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⑱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뉴스핌 창간 20주년 특별기고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

우리 사회의 대전환, 행복을 위해 통과해야 할 두 개의 관문

스웨덴 학생들의 낙관적 미래관, 어디서 나올까?

논문지도를 위해 학생들을 1주일에 한번, 때로는 1주일에 2번을 만나기도 한다. 자주 만나다 보니 졸업 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가 많다. 그 중에서 추천서를 부탁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 그런 학생들과는 좀 도 깊은 대화를 나누며 성장배경, 취미, 사회적 시각, 동료와의 협치 능력, 토론 능력 등을 그동안 보아 왔던 것과 비교해 기록해 놓곤 한다.

졸업 학생들을 위해 1년에 평균 추천서를 4~5개를 쓰는 편이다. 추천서를 쓰면 반드시 채용 인사처 직원이 전화를 걸어와 추천 사유, 학생의 토론과 능력, 단체 생활에서의 협동 감각, 단점을 물어본다. 그들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아껴서 이야기 하지만 그래도 객관적으로 이야기 해 주려 노력한다. 합격한 학생들에게 예외 없이 감사하다는 전화나 메일을 받는다. 그 학생들 중에서 장애를 가진 학생, 이민자 가정 출신 학생, 여학생, 남학생들이 고루 섞여 있다.

[최연혁 교수의 스웨덴 패러독스] 글싣는 순서

1. 글을 시작하며
2. 영국, 미국 그리고 스웨덴 3국의 숨겨진 비밀
3. 노조가 존중받는 사회, 스웨덴 노조의 대변신
4. 기업하기 좋은 나라, 사민당의 대변신
5. 만연했던 부패 어떻게 청산했나, 스웨덴 해법의 블랙박스
6. 특권을 걷어낸 정치, 국가경쟁력
7. 민주주의 건강상태는 누가 챙겨야 할까
8. 좌우파의 국가우선주의, 설득을 통한 상생의 정치
9. 정당 내 계파가 없는 이유
10. 성차별이 없는 사회
11. 장애인이 살기 좋은 나라
12.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열어주세요
13. 지방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
14. 서로의 선을 지키는 사람들
15. 화를 내지 않는 사람들
16. 4차산업시대 노사관계의 대전환
17. 새로운 정치패러다임, K-Politics 전제조건
18. 우리 사회의 대전환, 두 개의 관문
19. 국민 의식의 대전환, 긍정 인자를 깨우자
20.글을 맺으며, 대한민국 패러다임 전환 (끝)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관심과 꿈을 물어보았다. 한둘 빼고 열이면 여덟, 아홉은 예외 없이 미래를 참 밝게 바라본다. 그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과 기회가 넓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활동무대는 세계다. 공부를 마치고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브뤼셀로 실습을 떠나는 학생들, 국제기구가 있는 스위스, 로잔 혹은 파리로 향하는 학생들, 간혹 국제연합이 있는 뉴욕으로 떠나는 학생들도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지방정부, 정부기관, 국회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의 얼굴에는 항상 기대에 차 들 뜬 마음들을 읽을 수 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체장애와 이민자 가정출신의 배경으로 인해 성장하는 동안 느꼈을 자신감의 결여나 차별에 대한 소회 없이 자신 있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들의 행복을 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행복을 향한 두 개의 관문

그들은 어떻게 행복감을 느끼는 것일까? 브라이언 베리(Brian Barry) 교수는 그의 저서 '정치적 논쟁'(Political Argument, 1990)에서 자유의 성취 때문이라 정의한다. 불평불만이 없는 상태(Non-Grievance)를 1차적 자유이며, 소망하던 것, 혹은 부족한 것을 채웠을 때의 만족(Want-Satisfaction)이 2차적 자유로 정의한다. 이 두 가지 자유는 행복으로 이르게 하는 1차적, 2차전 관문이다.

1차적 관문. 스웨덴 학생들이 행복한 이유를 달리 표현하면 이렇다. 그들은 삶을 살아오는 과정에서 불평불만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공부하고 싶을 때 교육이 무상이라 공부할 수 있었고, 학업지원금이 있어 문화생활을 즐기며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고, 어릴 때부터 받은 아동수당으로 물질적으로 크게 부족한 것이 없었다. 그들의 성장과정에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제약이나 통제, 제한, 억압, 압력, 차별을 거의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큰 만족은 못했는지는 몰라도 삶 자체에 대해 큰 불평이나 불만이 없었다. 1차적 관문은 더 높은 행복으로 이르게 하는 필수요소다. 신분적 차이, 신체적 차이, 생물적 차이, 인종적 차이가 극복되지 못하는 사회는 1차적 관문에서 좌절하고 주저 않고 만다. 사회에 뿌리 깊게 내려 있는 차별의 제거가 바로 정치의 역할이다.

