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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미술품감정 송향선대표 "싸고 좋은 그림은 없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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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계 산 증인 송향선 '미술품감정과 위작' 출간
"위작에는 향기가 없다. 옹색함만 있을 뿐"
이우환 가짜그림,2개 위조단 유포한 600점 추산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미술품 수집가들에게는 가짜 그림이 가장 골칫거리다. 큰맘 먹고 산 작품이 위작으로 판명나면 손해가 막심한 데다 수습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초보 컬렉터들은 진작과 위작을 분별해낼 안목이 없어 더욱 불안하다. 그렇다면 미술품 감정은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까. 위작에 속지 않으려면 무엇에 주의해야 하며, 그림을 사기 전에 꼭 챙겨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 같은 궁금증에 답하는 책이 출간됐다. 바로 '미술품 감정과 위작'(아트북스)이다.

[서울 뉴스핌] 갤러리스트 경력 50년, 감정 경력 40년을 책 '미술품 감정과 위작' 속에 녹여낸 송향선 가람화랑 대표. "위작은 음지에서 만들어져 음지에서 거래된다. 반면에 훌륭한 진품은 결코 음지에서 거래되지 않는다. 당당히 제 대접 받으며 좋은 가격에 주인을 찾아간다"고 강조했다. [사진= 이영란 기자] 2023.02.20 art29@newspim.com

저자는 한국근현대미술 감정의 최일선에서 40여 년간 활동해온 송향선(76) 가람화랑 대표다. 한국에 첫 미술품 감정기구가 설립된 1982년부터 감정위원으로 활동했던 송 대표는 우리 미술계를 대표하는 감정전문가다. 이화여대·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1974년 화랑계에 입문, 1977년부터 가람화랑을 운영한 '1세대 갤러리스트'인 그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감정에 참여하며 관련 자료들을 꼼꼼히 취합하고, 연구 분석해왔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풍부한 감정경험과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국민화가인 박수근(1914~65), 이중섭(1916~56), 김환기(1913~74) 작품의 감정과정과 위작문제를 다각도로 다뤘다. 특히 송 대표는 국민화가들의 진작과 위작을 비교해가며 대중에게 거의 공개되지 않았던 감정세계를 자세히 소개했다. 또 평소 접하기 힘든 수백 컷의 위작 도판을 진작 도판과 함께 공개해 관심을 모은다. 송 대표를 만나 일반이 꼭 알아야 할 미술품 감정의 이모저모를 상, 하 두차례에 걸쳐 들어봤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김환기의 파리 시대 대표작 중 하나인 '정원'. 캔버스에 유채, 145.5×97cm, 1957. 조선시대 백자에 심취했던 김환기는 작품 속에 도자기를 자주 등장시켰다. 많은 작가들이 백자를 그리지만 김환기만큼 격조있고 단아하게 우리 백자의 미감을 능수능란하게 잘 표현한 작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 그림은 1975년 신세계백화점 화랑에서 당시로선 엄청난 고가인 240만원(호당 3만원,80호)에 한 유명 컬렉터에게 판매됐다. 50평형대 반포아파트 한채 값에 맞먹는 금액이었다. 송 대표는 이 그림 거래를 주도했는데 이후 다른 소장가를 거쳐 지난 2019년 KIAF 국제갤러리 부스에 출품됐다. 한국 작가 그림을 꾸준히 수집하고, 백자 달항아리 등 백자를 각별히 사랑하는 방탄소년단(BTS)의 RM(김남준)이 KIAF에서 이 작품을 오랫동안 보고 갔다고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C.환기재단, 이미지 제공=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미술품 감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보다 철저한 작가및 작품연구가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작가 작품에 대해 끝없이 탐구하고, 양식이 변화하는 과정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사용하는 재료와 고유한 기법도 조사해 기본 틀을 마련하고, 늘 검토해야 한다. 그런데 이는 책상머리에서 연구만 한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실물을 직접 보고, 분석을 병행해야 비로소 길이 보이고, 실력이 쌓인다. 게다가 3,4년 경험으론 어림도 없으니 감정에는 정말이지 왕도가 없다.

