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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룡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단독] 휴전선 감시 주한미군 정찰기들, 연말까지 철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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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주둔 RC-12X 10대, EO-5C 2대 연말까지 퇴역
40여 년간 휴전선 감시 임무, 오산의 U-2S기 내년 퇴역
'글로벌 호크' 성능 보완 위해 '백두정찰기 2차 사업' 진행 중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한반도 영공을 감시하는 주한미군의 EO-5C 크레이지 호크(Crazy Hawk) 정찰기, RC-12X 가드레일(Guardrail)이 노후화로 올 연말 전면 퇴역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29일 자 미국의 군사전문 매체 <더 워 존(The War Zone)>에 따르면, 미 육군은 올 연말까지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한 정보·감시·정찰(ISR) 항공기의 기종을 모두 퇴역시킨다(Army To Retire All Of Its Turboprop Surveillance Planes By The End Of The Year)고 밝혔다.

미 육군은 2022년부터 정보·감시·정찰(ISR) 항공기의 퇴역작업을 진행해 왔고, 퇴역작업은 미 국내 정찰기 운용부대는 물론 해외 주둔 미군에 배치된 정찰기, 즉 평택의 주한 미 육군 501정보여단의 EO-5C 크레이지 호크와 RC-12X 가드레일까지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한의 휴전선 최전방 남침부대를 사전에 탐지하는 정찰자산의 '심각한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한 미사일과 휴전선 일대의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는 '주한미군의 눈' EO-5C 정찰기. [사진=주한미군] 2025.08.07 gomsi@newspim.com

◆퇴역대상 '크레이지 호크'와 '가드레일' = 퇴역대상 정찰기는 주한 미 육군 501정보여단이 2대를 운용하는 EO-5C 크레이지 호크다. 캘리포니아 마이크로웨이브(CMI)가 제작한 EO-5C는 광학·적외선(EO/IR) 영상장비와 합성개구레이더(SAR), 통신정보(COMINT) 장비 등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정보 수집이 가능한 정찰기다. 북한이 지난해 1월 14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 주장하는 신형 고체연료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하기 하루 전인 1월 13일, EO-5C는 정보활동을 위해 비행에 나섰고, 사흘 후인 1월 16일에도 수도권 상공을 비행했다.

또 하나의 퇴역 대상인 RC-12X 가드레일은 비치크래프트가 만든 민간용 소형여객기 '킹 에어'와 '슈퍼 킹 에어'를 개조한 정찰기다. 미군은 1971년부터 이 기종을 개조해 사용했고, RC-12 정찰기, C-12 수송기가 대표적이다. 미 육군은 보유 중인 48대의 RC-12 정찰기 가운데 14대를 4억6200만 달러(약 5250억 원)를 투입해 업그레이드했고, 노스롭그루먼이 2011년 1월부터 신형 RC-12X 14대를 납품했다.

RC-12X 정찰기는 주로 전투 현장의 신호첩보(SIGINT)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지휘부에 제공한다. RC-12X 정찰기가 지원하는 전장의 규모는 전투여단급이다. 실제 전투가 벌어지는 곳과 그 주변의 신호 첩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것에 특화된 정찰기다. U-2S나 RC-135W 같은 전략정찰기와는 기본적으로 임무 콘셉트가 다르다.

501정보여단은 예전부터 RC-12X를 통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정보와 북한군 동향 등을 수집해 왔다.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RC-12X 가드레일 정찰기도 지난해 북한의 초음속미사일 발사 직후인 1월 15∼16일, 중부지역에서 정찰비행을 실시했다. 주한 미 육군 501정보여단에 배치된 RC-12X는 2018년 여름까지만 해도 5대에 불과했지만, 북한 선박들의 공해상 불법환적을 감시하기 위해 RC-12X 배치 대수를 2배로 늘려 현재 10여 대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강화되면서 한반도 주변 해상으로까지 감시 범위를 넓힌 탓이다.

