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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로컬크리에이터] "나주에서 업 만들어요"…윤현석의 로컬 혁신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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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석 컬처네트워크 대표, 여전한 것을 여전하게 '스테디 나주' 프로젝트 진행
1913송정역시장·무등산 브루어리·아일랜드 리서치 이어 로컬생태계 확장 주도
"내가 사는 동네를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든다면, 그건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

[서울 =뉴스핌] 정상호 기자 = 지역의 일상과 시간이 누적된 골목에서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다. 광주의 오래된 역전시장 '1913송정역시장'을 전국적인 지역재생 모델로 키워냈고, 무등산 브루어리와 제주 아일랜드 리서치, 스테디 나주 프로젝트로 로컬 브랜드 생태계를 확장해 온 윤현석 대표다.

그는 자신을 거창한 도시전문가가 아니라 "지역에서 일을 새로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시작한 작은 실험은 전통시장, 양조장, 패션 브랜드, 한방 웰니스 음료, 타운형 리조트 기획으로까지 이어지며 '로컬'의 의미를 완전히 새로 쓰고 있다.

윤현석 대표가 지난 10여 년 동안 붙들고 온 키워드는 '지역에서 일 만들기'다. 그에게 '일'은 단순한 직업이나 고용이 아니라, 도시가 사라지지 않게 붙잡아두는 업(業)과 산업의 구조를 뜻한다.

그는 지방 소도시의 위기를 '일이 사라지는 과정'으로 본다. 청년 유출, 고령화, 수도권 집중, 문화적 격차 등의 문제를 종합해 보면 결국 그 도시를 떠나는 이유는 '업이 부재하거나 쇠퇴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기존의 일자리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다운 새로운 산업과 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것이 1913송정역시장, 무등산 브루어리, 아일랜드 리서치, 스테디 나주를 관통하는 공통분모다.

뉴스핌은 5일 [헬로 로컬크리에이터] 아홉번째 방송으로 '로컬을 산업으로 바꾸는 사람' 윤현석 컬처네트워크 대표를 만났다. 로컬전문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진행을 겸해 이야기를 나눴다.

윤현석 대표

윤현석 대표의 첫 실험 무대는 오프라인 골목이 아니라,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었다. 그는 지역의 문화기획 비즈니스를 '지역답게, 하지만 온라인답게' 풀고 싶다는 생각으로 광주 지역 최초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을 만들었다.

2013년 당시 대부분의 문화 콘텐츠는 특정 공간에 모여야만 경험할 수 있는 '장소 집약형' 모델에 머무르고 있었다. 스마트폰과 온라인 플랫폼이 이미 소통의 주 무대가 된 상황에서, 지역 문화만 여전히 오프라인에 갇혀 있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그 플랫폼에는 지역 창작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올리고,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소액 후원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곧 플랫폼이라는 비즈니스의 구조적 한계와 마주했다.

윤 대표는 "아이디어와 기획의 실험에는 성공했지만, 플랫폼을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토양이 지역에는 충분치 않았다"고 말한다. 이 경험은 그를 자연스럽게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도시 공간으로 이동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오프라인 첫 실험은 '1913송정역시장'이었다. 2015년부터 2016년 9월까지 약 1년 10개월 동안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대기업, 로컬 플레이어가 유기적으로 엮인 민관협력 도시재생 모델이었다.​

당시 정부는 '창조경제'를 기치로, 각 지역의 거점 도시에 대기업 계열사를 매칭해 지역 혁신을 돕는 정책을 펼쳤다.​ 광주의 파트너는 현대자동차그룹이었고, 그 중 브랜드·마케팅 역량을 가진 현대카드가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이 프로젝트가 기존 전통시장 사업과 달랐던 점은 단순히 시장 매출을 올리자는 차원을 넘어 '권역 전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설계했다는 데 있다.​ 바로 '상권이 아니라 에어리어를 상품처럼 기획한 것'이었다.

윤 대표는 1913송정역시장을 "상품처럼 기획된 장소"라고 표현한다. 정책 사업이지만, 민간 브랜드 전략의 언어로 풀어낸 점이 독특한 지점이다.​

그는 먼저 '상인들과 친해지기'에 나섰다. 상인들과 매일같이 밥을 같이 먹고, 집에 초대받아 술자리를 함께 했다. 그래서 가족 같은 정서적 신뢰를 쌓아갔다.

그는 "아들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조카 정도는 되어야 말이 통하겠다 싶었다"고 회상한다. 이 비공식적인 시간들이 이후 디자인·콘텐츠 변화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낸 보이지 않는 인프라였다.

