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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간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펴낸 문근식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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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핵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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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근식 교수가 26일 핵잠 사업 컨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했다.
  • 대통령실 직속 PMO를 설치해 부처를 통합해야 한다.
  • 비닉 풀고 공개사업 전환으로 한미 합의 기회를 잡아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핵잠, 이제부터는 국방부 사업 아니다… 대통령실이 직접 챙겨야"
"이재명–트럼프가 연 길…비닉과 관료 눈치가 막고 있다"
​"대통령령·청와대 PMO·특별법…'3단계 국가관리체계'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핵추진 잠수함은 국방부 혼자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대통령실 직속 PMO(통합사업관리단)를 만들어 '비닉(秘匿)'을 풀고, 국방부·방사청·산업부·외교부·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를 한꺼번에 묶어야 제대로 굴러갑니다."

한국형 핵추진잠수함(이하 핵잠) 사업은 이제 한미 정상이 합의한 '돌이킬 수 없는 길'에 올라섰지만, 정작 국내 제도와 조직은 여전히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게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의 진단이다.

문근식 교수는 해군사관학교 35기 출신 예비역 대령으로, 32년 군 생활 중 22년을 잠수함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잠수함 전문가다. 독일에서 한국 해군 최초의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인수했고, 나대용함 초대 함장과 제93잠수함전대장, 방사청 잠수함사업팀장, 주독일 잠수함사업관리실장 등을 거치며 도입·건조·사업관리를 모두 경험했다. 전역 후에는 '문근식의 잠수함 세계'와 '왜 핵추진 잠수함인가'를 잇달아 출간하는 등, 방송·강연·연구를 통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논의를 이끌고 있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 [사진=문근식 교수 제공] 2026.03.26 gomsi@newspim.com

"핵잠은 국방부 혼자 못 한다"

문 교수는 "이재명–트럼프 한미 정상 합의로 핵잠의 길은 이미 열렸다"면서 "지금처럼 관료조직이 비닉과 눈치 보기로 시간을 허비하면 결국 우리가 스스로 이 역사적 기회를 걷어차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문근식 교수는 최근 출간한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플래닛미디어)에서 핵잠을 뒷받침할 국가 차원의 '운영 청사진'을  제시했고, 지난 23일 기자와 만나 현 정부의 추진 상황과 '병목 지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이번 책에서 청와대 직속의 PMO(Project Management Office)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계시네요. 그게 왜 핵잠 사업에서 왜 그렇게 중요합니까.
▲핵추진 잠수함은 단순히 군이 함정을 한 척 더 도입하는 사업이 아닙니다. 원자로와 핵연료, IAEA(국제원자력기구) 안전규제, 산업부·원안위·외교부까지 전부 얽히는 국가 대형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국방부 혼자 밀어붙이는 구조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교수님 표현대로라면, 지금은 그런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태라는 뜻입니까.
▲현재 구조에선 국방부, 방사청, 산업부, 외교부, 원안위가 각자 자기 규정과 책임만 따지면서 '핑퐁'만 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TF가 열심히 추진하고 있지만, 타 부처를 조정통제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일단 대통령이 관심을 가지니 모여서 회의는 하지만 실질적인사업 추진에는 한계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핵추진잠수함 특별법으로 해군용 원자로 안전규정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특별법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자력 안전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는 규정을 조금만 풀어도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있으니, 스스로 규정을 고칠 수가 없습니다. 이 상황을 깨려면 대통령실, 정확히 말해 국가안보실 휘하에 핵잠 전담 조직을 두고 경·중·완·급을 따져 위에서 탑다운으로 조정함으로써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특별법은 앞서가는데 컨트롤타워 부재

-법제화 논의는 어디까지 와 있습니까. '핵잠 특별법' 얘기도 나옵니다만.
▲국회 쪽은 겉으로 보기엔 나쁘지 않습니다. 야당의 유용원 의원이 이미 핵잠 특별법 초안을 만들어 놓고 주도적으로 밀고 있고, 여당에선 부승찬 의원이 '여당이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별도 입법을 서두르는 분위기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도로(법·제도 인프라)는 거의 깔려 있는데, 그 도로를 여당이 먼저 달리느냐, 야당이 먼저 달리느냐를 두고 전례 없는 선의의 경쟁(?)이 벌어지는 형국입니다. 국민들이 보기에 모처럼의 여·야 공감대 형성으로 박수받을 만하지만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요.