주한 미 육군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기체들이 운용수명과 성능의 한계로 퇴역하는 것은 분명하다. 후속 기체는 5년 전부터 준비해온 EO-6A 감시정찰기가 공표되었으나, 미 정부는 현재 최종 배치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EO-6A는 EO-5C를 대체하는 플랫폼이지만, 한반도 전개는 2026년 초에 가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주로 통신감청기로 운용하는 RC-12X에 대한 후속 기체는 유인기 형태일지 무인기 형태일지 아직까지는 명확하지 않다.

평택의 주한 미 육군 501정보여단 소속의 통신감청 정찰기 RC-12X 가드레일. [사진=노드롭그루먼] 2025.08.07 gomsi@newspim.com

◆주한 미 육군 지상 감시 정찰기의 역사 = 주한 미 육군의 지상 감시 정찰기의 역사는 1960년대 초반 그루먼사가 제작한 OV-1 모호크 감시기 배치를 시작으로 1996년까지 이어진다. OV-1 모호크 감시기는 비무장지대(DMZ) 남한 쪽 상공 안전구역에서 측면감시 레이더(SLAR)를 사용한 60도 각도의 비스듬한 정찰 임무를 담당했다.

1996년 이후 신형 지상 감시기들이 배치됐는데, 그것이 바로 지금의 EO-5C SAR 레이더 감시기와 북한군 통신을 감청하는 RC-12 시리즈다. 현재 운용 기체는 RC-12X 10대와 EO-5C 2대로 알려졌다. 미 육군 소속의 감시 정찰기이기 때문에 DMZ 전후방의 중화기(重火器)들의 변동상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적의 기습공격을 사전에 감지해 대응하는 임무를 띤 중요 정찰자산이다.

◆오산기지의 U-2R/S 정찰기도 퇴역 = 한편, 주한 미 공군에 분견대(detached force) 형식으로 40여 년간 배치된 U-2R/S 고고도 정찰기 역시 미 공군 현대화 계획의 하나로 2026 회계연도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오산기지에서 있는 U-2S 정찰기는 하루에 1회씩 교대로 출격해 휴전선 인근의 20㎞ 고공에서 7∼8시간씩 비행하면서 북한 쪽 60∼70㎞ 지역을 TV 카메라로 촬영하듯 샅샅이 정찰한다.

U-2S기를 한 번 이륙시켜 작전에 투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100만 달러(약 12억 원)로 알려졌다. U-2S기를 통해 수집된 정보는 미 태평양공군사령부(PACOM)와 미 공군전투사령부, 주한미군 '한국전투작전정보센터'(KCOIC), '한미연합분석통제본부'(CACC)에 제공된다.

후속 기체는 노스롭그루먼의 RQ-4A 글로벌호크로 알려졌다. 하지만 RQ-4A는 괌 그리고 주일 미 공군 기지에 배치돼 운용 중이므로, 오산에 전진 배치 여부도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5년 현재 오산기지의 U-2기의 덩치에 맞는 '거대 격납고'에 3~4대가 운용 중이다.

미 정부는 주한미군에 U-2S기 후속으로 노스럽 그루만의 스텔스 무인정찰기 RQ-180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공군은 1999년 SR-71 '블랙버드'가 퇴역한 이후 첨단 방공시스템이 버티고 있는 영공을 관통해 정찰할 수 있는 정보 플랫폼을 고민한 끝에 탄생한 기체다. 앞서 2011년 미 공군의 RQ-170 '센티넬' 정찰기가 이란군의 전자전 재밍으로 추정되는 원인으로 불시착하자, 노스롭그루먼이 전자전 성능을 강화해 2013년 RQ-180 스텔스 무인정찰기 모델을 개발했다. 현재 미 공군에 7대가 실전 배치됐다.