프로젝트 시작 당시 1913송정역시장은 점포의 약 3분의 1이 비어 있을 만큼 쇠퇴한 상태였다.​ 그러나 리모델링과 청년 상인 유입, 스토리텔링, 환경 개선이 결합되면서 상황은 급변한다.

방문객은 과거 대비 20배 수준으로 늘었고 공실률은 0%에 가까워졌으며​ 청년 상인과 기존 상인이 공존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장이 '전국 전통시장 활성화의 템플릿'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각 지자체의 벤치마킹 방문이 줄을 이었고, 1913송정역시장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윤 대표는 "어떤 하나의 히트 아이템 때문에 성공했다기보다 디자인, 동선, 제품 퀄리티, 상인 인큐베이팅 등 세부 전략을 촘촘히 맞춘 결과"라고 정의한다.

1913송정역시장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즈음 윤 대표는 또 다른 한계를 느꼈다. 프로젝트는 대개 기간과 예산이 정해져 있고, 일정이 끝나면 '이후의 책임'은 다시 공공이나 시장에 넘어가는 구조였다.

윤 대표는 "진짜 지역다운 유형의 상품을 직접 만들고, 그 상품 자체가 도시재생의 엔진이 되는 모델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로컬 브루어리, 무등산 브루어리를 선택한다.

그는 왜 하필 '술'을 선택했을까. 윤 대표는 "지역의 이야기를 오래, 깊게 담아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상품은 술"이라고 말한다.

스카치 위스키는 스코틀랜드. 보르도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 사케는 일본 특정 지역. 이처럼 각각의 술 이름에는 곧 지역 이름과 농업, 양조 산업의 역사가 함께 각인되어 있다.

광주와 전라남도 역시 전국적인 쌀·곡물 생산지이며, 이를 활용한 주류 브랜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전통주보다 맥주가 더 캐주얼하고 접근성이 넓다는 점도 선택의 이유였다.

양조장 입지는 광주 충장로와 아시아문화전당 인근 원도심과 맞닿은 동명동으로 정했다. 과거 일본인 상인과 고위 공무원들이 거주하던 동네로, 60년~80년대 건축물과 근대가옥이 밀집한 구역이다.

이곳의 1963년 지어진 한옥 폐가를 골라, 양조장과 탭룸으로 리노베이션 했다. 오래된 골목의 정서와 새 산업인 크래프트 비어를 결합해, 동네 전체를 '크래프트 타운'으로 상상한 것이다.

이 공간 선택과 리노베이션 과정 자체가 하나의 스토리가 되어, 광주 원도심 재생의 또 다른 앵커 시설 역할을 하게 됐다.

브랜드 네이밍 과정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는 "그냥 '광주 맥주'라고 부르면 너무 평면적이고, 5·18과 민주화 운동 이미지를 그대로 쓰는 건 확장성에 제약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택한 키워드가 무등산. 광주의 상징이자, 자연·역사·시민 정신을 모두 응축해 부를 수 있는 이름이었다.

'Drink Local, Only Gwangju'라는 슬로건 아래, '무등산 브루어리'라는 광주다우면서 세계 시장에서도 각인 가능할 이름을 얻었다.

무등산 브루어리에서는 기획, 제조, 유통, 판매,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멋져 보이지만, 그는 이 경험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한 조직이 전 과정을 모두 통합 관리하면, 오히려 역량 분산과 비효율이 커진다. 제조·유통에 집중하거나, 브랜드·마케팅에 집중해 파트너와 협업하는 구조가 장기적으로 더 확장 가능하다.

이 깨달음은 이후 아일랜드 리서치와 스테디 나주에서 '선택과 집중+지역 파트너십' 전략으로 이어진다.

제주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관광객 감소와 산업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났던 시기였다. 농업·어업·관광서비스에 크게 의존하던 제주는 특정 외부 수요가 줄어들면 곧바로 연쇄 타격을 받는 구조를 갖고 있었다.

윤 대표는 여기서 '제주다운 제조업, 특히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패션 산업'에 주목했다.

사람들은 흔히 동문시장을 제주 대표 재래시장으로 떠올리지만, 실제로 제주 원도심의 심장부는 무근성 일대 서문시장이다. 이 서문시장 2층에는 한때 200여 개에 달했던 한복집과 포목점이 있었다.

지금은 10여 팀만 남았지만, 이들은 40년 이상 재단·재봉 기술을 유지해 온 장인들이다. 윤 대표는 "이 노하우와 감각이 사라지기 전에, 제주다운 옷을 함께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이 협업을 통해 탄생한 브랜드가 바로 '아일랜드 리서치'다. '섬을 연구한다'는 이름처럼, 제주의 자연환경·기후·일상을 해석한 디자인을 옷으로 구현하고자 했다.

