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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중국] ④안보·투쟁 강조...美中 갈등 심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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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부 환경 불안이 習의 '대미 투쟁' 부추겨
기술 경쟁 가열, 대만 놓고 '격돌'
외교사령탑도 강경파로 구성

[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마침내 막을 연 시진핑(習近平) 집권 3기, 중국의 외교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협력'보다 '투쟁'을 강조, 기존의 강경 기조를 이어가면서 미국과의 패권 경쟁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경 성향의 인사로 구성된 차기 정부 외교라인 역시 미중 관계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시진핑의 중국] 글싣는 순서

1. 신시대 중국 어디로 가나
2. '시코노믹스' 좌클릭 거세지나
3. '지한파' 시진핑 3기, 한중 관계는
4. 안보·투쟁 강조...美中 갈등 심화 예고
5. 20대 이후 新 경제 지형도

◆ 미중 경쟁, 기술 분야서 '격화'...대만 문제서 '정점'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 주석이 낭독한 업무보고 중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 '안보(안전)'다. 5년 전 19차 당 대회에서 54번 등장했던 안보가 이번에는 91번 언급됐다.

당 대회 업무보고 중 눈에 띄는 또 다른 대목, '외부세력'이다. 관측통들은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외부세력'이 사실상 미국이라고 분석한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이 연설에 미국에 보내는 간접적 메시지를 담았다"며 서방과의 긴장 고조에도 굴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짚었다.

매체는 그러면서 시 주석이 정치적 상황을 묘사함에 있어 처음으로 '위협'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현 시점에서 중국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실제로 시 주석은 당 대회 보고에서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 특히 외부 세력의 위협·억제·봉쇄·극한 압박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국익이 가장 중요하고 국내 정치가 우선시하는 원칙에 따라 전략적 집중력을 유지하고 투쟁 정신을 진작하며 국가 발전과 안보의 주도권을 견고하게 장악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안보와 투쟁을 강조한 것을 두고 '당연하다'는 반응도 내비치고 있다. 대외 안보 불안이 크기도 하지만 내부적으로도 미국과의 대결 구도가 필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의 성장세 둔화·사회 불평등 심화·소득 제로 코로나 고수에 따른 불만 고조 등 중국 내부 환경이 불안한 상황에서 당을 중심으로 한 결속력을 다지고 시 주석의 '1인지배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이목을 외부 세계로 돌릴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진=셔터스톡]

미국과의 패권 경쟁은 기술 분야를 주 무대로 전개되며 대만을 놓고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미국이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영역에서 중국 고립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기술자립·자강으로 대응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은 지난 5월 대중 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이달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발표, 중국을 유일한 전략적 경쟁자로 지목했다. 그러면서 안보 차원에서 경제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마당은 작게, 펜스는 높게(small yard, high fence)'라는 전략을 통해 경쟁자인 중국에 미국의 첨단 기술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계획임을 밝혔다.

시 주석은 당 대회 보고에서 "국가 전략적 요구에 집중하고, 선도적인 토착 과학기술 연구를 수행하는데 힘을 모아 핵심 기술 싸움에서 단호하게 승리할 것"이라면서 기술 자립에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서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워싱턴DC의 대표적인 중국 문제 전문가인 스콧 케네디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기술 통제 움직임에 대해 중국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이 중국을 계속 억누르고 제압하려 한다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때리기에 관해) 이제 몸을 막 풀기 시작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면서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미국 기업들은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은 미중 갈등의 핵심 사안 중 하나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시 주석이 전례 없이 막강한 권력을 가지면서 미중 관계가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라며 "대만을 둘러싼 무력 충돌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중국에 있어 반드시 통일해야 할 중국의 일부다. 양안 통일은 역사적 사명이며, 특히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반열의 '인민영수'가 되길 원하는 시 주석에게 있어서는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업이다.