주한 미 공군에 분견대 형식으로 40여 년 간 배치된 U-2R/S 고고도 정찰기. [사진=미 공군] 2025.08.07 gomsi@newspim.com

◆KAI, '백두정찰기 2차 사업' 진행 = 한편, 주한 미 육군의 감시정찰 자산이 빠지는 빈자리를 국내 방산업체들이 새로운 감시정찰자산을 개조·개발해 메우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2009년부터 미국에 신호수집 장비 수출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우리 군은 2018년 신호수집장비가 장착되지 않은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의 성능을 보완하기 위해 백두정찰기를 개발하기로 했다. 2018년에는 1차 사업으로 2대를 배치했고, 2021년에는 백두정찰기 2차 사업을 추가로 진행했다. 성능이 향상된 신호정보 수집체계를 총사업비는 약 8700억 원이 투입해 순수 국내업체 기술로 개발하는 것으로, 4대를 추가로 도입한다.

공군에 배속해 운용하는 백두 2차 정찰기 4대 도입 사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26년까지 개조·개발을 앞두고 있다. 주로 평양을 위시해 북한의 백두산 인근까지 후방에 배치해 놓은 각종 미사일 전력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 관계자는 "백두정찰기 1, 2호기가 개발시험평가(DT)를 마치고 공군 성남비행장에 올해까지 배치된다"며 "시험평가를 하지 않는 3, 4호기도 내년에 추가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두정찰기 2차 사업에 핵심은 LIG넥스원이 개발한 계기 정보(Fisint) 기능이다. 개량된 백두정찰기는 미사일 발사의 경우 북한 군부의 주 신호 탐지 가능 거리가 370㎞에 달한다. 평양을 기준으로 할 때 동창리 미사일 기지와 영변 핵시설이 포함된다.

백두정찰기의 체공 시간도 늘어났다. 체공 시간을 6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운행 고도를 4만 피트(약 12㎞)로 높였다.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 사거리에서 벗어난다. KAI 관계자는 "개량형 백두정찰기 기체는 KAI가 프랑스 다소사의 팰콘 2000LXS를 들여와 개조했다"면서 "항공기에서 보내는 데이터 용량은 1차 사업 때 도입한 항공기보다 4배가 많다"고 했다.

백두정찰기 2차 사업자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량형 백두정찰기 기체로 사용하는 프랑스 다소사의 팰콘 2000LXS. [사진=KAI] 2025.08.07 gomsi@newspim.com

◆대한항공, DMZ 감시 MUAV 개발 = DMZ 중심의 전방을 감시하는 새로운 감시정찰 전력으로 배치를 예정하는 중고도 무인기(MUAV) 역시 대한항공이 제작에 들어갔다. 고도 6~13km 상공에서 최장 24시간 머물면서 100km 밖 북한의 핵시설과 미사일 기지 등 주요 표적을 고해상도로 촬영할 수 있는 중고도 무인항공기(MUAV)는 오는 2026년부터 공군에 순차적으로 배치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12월 17일 대한항공(부산)에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MUAV의 생산시설 완공과 조립 생산 착수 기념행사를 했다.

최종 생산될 MUAV의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대한항공이 '고성능 전략 무인항공기'로 소개하며 개발해온 KUS-FS는 동체 길이 13m, 날개 너비 25m, 높이 3m의 크기에 1200마력급 터보프롭 엔진을 장착할 예정이다. 최대 이륙중량이나 최고속도, 순항속도, 항속거리, 체공 시간은 전부 베일에 가려져 있다. 군 당국은 MUAV가 전력화되면 공대지 미사일과 대전차 미사일 등도 장착해 무인 공격기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 세계 동맹 관계 변화 추진을 주도하는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이 대북 방어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주문하면서 한반도 안보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항공전력의 경우만 놓고 보더라도, 미국은 한반도에서 노후화한 각종 전력을 '자연도태' 형식으로 처리하고, 후속 전력은 점진적으로 한국군이 '보완'하는 쪽으로 유도하고 있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한미동맹의 현대화'라는 용어가 등장하는 시기에 '주한미군 감축'이란 용어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콜비 차관의 말처럼, 한반도에서 미국과 한국 군대의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rebalancing roles and responsibilities)하는 과정에서 미 육군의 정찰자산 이동도 이뤄진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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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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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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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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