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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기자가 간다]"번개같이 타격하라"…707특임단, 고공침투·대테러·저격수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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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시속 280km 윈드 터널 체험…급가속에 '당황'
버스 납치 테러 가정, 내부소탕 훈련서 실탄 사용도
저격수는 '원 샷, 원 킬'뿐…600m 사격도 이상 무

국내 유일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중사 출신 기자입니다. [특전기자가 간다]를 쓰고 있습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군을 생생하게 알려드리고 싶어 시작했습니다. 기자정신과 군인정신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국민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마음으로 취재하겠습니다.

[경기 광주·이천=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20일 오전 경기 광주 육군특수전학교. 푸른 하늘에 날아오른 항공기에서 특수요원들이 줄줄이 뛰어내렸다.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 대원들의 전술무장강하 훈련이었다. 지상과의 거리는 약 1500미터. 사람 형태만 간신히 보일 정도로 까마득한 높이다. 7명 모두 항공기에서 내리자, 하나둘씩 낙하산이 펴졌다.

항공기가 떠나고 난 뒤 정적이 찾아왔다. 7명 대원은 상공에서 아무 소리 없이 지상을 향해 내려오고 있었다. 그야말로 '은밀침투'인 것이다. 실제 고공강하는 최대 2만5000피트(약 7킬로미터) 높이에서 진행된다. 항공기 소리도 들리지 않고 눈으로 식별할 수도 없다. '귀신같이 접근하여, 번개같이 타격하고, 연기같이 사라져라'는 구호를 현실화하는 것이다.

대원들이 강하하는 속도는 최대 시속 약 60킬로미터. 풍경을 감상하거나 바람을 즐길 여유는 없다. 상공에서 동료들과 부딪히지 않기 위해 주변을 끊임없이 경계해야 한다. 또한 고도의 낙하산 조종 기술을 통해 반드시 정해진 곳에 착지해야 한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이뤄지는 야간 강하 난이도는 몇 배 이상 올라간다.

[경기광주·이천=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20일 경기 광주 특수전학교에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대원들이 고공강하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6.23 parksj@newspim.com

대원들은 차례로 정해진 지점에 착지했다. 박수가 절로 나왔다. 모두 강하를 1000회 이상 한 베테랑이었다. 특전사에서 제일 많이 한 대원은 약 4100회라고 한다. 이들은 군장을 비롯해 산소장비, 나침의, 야시장비 등을 착용하고 있었다. 낙하산을 제외하고 군장과 총기 등 장비를 포함하면 40킬로그램이 넘는다. 일반인은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무게다. 이 상태로 사격은 물론, 산을 뛰어다니거나 천리(400킬로미터)를 행군하기도 하는 게 특전사다.

고공침투를 위해서는 기본강하 훈련부터 수료해야 한다. 특전사 대원들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임무는 공중으로 적지에 침투해 작전을 전개하는 것이다. 특전사가 '공수부대'라고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본강하 훈련을 수료한 뒤 일정 자격을 갖추거나 임무에 따라 고공강하 훈련을 받을 수 있다.

특전사의 모든 훈련이 그렇듯이 엄청난 고통과 공포를 이겨내야 하는 훈련이 바로 강하 훈련이다. 지상에 내리는 순간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는 접지 훈련, 인간이 가장 큰 공포를 느낀다는 11미터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모형탑 훈련 등을 거쳐 낙하산을 타고 공중에서 침투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기자는 특전사에서 근무하면서 기본강하는 했지만 고공강하는 해보지 못했다. 기본강하는 상대적으로 낮은 곳에서 강하하며, 항공기에서 내리면서 자동으로 낙하산이 펴진다. 반면 고공강하는 더 높은 곳에서 침투하고, 고도를 계산한 뒤 낙하산을 스스로 펴야 한다. 군생활하면서 20번가량 하늘에서 뛰어내렸지만 고공강하는 미지의 세계였다.