진위 감정에서 기준작이 중요하다는데 왜인가

◀미술품 감정은 해당 작가의 특장이 깃든 기준작을 정하는 데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기준작의 특징을 제대로 알아야 위작을 구별할 수 있다. 작품 감정이 의뢰되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 감정위원을 꾸리고, 때로 유족이나 제자들도 참여시킨다. 아무리 경륜이 많은 전문가라 하더라도 혼자서 진위를 판별하는 것은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의뢰된 작품은 제작시기와 재질, 서명, 소장경위와 출처부터 살피고, 기준작과 비교하면서 내용과 형식을 세밀히 분석한 뒤 모든 것을 종합해 최종적으로 감정결과를 내게 된다. 결코 혼자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김환기의 '정원'을 작은 크기로 베낀 위작. 캔버스에 유채. 40.9x31.7cm. 진작의 요소들을 다 그려넣긴 했으나 선이나 색감이 치졸하고, 백자와 학의 배치도 빡빡하게 이어져 답답하다. 기준작에 대한 철저한 연구 없이, 소재 위주로 베꼈음을 알 수 있다. 우리 도자기의 아름다운 곡선과 미감을 빼어나게 형상화한 김환기 진작의 단아한 조형미와는 거리가 한참 먼 가품이다. 서명의 위치도 어색하다. [이미지 제공=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감정기관도, 그리고 전문가도 실수를 하지 않나?

◀물론이다. 실수도 하고, 번복도 한다. 급하게 감정을 하다보면 오류가 생긴다. 위작으로 감정했는데 확실한 출처와 소장경위, 증언이 나와 번복한 예도 있었다. 박수근의 1950년 작품 '시장의 사람들'이 그런 경우인데 책에도 1991년 당시의 감정 번복상황을 자세히 서술했다. 문제의 유화는 인물의 비례도 어색하고, 박수근 그림 특유의 오돌도돌한 마티에르도 약해 감정위원들은 위작으로 판정했다. 그러나 이에 반발한 소장자가 곧바로 재감정을 의뢰했고, 소장경위와 출처, 관련자료를 면밀히 재조사해야 했다. 감정 의뢰작은 박수근과 가깝게 지냈던 건축가 김수근이 1966년 S회장에게 집들이 선물로 전달했던 그림이었다. 김수근은 S회장의 성북동 집을 설계했고, 3년 후 이 주택을 '공간' 잡지에 소개했다. 잡지에 실린 주택 사진에 박수근의 '시장의 사람들'이 현관 옆에 걸려 있었다. 김수근은 이후에도 S회장의 집을 들러 그림이 잘 있는지 확인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박수근의 작품을 자신이 운영하던 화랑(반도화랑)을 통해 수년간 팔아주고, 박수근이 외국인 미술애호가들에게 보내는 편지도 대신 써주곤 했던 이대원 화백(반도화랑 대표) 또한 "박수근 작품이 맞다"고 인정한바 있다. 어느 누구보다 박수근의 작품을 잘 알고 있고, 작가를 아끼던 전문가의 판단이었던 것. 결국 재감정을 통해 감정위원들은 실수를 인정하고, 작품을 진품으로 판정했다. 성북동으로 소장자를 찾아가 감정이 번복된 경위를 설명하고 정중히 사과했으나 소장자는 굉장히 화를 냈다. 평생 잊지못할 당혹스런 순간이었다. 그러나 실수했을 때 이를 확실히 인정하고, 제대로 바로잡는 것은 감정에 있어 더없이 중요한 수순이다.

