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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그래피티 예술섬' 만든 신안…"문화가 밥 먹여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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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세계 최초 '그래피티 아일랜드' 조성
존원·덜크·빌스 등 월드클래스 작가 그래피티 제작
안토니 곰리, 마리오 보타&박은선, 제임스 터렐 미술관도 조성

[신안=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말했다. "쉽지 않지요. 주위서 과연 되겠느냐고 많이들 우려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해내고 있습니다. 모두 1004개의 섬으로 이뤄진 우리 신안은 '문화예술로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하나둘씩 실행되고 있습니다. 직접 와서 확인해주세요". 

신안군은 이미 안토니 곰리(비금도), 제임스 터렐(노대도), 올라퍼 엘리아슨(도초도), 마리오 보타&박은선(자은도) 등 유명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1도 1 뮤지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공표한 바 있다. 그런데 또다른 예술섬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바로 세계 어디에도 없는 '그래피티 예술섬'이다. 그래피티 마을은 세계 곳곳에 많지만 그래피티 아일랜드는 신안이 처음이다.

[서울=뉴스핌]스페인 작가 덜크가 신안군 압해도 읍사무소 벽면에 완성한 자신의 작품 앞에 섰다. 신안 갯벌의 달랑게 등과 멸종위기 동물 등이 어우러졌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7.18 art29@newspim.com

◆월드 톱클래스 작가가 만드는 '그래피티 아일랜드'

신안군은 매년 7월 서울 코엑스에서 스트리트 아트페스티벌인 '어반브레이크'를 주최하는 어반브레이크(대표 장원철)와 함께 신안군 압해도에 그래피티 예술섬 조성을 시작했다.

'위대한 낙서마을'이라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미국의 유명 작가 존원(JonOne)과 스페인을 대표하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덜크(Dulk)는 지난 7월 중순 자신들의 작업을 완료했다. 또 포르투갈 작가 빌스(Vhils)는 오는 9월 압해도를 찾아 작업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3년 계획으로 조성하는 '그래피티 예술섬'은 절반 가까이 진행된 셈이다. 이 사업은 1차로 내년말 해외 유명작가 작업이 마무리되고, 국내 작가 그래피티 작업 등이 향후 3년에 걸쳐 진행되면 완성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Expedition Expert'로 잘 알려진 스페인의 덜크는 신안 압해읍사무소 우측 벽에 달랑게, 저어새, 쇠제비갈매기 등 신안 갯벌(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동물들과 한국의 멸종위기 동물인 호랑이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을 완성했다. 덜크는 "내 작업은 해양동물 등 자연과 깊이 연관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이 중심이 되는 이 곳이 내 작업에 꼭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존원 2024.07.18 art29@newspim.com

미국 뉴욕 출신으로 파리를 무대로 활동하며 2015년 프랑스 최고 명예문화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은 존원은 특유의 다이내믹한 추상패턴의 그래피티 아트를 압해읍 팰리스파크 벽면에 완성했다. 팰리스파크는 신안군이 신혼부부에게는 월 1만원을 받고 빌려주는 아파트다. 존원은 "이미 도시에서는 그래피티나 스트리트 아트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신안의 섬에 그래피티 아트를 선보이는 것은 아주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또 전동드릴로 콘크리트 벽면을 파내는 방식으로 인물을 새겨내는 빌스는 압해읍 농협본관 건물에 신안의 인물을 주제로 한 작업을 펼친다. '그래피티 아일랜드'프로젝트는 이들 3명 작가 외에 국내 작가및 청년작가가 참여해 2026년까지 진행된다.

[서울=뉴스핌] 신안 압해도의 신혼부부들이 주로 사는 아파트 벽면에 추상작업을 펼치기 앞서 주제를 설명하는 작가 존원. LG 등 세계적 기업과 수많은 컬래버레이션을 시행한 바 있는 그는 물감이 잔뜩 묻은 바지를 입고 프로젝트의 의미를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7.18 art29@newspim.com

