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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기자가 간다] 절벽도 평지처럼 '펄쩍'…극한 넘는 특전사 산악극복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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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전북 완주 훈련장서 등반·하강 훈련
귀성부대 독사대대·미 육군 제1특전단과 실시
높이 60미터 경사 80도 암벽 극복

한국에서 유일한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중사 출신 기자입니다. [특전기자가 간다]를 쓰고 있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군을 생생하게 알려드리고 싶어 시작했습니다. 기자정신과 군인정신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국민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마음으로 취재하겠습니다.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6년 만에 고향 부대를 찾았다. 지난 12일 봄빛으로 물든 전북 완주 운장산. 차를 몰고 구불구불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40분쯤 지났을까,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이 보였다. 특전복을 입은 장병들이 훈련 준비 중이었다. 특전복은 특전사 등 특수작전부대가 사용하는 전투복이다. 특유의 검푸른 디지털 무늬 전투복을 보자 가슴이 뛰었다.

훈련장 건너편 계곡, 열 맞춰 설치된 텐트, 수없이 오르내리던 언덕 등 모든 게 그대로였다. 20대 초반, 젊은 날이 떠올랐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자신감이 전부였던 때다. 코끝이 시큰거렸다. 길어진 머리로 입은 전투복을 보자 헛웃음이 났다. 세월은 속절없이 흘러갔지만 전투복은 그대로였다.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암벽 등반 훈련을 준비하는 본지 박성준 기자. 앞으로 다가올 고통은 모른 채 활짝 웃고 있다.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단결! 신고합니다. 예비역 중사 박성준은 2024년 4월 12일 산악극복 훈련을 명받았습니다!"

훈련장 최고 지휘관인 대대장에게 신고부터 했다. 취재 목적이었지만 훈련 중에는 지휘관 지시에 따르는 게 기본이다. 위험한 훈련이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서도 그렇다. 과거에 했던 것처럼 실전같이 해보겠다는 취지도 있었다. 전투복 상의 오른쪽 아래에 귀성부대 마크를 새로 붙였다. 기자는 황금박쥐부대였지만 이번 훈련은 귀성부대 독사대대에서 실시했다.

특수작전부대가 적진에 침투해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산악지역에서도 빠르게 기동할 수 있어야 한다. 산악극복 훈련은 험준한 산악에서 은밀하고 신속하게 기동하기 위한 훈련이다. 장비를 이용해 전술적으로 암벽을 탈 수 있어야 하고 유사시 아군을 구조해 탈출해야 한다. 특수작전은 적의 눈에 띄지 않고 임무를 수행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에 이를 위한 고강도 훈련이 필수다.

추가 안전교육을 받기 위해 장병들보다 먼저 교장으로 이동했다. 교장까지는 약 40분. 약간 가파른 등산코스 정도다. 6년 전에는 분명 단숨에 올랐던 거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현역 장병들은 40킬로그램 군장을 메고 하루에만 몇 번씩 오르내린다. 훈련이 많은 날에는 뛰어서 이동하기도 한다.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본지 박성준 기자에게 송진가루를 건네는 미 육군 제1특전단 장병.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교장에 도착하자 입이 떡 벌어졌다. 이렇게 높고 가팔랐나 싶다. 암벽 높이는 60미터, 경사는 80도라고 한다. 60미터면 아파트 20층이 넘는 높이다. 체감상 경사는 수직에 가까웠다. 장비를 착용하고 교관의 안전교육을 경청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잠시 눈 감고 이미지트레이닝을 했다. 긴장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헬멧 안 관자놀이에서 요동치는 심박이 느껴졌다.