2차적 관문. 행복은 무언가 간절히 소망하던 것을 얻었을 때에 가장 크다고 한다. 좌절은 그런 꿈을 꾸어 보지도 못하거나, 꿈을 꿔도 이룰 수 없을 때 느낀다고 한다. 소망하는 것이 크던 작던 이루는 것이 절실하면 행복의 단계에 이른다. 한국음식의 맛에만 만족할 수 있는 한국인이 해외여행 중 현지에서 먹는 얼큰한 라면은 최고의 행복감을 준다. 세상을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행복이라고 하면서 감탄한다. 그렇게 바라고 바라던 대학이나 직장에 취직했을 때의 행복감보다는 못 할지는 몰라도 당장은 라면 맛이 그에게 행복의 전부다. 애타게 갈구했던 것, 여행지에서 충족시켜 주지 못했던 것을 충족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이제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주는 학문적 지식과 언어적 능력을 날개로 달고 있어 비상할 수 있다. 라면 맛과 대학 입학이 주는 행복의 크기는 비교할 수 없다.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 인정해 주면 된다. 그래서 나의 행복만큼 다른 사회구성원의 행복도 동일할 것이라는 생각은 오판이다. 단지 개체로서 내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듯 다른 사람들의 행복추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기본적 자세다.

1차 관문에서 좌절하는 사람들

1차적 관문에서 좌절하게 하는 것이 기회의 박탈이다. 장애, 여성, 이민자,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아예 기회가 주어지지 않거나 당연히 얻을 수 있었던 기회를 뇌물을 받은 사람이나 내부거래자에 의해서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면 불평과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1차적 자유가 박탈당한 것이다. 부패와 차별은 승자와 패자의 순위를 바꿀 수 있는 힘이자 수단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갖지 못한 사람은 좌절하게 된다. 공정은 불평과 불만을 야기시키는 것들(제약이나 통제, 제한, 억압, 압력, 차별)을 제거해 준 상태다. 공정한 사회는 모두가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져 1차적 관문이 보장되는 곳이다. 존 롤스(John Rawls)는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균등한 기회를 보장해 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최우선 순위가 바로 부패 제거다. 부패는 사회적 약자들이 2차 관문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다. 일반국민의 작은 부패(Petty corruption)부터 고위공직자, 정치인, 경제인들의 큰 부패(Grand corruption), 그리고 전체로 확산된 체계적 부패(Systematic corruption)까지 전 사회 구성원의 몸속에 배인 관행에서 발생하는 부패는 여간해서는 퇴치하기가 쉽지 않다. 스웨덴의 빅뱅이론의 예에서 보듯 부패개혁을 통해 엘리트 집단으로 진입하지 못했던 서민자녀들의 불평불만이 제거되기 시작했다. 의무 교육으로 부모의 의지와 관계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고 누구나 재능만 있으면 뇌물을 주지 않아도 기술자, 발명가, 과학자, 의사, 법조인이 될 수 있었기에 2차 관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부패가 제거된 사회는 적재적소에 인재가 배치되어 국가의 성장 동력에 시너지효과가 커진다. 부패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관행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고위공직자가 은퇴하면 3년 정도는 로펌과 산하 연구기관으로 옮겨가는 것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정치인들의 부패가 입증되면 다음 선거에는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고 정치에 다시 쉽게 진입하지 못하도록 강한 제제를 가해야 한다. 선거특별재판소를 설치해 선거사범에 대한 사법 심판을 3심까지 1년 내에 끝낼 수 있도록 해야 임기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폐단을 막을 수 있다. 대통령이 당선 되었을 때 측근을 절대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국무총리 전담 임명제나 책임장관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제투명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에서 측정하는 부패인지도(Corruption Perception Index) 순위를 세계 5위까지 끌어 올리는 것을 국가목표로 삼아 실현시켜 보자. 이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다 줄 것을 확신한다. 왜냐 하면 우리의 제도, 법, 관행, 습관이 모두 새롭게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부패가 낮은 국가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비용이 낮아진다. 공공성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과 같은 복지병이나, 기여보다 혜택에 치중하는 무임승차 현상도 현격히 낮아진다. 부패가 낮으면 정부신뢰도 높아져 세금에 대한 저항도 낮아지게 된다. 내가 낸 세금으로 자신 뿐 아니라 자녀세대에서 더 큰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치가 높기 때문에 출산율이 높아진다. 실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재들이 배치되기 때문에 국가의 시너지 효과는 최고조에 이른다. 노력한 만큼 기대한 성공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불만도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차별과 젠더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의 실현은 시대적 과제다. 성주류화는 자연 상태의 회복이라 보면 된다. 인구의 반은 여성이므로 책임과 의무를 나누는 것이 성주류화의 핵심이다. 여성도 병역의무를 함께 나누고 당당하게 남성이 지배하고 있는 권력을 나누어 갖는 것이 성주류화의 지름길이다. 성주류화 사회로 들어서면 사실 젠더갈등은 수면 아래로 사라지게 된다. 그만큼 여성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의 장관 수와 국회의원의 40%의 지분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여성의 권리에 속한다.