반면 미국은 점차 대만을 하나의 주권국가로 인식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1979년 수교 당시 중국과 합의했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태도에서는 대만으로의 쏠림 경향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시 주석은 당 대회 보고에서 "대만 독립 세력의 분열활동과 대만 사무에 관한 외부세력의 엄중한 도발에 맞서 반(反) 분열·반 간섭 중대 투쟁을 결연히 전개했다. 이를 통해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정성을 수호하고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강한 결심과 강대한 능력을 보여주었다"면서 "대만 독립 세력의 분열행위를 결연히 반대하고 외부세력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양안관계의 주도권과 주동권을 굳게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력 사용도 언급했다. "무력 사용 포기를 결코 약속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외부세력의 간섭과 극소수의 대만 독립 분열분자 및 그들의 분열활동을 겨냥한 것이지 결코 다수의 대만 동포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하면서다.

외부에 공개된 영문판과 시진핑이 낭독한 보고에는 생략됐지만 당 대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는 "군사작전을 쉽게 전개하고 위험과 갈등을 통제함으로써 국지전에서 승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SCMP는 전했다.

19차 당 대회 업무보고에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문구가 있었지만 이번에 '국지전 승리'가 언급된 것은 대만에서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차 당 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는 대만 독립 만대 및 억제 의지가 명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당장 개정안 전문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당 대표(대의원)들은 '대만 독립을 단호히 반대하고 억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문화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신화사=뉴스핌]주옥함 기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집권 3기 최고지도부 인선을 발표한 뒤 연설하고 있다. 2022.10.23 wodemaya@newspim.com

◆ 외교 안보라인에 강경파 기용, '전랑외교' 기조 유지

시 주석은 당 대회 보고서 '중국식 현대화'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식 현대화'에 대해 "중국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 현대화로서 각국 현대화와의 공통된 특징과 자신의 국가 상황에 기반한 중국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라고 정의내렸다. 서구와는 다른 중국만의 발전 모델을 확립하고 이를 외부에 전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서방 세계와의 갈등이 더욱 고조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또 다른 대목이다.

외교 사령탑을 측근의 강경파 인사들로 채운 것은 대미 정책에 있어 기존의 '전랑(戰狼)외교'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명확한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늑대외교, 늑대전사외교로도 불리는 전랑외교는 중국 외교관들의 공격적인 외교 스타일을 가리키는 표현이다.

전랑외교의 대표주자는 왕이(王毅) 현 외교부 부장(장관)이다. 왕이 부장은 올해 69세로 '7상8하(67세는 유임하고 68세는 은퇴하는 것)'의 은퇴 기준을 넘겼지만 정치국 위원 24명에 포함되며 양제츠(杨洁篪)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제츠는 205명의 중앙위원에도 오르지 못했다. 올해 72세로 고령인 것도 문제지만 차기 지도부 구성에서 나이보다 능력 중심의 '능상능하' 원칙이 중요하게 여겨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낙마 원인은 다른 데 있어 보인다.

관측통들은 그의 '온건적' 성향이 발목을 잡았을 것으로 분석한다. '투쟁 정신'이 결여됐다는 평가가 반영된 인사 결과로 시 주석의 '강경 정책'을 관철시키기에는 적합하지 않았을 것이란 뜻이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20차 당 대회 기간 기자최견에서 "과감하게 투쟁하고 투쟁을 잘하는 것은 중국 외교의 우수한 전통이자 선명한 특징"이라며 "중국 외교는 계속해서 투쟁 정신을 발휘하고 투쟁 능력을 높여 국익과 민족의 존엄을 수호하는 최전선에 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베이징 신화사=뉴스핌]주옥함 기자=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리시, 차이치, 자오러지, 시진핑, 리창, 왕후닝, 딩쉐샹. 2022.10.23 wodemaya@newspim.com

'중국식 현대화' 개념을 만든 인물도 눈길을 끈다. 시 주석의 '책사'로 일컬어지는 왕후닝(王滬寧) 중앙서기처 서기의 작품으로, 그는 시 주석의 '중국몽'을 설계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왕후닝 서기는 19기 상무위원회에서 당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은 데 이어 20기 상무위원회에서는 권력 서열 4위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으로 기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막후에서 외교 문제에 관여해 온 그가 차기 지도부에 잔류하는 것 역시 시 주석이 미국과의 경쟁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란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여겨진다.

왕이 부장의 뒤를 이을 차기 외교부장으로는 친강(秦剛) 주한 미국대사가 유력해 보인다. 친강 역시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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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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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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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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