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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진 미래가 궁금하다면?부산 고은사진미술관 '올해의작가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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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부터 KT&G상상마당과 유망작가전 개최
올해의 최종작가 서동신,올해의작가 조준용·조진섭 서로 다른 관점과 태도 보여주는 3인3색 전시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한국 사진예술의 미래를 리드할 유망작가들은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작업을 할까. 부산 해운대의 고은사진미술관(관장 이재구)에서 지난 11월말 개막한 '고은사진미술관+KT&G상상마당 올해의 작가전'을 보면 그 단초를 확인할 수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서동신, Cacophony, 2020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3.12.07 art29@newspim.com

고은사진미술관이 올해의 마지막 전시로 마련한 '고은사진미술관+KT&G상상마당 올해의 작가전'은 작업방식은 각기 다르더라도 젊은 감각으로 현대사진의 속성과 정체성에 대해 끝없이 질문하고, 답해온 작가들 중 심사를 통해 선발된 3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따라서 3명의 작가들이 한 공간에서 따로,또 같이 작품을 발표하는 '3인3색 개인전'이자, 연합전인 셈이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지난 2012년부터 KT&G 상상마당과 연계해 사진의 정통성을 기반으로 작업의 완성도와 실험정신을 갖춘 신진작가를 발굴∙지원하는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KT&G가 주관하는 KT&G SKOPF(KT&G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프로그램)는 미래 한국사진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기대주들과 만나고, 소통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매년 공모전을 열어왔다. 이 프로젝트를 서울에 이어 고은사진미술관이 부산에서 선보임으로써 한국사진의 새로운 문법과 예술세계가 보다 다각도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재개된 2022년의 'KT&G SKOPF 올해의 작가'공모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사진가들이 지원했고, 열띤 경쟁을 뚫고 3명의 사진가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다. 이번 고은사진미술관 전시에는 '올해의 최종작가'로 선정된 서동신과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조준용, 조진섭이 작품을 출품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서동신, Equation, 2021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3.12.07 art29@newspim.com

서동신의 사진은 "이게 사진이라고? 아닌 것 같은데"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그의 평면작업은 사진인 듯하지만, 사진이 아닌 듯 다가온다. 서동신은 사진매체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사진이 예술로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사진은 이제 진실을 추구하는 과정을 반드시 포함하진 않는다. 매체간의 경계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졌다"고. 물론 그 또한 데뷔 초에는 스트레이트 사진작업으로 시작해, 스트레이트 작업을 많이 했다. 하지만 이제 서동신은 자신의 작업이 언어적으로 해석되지 않게 하고 싶어서 일부러 '흐트러뜨린 사진'을 선보인다. 작가는 "서로 다른 메시지를 가진 이미지들이 한 화면에 모여 만들어낸 총합이 '전혀 다른 메시지'를 갖게 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 뉴스핌] 자신의 작품과 함께 한 '올해의 최종작가' 서동신. [사진=이영란 기자] 2023.12.07 art29@newspim.com

서동신의 테마는 'Equation'이다. 'Equation은 '방정식', '동일시'를 뜻하는데, 작가는 대상을 포착하고 촬영하는 것이 아닌, 이미 촬영된 이미지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의 작품은 사진촬영 이후 디지털작업으로 만들어졌으며, 사진의 본질인 지시적 특징을 넘어 이미지 자체의 미적 가능성을 탐구한 것들이다.

[서울 뉴스핌] '고은사진미술관+KT&G 상상마당 올해의 작가전' 포스터. 2023.12.08 art29@newspim.com

이번 전시에서 서동신은 그동안 엄청난 실험과 모색을 했음을 작업을 통해 보여준다. 그는 사진의 크기, 위치 등을 이용해 서로를 가리거나 방해하는 'Equation'(방정식,동일시), 특정 색상을 삭제하고 이미지를 겹쳐 표현한 'Cacophony'(불협화음), 반복적 패턴을 통해 두 이미지를 분할·중첩시키는 'Arithmetic'(계산)으로 구성한 3개의 시리즈를 선보인다.