-입법 경쟁 자체는 나쁜 건 아닌데, 실제 사업 추진과는 온도차가 있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특별법은 시간 조금 더 걸려도 결국 통과시킬 수 있지만, 그 전에 대통령령으로 청와대에 핵잠사업 추진단 조직을 미리 만들어 운용할 수 있는데도 관료들은 특별법이 만들어질 때를 기다리며 손을 놓고, 임시조직인 TF에만 의지하며 모든 사안을 용역과제 발주로 처리하려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공론화한 것은 '내 임기 안에 돌이킬 수 없는 핵잠건조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안데, 그걸 선(先) 조치하지 않고 'IAEA와 어떻게 협력할 건지 용역 과제부터 하겠다'며 5~6개월씩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문근식 교수의 신간 '한국형 핵추진잠수함' 표지. 플래닛미디어 펴냄. [사진=문근식 교수 제공] 2026.03.26 gomsi@newspim.com

'비닉'에 묶인 조선소·관료 조직

-교수님이 특히 비판하신 게 비닉사업(비밀사업) 유지입니다. 현 시점에서 비닉을 풀어야 한다는 논리는 뭡니까.
▲핵잠으로 가려면 사업을 '오픈'해야 합니다. 경주 육상시험장에 추진체계를 설치하고, 산소발생기 같은 핵심 장비를 해외에서 들여오고, 함정 최대속도를 제대로 뽑을 수 있는지 시험하려면 예산과 국제협력을 동시에 열어야 하는데, 비닉으로 묶어 놓으면 다 막힙니다. 국방부와 방사청은 '비닉으로 해야 예산을 빨리 따고, 언론 시비를 피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는데, 그게 단기적으로는 편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사업을 질식시키는 길입니다.

대통령이 국제회의에서 핵잠 건조를 공론화하였고, 지금 미국 행정부에서도 한국 핵잠 건조를 지원하겠다는 분위기가 나오는데, 우리는 비닉사업으로 묶어 함정선체 만드는 회사와 원자로 만드는 회사간 협력도 안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건조를 담당하는 조선소인 한화오션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실제 건조를 맡은 조선소, 특히 한화오션 핵잠 건조 사업팀은 현재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통상 체계통합 주체로서 조선·원자로·전자·방산업체와 정부 관계자들이 함께 설계·조정 회의를 진행해야 하지만, 보안 책임에 대한 우려로 일부 공무원들의 참여가 제한되면서 협업에 어려움이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또 한화오션은 핵잠 관련 전담 인력 약 100명을 별도로 운용하고 있는데, 비닉사업 특성상 인력 운용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타 업무 참여 기회가 제한되면서 조직 내에서 상대적으로 고립감을 느끼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러한 구조는 경력 관리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EUC와 국제 규범도 뚫어야 

-해외 장비 도입과 수출관리 규정(최종 사용자 증명)도 걸림돌로 지적하셨습니다.
▲해외에서 중요한 장비를 들여오려면 'EUC(End-User Certificate)', 그러니까 최종 사용자와 용도를 정교하게 적은 서류를 제출해야 합니다. 그런데 담당 공무원들은 '이 과정에서 기밀이 새어나가면 내가 처벌받지 않겠나'라는 두려움 때문에 '조심, 조심, 또 조심'만 하다가 아무 결정도 못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심리가 누적되면, 사업 전체가 멈춰 선 상태에서 시간만 흘러가는 악순환이 됩니다.