미술시장의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감정전문가와 감정기관의 책임있는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핵심이다. 또 감정 전문인력 양성 등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위작범의 처벌 강화, 컬렉터들의 인식 제고도 필요하다. 대규모 위작사건이 터질 때마다 '반짝'하고 감정의 중요성을 논하다가도 금방 식어버리는 예를 그간 수없이 봐왔다. 앞으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술품 감정의 확고하고도 선진적인 시스템이 잘 구축되었으면 한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김환기의 진작 '정원'의 상단부만 도용한 가짜 그림. 캔버스에 유채, 37.8×45.4cm. 색감과 형태, 구성 모두 김환기의 진품과는 거리가 멀다. 오른쪽의 학은 머리만 잘라 그려, 차라리 없는 게 나았을 정도다. [이미지 제공=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미술품 감정에 뛰어들었던 초기 상황은 어땠나?

◀1982년부터 감정을 시작했는데 당시 우리 경제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미술품 거래가 활발해지고 가격도 뛰자 위작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한국화랑협회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미술품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동서양화를 중심으로 감정업무를 시작했다. 그렇게 근현대미술 감정 1세대가 탄생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서명은 작품의 진위 판명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송향선은 김환기 진작과 위작의 서명을 상세히 비교 설명했다. 상단 3개는 진작의 서명이고, 아래 2개는 위작의 서명이다. 책 '미술품 감정과 위작' 중 p.342. [사진 제공= 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감정연구소와 감정평가원을 이끌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크고 작은 사건이 많았다. 2005년 이중섭의 '물고기와 아이들' 위작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경매회사와 유족, 소장가를 상대로 힘겨운 법정 공방까지 벌였기 때문이다. 감정전문가들이 고소를 당한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결국 법원이 감정위원들의 위작 판단을 인정하면서 매듭이 지어졌다. 2007년에는 박수근의 '빨래터' 사건도 있었다 역시 치열한 공방이 거듭됐고, 과학적 분석을 의뢰하러 일본까지 다녀와야 했다. 1960년대 한국에 머물다가 박수근 작품을 소장하게 된 미국인 소장자가 증언하기 위해 노구를 이끌고 내한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진품으로 판정이 났다.

최고 블루칩 작가인 이우환도 위작 논란이 터졌다

◀2016년의 일이다. 전문사기단이 위조범을 기용해 6개월여 맹훈련을 시켜가며 가짜 이우환 그림을 그리게 했다. 조직적인 사기단이었는데 위조범의 처음 그림은 엉성했다. 붓질이 서툴러서 판별하기 쉬웠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전문가가 봐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솜씨가 일취월장했다. 검경의 수사로 전모가 드러났고, 언론에도 대서특필됐다. 최소 2개의 조직이 그려낸 당시의 가짜 그림은 대략 600점 정도로 추산된다. 일부는 검찰에 의해 수거됐으나 아직도 상당수 작품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 뉴스핌] 위조된 감정서가 첨부돼 이우환 작품으로 경매에 출품됐던 '점으로부터 No.780217'. 4억9천만원에 낙찰된 이 그림을 경찰은 위작으로 판정하고, 압수했다. 

알아두면 좋은 '진위 감정의 핵심'은?

◀첫째, 미술품의 진위 판정에 개인적인 흥미나 억측은 금물이다. 진품은 진품으로써 법칙이 있고, 위조품은 가짜로써 법칙이 있기 마련이다. 도록에 실렸다고 해서 무조건 진품이라고 여기는 것 안이한 생각이다. 도록을 보고 베낀 위작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실성이 없는, 소설처럼 그럴싸한 소장 스토리'도 많이 나도니 일단 경계해야 한다. 오염된 정보는 작품을 감정할 때 방해가 될 여지가 크다.

둘째, 진품과 함께 가능하면 다양한 위작을 자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일반인이 가짜 그림을 볼 기회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위조범들은 바로 이 점을 노린다. 이번 책에 위작을 가능한 많이 싣고자 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미술품 감정을 책 한권으로 마스터할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다.

마지막으로 진위문제는 결코 간단하지 않음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미술품은 진품이 보증되어야만 진정한 '작품'이 되는 법이다. 여기에 더해 정확한 시장가치 감정, 즉 가치 판단이 병행되어야 한다.

책에서 위작을 암에 비유했다.