신안군의 '위대한 낙서마을' 프로젝트는 그동안 우리나라에 전역에서 추진된 '벽화마을' 사업과는 다르다. 지난해 신안군과 MOU를 체결하고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어반브레이크 장원철 대표는 "처음부터 '벽화마을이 아니다'라는 전제에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작가들을 섭외했다"며 "신안의 '그래피티 아일랜드'는 세계 정상의 작가인 존원, 덜크, 빌스 등의 참여로 '저항과 도전'이란 그래피티의 가치를 보여주는 '글로벌한 그래피티 섬'이 될 것이며, 이후로도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속속 참여해 청년작가 등을 대상으로 워크숍, 레지던시 프로그램, 멘토링 세션이 이뤄지는 등 '창작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존원은 "신안의 그래피티 아일랜드는 월드클래스 작가들이 모여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게 큰 차이다. 세계적이고 열정적인 작가들이 그 열정을 신안군과 나눈다고 생각한다"며 "전쟁과 고통, 갈등의 사회 속에서 긍정적인 작품을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고 싶다. 스트리트 아트를 접하면서 내 인생이 바뀌었듯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은 나를 뮤지엄을 데려간 적이 없었는데 거리에 그려진 작품을 보며 '누가 했고, 왜 했는지' 궁금해 그래피티 작가가 됐다. 아마 스트리트 아트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뉴욕서 맥도날드를 먹는 그냥 평범한 미국인이 됐을 거다. 그러면 신안에 와서 '탕탕탕 낙지'도 못 먹었을 테고."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신안 퍼플섬 갯벌에 세워진 다리. 썰물이면 다리에 갯벌에 내려앉고, 밀물이면 물에 뜨는 부유교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7.18 art29@newspim.com

그동안 그래피티 아트는 주류 미술계에선 오랫동안 비주류 아트, 내지는 낙서화 정도로 간주됐다. 그러나 장-미쉘 바스키아, 키스 해링, 뱅크시의 등장으로 이제는 예술의 영역으로 당당히 진입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과 퐁피두센터, 영국의 테이트 모던, 미국의 MoMA 등 세계 유수의 뮤지엄들은 그래피티 작가들을 잇따라 초대해 전시를 열고 있다.

한편 신안군이 세계 정상급 작가를 초청해 추진 중인 예술섬 프로젝트 중 안좌도의 '플로팅 뮤지엄'은 내년 3월 개관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다.

[서울=뉴스핌] 신안군 안좌도에 7개의 대형 큐브로 조성된 '플로팅 뮤지엄'. 말 그대로 '물에 뜨는 미술관'이며 내년 3월 공식오픈한다. 일본의 야나기 유키노리가 디자인했고, 내부 작품은 현재 제작 중이다. 5개 큐브에 아나기 유키노리의 작품이 상설 전시되며 1개 큐브에서는 기획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나머지 1개 큐브는 리셉션과 관람편의 제공을 위해 활용된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7.18 art29@newspim.com

플로팅 뮤지엄은 김환기 화백(1913~1974) 생가 바로 인근에 조성되고 있다. 안좌도 출신으로 한국 추상화의 개척자인 김환기 화백의 고택 옆 신촌저수지 일원에 들어선 이 반짝이는 수상 뮤지엄은 이름 그대로 '물 위에 떠 있는' 미술관이다.

뮤지엄은 일본 작가 야나기 유키노리가 건축디자인및 작품제작 전반을 디렉팅했다. 야나기는 일본 이누지마섬(犬島)의 옛 구리제련소를 개조해 미술관으로 만든 '이누지마 아트프로젝트'를 주도한 작가다. 버려지다시피 한 섬을 예술로 살려 명성을 얻은 작가가, 신안 안좌도 저수지에 물에 뜨는 독특한 뮤지엄을 만들고 있어 이채롭다.

모두 7개 큐브로 이뤄진 플로팅 뮤지엄은 현재 스테인리스스틸 외장판넬 외관공사가 마무리됐고,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11월까지 작품 설치와 공사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내년 3월 개관 후에는 4개 큐브에서 야나기의 대형 설치미술 5점이 상설 전시되며 1개 큐브에서는 기획전시가 열리게 된다. 

[서울=뉴스핌] 신안군 분재공원 옆에 조성 중인 '황해교류역사관' 전경. 완공되면 문화전시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저녁노을미술관 별관으로의 활용도 검토되고 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7.18 art29@newspim.com

◆세계 미술거장 유치해 '1도 1뮤지엄' 프로젝트 추진

신안군은 문화예술을 통해 인구 소멸에 대응하고,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1섬 1뮤지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어찌보면 무모해보일 수 있는 프로젝트이다. 신안군은 사업 추진에 총력태세다.

