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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유진상교수 "한국미술계,엘리트 컬렉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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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 지닌 컬렉터들이 미술시장 견인해야
동시대미술계 최고 키워드는 '프로덕션'.
뛰어난 콘텐츠와 높은 수준의 콘셉트가 핵심요소

[서울 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곧 새해가 밝아온다. 2020년대 세계 미술계는 어느 때보다 역동적으로 출발했다. 고가 블루칩 작품의 확산, 초현대미술과 NFT의 등장, 온라인마켓의 부상으로 출렁였다. 특히 한국 미술시장은 사상 최대의 '불장'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러나 금새 '불황'의 시그널이 켜지며 2022년 중반부터 조정기로 선회했다. 여러 지표와 통계들이 이를 말해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미술계를 떠받치는 수집가들과 작가, 화랑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미술평론가이자 기획자인 유진상 교수(계원예술대)로부터 그 해답을 찾아본다.

[서울 뉴스핌] 격변기 미술시장을 현명하게 헤쳐 나가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성찰과 접근이 필요하다는 유진상 교수. 특히 문해력을 갖춘 엘리트 컬렉터가 더 늘어나야 한국 미술시장이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2.12.25 art29@newspim.com

 - 2023년은 한국 미술계로선 중요한 터닝포인트다. 작년 9월에 이어 또다시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 서울'이 열린다.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미술시장은 지난해 경매사들의 낙찰총액이 25~30% 줄고,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작품값도 하락세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시작되었고, 미술시장도 그 영향으로 활력을 잃을 수 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경제위기에 미술이라고 예외일 순 없다. UBS리포트에 따르면 세계미술시장은 약 40%를 미국이, 20%를 영국이, 20%를 중국이 점해왔다. 최근 중국의 봉쇄정책과 이로 인한 침체로 세계미술시장의 대부분을 서구가 주도하게 됐다. 이 큰 시장을 전통적 주도세력인 서구 주요 작가들과 메이저 플레이어(화랑및 경매사)들이 좌우하고 있어 실은 미술시장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 더구나 미국, 유럽의 작가와 화랑들은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내러티브와 세계관들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니 국제 미술시장의 상층부는 불이 꺼지지 않는다.

[서울 뉴스핌] 이영란 기자= 게르하르트 리히터, 'S. with Child'.1995. 지울 수 없는 것을 지움으로써 지워지지 않는 것을 드러내고 있는,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리히터의 이 작품은 지우기와 잔여의 상관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마리안굿맨 갤러리 전속이던 리티허는 2022년 전속 화랑을 데이비드 즈워너로 옮겼다. 2022.12.25 art29@newspim.com

- 한국 미술시장은 2021년초만 해도 대단한 호황이었는데 순식간에 시장이 꺼졌다.

▲주식 및 부동산 시장 침체와 불경기가 큰 원인일 것이다. 미술시장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피로감도 요인일 것이다. 한국의 콘텐츠(미술품)들이 세계적인 주류 미술계 흐름과 무관한 것들이 많은 것도 문제다. 아트페어 등에서 볼 수 있는 한국 작품들은 여전히 특유한 로컬 취향의 것들이 많다.

- 그렇다 해도 김환기, 박서보, 김구림 등의 블루칩 작품이 크리스티 홍콩과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유찰된 것은 이변이다. 한때 없어서 못 사던 작품 아닌가. 서울옥션 홍콩 경매는 총 84점 중 50점이 낙찰되며 낙찰률이 65%에 그쳤다.

▲요인은 복합적이나 한국 미술품은 외국 컬렉터들이 볼 때 일종의 벤처에 해당된다. 일종의 헷지 같은 것이다. '향후 오를 가능성이 있으니 한두 점 사보자'는 식으로 접근했을 것이다. 그러니 이미 구입한 이들은 구태여 더 사려들지 않는 것이다. 내수시장이 받쳐주는 작품들을 그 나라에 나중에 재판매하려는 국내외의 미술투자자들 역시 판매 레코드의 지속적인 추이를 살펴보고 있을 것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파리의 루이 비통 파운데이션이 지난 2022년 10월 5일 개막해 호평 속에 열고 있는 '모네-미첼' 2인전에 출품된 조안 미첼의 페인팅. 조안 미첼은 유진상 교수가 제스츄얼 작가 중 최고로 꼽는 작가다. 모네와 미첼을 묶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의 기획전은 2023년 2월 23일까지 계속된다.[사진=루이 비통 파운데이션] 2022.12.25 art29@newspim.com

- 한국의 단색화는 서구에서도 미술사적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물론 단색화 작품은 유럽과 미국에서도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한다. 아시아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여전히 주류가 아니다. 단색화 붐을 이어갈 5억원 대 이상의 작품들이 좀 더 다양하게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그 열기를 이어나가지 못할 것이다.