그가 떠올린 레퍼런스는 파타고니아, 아크테릭스 같은 특정 자연환경과 결합한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였다. 아일랜드 리서치는 '전문 산악 장비'가 아니라, 제주를 여행하고, 제주에서 살아가는 일상을 위한 옷에 초점을 맞췄다.

윤 대표는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 서울 브랜드가 아닌, 제주의 시간과 풍경이 담긴 옷을 입고 다니길 바랐다"고 말한다.

윤현석 대표가 5일 뉴스핌TV에서 채지민 교수와 대담을 하고 있다.

현재 윤 대표의 주요 무대는 전라남도 나주다. 그는 "나주를 잠재력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라고 평가한다. 전주와 함께 전라도라는 이름을 구성했던 고도(古都), 고대 마한·삼한 시대부터 고려·조선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거점 도시였던 나주는 오랜 번영 이후 쇠퇴를 겪었다.

혁신도시 정책이 적용됐지만, 여전히 원도심은 비어 있고 시간이 멈춘 듯한 인상을 풍긴다.

윤 대표는 나주의 정체성을 요약하는 키워드로 '스테디니스', 즉 꾸준함과 지속성을 들었다.

수백 년간 이어져 온 나주 배 농업. 100년 넘게 대를 이어온 나주 곰탕집. 종가에서 350년째 이어지는 씨간장 문화. 고택 남파고택에서 지금도 생활하는 종부의 일상 등. 이 도시에는 '한 번 만든 것을 아주 오래, 성실하게 이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프로젝트 이름을 '스테디 나주'로 짓고, '베스트셀러가 아니라 스테디셀러를 만드는 도시'라는 브랜드 스토리를 입혔다. NAJU의 N은 Native, Natural의 N이기도 하다. 토착성과 자연스러움을 동시에 담은 언어적 장치다.

스테디 나주의 앵커 공간인 남파고택에는 350년 된 씨간장이 있다. 수백 년 전 선조가 담근 간장을 계속 이어 덧부어 쓰는 방식으로, 그 발효균과 맛의 계보가 지금까지 살아 있다.

곰탕 한 그릇을 위해 48시간 이상 끓이고, 김치를 3~4년 묵혀야 제대로 된 맛으로 인정받는 문화. 홍어를 삭히는 시간에 담긴 인내와 고집. 윤 대표는 이런 태도를 '나주의 라이프스타일'로 본다. 효율과 속도를 중시하는 시대와 정반대에 서 있는 듯하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이 도시의 가치가 또렷해진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나주를 장인의 도시, 크래프트 시티로 정의하고,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와 상품, 공간을 발굴·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다.

스테디 나주는 이름만 프로젝트가 아니다. 그 안에는 실제 비즈니스 모델이 촘촘히 설계되어 있다.

그 중 하나가 동신대학교 한의과대학과 함께 진행 중인 나주 배 기반 한방 음료 개발이다. 나주 배는 이미 기관지·소화·피로 회복 등에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제품화·브랜딩 수준은 아직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배, 도라지, 홍삼, 더덕, 생강, 맥문동 등 한약재를 조합해, 기력 회복과 면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리미엄 건강 음료를 공동 연구·개발 중이다. 시제품 출시 후에는 효능 검증, 기준 강화, 해외 수출, K-웰니스·K-헬스 산업과의 연계를 전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학은 '연구역량을 가진 지역의 인적 자원'으로, 로컬 브랜드는 '시장과 스토리를 가진 실행 주체'로 서로를 보완한다.

이제 윤 대표의 시선은 5년 후를 향한다. 한 도시의 에어리어 전체를 '리테일+리조트+웰니스'로 엮는 것이다.

나주 읍성 안에는 비어 있는 한옥과 오래된 주택이 많다. 그는 이 공간들을 리노베이션해, 스테디 나주가 만드는 제품과 경험을 중심으로 숙박, 스파, 힐링, 건강 프로그램이 결합된 타운형 웰니스 리조트, 일종의 '리테일 코(RETail Co.)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단일 대형 리조트 건물이 아니라 동네 곳곳에 흩어진 한옥과 건물이 각각 스테이, 라운지, 체험 공간이 되어 방문객이 마을 자체를 리조트처럼 걷고 머무는 구조다. 

한방 음료, 로컬 디저트, 전통 식문화, 장인 공방, 러닝·자전거 라이프스타일 등이 하나의 서사로 묶이는 도시 단위의 브랜드 경험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는 로컬 프로젝트에서 대학과 청년의 역할을 매우 중요하게 본다.

