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산업 전기·전자

속보

더보기

[삼성 파운드리 변곡점]① TSMC 거센 공세서 주도권 가져와야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삼성, 초미세 공정·IP 등 주요요소서 계속 밀려
삼성-TSMC, 점유율 1년새 11%가량 벌어져
GAA, MPW 등 차세대 기술로 반전 효과 볼까

삼성전자는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TSMC의 앞선 기술력과 강력한 파운드리 생태계 등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AI)과 챗GPT 등으로 파운드리는 국가 산업의 생존까지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분야가 됐다. 삼성전자가 처한 현실적 어려움과 함께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해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는 최근 5년 내에 파운드리 반도체 분야에서 대만의 TSMC를 뛰어넘겠다는 포부를 내놨지만 좀처럼 TSMC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초미세 공정의 속도 경쟁을 비롯한 파운드리 공정의 전반적인 요소에서 TSMC에 모두 밀리면서 시장 점유율만 떨어뜨리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 변곡점] 글싣는 순서

1. TSMC 거센 공세서 주도권 가져와야
2. 샌드위치 신세에 위기론도
3. "차세대 전략 구축...삼성만의 생태계 필요"

삼성전자는 이 같은 분위기를 뒤집기 위해 지난 4일 '삼성 파운드리포럼 2023'에서 차세대 기술 혁신을 통한 시장 선점 전략을 공개한 만큼, TSMC와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 삼성, 초미세 공정 등 파운드리 주요요소 TSMC에 밀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TSMC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서버 등 최첨단 산업에 쓰일 초미세 공정을 거친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 기업은 오는 2025년을 목표로 2나노미터(㎚·10억분의 1m) 초미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2나노 공정은 3나노보다 성능이 15% 개선되며 소비 전력도 30% 이상 줄일 수 있어 대량의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AI와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첨단 분야에서 수요가 커질 전망이다. 앞으로 지속적이면서도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인 셈이다.

그러나 TSMC가 당초 내년에 하려던 2나노 공정 시제품 소량 생산을 올해로 앞당기면서 초미세 공정의 속도 경쟁에서 삼성전자가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TSMC가 시제품 생산을 앞당기면 2나노 공정 양산 또한 2025년보다 일찍 이뤄져 시장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전자는 3나노 공정을 지난해 6월 도입하면서 같은 해 12월에 도입한 TSMC에 6개월 이상 앞섰는데도 초미세 공정 기술 경쟁에서 점유율 상승 등 유의미한 결과를 내지 못한 채 그대로 따라잡힌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설계자산(IP) 부문에서도 TSMC에 크게 밀리고 있다. TSMC는 지난 2008년부터 IP 기업이 참여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OIP)을 꾸려 IP 생태계를 만들어놨다. TSMC의 OIP에는 이미 100여개의 IP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TSMC는 OIP를 통해 IP 포트폴리오 5만5000건 이상과 기술 4만3000건 이상 등의 성과를 올렸다. TSMC는 이 같은 IP 생태계를 활용해 현재까지 500여개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4500여개의 IP 포트폴리오와 56개의 IP 기업을 확보했을 뿐이다. 삼성전자는 뒤늦게 지난 2018년 '삼성어드밴스드파운드리에코시스템(SAFE)'을 꾸렸지만 TSMC와 같은 대규모 IP 생태계를 아직 구축하지 못했다. 

IP는 반도체 특정 기능 등을 회로로 구현한 설계 블록이다. 파운드리 기업이 IP 기업에 반도체 공정 정보를 주면 IP 기업이 최적화 IP를 개발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에 넘겨준다. 이를 통해 반도체 공정 기간을 최대 3년까지 줄일 수 있어 파운드리 분야에서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반도체 수율에서도 삼성전자는 TSMC의 기술력을 아직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TSMC의 3나노 및 4나노 모두 수율이 80% 대를 웃도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 3나노 및 4나노의 수율이 각각 60%, 50% 대라는 평가가 나온다. 수율은 공정 과정에서 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로 수치가 낮을수록 생산력도 떨어진다. 수율을 높이지 못하면 고객사의 주문 물량을 납기에 맞추기 어려워 고객사의 신뢰까지 잃을 위험이 있다.

다만, 최근 일부 증권사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4나노의 수율이 75%까지 올랐고 3나노도 기존보다 상승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5나노 이상 선단 공정에서는 삼성과 TSMC의 수율 격차가 10% 이상 나 아직 격차가 크다"며 "낮은 수율은 납기뿐만 아니라 작동 성능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삼성전자에 대한 고객사들의 신뢰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분기별 점유율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격차는 계속 커지고 있다. 전세계 파운드리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TSMC 53.4%, 삼성전자 16.5%였지만 올해 1분기 TSMC 60.1%, 삼성전자 12.4%로 1년 만에 격차는 11%가량 더 벌어졌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TSMC는 앞선 기술력과 노하우 등으로 이미 다양한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능력과 생태계를 갖췄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아직은 이 부분이 어려운 만큼 파운드리 공정 전반의 기술을 모두 끌어올리는 동시에 고객사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삼성, 비장의 무기 새로 마련…시장서 통할까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열린 '삼성 파운드리포럼 2023'에서 AI 등 최첨단 반도체로의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포럼에서 각종 차세대 기술 적용 확대를 시사한 만큼 TSMC와의 파운드리 격차를 줄이는 데에 얼마나 효과를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우선 삼성전자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활용해 AI 등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GAA는 게이트 면적을 넓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높인 신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3나노 공정뿐만 아니라 앞으로 양산할 2나노 공정에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TSMC는 3나노 공정에 GAA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TSMC는 GAA를 2나노 공정에 도입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산 경험이 앞선 삼성전자가 TSMC와의 2나노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은 포럼에서 "GAA는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집적도를 높여 데이터 양과 전력 소비가 큰 AI의 문제점을 해결할 것"이라며 GAA 기술에 집중 투자할 의지를 내비쳤다.

최시영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포럼 2023'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또 삼성전자는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기술을 확대한다. MPW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형태로 한 장의 웨이퍼에 다른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AI와 고성능 컴퓨팅 등 제품 설계에 활용하는 4나노 공정의 MPW 서비스를 지난 4월 시작했다. 오는 8월과 12월에도 두차례 더 지원하며 2024년에는 올해보다 10% 이상 제공 범위를 확대해 국내외 팹리스 고객사의 시제품 제작 기회를 늘린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TSMC의 OIP에 대항하기 위해 자체 생태계인 '삼성어드밴스드파운드리에코시스템(SAFE)'의 글로벌 파트너 기업들과 '멀티다이통합(MDI)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이를 통해 2나노 공정에 사용할 최첨단 IP를 내년 상반기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첨단 칩 생태계를 구성하는 100여곳의 기업과도 협업을 강화하며 고객사 유치에 나선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 연구원은 "삼성이 TSMC를 뛰어넘겠다는 선언을 한 만큼 하반기에는 공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아직 파운드리 규모 자체에서 TSMC와의 차이가 커 당장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2나노 등 첨단 공정 투자 확대·거대 고객사 확보 등 점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삼성 만의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leeiy5222@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