- 단색화 거장들의 뒤를 이을 포스트 주자, 중견작가가 잘 치고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한 시대의 예술은 그 시대의 예술적 대중을 사로잡아야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있고 수준 높은 예술적 대중과 교감하고 싶다면 그만한 작품과 지적 수준을 보여주어야 한다. 단색화는 한 세대의 작가들이 집단적으로 무려 60여 년 가까이 통합된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한 드문 사례다. 민중미술은 통합된 세계관을 지니고 있지만 우리나라 이외의 엘리트 대중과의 교감을 추구한 흐름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국 동시대미술의 대표적 작가들인 이불, 서도호, 양혜규, 구정아 등은 한국의 독자적 흐름이라기 보다는 해외 플랫폼에 더 가까이 올라선 작가들로서 각자 글로벌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결국 이러한 커리어를 지닌 작가들이 더 많이 나오는 수밖에 없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뉴욕을 기반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김성환 작가의 회화. 'night crazing 01'. 2022. [사진= 바라캇 컨템포러리] 2022.12.25 art29@newspim.com

- 그렇다면 한국작가 작품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나.

▲ 한국미술의 예술성은 뛰어나다. 문제는 김환기, 박서보, 윤형근 등의 뒤를 이어 뜨겁게 붐업 할 수 있는 작가군이 풍부하지 않은 것이다. 이배, 이건용 정도로는 너무 그룹이 작다. 50대의 동시대 작가들은 대체로 마켓에 나온지 10년이 채 안 된다. 10만달러 이상의 가격대를 치고 올라갈 유명한 작가군이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문제다. 

- 한국 동시대 미술가들이 글로벌 스타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단색화만 해도 해당 작가들의 경우 이미 프로덕션 시스템으로서 완성된 것들이다. 작품의 숫자, 완성도, 차별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현재의 미술이 중요하다. 세계 미술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큰 게 지난 20년 이내에 생산된 컨템포러리 아트다. 한국미술은 이슈가 될 만한 동시대 미술이 부족하고, 한국적-정치적 주제 외의 서사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다. 개개 작가들은 우수하나, 전 세계 비엔날레와 미술관의 메이저 쇼에 끊임없이 캐스팅될 만한 작가들이 부족했다. 그리고 이들은 최근까지도 글로벌 마켓에 거의 소개가 안됐다. 이는 작가들의 노력만으론 안 된다. 국공립미술관이 나서야 하고, 정부와 재단이 후방에서 밀어줘야 한다. 기업도 투자해야 한다. 투자가 되어야 아웃풋이 나오게 마련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작가 이은우가 서울 프롬프트 프로젝트에서 '직각 마음'이란 타이틀로 갖고 있는 개인전의 출품작들. [사진=프롬프트 프로젝트] 2022.12.25 art29@newspim.com

- 2022아트바젤- UBS리포트에 따르면 그 동안 존재조차 없던 한국 미술시장이 '전후 및 동시대 미술 거래액'에서 세계 2%를 차지하며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5위에 진입했다.

▲신규 컬렉터의 급증 때문이다. 해외 연수나 유학 경험이 있고 정보력과 자금력이 있는 전문직 종사자와 신흥부자들이 적극적으로 그림을 구매한 결과다.

- 경매시장의 한파가 전체 미술시장으로 번진다고 보는가.

▲지난 2년간 유례없는 상승장이었기에 한 템포 쉬어갈 수는 있지만 급격하게 후퇴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술품 수집에 나선 MZ 컬렉터와 중견 컬렉터 중에는 자금력이 탄탄하고 수집을 체계적으로 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 조정장에 컬렉터들은 어떤 혁신적 명제를 찾아야 할까.