성주류화가 이루어지면 저출산 문제의 첫 번째 관문은 통과하는 셈이다. 출산 및 육아로 인한 직장에서의 여성차별을 줄이면 자연스럽게 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된다. 한국사회의 저항과 불신이 남아 있어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성자유화와 가족구성의 다양성을 인정하면 저출산과 함께 성주류화로 자연스럽게 진입할 수 있다고 본다.

스웨덴이 가족구성에 형태의 사회적 변화에 따라 제정된 1987년 동거법 이후 출산율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성주류화도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점을 고려해 보면 우리나라도 이제 심각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동성부부의 입양권, 미혼여성의 출산권, 미혼모의 양육권 등 아직까지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도 소수자의 자유선택권, 인간권, 여성의 생명권, 아동권 등 다양한 차원에서 사회적 주장에 대한 목소리를 수렴해 보아야 한다.

장애인들이 좌절해 1차적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스스로 장애인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의 존엄권, 인권, 생존권, 행복권 추구권은 헌법 보장 사항이지만 여전히 배척의 대상이다. 장애인 어머니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무릎을 꿇고 주민들 앞에서 절규하는 장면이 서구 TV에 여과 없이 비춰 지면서 한국은 아직 장애인 차별국가이자 후진 국가로 낙인 찍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OECD 회원국 중 장애인의 인권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가 눈에 보이지 않는 장애인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해 우리는 서로 다르지 않음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장애인의 아픔과 불만은 예산을 늘린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내 부모와 나 자신의 퇴행성관절염과 난청 장애에 마음 아파하듯,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을 포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행복의 2차 관문으로 들어가게 하는 다양한 차별들이 제거되지 않으면 영원히 우리는 3류 사회로 머물고 만다. K-Pop으로 대표되는 K-Culture에는 엄청난 자부심을 느낄지 모르지만 인권분야에 있어서는 세계가 걱정스럽게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스웨덴 시내 [사진=최연혁 교수 제공]

불평불만이 높은 사회는 여전히 차별사회이자 불편한 사회라는 증거다. 2차 관문을 통과한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1차 관문을 넘지 못한 우리 이웃들을 포용해 주지 못하면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만 중시하고 물질적 성취에 더 찬사를 보내는 비정한 사회가 된다. 남과 비교하게 되고, 상대적 가치박탈로 그나마 성취한 2차적 행복의 가치도 함께 상실된다. 격차가 커지면 불평불만도 커진다. 지역 간 빈부 격차, 문화 격차, 교육 격차는 지방의 공동화를 더욱 가속화 시킨다. 지역의 경쟁력을 살찌우는 국가정책이 필요하다.