'빛의 마술사'로 불리는 미국 작가 제임스 터렐의 공간 영상작품을 선보이는 뮤지엄은 노대도에 조성된다. 그간 제임스 터렐이 전세계에서 선보인 작품 중 대표작 7점을 골라 재구축할 예정이다. 터렐은 "신안의 너무도 아름다운 섬들에 반했다. 내 빛 작품과 잘 부합된다. 이 섬에 최고의 뮤지엄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한편 영국을 대표하는 유명 조각가 안토니 곰리의 작품 '바다의 미술관'은 비금도에 조성되고 있다. 소금을 모티프로 갯벌 위에 작품을 설치할 예정이다. 곰리의 작품은 설계가 끝났고, 내년까지 완공돼 공식 오픈될 예정인데 아시아 최초 최대의 프로젝트인 데다, 바닷 속에 작품을 설치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박우량 군수는 "안토니 곰리의 경우 설계비만 수십억원에 이를만큼 대형 프로젝트이고, 워낙 세계적인 거장이어서 수락할지 미지수였다. 그런데 '당신 작품을 꼭 우리 비금도에 설치하고 싶다'고 간곡히 의견을 냈더니 '내 작품이 만들어져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영감을 얻고, 쉬어갈 수 있다면 의미가 있겠다'며 우리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

또한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작가 올라퍼 엘리아손은 도초도에 '대지의 미술관'이란 작업을 추진 중이며, 스위스 출신의 건축가 마리오 보타와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조각가 박은선은 자은도에 '인피니또(무한) 조각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신안은 한국이 낳은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 화백이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하다. 사진은 김환기 화백의 안좌도 고택.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7.18 art29@newspim.com

이처럼 1004개(실제로는 1025개이며 이중 유인도는 76개 섬)의 섬을 둔 신안군은 문화예술로 지역 활성화와 재생, 인구 유입 등을 추진하며 전국 지자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저항과 혁신'을 기치로 내세운 젊은 아트페스티벌인 어반브레이크와 손잡고 '위대한 낙서마을'같은 프로젝트를 시현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 '1섬 1뮤지엄' 프로젝트에 섬의 미래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신안을 찾은 영국의 안토니 곰리 작가가 '카프리 섬 보다 더 아름답다'고 찬사를 보낼 만큼 신안의 아름다운 천혜의 경관은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박우량 군수는 "신안군은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인구소멸도가 심한 곳 중 하나였으나 '1004섬(천사섬)'으로 섬을 브랜드화하고 '1섬 1정원(꽃축제)'를 시행하는 등 찾고 싶은 섬으로 만들었더니 최근 인구가 증가했다"며 "'문화예술이 꽃 피는 신안'을 테마로, 박물관 11개, 미술관 13개, 전시관 2개 등 총 26곳을 조성할 계획인데 현재 11곳이 건립 중"이라고 공개했다.

또 "버들마편초가 흐드러지게 피어 섬 전체가 보라색으로 물드는 퍼플섬, 노란 수선화의 섬, 12개의 예배당이 있는 순례자의 섬, 붉은 맨드라미섬, 해변에 그랜드피아노가 설치돼 바다 연주회가 열리는 섬, 수국 팽나무 섬에 이어 세계적 작가들의 최고 작품이 숨쉬는 '예술의 섬'을 곁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암태도의 항일농민운동인 소작쟁의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된 서용선 미술관. 농협창고에 작가가 소장쟁의 전 과정을 그림과 조각으로 형상화했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7.18 art29@newspim.com

◆화가 서용선의 뚝심 돋보이는 '암태도 소작쟁의 역사화'

신안군 암태도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가 서용선(73)의 역사화를 볼 수 있는 미술관도 조성됐다. 암태도의 낡은 미곡창고에 작가 서용선은 1920년대 일제의 양곡수탈과 8할에 이르는 소작료를 착취한 친일지주에 맞서 분연히 봉기한 소작농들의 쟁의 전 과정을 그렸다.

정식 명칭은 '암태도 소작쟁의 100주년 기념-서용선 미술관'으로, 1923년 여름 암태도의 소작농들이 일제의 간악한 수탈에 반발해 육지로 항의하러 나가는 장면을 시작으로, 온갖 고문과 탄압을 받다가 처참한 최후를 맞는 1년여의 항쟁사 전반이 높고 너른 창고에 다각도로 묘사됐다. 지난해 암태도 소작쟁의 100년을 기념하며 전북수묵비엔날레 공식 참여작으로 완성된 서용선의 압도적인 회화및 입체작품은 감상객들을 잠시 치열했던 항일농민운동 현장으로 데려가며 옷깃을 여미게 한다.