▲첫 번째로, 새로운 엘리트 컬렉터들은 무엇보다도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해야 할 것이다. 한 컬렉터가 모든 장르를 다 섭렵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진부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장르와 사조를 선택하고 나아가 작가까지 선택하며 좁혀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미술사에서 자신을 사로잡은 흐름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공부를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는, 가장 도전적이고 새로운 제안을 하는 작가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시대미술의 첨단에는 놀라움과 유희가 번뜩인다. 가장 지적이고 감각적인 창작을 보여주는 작가란 그 자체가 퍼포먼스이자 사건이다. 이들이 미술사를 만들어낸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구정아 '3 Works, Body of oral Meaning'. 2013. 종이에 수채물감. [사진= PKM갤러리] 2022.12.25 art29@newspim.com

- 지난해 여름 키아프와 프리즈의 첫 공동개최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는데.

▲사실 한국미술이 주목 받은 게 아니라 '프리즈 서울'이 주목받은 것이다. 해외 아트페어를 다니던 여유계층 뿐 아니라 일반 시민과 학생들까지 세계적 갤러리에 전속돼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끼리 열던 4부 리그에 갑자기 프리미어 리그가 등장한 셈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미술시장-콘텐츠 생태계는 2부 리그까지 도달하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좋은 콘텐츠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

- 한국화랑협회 키아프 운영위는 프리즈와 4년 더 공동개최를 해야 한다.

▲동시대 미술은 시위(manifestation)와 시장(market) 두 바퀴로 굴러간다. 둘 중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다. 모두 다 미술관과 시장으로 모여들게 마련이다. 많은 대중이 프리즈가 내놓은 탁월한 콘텐츠를 보며 안목을 기르는 동안, 작가와 전문가들은 그를 뛰어넘는 콘텐츠를 만들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키워드는 '프로덕션'이다. 어떻게 기획하고 생산하고 프로모션할 것인지 그 대안을 만들어내기 위해 교육기관과 비평, 미술관, 미술시장이 고정관념 없이 연구해야 한다. 이를 위한 지원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키아프-프리즈 공동개최 2라운드에 우리 컬렉터들은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할까? 

▲메이저 아트페어는 세계적 범위에서 발굴되고 프로모션되는 작가들을 다룬다. 그리고 그들의 비즈니스 틀 안에 시대를 이끄는 트렌드, 감수성, 방법론, 장르, 담론 등 모든 답이 들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의 엘리트 컬렉터들이 그들과 거래하는 것이다. 프리즈서울에 해외 유력 화랑들이 가장 핵심적인 콘텐츠를 들고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국내에서 노출하는 모든 콘텐츠가 시장의 내용과 방향을 가리키는 지표가 된다고 보면 된다. 이를 알아보는 사람은 알아볼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이희준 'Bronze Woman', 2021, 캔버스에 아크릴릭,포토콜라주. 260x260cm. [사진= 국제갤러리] 2022.12.25 art29@newspim.com

- 미술도 '문해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왜 그런가.

▲동시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세계, 즉 세계관과 서사는 당연히 난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기존의 이미 이해될대로 이해된 진부해 보이는 작품들을 뛰어넘는, 탄탄한 철학을 바탕으로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작업하는 아티스트들을 알아보고 그들을 밀어줄 컬렉터가 매우 중요하다. 결국은 문해력이 문제인데, 이제 동시대미술은 (뛰어난 솜씨 뿐만이 아니라) 문해력과 개념을 중시하는 높은 지능과 지성의 장이 되었다. 이를 인식해야 한다. 개념적으로 뛰어난 작가들의, 당장은 너무 난해해 독해하기도 어려운 작품을 꿰뚫어 읽어내는 '엘리트 컬렉터'들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엘리트 화랑도 더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다행히 국내에도 엘리트 화랑과 엘리트 컬렉터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 이들이 희망이다.

- 세계적 컬렉터인 미우치아 프라다는 "내가 알 수 있는 그림은 안 산다"고 했다.

▲럭셔리 패션 기업 프라다(PRADA)의 미우치아 프라다는 빼어난 심미적 통찰력으로 유명하다. 그는 뻔한 그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그림에만 관심을 표명한다. 미우치아가 밀라노에 만든 프라다 파운데이션이 전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호평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미우치아의 컬렉션 뿐 아니라 프랑스와 피노 컬렉션(파리), 루이 뷔통 컬렉션(파리)과 같은 탑클래스 컬렉션의 핵심은 모두 그렇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시프리앙 가야르, '유리화한 발명의 궁전'. 2022. 개보수 공사가 한창인 파리 '발명의 궁전' 공사장에서 대량으로 나온 석면을 녹여, 유리 덩어리로 환원시킨 작업이다. 시프리앙 가야르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곳곳에서 발견되는 고고학적, 인류학적 자취들을 재발견해 그 뒤에 가려진 역사와 서사를 끄집어내는 작업을 해왔다. 위험하고 유해한 재료인 폐석면을 유리로 환원시킨 탓에 쉽게 부셔지고, 운반도 매우 어려웠던 작품이다. [사진=유진상] 2022.12.25 art29@newspim.com