-교수님이 책에서 일관되게 강조한 대목이 '이재명–트럼프 한미 정상 합의'입니다. 그 의미를 짚어 주시죠.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 핵추진 잠수함 건조에 합의했고, 미국이 핵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한미 원자력협정 틀 안에서 미국이 한국의 핵잠 사업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고, 법적 문제는 상당 부분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으로 정리됐다는 의미입니다. 제가 표현을 좀 세게 하자면, 이 정도로 만들어 놓으면 트럼프는 이 사안에서 '도망갈 수 없는' 구조가 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공개 선언을 주저하면, 어떤 메시지가 나간다고 보십니까.
▲해외에선 '한국이 어렵다고 다시 접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론이 '한미 정상이 여기까지 합의해 놓고도 국내 관료조직 때문에 발을 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해 줘야 한다고 봅니다. 저는 진보 진영에서 자주국방 의지를 가장 강하게 드러낸 분이 이재명 대통령, 보수 쪽은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봅니다. 이재명 정부가 핵잠과 더불어 농축·재처리 시설까지 확보하면 박정희를 넘어서는 수준의 국방 치적이 될 수 있습니다.

IAEA·NPT·CONOPS까지 아우를 PMO

-교수님이 지적한 '국가관리체계'의 핵심 골격을 설명해 주시다면요.
▲요약하면 두 가지입니다. 첫째, 핵잠 추진을 위한 PMO를 대통령실 직속으로 두고, 국방부·방사청·산업부·외교부·원안위·KAERI 등을 한 묶음으로 관리하는 '통합 프로젝트 체계'를 만드는 것이고요. 둘째는 이 PMO를 통해 IAEA와의 포괄적 안전조치협정, NPT(핵확산금지조약) 14조 관련 절차, 국내 원자력 법규, 군 운용 개념(CONOPS)까지 한꺼번에 설계·조정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문근식 교수가 말하는 "IAEA 포괄적 안전조치협정, NPT 14조, 국내 원자력 법규, 군 운용 개념(CONOPS)을 한꺼번에 설계·조정한다"는 것은, 핵잠에 들어가는 원자로와 핵연료를 국제 규범과 국내 법, 실제 작전 운용까지 동시에 맞춰놓는다는 뜻이다.

IAEA 포괄적 안전조치협정은 한국이 보유한 모든 핵물질이 핵무기가 아니라 평화적 목적에만 쓰인다는 것을 국제원자력기구가 감시·검증하는 제도이고, NPT 14조는 잠수함용 추진로처럼 군사용이지만 폭발성이 없는(non-explosive) 핵활동을 어떤 조건에서 허용·관리할 수 있는지를 정한 조항이다.

여기에 국내 원자력 관련 법령(원자력진흥법·원자력안전법·원자력시설 방호 및 방사능방재법 등)을 통해 안전·규제·방재 체계를 갖추고, 군 운용 개념(CONOPS)은 '핵잠을 어디서 어떻게 쓰고, 평시·위기·전시에 어떤 임무를 수행할지'에 대한 군의 작전 설계도 역할을 한다. 문 교수는 "결국 이 네 축을 따로따로가 아니라 한 테이블에서 동시에 조정해야, 핵잠이 국제 규범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실제 전장에서 쓸 수 있는 전력으로 자리 잡는다"고 주장한다.

-지금 구조에서는 그게 전혀 작동하지 않는다는 말씀이겠군요.
▲현재는 방사청이 '우리가 함정은 잘 안다'는 자부심이 있고, 국방부는 '핵잠이니까 전략자산으로 우리가 쥐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외교부는 '이걸 왜 우리가 해야 하느냐, 국방부가 알아서 할 일 아니냐'고 하고, 원안위는 '규제 완화했다가 사고 나면 우리가 책임을 진다'고 버티는 구조입니다.

