터]

하지만 한 번 잃은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꽤 걸리듯 길트채와 파운드는 계속해서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또다시 금융시장 붕괴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영국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는 "이날 발표만으로는 정부 예산의 구멍을 메우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고, ING는 "영국 정부가 균형예산을 유지하려면 지금 발표된 것 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런던 애버딘 자산운용의 제임스 애씨 투자 책임자는 "영국은 완전히 숲을 벗어난 게 아니다"라며 "높은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거의 불가피한 경기침체가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운드화는 여전히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 모든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영국과 관계를 맺으려는 투자자들의 욕구를 계속해서 좀먹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와 함께 파운드화에 대한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영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올해 1분기 517억파운드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31일 나올 영국 예산책임처(OBR)의 중기 재정 전망이 채권과 외환 시장에 또다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OBR은 영국 재정에 대해 독립적인 분석을 실시하며, 정부 예산안에 대해 일종의 보증 역할을 하는 곳이다.

에퀴티 캐피털의 스튜어트 콜 헤드 매크로 이코노미스트는 "아직도 파운드화를 사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참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신임 재무장관은 사실상 '미니 예산안'의 대부분을 되돌렸지만, 여전히 엄청나게 많은 빚이 남았고 그 막대한 재정 구멍은 언젠가는 메워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콜은 "헌트 장관이 앞으로 차입 통제 관련 뭔가 명확한 전략을 제공할 것으로 시장이 기대하도록 만든 점이 걱정된다"며 "영국의 경제적 평판이 다소 갈려 나간 상황에서 당장 현 내각은 지출 삭감 방안이 없어 보이며, 장관이 결국 시장을 실망시키면 파운드 매도세가 다시 거세질 수 있다"고 봤다.

영란은행(BOE) [사진=로이터 뉴스핌]

월말에 재개될 영국 중앙은행의 양적긴축(QT)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다시 자극해 변동성을 부추길 수도 있다. 영국에서 인플레이션이 1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높아지는 가운데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말부터 금리 인상에 나섰고, 그동안 양적완화(QE)의 일환으로 매입해온 총 8380억파운드의 국채도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러스 내각의 '미니 예산안'으로 시장이 대혼란에 빠지자 BOE는 지난달 28일 긴급 국채 매입을 결정하는 한편 당초 이달 6일 시작할 예정이었던 QT를 월말로 미뤘다. 길트채 매도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긴급 국채 매입을 결정한 마당에 국채 매각을 진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기 때문.

그런데 17일 BOE가 채권 시장의 혼란 재발을 막고 시장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국채 매각을 통한 QT를 또 연기할 수 있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나왔다. 이에 18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일시 1.14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통상 긴축 정책은 통화 가치를 올린다. 하지만 QT를 미룰 수 있다는 소식에 파운드 가치가 높아진 것은 최근 채권 시장 혼란이 파운드화 약세로 이어진 만큼 국채 매각이 연기되면 당분간은 파운드 환율도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중앙은행은 예정대로 국채 매각을 강행할 의사를 밝혔다. BOE 대변인이 "QT를 연기한다는 FT의 보도는 부정확하다"며 이를 일축한 것이다. FT 보도에 상승했던 파운드-달러 환율은 BOE의 공식 부인에 0.2% 하락세로 돌아섰다.

◆ "감세로 인플레 잡겠다"던 트러스 총리 '사면초가'

올해 달러화 초강세로 파운드화는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지만, 영국 경제의 앞날이 어두울 것이란 불안감에 더욱 힘을 잃었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13%를 훌쩍 넘고 4분기부터는 경기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영란은행(BOE)의 전망이 이를 부채질했다.

여기에 영국 정부가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명목으로 물색없는 감세 계획을 발표하면서 지난 9월26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1파운드당 1.0327달러까지 떨어졌다. 1985년 2월26일 기록한 1.05달러를 깨고 내려가 1972년 변동환율제 전환 이후 최저치를 찍은 것이다.