-여전히 '시각적 즐거움'에 치중하며 뻔한 그림에 매료되는 컬렉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예술은 '죽음'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아트컬렉션은 전통적으로 자신의 삶을 불태우는 활동이다. 그것은 모험이자, 자신의 삶에 한번 주어진 기회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충하거나 수익을 바라고만 해서는 그 탁월함을 인정받기 어렵다. 아트컬렉션은 컬렉터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이자 그의 죽음을 통해 레거시로서 남는 활동이다. 예술가의 삶과 컬렉터의 삶은 무언가를 표현한다. 그리고 그것이 역사를 만든다. 이것이 엘리트 컬렉터들이 가지고 있는 상식이다. 따라서 자신의 수준과 야심을 높게 갖고 그것을 구현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서구의 대부분의 컬렉션들이 놀라운 문화재들로 남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문해력을 요하는 김홍석, 김범, 정서영, 김성환, 구정아 같은 작가들의 작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첫 번째로, 이들의 작업은 단순히 난해한 것이 아니라 높은 문해력을 요구한다. 두 가지는 다른 것이다. 특이하게도 이들은 거의 같은 세대에 속한다. 1990년대 초에 동시대미술이 거대한 사변적 흐름을 나타낼 때 해외 유학을 했던 작가들이다. 그리고 이들이 한국 동시대미술의 틀을 잡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단순히 시각적인 작업의 대척점에서 창작을 한다. 쉽게 말하면, 당대의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시장에서 수용되기 어려웠다. 두 번째로, 한국 관객과 컬렉터들의 문해력 수준이 올라가고, 해외 전시관람 경험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작업에 대한 재평가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즉 미술시장에서 이들의 마켓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아직도 이들의 작품가격은 같은 세대의 해외 작가들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다. 이들의 동세대 작가가 데미안 허스트, 무라카미 타카시라는 것을 떠올려 본다면 말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시프리앙 가야르, '시간의 수호자'. 2022. 1979년 자끄 모네스티라는 장인이 불사조, 용, 게, 검투사를 등장시켜 만든 자동인형시계를 가야르가 2022년에 작품으로 복원했다. 가야르는 파리 퐁피두센터 근처에 방치된 시계를 되살려 자신의 개인전(파리 라파에트 안티시파시옹, 2023년 1월8일까지)에 내놓았다. 시계 상단에 위치한 검투사가 용,게 같은 괴물을 검으로 끝없이 내려치고 있는 키네틱 작품이다. [사진=유진상] 2022.12.25 art29@newspim.com

- 새로운 예술을 선보이는 신생 갤러리가 궁금하다.

▲ 국제, 현대, PKM 갤러리 같은 리딩 갤러리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신생 갤러리와 프로젝트 갤러리에도 주목하면 좋겠다. BB&M(성북동)은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출신의 제임스 B. 리가 PKM 출신의 허시영 씨와 설립한 갤러리다. 이불, 배영환, 김희천, 우정수, 이진한이 전속작가인데 국제적 흐름과 맥락을 지닌 시선으로 한국미술의 새 시기를 대표할 작가를 발굴 육성하고 있다. P21(이태원), 갤러리2(평창동), 윌링앤딜링(창성동), 스페이스소(서교동), 디스위켄드룸(한남동)도 추천한다. 이 밖에 프롬프트 프로젝트(개포동), 휘슬(이태원동) 등도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유진상 교수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서양화 전공)과 파리국립고등장식미술대학 대학원(예술공간과 석사)을 졸업하고, 계원예술대학교 아트계열 융합예술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제7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2012) 총감독, 대구예술발전소 전시감독(2014), 문화역284 기획전시 '나의 잠'(2022) 예술감독, 국제갤러리 사외이사 등을 역임하고 미술비평과 연구, 큐레이팅을 하고 있다. 그는 "사물은 항상 2개의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거기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거기에 없는 것이다. 거기 있는 것은 가시적이고 직접적이지만, 거기 없는 것은 거기 있는 것의 '핵심'을 이룬다"며 사물의 양면성을 강조하고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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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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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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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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