심지어 외교부에선 핵잠 관련 팀장 자리에 핵연료와 원자로 관련 경험이 없는 인사를 앉혀 놓고, 그 사람도 '핵연료와 원자로 경험은 없지만 기본적인 외교 역량이 있으니 할 수 있지 않겠나'는 정도의 인식이라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이런 상황을 끊으려면 대통령실 산하 국가안보실 아래에 핵잠 추진 전담부서를 두고, 장관들이 책임 있게 모여 결정·집행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형 핵추진 잠수함 그래픽. [사진= 문근식 교수 제공] 2026.03.26 gomsi@newspim.com

"핵잠 성공, 대통령실 PMO에 달렸다"

-국방부 장관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국방부 장관이 결심만 하면 지금의 대외비·비닉사업을 공개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합동참모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올리고, 장관이 결심해 언론에 공표하는 순간부터 회의는 정례화 되고, 조선소·원자로 업체·부처들이 공식적으로 모여서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은 장관 결심이 없으니 '사정사정해서 간헐적으로 모이는 비밀회의'에 그치고 있고, 그 사이에 시간만 흘러가는 겁니다.

-책에서 제시한 '한국형 핵잠의 향후 10년 로드맵'은 어떤 그림입니까.
▲핵잠은 단순히 바다 속에서 적 함정을 찾는 무기가 아닙니다. 국가 산업 경쟁력, 원자력 기술, 해상교통로 보호, 심지어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운용능력까지 연동된, 산업·기술·에너지·해양 패권을 아우르는 프로젝트입니다. 그래서 저는 향후 10년 동안 '어느 시점에 어떤 조직을 세우고, 어떤 법을 만들고, 어느 시점에 어떤 함정과 SLBM을 배치할 것인지'를 단계별로 나눈 로드맵을 책에 담았습니다.