이번엔 산악극복 훈련 최초로 미군도 참가했다. '그린베레'로 불리는 미 육군 특수부대였다. 제1특전단 소속 1개 팀이 우리 군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도시지역에서의 훈련이 많은데,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에서 노하우를 익히기 위해 참가했다고 한다. 특전사를 취재하러 온 특전사 출신 기자라고 말하자 다들 놀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 미군 장병은 "우리와 같은 육군 특수부대인 특전사와 연합훈련을 하니 전투력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역시 한국군은 유능하다. 이번 훈련을 통해 큰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특전사는 예비역도 강하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했다. "예비역 중사면 잘하겠지" 멀리 있는 한 교관의 말이 비수처럼 날아왔다. 아마 기자보다는 한참 선배인 듯했다. 잘해야 할 것 같았다. 아니, 잘하고 싶었다. 선후배도 지켜보고 있고 미군도 지켜보고 있다.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암벽 등반 훈련 중인 본지 박성준 기자. 대기하는 한미 장병들이 한 목소리로 기자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처음엔 슬랩 등반이었다. 슬랩은 평평하고 매끄러운 바위를 말한다. 쉽게 말해 손잡이 없는 바위를 맨몸으로 타고 오르는 것이다. 우리 군부터 출발했다. 한 특전사 장병이 암벽을 오르는 모습은 마치 '스파이더맨' 같았다. 분명 맨손인데 벽에 딱 달라붙어 있는 듯했다. 누가 당겨주는 것도 아닌데 성큼성큼 올라갔다. 금세 오르더니 곧바로 역레펠 자세를 취했다. 전면 하강이었다. 줄 하나에 의지해 암벽을 냅다 뛰어 바닥에 착지했다.

넋 놓고 구경하다 드디어 기자 차례가 왔다. 한 미군 장병이 송진가루를 건넸다.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손에 바르는 하얀 가루다. 긴장한 티를 내지 않기 위해 "고맙다"며 애써 웃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자 60미터 위에 있는 교관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기자는 양 팔을 벌리고 "예비역 중사 박성준 등반 준비 끝"이라고 외쳤지만 "목소리가 안 들린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낼 수 있는 최대의 목소리로 한 번 더 소리쳤다.

초반부터 난관이었다. 출발 지점에는 홈이 있어 수월하게 올라갔지만 10미터쯤 올라가니 잡거나 디딜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작은 틈을 이용해 올라가려고 해봤지만, 곧바로 미끄러졌다. 미끄러지면 고개를 한쪽으로 돌린 뒤 "슬립"이라고 외쳐야 한다. 그 소리를 듣고 안전근무자가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긴장한 탓에 외치지 못했다. 교관에게 "왜 슬립을 안 외치냐"고 크게 혼났다.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암벽 등반 훈련 중 미끄러지는 본지 박성준 기자 모습.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중간쯤 올라가자 다리가 후들거리고 손아귀 힘은 완전히 빠졌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 대신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는 말도 있지만, 올라갈 수 없고 다시 내려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즐길 수도, 피할 수도 없었다. 밑에서는 선후배들과 미군들이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안전줄을 잡지 않고 암벽을 타고 올라야 하지만 안 잡을 수 없었다. 줄을 잡고 올라가다 놓고 미끄러지길 반복하다 결국 교관 있는 곳까지 도착했다.

이처럼 특전사 훈련이 특히 고된 것은 이들이 맡은 임무가 다른 장병들의 임무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특전사 임무는 적진에 침투해 특수작전을 펼치는 데 있다. 육지와 바다, 공중 등 다양한 루트로 적 후방 지역에 침투해 요인을 암살하거나 주요시설을 폭파하고 수색·특수정찰 등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임무가 얼마나 장기화할지 알 수 없고, 임무가 끝난 뒤 적진에서 빠져나오는 길에 어떤 위험이 있을지 알 수 없다. 적지에서 목숨을 지켜주는 건 튼튼한 방호벽이 아니다. 사방으로 적군에 에워싼 곳에서는 적보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적보다 더 빨리 달리며, 악조건 속에서 적보다 더 오래 견뎌야 살아남을 수 있다. 당연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훈련할 수밖에 없다.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암벽 등반 훈련 중인 본지 박성준 기자. 기자가 등반하는 모습을 교관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올라왔으니 이제 내려가야 한다. 이번엔 전면 하강 훈련이다. 전면 하강은 몸이 아래를 향한 상태로 암벽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다. 아무리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해도 아파트 20층 높이에서 걸어 내려가는 건 두려운 일이다. 아래를 똑바로 내려다보는 것조차 웬만한 담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60미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자 까마득했다. "예비역 중사 박성준 하강 준비 끝!!" 악을 질렀다. 패기 반, 공포 반이었다.