[경기광주·이천=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20일 경기 이천 특수전사령부에서 본지 박성준 기자가 모의고공 훈련시설(윈드 터널)에서 강하훈련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6.23 parksj@newspim.com

◆ 최대 시속 280km 윈드 터널 체험…급가속에 '당황'

고공강하를 체험해 보기로 했다. 모의고공 훈련시설(윈드 터널)을 찾아 경기 이천 특수전사령부로 이동했다. 윈드 터널은 지름 5미터, 높이 9미터의 원통형 터널로, 실제 강하 전 요령과 자세를 숙달하기 위한 훈련 시설이다. 아래에서 위로 상승 기류를 만들어 강하할 때와 비슷한 환경을 만든다. 최대 시속 약 280킬로미터의 바람을 만들어낼 수 있다.

훈련 복장으로 갈아입은 뒤 윈드 터널 출입구 앞에 섰다. 바람에 옷깃이 날리지 않도록 만들어진 파란색 상하의 일체형 복장이었다. 앞서 사전 교육을 받았지만 긴장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자세가 망가지면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낙하산도 탄 몸인데 이것쯤은!' 속으로 되뇌며 몸을 던졌다.

양팔을 벌리고 앞으로 고꾸라지듯 엎드렸다. 바람에 의해 몸이 붕 떴다. 몸에 힘을 빼고 자세에 집중했다. 교관이 다리와 허리를 잡아줘야 간신히 자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적응되자 '윙'하는 큰 소음과 함께 바람 세기가 더 강해졌다. 몸은 3미터쯤 더 위로 올라갔다. 당황했지만 티 내지 않고 천천히 심호흡했다. 시간이 지나고 난 뒤에는 엄지를 치켜세우는 여유도 부렸다.

전문 교관이 몸을 직접 잡아주기도 하고 위험을 대비한 안전장치도 마련된 훈련이었다. 그러나 실제 상공에서는 동료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없고 안전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자신의 생명은 끊임없는 고강도 훈련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골수에 사무치도록 깨닫는 것이다.

낙하산을 수없이 탔어도 항공기 문 앞에만 서면 매번 긴장된다. 스스로 선택한 극한의 상황에서 이들은 말한다. '태어나서 한 번 죽지 두 번 죽냐'고. 덜덜 떨면서 삶을 구걸하는 것은 특전정신이 아니다. 두려움 속에서 사느니 공포를 받아들이고 기꺼이 죽음조차 받아들이겠다는 각오여야 한다. 그것이 특전정신이요 혼이다.

[경기광주·이천=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20일 경기 이천 특수전사령부에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대원들이 대테러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6.23 parksj@newspim.com
[경기광주·이천=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20일 경기 광주 특수전학교에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대원들이 전술레펠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6.23 parksj@newspim.com

◆ 대테러·전술레펠·내부소탕 훈련, 실탄 사용도

707특임단이 특수부대 중의 특수부대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들이 맡은 임무가 다른 부대와 다르기 때문이다. 평시에는 국가급 대테러 특수부대이며, 전시 등 유사시 국가 차원의 극비 임무를 수행한다. 전쟁의 판도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특수작전을 맡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갖고 있는 정보와 능력은 작전 전체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 적의 포로가 되면 고문을 통해 이를 최대한 빨리 알아내려고 할 것이다. 이를 대비한 훈련도 이뤄지고 있다.

검은색 복장을 한 707특임단 대원들이 대테러 작전에 나섰다. 테러범이 버스를 납치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었다. 특수차량이 버스 앞, 뒤를 막은 뒤 동시에 장비를 이용해 버스 창문을 깼다. 버스에 진입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초 정도였다. 내부로 진입한 대원들은 테러범을 사살하고 인질을 구출했다. 눈 깜짝할 새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다음은 레펠 훈련이었다. 고층 건물에서 내부로 침투하는 훈련이다. 줄 하나에 의지한 대원은 건물을 뚜벅뚜벅 걸어 내려오더니 펄쩍 뛰어 바닥에 착지했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다른 대원은 머리를 아래로 한 뒤 빠르게 내려오는 역하강 레펠을 실시했다. 엄청난 속도로 하강하더니 지상에 착지하기 직전 제동을 걸어 사뿐히 착지했다.