특히 암태도의 주민들은 결국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일체의 곡기를 끊으며 아사 항쟁까지 펼친바 있는데 작가의 굵고 담대하며 강력한 표현은 이를 생생히 증언하고 있다. 신안의 작은 섬에 이같은 귀중한 역사적 회화와 조각이 추모 형식으로 짜임새있게 조성되어 있다는 것 또한 의미가 크다. '가장 신안다운 예술공간'인 셈이다.

[서울=뉴스핌] 신안군 거리에 한 청년작가 그린 섬주민 할아버지 할머니 초상. 아기동백꽃과 두 부부를 어우러지게 해 이채롭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7.18 art29@newspim.com

한편 '문화가 밥 먹여준다'는 슬로건 아래 서울의 22배 면적인 신안군을 '예술이 살아 숨쉬는 섬' '사시사철 색색의 꽃들이 피는 정원'으로 바꾸고 있는 신안군의 도전이 과연 어떤 결실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인정한 귀하디 귀한 갯벌과 눈부시게 빛나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급적 훼손하지 않으면서(군데군데 단세포적이고 유치한 억지춘향적 조형물이며 구조물도 적지않다), 참신하면서도 자연에 잘 스며드는 멋진 예술품들이 부드럽게 일렁이는 섬이 될지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한국에도 일본의 예술섬 '나오시마의 신화'가 도래할 것인가'하면서...