제동된 상태에서 조심스레 발을 내디뎠다. 손을 놔버리면 앞으로 고꾸라질 것 같았다. 제동하는 줄을 왼손으로 잡고 조금씩 힘을 풀었다. 내려가는 건 체력적인 부담은 없었다. 심리적인 두려움만 제외하면 비교적 수월했다. 다만 기술이 필요했다. 허리를 활 모양으로 펴고 골반과 상체를 아래로 밀어야 한다.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감을 찾았다. 몸이 기억했는지 중간쯤 되자 살짝 뛰어 내려갈 수 있었다.

이날 훈련에서 특이한 건 교관의 호통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훈련이라고 하면 교관이 '얼차려'를 부여하고 교육생은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 익숙하다. 그러나 특전사 장병들은 이미 대부분 베테랑이다. 특전사 특수작전팀은 장교와 부사관 등 전원 간부로 이뤄져 있다. 최소 4년, 길게는 30년 이상 복무하는 '전투전문가'인 셈이다.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전면 하강 훈련을 실시 중인 본지 박성준 기자. 훈련에 고도로 집중하는 표정이다.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교장에서 10미터가량 떨어진 곳에 7명쯤 되는 인원들이 모여 있었다. 남는 시간 동안 매듭법 등을 연습하는 그룹이었다. 누가 시킨 건 아니다. 스스로 하고 있던 것이다. 적을 제압하고 살아남아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게 직업인 사람들이다. 팀 단위로 이뤄지는 작전 특성상 자신의 목숨만 건져서도 안 된다. 팀 전체가 하나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개인은 더 강해져야 한다. 자발적으로 전투기술을 숙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체력과 정신력 등 기본기가 갖춰져 있어야 자발적 훈련도 가능한 것이다. 현재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지점까지 이미 훈련받아 왔다. 특전사가 되기 위해 최소 약 6개월이 소요된다. 특전사 교육과정은 가혹하기로 악명 높다. 이 기간에 이뤄지는 모든 훈련은 인간의 한계를 넘는 데 목적이 있다. 전시에 살아남아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체력과 정신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아주 높은 온도에서 수없이 두들겨야 강한 쇠가 되듯이 강한 군인은 혹독한 훈련을 거듭해야 탄생한다. 6개월 교육이 끝나고 팀에 배치돼도 특전사의 모든 훈련을 받기 위해선 2년 정도가 걸린다. 이 과정에서 체득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더 강한 사람이 전투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하고 당연한 진실이다.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본지 박성준 기자가 전면 하강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같이 훈련했던 장병들과 작별 인사를 했다. 다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전역하던 날이 떠올랐다. 그 길고, 그러나 너무도 짧고, 고단하고, 안간힘 써야 했던 시절이 영원한 과거가 돼버린 순간. 후회도, 미련도 없을 줄 알았지만, 이별에는 늘 할 말이 남아 있는 법이다. "잘 가라, 건강해라" 서로 끌어안고 우느라 한참 동안 부대 정문을 나가지 못했던 그날. 그 모든 날들이 나를 지나 내 속에서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다.

기자는 부대를 떠났지만 '대체 불가 최정예 부대'라는 특전사의 정체성은 계속될 것이다. 특전사는 이미 능력과 태세를 갖춘 부대라는 국민의 신뢰를 받고 있다. 실제 12회 대간첩 작전에서 55명의 무장공비를 사살하고 3명을 생포하는 등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고도 불리는 이들은 죽어서도 싸울 각오가 돼 있다.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본지 박성준 기자(오른쪽에서 세 번째)가 훈련을 마친 뒤 한미 장병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전면 하강 훈련 중인 미 육군 제1특전대 소속의 한 장병.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등반 훈련 중인 우리 육군 특전사 장병과 하강 훈련 중인 미 육군 제1특전단 장병이 만나 서로 격려하는 모습.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완주=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12일 전북 완주 특전사 산악극복 훈련장에서 암벽 등반 훈련 중인 본지 박성준 기자가 힘겹게 암벽을 오르고 있다. [사진=육군] 2024.04.15 parksj@newspim.com

park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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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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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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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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