지방자치체에서는 지방의 역량을 키우고 지역 내에 존재하는 부패사슬 구조를 깨트려야 한다. 지방의 인재가 중앙과 타 지역으로 빠져 나가지 않도록 다양한 인센티브와 다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한 유인책을 짜내야 한다. 좋은 관광자원은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숙박시설과 자연, 역사적 문화체험 캠프, 고요함 (Silence) 체험 등 내면을 살찌울 수 있고 다른 곳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창의적 콘텐츠를 갖고 있어야 한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큰 세계적 경쟁력이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의 템플스테이는 누구나 꼭 한번 체험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에 들어간다. 한국의 차 문화체험, 고궁체험, 한옥체험, 한식과 사찰음식 등 우리의 전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 지방관광 자원을 개발할 때 더 연계시켜 볼만하다. 다른 곳보다 더 좋은 관광 콘텐츠보다 꼭 그곳에서만 체험해 볼 수 있는 콘텐츠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전통 창 음악과 전통민요, 정의 문화 등 한국적 콘텐츠를 지방에 특화해 개발하면 세계에서 유일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인근 지역과 함께 하는 지역특화 관광자원도 지방정치인들이 창의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것도 핵심 임무다.

세계의 인재가 모이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브레인 게인(Brain-gain) 사회를 지방에서부터 만들어 보자. 지방의 국제적 경쟁력이 높아지면 지방의 경제수준 뿐 아니라 문화수준과 정치수준을 끌어 올리는 효과와 함께 국가경쟁력이 함께 상승한다. 지방의 인재들이 빠져 나가지 않고 오히려 좋은 인력들이 지방으로 내려가는 브레인 게인의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학령인구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지방대학들이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방정부와 함께 창의적 기지를 더 발휘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지방적 색채를 띤 한류학과 다양한 지방 관광자원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대학에서 제공하면 세계적으로 한국에 유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 수 있다.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려면 1차적 관문의 장애물을 제거해 2차 관문으로 들어설 수 있게 해야 한다. 다양한 제약과 차별을 제거하고, 남들처럼 작은 소망과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 다양한 실패 후 다시 재기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애 주기 별 기회의 사다리를 만들어 보자. 이를 위한 창조적 상상력을 더하고 헌법에 제시된 기본권과 행복권을 실현시킬 수 있는 사회적 대전환이 요구된다.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등이 있다.

