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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모의 외교포커스] 정년 3년 남은 외교관이 '5년 전 보직'으로 강등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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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외교부 기획조정실장을 유엔 차석대사로 발령
외교경험 없는 '李대통령 변호인' 유엔대사 보좌역
정부, 유엔대사 인선 잘못 스스로 인정한 '엽기 인사'
"이렇게까지 해서 유엔대사를 그 자리에 둬야 하나"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외교부 출입 기자 20년 동안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엽기적인 인사 발령이 22일 있었다. 국장급 인사가 배치되는 유엔 차석대사 자리에 이미 5년 전에 그 자리를 거쳤던 현직 실장급 고위 인사를 강등시켜 다시 보낸 것이다. 외교부는 배종인 기획조정실장을 이날 자로 주유엔 차석대사로 임명한 사실을 공개했다.

유엔 차석대사는 본부 국장을 마치고 가는 자리다. 배 실장은 이미 2017년에 국장을 지냈고 2020년부터 3년간 유엔 차석대사로 일했다. 그리고 2023년 주불가리아 대사를 거쳐 외교부의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조정실장으로 근무 중이다. 정년이 3년 남은 배 실장은 한참 낮은 직급의 자리를 마지막 보직으로 받아 거기서 외교관 생활을 끝내야 한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배 실장이 큰 잘못을 저질렀거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다. 외교부에서 요직 중의 요직인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는 것 자체가 꼼꼼하고 빈틈없는 업무능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의미한다. 배 실장이 다시 유엔 차석대사로 나가게 된 것은 외교 경험이 전무한 차지훈 변호사가 유엔대사로 임명된 것과 관련이 있다. '다자외교의 정점'인 유엔에서 외교 경험이 없는 법조인이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배 실장을 차석대사로 보내 차 대사를 보좌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는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말할 것이 없다"고 했다.

유엔의 역할과 위상이 찌그러졌다고는 해도 유엔대사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전세계 모든 국가가 모여 국익을 경쟁하는 시장 바닥과 같은 다자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려면 그만한 배짱과 외국어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유엔이 돌아가는 속성과 관행을 꿰고 있는 '빠꼼이'여야 한다. 직업 외교관이어도 오랜 유엔 경험이 없으면 불감당인 자리가 유엔대사다.

대통령실은 대사 중에서도 특수한 전문성을 요하는 유엔대사에 왜 외교 경험이 전무한 법조인을 앉혔는지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시달리던 외교부가 지난 17일 "차 대사는 국제중재, 국제금융 등 국제 이슈에 대한 이해가 깊어 국제법 지식과 노련한 협상력을 요하는 유엔 무대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마지못해'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그러나 이런 설명이 말이 안 된다는 것은 누구보다 외교부가 잘 안다.

결국 차 대사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적 인연이 발탁 배경이라는 자연스러운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차 대사는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이 대통령의 연수원 동기가 고위직에 발탁된 것은 이번이 7번째다. 특히 차 대사는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인단으로 참여해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차 대사 내정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또 연수원 동기냐" "보은 인사 아니냐" 등의 비판이 나온 이유다. 이 대통령이 자신의 형사 사건 무죄 취지 파기환송을 이끌어낸 변호사에게 유엔대사 자리를 '성공 보수'로 지급했다는 비유까지 나왔다.

현재 특검은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명품·그림 등을 바치고 자리를 얻으려 했다는 '매관매직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이종섭 전 국방장관을 호주대사로 보내는 과정에서 공관장 자격심사를 졸속으로 했다는 의혹도 특검이 수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란 청산'을 내세워 집권한 정부가 윤 정부와 본질적으로 다를 것 없는 인사를 버젓이 행하고 있다.

배 실장을 유엔 차석대사로 보내는 기괴한 인사를 한 것 자체가 차 대사는 적임자가 아니며 자격 미달임을 정부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차 대사를 유엔 대사 자리에 둬야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이재명 정부의 '실용 외교'는 국익을 위한 것인지 대통령의 사익을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유엔은 대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 많은 곳이다. 배 실장이 아무리 경험 많은 외교관이라고 해도 유엔대사가 할 일을 차석대사가 대신할 수는 없다. 또 유엔은 소문이 빠른 곳이다. 차 대사가 어떤 배경으로 부임했는지, 배 실장은 왜 다시 차석으로 왔는지 좁아터진 '터틀 베이'에 모인 각국 외교관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며 차 대사는 그 집단에서 '블랙 쉽(검은 양)' 취급을 받을 것이다. 차 대사가 유엔 대사로 제 역할을 하기는 이미 틀렸다.

이번 일은 지나가는 소나기처럼 끝나지 않는다. 유엔에서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부적격 인사' 비판이 나오고 정부에 지속적으로 타격을 줄 것이다. 공자는 잘못한 것을 탓하지 않았다. 그러나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 것이 바로 잘못이다"라고 했다. 인사가 잘못된 것을 안다면 다른 꼼수로 덮으려 하지 말고 잘못된 것을 고쳐야 한다. 지금이라도 인사를 철회하고 정도를 걷기를 바란다. '바지 대사'라는 오명을 안고 버티기보다 본인이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것도 방법이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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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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