영국 정부가 금리 인상을 추진 중인 BOE의 긴축 기조와 상충하는 정책을 내놓았다는 데 일단 시장은 의구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대규모 감세안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재정적자를 키울 것이란 우려는 덤이었다. 취임한지 두 달도 안 된 총리가 사면초가인지라 '총리 리스크'는 언제라도 파운드 가치를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총리로 선출되기 전에 트러스 전 외무장관은 '파괴자'를 자처하며 관료주의를 철폐하고 세금을 낮춰 영국 경제의 성장을 이끌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하지만 감세에 따른 정부의 재정 충당 계획이 없는 밀어붙이기식 정책은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

트러스는 지난 7월21일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가진 영국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감세는 공급 측면에서 경제에 도움이 되고 성장을 촉진할 것이며 인플레이션도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계획대로라면 연 380억파운드의 비용이 든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재정연구소(IFS)는 "이는 차입 증가나 공공 지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즉각 반박했다. 당시 총리 후보로 맞붙은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 또한 같은 날 저녁 L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러한 감세 계획은 대규모 차입으로 이어지고 인플레이션을 한층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수낵 전 장관은 법인세를 19%에서 25%로 인상하고 소득세 격인 국민보험(NI) 분담금 비율을 1.25%포인트 높이는 한편 에너지 요금에 친환경 에너지세 부과를 추진한 인물이다. 수낵은 보수당의 상징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모델로 내세우면서 대처 전 총리도 세금을 줄이기 전에 먼저 인플레이션을 잡았고 자신도 그 사례를 따를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동안 영국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하느라 돈을 많이 푼 만큼 이제는 재정건전성 강화를 힘쓸 때이며 3년 후에는 차입하지 않고 균형 재정을 달성해야 한다는 게 수낵의 논리였다. 하지만 수낵 전 재무장관이 임기 중 추진한 증세 정책을 모두 뒤엎거나 유예하겠다고 공약한 트러스가 결국 영국 총리가 됐다.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정책 파급 효과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 없이 재무부와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뒤로 하고 밀어붙인 '대중영합주의' 감세안의 역효과는 실로 컸다. 일각에선 영국 금융시장을 이젠 신흥국 수준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영국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영국 중앙은행은 서둘러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여러 차례 시장에 개입해 금융 위기가 경제 전방에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정부의 '헛발질'을 수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여러 차례의 정책 번복과 쿼지 콰텡 재무장관의 전격 해임을 거친 뒤 감세안이 대부분 철회됐지만 영국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다.

"국가 전체를 실험실 쥐 취급했다"는 원색적인 비난이 나왔을 정도로 집권 여당인 보수당 내부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당내 반발을 저지하기 위해 트러스 총리는 반대파였던 제러미 헌트를 투입하고 공식 사과도 했다.

그런데도 총리 불신임 이야기마저 나오는 등 트러스 총리의 입지는 시시각각 좁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트러스는 기록적으로 빨리 '좀비'가 된 총리"라고 표현하는 등 영국 현지에서는 그가 수일 내 축출될 수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정권 교체는 또 그 나름대로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재료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영국의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좌)과 리즈 트러스 총리(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중앙은행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올리며 통화 긴축 정책을 펼치고, 선출직 공무원들은 고물가에 시달리는 유권자들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엇박자' 정책을 추진하는 게 비단 영국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영국뿐만 아니라 독일과 일본 등도 치솟는 물가에 맞서 경기 부양책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 경기를 살리려고 하면 그동안 중앙은행이 애써 누르려고 했던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붓고 시장 혼란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게 이번 영국 사태를 통해 확인됐다.

파운드화 안정을 위해서는 BOE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더해 영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려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감세안이 대부분 철회됐어도 영국 경제는 아직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와 상충하는 감세안을 감당할 영국 정부의 재정 능력에 의문이 제기되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사들은 영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국채 가격 폭락에 영국 연기금이 줄도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트러스 감세안에 급등한 영국 모기지 금리 [자료=머니팩츠/로이터]

여전히 차입 비용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는 지난 9월23일 감세 계획이 발표되기 이전 수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량주로 구성된 FTSE100지수에서는 800억파운드가량의 시가총액이 증발해버렸다. 지수는 여전히 감세안 발표 전보다 3% 정도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시장 전문가들은 파운드화의 추가 상승이 영국의 암울한 경제 전망에 막혀있다고 판단한다. 파운드화는 올해 들어 지금까지 16% 하락하며 주요 통화 중 가장 성적이 저조한 통화 중 하나다. 어느 정도의 평가절하는 수출 경쟁력을 회복시키고 경상수지 적자를 축소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고물가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파운드화 약세는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인플레이션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에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을 계속하라는 압력을 가해지면 결국 영국 소비자들에게 나쁜 일이다.