팀 단위 전술레펠 작전도 이뤄졌다. 한 대원이 이상 유무를 확인한 뒤 8명 대원이 한 번에 건물에 매달렸다. 건물에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검은색 스파이더맨 같았다. 한 대원은 3미터쯤 되는 장비로 창문을 폭파했다. 막대 모양의 장비 끝에 폭약을 설치해 폭발시키는 장비다. 동시에 다른 대원들은 하나같이 레펠 기술을 이용해 건물 안으로 침투했다.

이번엔 실탄훈련이다. 테러범 9명이 건물 내부를 장악하고 있다. 대원들은 훈련된 대로 전술적으로 이동하며 설치된 표적에 실탄을 발사했다. 모든 대원이 각자 역할을 막힘없이 수행했다. 10명 정도 되는 대원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작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입이 떡 벌어졌다. 테러범 8명 사살, 1명 생포하는 시간은 불과 30초도 되지 않았다.

[경기광주·이천=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20일 경기 광주 특수전학교에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저격수들이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6.23 parksj@newspim.com

◆ 저격수는 '원 샷, 원 킬'뿐…600m 사격도 이상 무

특수부대 지원자들이 선망하는 보직 중 하나가 저격수다. 결정적 인물을 저격하는 것은 실제 전쟁에서 전세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우리 군은 육군을 비롯해 해·공군·해병대 등 각 군에 저격수가 있다. 그중 능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곳 중 하나가 707특임단이다.

위장술을 이용해 상대를 암살하는 임무는 반드시 '원 샷, 원 킬'이어야 한다. 7명 저격수들이 표적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길리슈트를 비롯해 평상복, 정장 등을 입고 위장한 상태다. 200미터 개인 정밀사격부터 시작됐다. 개인에게 부여된 표적을 정밀하게 조준해 제압하는 사격이다.

곧바로 300미터 사격이 이어졌다. 거리는 100미터 멀어졌지만 표적은 더 작아졌다. 머리, 좌·우측 팔, 복부를 각각 선별해 사격하는 조 선별 사격이다. 2개 조가 동시에 사격했고, 한 번의 총성으로 표적은 '펑'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 났다.

600미터 사격도 이뤄졌다. 대물저격소총 사격인데, 단 한 발로 차량을 무력화할 수 있을 정도로 파괴력이 강하다. 600미터부터는 맨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다. 훈련장에는 TV 모니터까지 설치돼 표적을 보여주고 있었다. 교관은 "지금 착용하고 있는 청력 보호 헤드셋을 다시 한번 점검하라"고 했다. 사격이 이뤄지는 순간 헤드셋 사이로 엄청난 총성이 들리면서 몸에 파동이 느껴졌다.

이처럼 정확한 사격을 위해선 평정심이 중요하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몸을 움직여선 안 되고 심리적 동요를 일으켜서도 안 된다. 저격수가 되기 위해선 모든 동물이 갖고 있는 생리적 욕구마저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며칠 동안 움직이지 않고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인내심은 저격수 임무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손가락 끝의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저격수들은 대부분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고 한다.

'행동으로 논리를 대변하고 결과로써 과정을 입증한다.' 707특임단의 모토다. 안보에 관해 어떤 논리가 이들의 행동을 반박할 수 있을까.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까지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과정은 이날 보여준 능력으로 증명됐다. '안 되면 되게 하라'는 모순적인 논리를 이들은 오늘도 행동으로 입증하고 있다.

[경기광주·이천=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20일 경기 광주 특수전학교에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대원들이 실탄을 이용해 내부소탕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6.23 parksj@newspim.com
[경기광주·이천=뉴스핌] 박성준 기자 = 지난 20일 경기 이천 특수전사령부에서 특전사 707특수임무단 대원들이 모의고공 훈련시설(윈드 터널)에서 강하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육군] 2024.06.23 parksj@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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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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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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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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