성신여자대학교와 함께 한 나주 방식 아카데미 프로그램에서 수도권 청년들은 처음 접하는 지방 도시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나주 청년들은 "우리가 부족한 게 아니라, 이미 많은 것을 갖고 있다"는 자부심을 얻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제안 중 하나는 영산강 러닝·라이딩 문화를 관찰해 나주 농산물을 활용한 에너지바를 기획한 작업이었다. 도시의 라이프스타일과 농업 자원을 연결한 발상으로, 윤 대표는 "짧은 기간이지만 가장 직관적이고 확장성 있는 아이디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 세대의 청년들은 자기 생각을 분명히 말하고, 어른들에게도 기죽지 않고 질문을 던진다"며 "이들이 오래된 도시의 아집과 관성을 깨는 창조적 균열을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창업은 무섭고, 변수도 많고, 실패할 확률도 높다. 하지만 세상에 없던 일을 내 손으로 끄집어내는 경험은 그 모든 위험을 감당할 만큼의 가치가 있다. 게다가 그 일이 내가 사는 동네를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든다면, 그건 이미 충분히 해볼 만한 도전이다."

윤현석 대표는 '지역의 재료와 자원을 바탕으로 이전에 없었던 방식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비즈니스로서 지속 가능하게 유지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지역의 산업과 삶은 더 오래, 더 단단하게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