그리곤 이 모든 것을 'Equation'이라 통칭하고 있다. 지극히 추상적이다가도 기존 형상이 언뜻언뜻 남아있기도 한 서동신의 다채로운 작품들은 보는 이들의 경험과 성향에 따라 열린 감상과 해석이 가능하다. 서동신은 스위스 로잔예술대학교 사진학과를 거쳐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사진디자인 석사과정을 마쳤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조준용, Glass City, 2023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3.12.07 art29@newspim.com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조준용은 사진작업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으로 촬영한 4가지의 연작을 하나의 시퀀스로 연결해 시간-이미지를 공간-이미지로 확장했다. 낮에 달리는 차에서 촬영한 'Glass City'는 장소성과 방향성이 모호한 도시의 '찰나의 순간'을 담고 있다. 운전을 하며 찍은 사진인 까닭에 작가의 개입이 최소화된 본능적이고 감각적인 결과물이다.

[서울 뉴스핌] 올해의 작가 조준용. [사진=이영란 기자] 2023.12.07 art29@newspim.com

조준용이 밤 길거리에 세워진 파손된 차량을 촬영한 'Motor Collection'은 서로 다른 시간-이미지로 대립한다. 또 출발과 도착 사이 어딘가에서 발생한 사건을 기록한 'Speed Way'와 무수한 흔적이 남아있는 자동차 운전학원을 기록한 'Circuit' 두 연작을 통해 작가는 공간-이미지를 성찰한다. 이같은 4개의 연작을 하나의 시퀀스로 묶어 조준용은 이번 작업을 완성했다. 조준용은 서울예술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골드스미스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조진섭, G의 나라, 2022 [이미지 제공=고은사진미술관] 2023.12.07 art29@newspim.com

조진섭은 프랑스 유학(파리 이까르사진학교 졸업)시절부터 난민에 주목했다. 난민을 테마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해온 그는 정형화된 다큐멘터리 사진이 아닌, 새로운 시각과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지향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 거주하는 난민을 기록한 프로젝트 'G의 나라'를 선보인다. 10살 때부터 한국에서 지내고 있는 'G'의 일상을 조진섭은 다양한 양식으로 촬영했다. 'G'는 라이베리아 난민 출신 여성의 중간 이름인 'Gracious의 약자이다.

[서울 뉴스핌] 올해의 작가 조진섭. [사진=이영란 기자] 2023.12.07 art29@newspim.com

작가는 'G'와 가족들의 일상을 가까이서 기록한 사진과 더불어 그가 한국에 살면서 겪은 일과 불안한 감정을 담은 텍스트를 함께 보여준다. 조진섭은 사진가 이전에 메신저로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보다 솔직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일상의 기록 뿐 아니라 스튜디오 촬영, 오브제 등을 활용해 다큐멘터리의 지평을 넓히는 시도를 했다.

이처럼 이번 '고은사진미술관+KT&G 상상마당:제13회 KT&G SKOPF 올해의 작가전'은 국내외에서 사진과 예술을 전공하고 활약 중인 3명의 사진가들이 오늘날 한국 현대사진의 현황과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2024년 2월18일까지 열린다. 무료관람

고은문화재단(이사장 김형수)의 고은사진미술관은 부산 해운대로에 소재한 사진전문미술관이다. 고은사진미술관은 사진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국내외 수준높은 사진작품 전시를 기획하며,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신진작가를 발굴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사진문화의 대중화를 위해 출판사업과 교육및 학술세미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침으로써, 지역의 열린 문화예술공간으로서의 역할도 맡고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랄프 깁슨 Political Abstraction, Archival Pigment Print, 2023 ⓒRalph Gibson, [이미지 제공= 고은사진미술관] 2023.12.07 art29@newspim.com

고은문화재단은 설립 15주년을 맞아 지난 2022년 10월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을 해운대구 중동1로에 개관했다.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은 초현실주의 거장, 랄프 깁슨(Ralph Gibson b.1939)을 기념하는 세계 최초의 미술관이다. 이 특별한 미술관은 고은문화재단과 세계적인 사진가 랄프 깁슨이 다양한 교류를 통해 공유해온 사진과 문화에 대한 철학과 가치를 함께 나누는 출발점이자 부산문화예술의 또하나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랄프 깁슨 사진미술관에서는 'Political Abstraction(폴리티칼 앱스트랙션)'전이 1,2층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랄프 깁슨의 탁월한 감각적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이 기획전에는 총 71점의 작품이 출품됐다. 전시는 2024년 4월 30일까지.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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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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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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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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