◀맞다. 위작은 암이다. 진품인 줄 알고 거래한 사람에게는 경제적 손실을 끼치고 미술시장엔 혼란을 야기한다. 작가의 명예도 실추된다. 때문에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사회적 악이다. 진작을 분별하려면 위작을 식별할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하고, 공신력있는 전문 감정기구의 판단이 필요하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40여 년간 감정전문가로 활동한 송향선 가람화랑 대표가 집필한 '미술품 감정과 위작'. 진위 감정의 실제 사례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진작 도판과 위작 도판을 함께 소개해 컬렉터들의 안목을 길러준다. [사진= 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미술품 감정을 독학으로 터득 할 순 없나?

◀불가능하다. 혼자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한번 잘못 알고 틀린 신념을 갖게 되면 평생 인식의 오류를 갖게 된다. 따라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 작가연구 등 구체적인 경험을 축적하면서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40년 전 감정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자면

◀초창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전문적인 화집이나 도록의 부재였다. 감정 대상 작품과 관련된 기본 데이터나 지침서가 전무했다. 그러나 40년이 지난 지금은 사정이 크게 바뀌었다. 많은 미술사가의 연구와 작가들의 전시도록, 영상 등이 풍부해졌고, 그동안 쌓인 데이터와 미술관의 아카이브, 카탈로그 레조네 등 참고자료들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진위 감정과 가격 감정 데이터도 잘 정리돼 있어 이를 바탕으로 감정학의 토대를 만들고, 전문가를 꾸준히 육성하면 감정시스템이 잘 확립될 것이다.

책을 펴내면서 소회도 많았을텐데

◀40년간의 시간을 회고하다 보니 '고진감래'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다. 쉬웠던 날 보다 어려웠던 날이 더 많았다. 미술품 감정의 불모지나 다름 없던 미술시장에서 수만 점 이상을 감정하면서 주위의 이해부족으로 난감했던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놓고 협박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없는 길을 만들어가며,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모든 감정위원들이 헌신해왔다. 화랑협회 역대 회장님 중 감정업무에 가장 큰 관심을 보여준 고 김창실 회장(선화랑 대표)과 한화랑 대표였던 고 한용구씨, 든든한 바위같았던 미술평론가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이 가장 기억 난다. 우리 근·현대 미술품 감정이 정리되고, 이처럼 체계를 갖게 된 것은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밤낮으로 애써온 감정인들의 노력 덕분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이중섭의 황소 진작(왼쪽)과 위작 2점을 저자는 도판과 해설을 통해 자세히 비교하고 있다. '미술품 감정과 위작' P.196-197. [사진= 아트북스] 2023.02.20 art29@newspim.com

자녀에게 감정인의 길을 권할 것인가?

◀아니다. 내 자식이 한다면 말리고 싶다. 감정만으론 생계유지가 어렵기도 하고, 매사를 비판적으로 접근하게 돼 삶이 피곤해진다. 진위를 놓고 긴장하다 보니 자꾸 따지는 버릇이 생겼다.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계획은

◀그간 감정업무를 하며 축적한 1만5000건의 자료를 분류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집을 낼 예정인데 70%정도 진척이 됐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자료를 모두 넘겨놓은 상태다. 한국근현대미술 감정에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길 바란다. 한동안 대학원 등에서 강의도 했는데 이제 '따지는 일'에서 벗어나 그림 그리기 등 '부드러운 일'을 하려고 한다. 내 원래 전공이 '회화' 아닌가. 하하. <끝>

◀송향선 대표는?=충북 영동에서 태어나 이화여중과 서울예고를 거쳐 이화여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1974년 화랑계에 발을 들여놓아 1977년 가람화랑을 창립해 현재까지 대표로 있다. (사)한국화랑협회 감정위원및 감정위원장을 4회 역임했고(1983~2001), (사)한국미술품감정협회 감정위원장(2002~2019), (주)한국미술품평가원 감정위원장을 역임했다. 2005년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감정학을 전공했고, 명지대와 동국대에서 한국미술품감정학을 강의했다. 주요 논문으로 '오원 장승업' '이중섭 회화의 감정사례' 등이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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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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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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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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