[서울=뉴스핌] 퍼플섬 초입에 세워진 사진 스폿. 퍼플이 주제라 섬 전체가 온통 보라색이고, 보라색 옷이나 모자 신발을 쓴 여행객은 퍼플섬 입장료(5천원)가 면제된다. [사진= 이영란 기자] 2024.07.18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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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완성한 韓·日 반도체 동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의 사업 동맹으로 재편하고 있다.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교류를 직접 챙겨온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기와 스미토모화학 계열 동우화인켐의 유리기판 합작을 계기로 인적 신뢰를 핵심 소재 공동 개발과 생산 협력으로 확장했다. 과거 일본의 선진 기술을 배우고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시작된 삼성의 대일 협력이 이 회장 체제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 뉴스핌DB] ◆ 스미토모와 손잡고 반도체 핵심 '글라스 코어' 공동 생산 15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일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합작법인 '글라셈' 설립에 나섰다. 글라셈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지분 66%, 동우화인켐이 34%를 보유한다. 경기 평택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작을 단순한 계열사 차원의 투자보다 삼성과 일본 재계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첨단산업의 공동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로 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대표적인 일본 소재기업이다. 양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고, 지난 2011년에는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생산 합작사 SSLM을 설립했다. 이번에는 협력의 무대가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소재로 옮겨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평탄하고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고성능 AI 반도체와 대형 패키지에 적합한 차세대 부품으로 꼽힌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지지하는 기판과 패키징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고다층·고밀도 반도체 패키지기판 설계와 제조 기술을 합작법인에 투입한다. 동우화인켐은 정밀 유리 가공과 공정 자동화 역량을 제공한다. 양사가 각자의 기술을 결합해 글라스 코어를 공동 생산하면 삼성은 AI 반도체 패키징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리기판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 이재용 회장이 잇는 일본 네트워크…AI 협력으로 확장 삼성과 일본 재계의 협력 중심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이 1993년 출범시킨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가 있다. LJF는 삼성과 일본 주요 전자·부품·소재 기업 최고경영진이 정례적으로 만나 기술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교류 모임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자들이 참여하며 삼성의 핵심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선대 회장은 요네쿠라 히로마사 전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측의 신뢰는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낸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으로 이어졌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유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LJF 정례 교류회를 직접 주재하고 일본을 수시로 방문하며 도쿠라 회장을 비롯한 현지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AI 시대에 맞는 사업 협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사진=삼성전기] ◆ 산요·NEC·도레이·소니…반세기 이어진 기술 동맹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출발점은 일본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합작이었다. 삼성은 1969년 산요전기와 TV 생산법인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며 전자산업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산요전기 창업자인 이우에 토시오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와세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점도 양사 협력의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기술 도입을 넘어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생산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삼성은 1970년 일본전기(NEC)와 삼성NEC를 설립해 브라운관과 전자부품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훗날 삼성SDI로 성장했다. 2000년에는 NEC와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세워 OLED 사업에 진출했다. 관련 사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거쳐 현재의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어졌다. 협력 범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징과 대형 LCD 분야로도 넓어졌다. 삼성은 1995년 도레이와 스템코(STEMCO), 스테코(STECO)를 설립해 관련 공급망을 공동 구축했다. 2004년에는 소니와 대형 LCD 패널 합작사 S-LCD를 세워 대규모 생산 투자에 나섰다. 초기 일본 기술을 배우기 위한 합작으로 시작된 협력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선진 기술을 배우고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재용 회장은 일본 재계와 쌓아온 오랜 신뢰 관계를 단순한 교류에 그치지 않고 AI 반도체와 첨단 소재 분야의 실질적인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07-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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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李 정부 출범 후 시민 주거 힘들어져"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설명하는 '일타강사'로 나섰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억제·공급 축소 기조의 정부 정책 기조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청년, 신혼부부, 중산층 1주택자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청년정책박람회'에 모두 발언을 했다. 2026.07.10 ryuchan0925@newspim.com 서울시는 15일 오후 '일타시장 오세훈-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이재명 정부 부동산 지옥, 원인 분석 보고서'를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과 소셜방송 라이브서울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약 26분 분량이다. 이번 영상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후속편에서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전환 방향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오 시장은 "정부가 틀렸고 서울시가 옳다는 뜻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모든 주택 거래와 공신력 있는 통계를 분석하고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을 대조하는 한편 공인중개사 약 660명의 의견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확인한 결론은 시민들의 주거 상황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3.1%, 전세가격이 6.3%, 월세가 7.4% 올랐다며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월세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오 시장은 지난 1년간 정부가 여섯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지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수요 억제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와 현 정부의 대책을 비교하며 "대출 규제와 임대주택 공급 발표,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닮았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보다 공공사업에 치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공급 물량 약 3만2000가구 중 2만8000가구는 과거 발표 후 장기간 진척되지 않은 사업으로, 실질적인 신규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 이후 매수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대책 이후 서울 전체 거래의 78.1%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고 영등포, 강서, 관악, 동작, 성북, 성동 등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전월세 시장의 혼란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 전역의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뿐 아니라 기존 세입자가 살던 전셋집까지 사라졌다"며 "전체 전세계약의 55.4%가 갱신계약일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전세 감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월세가 늘었지만 지금은 금리변화가 크지 않은데도 월세가 급증했다"면서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라기보다 정책이 미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 부담이 크게 늘어 청년과 1인 가구 등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시민에게 먼저 청구서가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주비 대출 제한·입주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 현실화" 공급 측면에서는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구역 35곳 중 14곳의 자금 조달이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공사가 보증을 거부한 사업장은 5곳, 협의 중인 사업장은 9곳이며 보증을 확보하더라도 연 4~7%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만7000가구 중 정비사업 물량은 1만7000가구로 약 60%지만, 내년에는 8000가구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자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분양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여섯 번의 대책으로 누르고 공급은 규제로 막은 데다 향후 3년간 공급 부족 우려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전세 물량 감소 원인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과 기존 세입자의 자가 전환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 분석 결과와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주소를 대조한 결과 기존 세입자가 거주 주택을 직접 매입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3.5%인 만큼 집값의 절반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해 자가 전환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78.3%, 매물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약 70%였다. 오 시장은 "전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민은 여전히 많은데 매물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진단은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 부동산 정책, 청년·신혼부부·중산층에 큰 부담" 오 시장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부담이 투기세력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 4050세대, 등록임대사업자, 중산층 1주택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 대학가의 한 원룸은 지난해 6월 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에서 올해 5월 월세 80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 또 서울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850개 단지 중 47.9%인 404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2건 이하였다. 세금 부담도 중산층 1주택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2009년 서울 공동주택의 2.99%에서 올해 14.9%로 예상된다. 서울의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12만 명에서 올해 16만 명으로, 한강벨트 1주택자는 3만3000명에서 5만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 시장은 "투기를 잡겠다던 세금이 중산층 1주택자에게 꽂히고 있다"며 "부자의 세금이 아니라 12월에 날아오는 중산층의 세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18건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정부와 대립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에는 여야가 없고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정책 방향 전환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은 다음 시간에 풀어드리겠다"며 "부동산 지옥은 끝낼 수 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blue99@newspim.com 2026-07-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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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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