◆ "46년 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 받을 수도"

파운드화 약세는 세계 6위 경제 대국인 영국 경제 내 한층 광범위한 문제에 뿌리를 둔 표면적인 증상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브렉시트 여파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기 회복이 다른 주요국에 비해 더딘 영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영국인들의 생계비 위기를 심화하고 있다.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 1분기 0.8%에서 2분기에 마이너스(-)0.1%로 떨어졌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16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영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0.4%에서 -1%로 낮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은행은 "성장 모멘텀 약화와 재정 여건 악화, 내년 4월 법인세 인상 등을 고려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내년에 더 심각한 경기침체가 닥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본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에 10.1%를 찍고 8월에 9.9%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주요 7개국(G7)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란은행(BOE)은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50bp 올려 잡으면서 물가 상승률이 올해 안에 13%를 넘기며 정점을 찍을 것으로 봤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걱정이다. 유럽 전역에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의 휘발유 가격은 2016~2021년 평균의 약 6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트러스 내각은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2년간 가정용 에너지 비용 상한선을 연 2500파운드로 설정하고 가계에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원 정책을 약속했다. 하지만 18일 헌트 장관은 영국 가계와 기업을 위한 에너지 요금 지원 기간을 당초 2년에서 6개월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폴 애시워스 수석 경제학자는 "에너지 지원책이 당초 예정된 2024년 10월에서 내년 4월까지만 제공되는 것으로 수정되면서 재정적 불확실성은 줄었지만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에 따라 영국의 인플레이션이 더 높은 수준에서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으며, 가계의 실질소득이 더 빠르게 줄고 침체도 더 깊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8월 씨티그룹은 영국의 소비자물가가 내년 초 19% 가까이 뛸 것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최대 22%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과거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1974년 16.7%에서 1975년 25%를 기록했고, 영국 정부는 1976년 12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39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금 영국이 처한 고물가 저성장 상황을 두고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불확실성, 큰 폭의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파운드화에 대한 하방 압력이 점차 커지면서 46년 전 IMF 구제금융 당시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파운드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1974년 집권한 영국 노동당 정부는 당시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사회보장제도 확대를 위해 공공지출을 늘렸다.

대규모 차입과 함께 급증하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영국 정부는 1976년 재정 지출 삭감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투자자들이 영국 국채 매입을 꺼리면서 재정 상황이 악화된 영국은 결국 공공지출 축소와 금리 인상 등을 조건으로 구제금융을 받았다.

트러스 내각이 출범한 이후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은 붕괴하는 영국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46년 만에 다시 IMF 구제금융을 받아야 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누리엘 루비니 전 뉴욕대 교수도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3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영국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며 "영국은 결국 IMF 신세를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또 시장 참가자들은 영국 정부의 정책 U턴 이후 투자심리가 개선됐지만 투자자들이 BOE의 금리 전망을 재평가하게 됐다고 말한다.

ING의 제임스 스미스 선진시장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영국 재무장관의 행보는 BOE가 공격적으로 행동할 필요성을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그는 이제 ING는 BOE가 오는 11월3일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 금리를 100bp가 아닌 7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BOE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글로벌 경제를 강타한 이후 전 세계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 0.25%에서 올해 9월 2.25%로 올랐다. 시장에선 BOE가 오는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0bp 올려 1989년 이후 최대 폭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 파운드 환율 전망치, 한 달 전보다 낮아져

전문가들은 영국이 직면한 정치적 · 경제적 위협 요인 속에서 파운드 가치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5일까지 약 60명의 외환시장 애널리스트들은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한 달 뒤 1.09달러로 하락하고 6개월 뒤에는 1.10달러 수준일 것으로 예상됐다.

1년 뒤에는 1.16달러로 설문조사가 실시되던 당시에 비해 약 3.6%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한 달 전 조사 당시의 각각 1.16달러, 1.18달러, 1.23달러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치에서 대폭 하향 조정된 것이다.

(下편으로 이어짐)

kimhyun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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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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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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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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