kim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용이 완성한 韓·日 반도체 동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의 사업 동맹으로 재편하고 있다.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교류를 직접 챙겨온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기와 스미토모화학 계열 동우화인켐의 유리기판 합작을 계기로 인적 신뢰를 핵심 소재 공동 개발과 생산 협력으로 확장했다. 과거 일본의 선진 기술을 배우고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시작된 삼성의 대일 협력이 이 회장 체제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 뉴스핌DB] ◆ 스미토모와 손잡고 반도체 핵심 '글라스 코어' 공동 생산 15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일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합작법인 '글라셈' 설립에 나섰다. 글라셈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지분 66%, 동우화인켐이 34%를 보유한다. 경기 평택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작을 단순한 계열사 차원의 투자보다 삼성과 일본 재계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첨단산업의 공동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로 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대표적인 일본 소재기업이다. 양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고, 지난 2011년에는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생산 합작사 SSLM을 설립했다. 이번에는 협력의 무대가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소재로 옮겨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평탄하고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고성능 AI 반도체와 대형 패키지에 적합한 차세대 부품으로 꼽힌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지지하는 기판과 패키징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고다층·고밀도 반도체 패키지기판 설계와 제조 기술을 합작법인에 투입한다. 동우화인켐은 정밀 유리 가공과 공정 자동화 역량을 제공한다. 양사가 각자의 기술을 결합해 글라스 코어를 공동 생산하면 삼성은 AI 반도체 패키징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리기판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 이재용 회장이 잇는 일본 네트워크…AI 협력으로 확장 삼성과 일본 재계의 협력 중심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이 1993년 출범시킨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가 있다. LJF는 삼성과 일본 주요 전자·부품·소재 기업 최고경영진이 정례적으로 만나 기술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교류 모임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자들이 참여하며 삼성의 핵심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선대 회장은 요네쿠라 히로마사 전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측의 신뢰는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낸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으로 이어졌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유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LJF 정례 교류회를 직접 주재하고 일본을 수시로 방문하며 도쿠라 회장을 비롯한 현지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AI 시대에 맞는 사업 협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사진=삼성전기] ◆ 산요·NEC·도레이·소니…반세기 이어진 기술 동맹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출발점은 일본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합작이었다. 삼성은 1969년 산요전기와 TV 생산법인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며 전자산업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산요전기 창업자인 이우에 토시오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와세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점도 양사 협력의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기술 도입을 넘어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생산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삼성은 1970년 일본전기(NEC)와 삼성NEC를 설립해 브라운관과 전자부품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훗날 삼성SDI로 성장했다. 2000년에는 NEC와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세워 OLED 사업에 진출했다. 관련 사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거쳐 현재의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어졌다. 협력 범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징과 대형 LCD 분야로도 넓어졌다. 삼성은 1995년 도레이와 스템코(STEMCO), 스테코(STECO)를 설립해 관련 공급망을 공동 구축했다. 2004년에는 소니와 대형 LCD 패널 합작사 S-LCD를 세워 대규모 생산 투자에 나섰다. 초기 일본 기술을 배우기 위한 합작으로 시작된 협력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선진 기술을 배우고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재용 회장은 일본 재계와 쌓아온 오랜 신뢰 관계를 단순한 교류에 그치지 않고 AI 반도체와 첨단 소재 분야의 실질적인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07-15 14:25
사진
오세훈 "李 정부 출범 후 시민 주거 힘들어져"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설명하는 '일타강사'로 나섰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억제·공급 축소 기조의 정부 정책 기조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청년, 신혼부부, 중산층 1주택자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청년정책박람회'에 모두 발언을 했다. 2026.07.10 ryuchan0925@newspim.com 서울시는 15일 오후 '일타시장 오세훈-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이재명 정부 부동산 지옥, 원인 분석 보고서'를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과 소셜방송 라이브서울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약 26분 분량이다. 이번 영상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후속편에서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전환 방향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오 시장은 "정부가 틀렸고 서울시가 옳다는 뜻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모든 주택 거래와 공신력 있는 통계를 분석하고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을 대조하는 한편 공인중개사 약 660명의 의견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확인한 결론은 시민들의 주거 상황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3.1%, 전세가격이 6.3%, 월세가 7.4% 올랐다며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월세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오 시장은 지난 1년간 정부가 여섯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지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수요 억제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와 현 정부의 대책을 비교하며 "대출 규제와 임대주택 공급 발표,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닮았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보다 공공사업에 치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공급 물량 약 3만2000가구 중 2만8000가구는 과거 발표 후 장기간 진척되지 않은 사업으로, 실질적인 신규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 이후 매수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대책 이후 서울 전체 거래의 78.1%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고 영등포, 강서, 관악, 동작, 성북, 성동 등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전월세 시장의 혼란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 전역의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뿐 아니라 기존 세입자가 살던 전셋집까지 사라졌다"며 "전체 전세계약의 55.4%가 갱신계약일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전세 감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월세가 늘었지만 지금은 금리변화가 크지 않은데도 월세가 급증했다"면서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라기보다 정책이 미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 부담이 크게 늘어 청년과 1인 가구 등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시민에게 먼저 청구서가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주비 대출 제한·입주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 현실화" 공급 측면에서는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구역 35곳 중 14곳의 자금 조달이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공사가 보증을 거부한 사업장은 5곳, 협의 중인 사업장은 9곳이며 보증을 확보하더라도 연 4~7%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만7000가구 중 정비사업 물량은 1만7000가구로 약 60%지만, 내년에는 8000가구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자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분양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여섯 번의 대책으로 누르고 공급은 규제로 막은 데다 향후 3년간 공급 부족 우려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전세 물량 감소 원인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과 기존 세입자의 자가 전환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 분석 결과와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주소를 대조한 결과 기존 세입자가 거주 주택을 직접 매입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3.5%인 만큼 집값의 절반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해 자가 전환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78.3%, 매물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약 70%였다. 오 시장은 "전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민은 여전히 많은데 매물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진단은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 부동산 정책, 청년·신혼부부·중산층에 큰 부담" 오 시장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부담이 투기세력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 4050세대, 등록임대사업자, 중산층 1주택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 대학가의 한 원룸은 지난해 6월 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에서 올해 5월 월세 80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 또 서울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850개 단지 중 47.9%인 404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2건 이하였다. 세금 부담도 중산층 1주택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2009년 서울 공동주택의 2.99%에서 올해 14.9%로 예상된다. 서울의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12만 명에서 올해 16만 명으로, 한강벨트 1주택자는 3만3000명에서 5만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 시장은 "투기를 잡겠다던 세금이 중산층 1주택자에게 꽂히고 있다"며 "부자의 세금이 아니라 12월에 날아오는 중산층의 세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18건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정부와 대립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에는 여야가 없고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정책 방향 전환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은 다음 시간에 풀어드리겠다"며 "부동산 지옥은 끝낼 수 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blue99@newspim.com 2026-07-15 14:5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