뉴스핌TV로 만나는 [헬로 로컬크리에이터]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의 활동을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 중 하나로 보고, 전국의 로컬크리에이터를 만나 로컬콘텐츠를 통한 청년 창업과 생태계를 진단한다. 나아가 지역에 특화된 콘텐츠를 가진 기업가형 소상공인, 글로컬상권으로의 성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진행은 채지민 성신여대 교수가 맡고 있다. 채 교수는 현재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새로 신설된 지역개발 및 로컬디자인 전공과정에서 골목경제 및 로컬크리에이터, 지역가치 창조론 및 실습, 지역 및 공간정책 실습 등 현장중심형 실습 위주의 교육프로그램을 강의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지역개발 및 로컬콘텐츠 분야의 전문인재 양성 및 지역창작자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uma8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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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완성한 韓·日 반도체 동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의 사업 동맹으로 재편하고 있다.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교류를 직접 챙겨온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기와 스미토모화학 계열 동우화인켐의 유리기판 합작을 계기로 인적 신뢰를 핵심 소재 공동 개발과 생산 협력으로 확장했다. 과거 일본의 선진 기술을 배우고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시작된 삼성의 대일 협력이 이 회장 체제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 뉴스핌DB] ◆ 스미토모와 손잡고 반도체 핵심 '글라스 코어' 공동 생산 15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일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합작법인 '글라셈' 설립에 나섰다. 글라셈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지분 66%, 동우화인켐이 34%를 보유한다. 경기 평택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작을 단순한 계열사 차원의 투자보다 삼성과 일본 재계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첨단산업의 공동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로 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대표적인 일본 소재기업이다. 양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고, 지난 2011년에는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생산 합작사 SSLM을 설립했다. 이번에는 협력의 무대가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소재로 옮겨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평탄하고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고성능 AI 반도체와 대형 패키지에 적합한 차세대 부품으로 꼽힌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지지하는 기판과 패키징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고다층·고밀도 반도체 패키지기판 설계와 제조 기술을 합작법인에 투입한다. 동우화인켐은 정밀 유리 가공과 공정 자동화 역량을 제공한다. 양사가 각자의 기술을 결합해 글라스 코어를 공동 생산하면 삼성은 AI 반도체 패키징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리기판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 이재용 회장이 잇는 일본 네트워크…AI 협력으로 확장 삼성과 일본 재계의 협력 중심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이 1993년 출범시킨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가 있다. LJF는 삼성과 일본 주요 전자·부품·소재 기업 최고경영진이 정례적으로 만나 기술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교류 모임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자들이 참여하며 삼성의 핵심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선대 회장은 요네쿠라 히로마사 전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측의 신뢰는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낸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으로 이어졌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유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LJF 정례 교류회를 직접 주재하고 일본을 수시로 방문하며 도쿠라 회장을 비롯한 현지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AI 시대에 맞는 사업 협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사진=삼성전기] ◆ 산요·NEC·도레이·소니…반세기 이어진 기술 동맹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출발점은 일본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합작이었다. 삼성은 1969년 산요전기와 TV 생산법인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며 전자산업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산요전기 창업자인 이우에 토시오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와세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점도 양사 협력의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기술 도입을 넘어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생산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삼성은 1970년 일본전기(NEC)와 삼성NEC를 설립해 브라운관과 전자부품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훗날 삼성SDI로 성장했다. 2000년에는 NEC와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세워 OLED 사업에 진출했다. 관련 사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거쳐 현재의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어졌다. 협력 범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징과 대형 LCD 분야로도 넓어졌다. 삼성은 1995년 도레이와 스템코(STEMCO), 스테코(STECO)를 설립해 관련 공급망을 공동 구축했다. 2004년에는 소니와 대형 LCD 패널 합작사 S-LCD를 세워 대규모 생산 투자에 나섰다. 초기 일본 기술을 배우기 위한 합작으로 시작된 협력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선진 기술을 배우고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재용 회장은 일본 재계와 쌓아온 오랜 신뢰 관계를 단순한 교류에 그치지 않고 AI 반도체와 첨단 소재 분야의 실질적인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07-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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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李 정부 출범 후 시민 주거 힘들어져"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설명하는 '일타강사'로 나섰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억제·공급 축소 기조의 정부 정책 기조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청년, 신혼부부, 중산층 1주택자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청년정책박람회'에 모두 발언을 했다. 2026.07.10 ryuchan0925@newspim.com 서울시는 15일 오후 '일타시장 오세훈-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이재명 정부 부동산 지옥, 원인 분석 보고서'를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과 소셜방송 라이브서울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약 26분 분량이다. 이번 영상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후속편에서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전환 방향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오 시장은 "정부가 틀렸고 서울시가 옳다는 뜻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모든 주택 거래와 공신력 있는 통계를 분석하고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을 대조하는 한편 공인중개사 약 660명의 의견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확인한 결론은 시민들의 주거 상황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3.1%, 전세가격이 6.3%, 월세가 7.4% 올랐다며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월세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오 시장은 지난 1년간 정부가 여섯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지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수요 억제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와 현 정부의 대책을 비교하며 "대출 규제와 임대주택 공급 발표,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닮았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보다 공공사업에 치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공급 물량 약 3만2000가구 중 2만8000가구는 과거 발표 후 장기간 진척되지 않은 사업으로, 실질적인 신규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 이후 매수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대책 이후 서울 전체 거래의 78.1%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고 영등포, 강서, 관악, 동작, 성북, 성동 등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전월세 시장의 혼란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 전역의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뿐 아니라 기존 세입자가 살던 전셋집까지 사라졌다"며 "전체 전세계약의 55.4%가 갱신계약일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전세 감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월세가 늘었지만 지금은 금리변화가 크지 않은데도 월세가 급증했다"면서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라기보다 정책이 미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 부담이 크게 늘어 청년과 1인 가구 등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시민에게 먼저 청구서가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주비 대출 제한·입주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 현실화" 공급 측면에서는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구역 35곳 중 14곳의 자금 조달이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공사가 보증을 거부한 사업장은 5곳, 협의 중인 사업장은 9곳이며 보증을 확보하더라도 연 4~7%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만7000가구 중 정비사업 물량은 1만7000가구로 약 60%지만, 내년에는 8000가구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자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분양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여섯 번의 대책으로 누르고 공급은 규제로 막은 데다 향후 3년간 공급 부족 우려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전세 물량 감소 원인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과 기존 세입자의 자가 전환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 분석 결과와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주소를 대조한 결과 기존 세입자가 거주 주택을 직접 매입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3.5%인 만큼 집값의 절반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해 자가 전환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78.3%, 매물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약 70%였다. 오 시장은 "전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민은 여전히 많은데 매물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진단은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 부동산 정책, 청년·신혼부부·중산층에 큰 부담" 오 시장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부담이 투기세력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 4050세대, 등록임대사업자, 중산층 1주택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 대학가의 한 원룸은 지난해 6월 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에서 올해 5월 월세 80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 또 서울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850개 단지 중 47.9%인 404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2건 이하였다. 세금 부담도 중산층 1주택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2009년 서울 공동주택의 2.99%에서 올해 14.9%로 예상된다. 서울의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12만 명에서 올해 16만 명으로, 한강벨트 1주택자는 3만3000명에서 5만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 시장은 "투기를 잡겠다던 세금이 중산층 1주택자에게 꽂히고 있다"며 "부자의 세금이 아니라 12월에 날아오는 중산층의 세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18건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정부와 대립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에는 여야가 없고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정책 방향 전환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은 다음 시간에 풀어드리겠다"며 "부동산 지옥은 끝낼 수 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blue99@newspim.com 2026-07-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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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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