-그 로드맵이 현실이 되려면, 지금 당장 무엇부터 바꿔야 한다고 보십니까.
▲첫째, 핵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우선적으로 대통령실에 직속 핵잠 PMO를 설치해 국방부·방사청·산업부·외교부·원안위를 한 테이블로 올리는 것이고요. 둘째로는 국방부 장관이 비닉을 풀고 사업을 정식 공개 사업으로 전환해 조선소와 산업계의 숨통을 틔워야 합니다. 셋째는 국회가 여야 경쟁을 '정쟁'이 아니라 '속도 경쟁'으로 바꾸어, 특별법 제정과 예산 배정을 위해 '핵잠 계정' 빨리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 한미 정상 합의로 열린 역사적 기회를 실제 전력과 산업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goms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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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완성한 韓·日 반도체 동맹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대의 사업 동맹으로 재편하고 있다.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의 교류를 직접 챙겨온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기와 스미토모화학 계열 동우화인켐의 유리기판 합작을 계기로 인적 신뢰를 핵심 소재 공동 개발과 생산 협력으로 확장했다. 과거 일본의 선진 기술을 배우고 부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시작된 삼성의 대일 협력이 이 회장 체제에서는 AI 반도체 공급망을 함께 설계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 = 뉴스핌DB] ◆ 스미토모와 손잡고 반도체 핵심 '글라스 코어' 공동 생산 15일 삼성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2일 일본 스미토모화학의 한국 자회사인 동우화인켐과 합작법인 '글라셈' 설립에 나섰다. 글라셈은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의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전기가 지분 66%, 동우화인켐이 34%를 보유한다. 경기 평택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내년 하반기부터 공급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합작을 단순한 계열사 차원의 투자보다 삼성과 일본 재계가 오랜 기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첨단산업의 공동 사업으로 이어진 사례로 보고 있다. 스미토모화학은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삼성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대표적인 일본 소재기업이다. 양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왔고, 지난 2011년에는 LED용 사파이어 웨이퍼 생산 합작사 SSLM을 설립했다. 이번에는 협력의 무대가 AI 반도체용 첨단 패키징 소재로 옮겨갔다. 유리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표면이 평탄하고 열에 따른 변형이 적어 고성능 AI 반도체와 대형 패키지에 적합한 차세대 부품으로 꼽힌다.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칩 자체뿐 아니라 이를 연결하고 지지하는 기판과 패키징 소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고다층·고밀도 반도체 패키지기판 설계와 제조 기술을 합작법인에 투입한다. 동우화인켐은 정밀 유리 가공과 공정 자동화 역량을 제공한다. 양사가 각자의 기술을 결합해 글라스 코어를 공동 생산하면 삼성은 AI 반도체 패키징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유리기판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AI 인포그래픽=서영욱 기자] ◆ 이재용 회장이 잇는 일본 네트워크…AI 협력으로 확장 삼성과 일본 재계의 협력 중심에는 이건희 선대 회장이 1993년 출범시킨 LJF(Lee Kunhee Japanese Friends)가 있다. LJF는 삼성과 일본 주요 전자·부품·소재 기업 최고경영진이 정례적으로 만나 기술과 공급망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교류 모임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자들이 참여하며 삼성의 핵심 해외 네트워크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이 선대 회장은 요네쿠라 히로마사 전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측의 신뢰는 스미토모화학 회장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낸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으로 이어졌다. 일본 게이오대에서 유학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LJF 정례 교류회를 직접 주재하고 일본을 수시로 방문하며 도쿠라 회장을 비롯한 현지 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선대부터 이어진 일본 재계 네트워크를 AI 시대에 맞는 사업 협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기의 유리기판 [사진=삼성전기] ◆ 산요·NEC·도레이·소니…반세기 이어진 기술 동맹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반세기 넘게 이어져 왔다. 출발점은 일본의 선진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합작이었다. 삼성은 1969년 산요전기와 TV 생산법인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며 전자산업 진출의 기반을 다졌다. 산요전기 창업자인 이우에 토시오와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와세다대 동문으로 인연을 맺은 점도 양사 협력의 계기가 됐다. 이후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기술 도입을 넘어 핵심 부품을 함께 개발·생산하고 공급망을 구축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삼성은 1970년 일본전기(NEC)와 삼성NEC를 설립해 브라운관과 전자부품 기술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훗날 삼성SDI로 성장했다. 2000년에는 NEC와 삼성NEC모바일디스플레이를 세워 OLED 사업에 진출했다. 관련 사업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를 거쳐 현재의 삼성디스플레이로 이어졌다. 협력 범위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패키징과 대형 LCD 분야로도 넓어졌다. 삼성은 1995년 도레이와 스템코(STEMCO), 스테코(STECO)를 설립해 관련 공급망을 공동 구축했다. 2004년에는 소니와 대형 LCD 패널 합작사 S-LCD를 세워 대규모 생산 투자에 나섰다. 초기 일본 기술을 배우기 위한 합작으로 시작된 협력이 기술 개발과 생산,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진화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과 일본 기업의 협력은 선진 기술을 배우고 핵심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며 "이재용 회장은 일본 재계와 쌓아온 오랜 신뢰 관계를 단순한 교류에 그치지 않고 AI 반도체와 첨단 소재 분야의 실질적인 사업 협력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2026-07-15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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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李 정부 출범 후 시민 주거 힘들어져"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설명하는 '일타강사'로 나섰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가 모두 상승하는 '트리플 강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요 억제·공급 축소 기조의 정부 정책 기조를 원인으로 꼽으면서 청년, 신혼부부, 중산층 1주택자의 주거 부담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서울청년정책박람회'에 모두 발언을 했다. 2026.07.10 ryuchan0925@newspim.com 서울시는 15일 오후 '일타시장 오세훈-국무회의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이야기: 이재명 정부 부동산 지옥, 원인 분석 보고서'를 서울시장 공식 누리집과 소셜방송 라이브서울 통해 공개했다. 영상은 약 26분 분량이다. 이번 영상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원인을 분석하는 내용이다. 후속편에서는 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 전환 방향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매매·전세·월세 트리플 강세" 오 시장은 "정부가 틀렸고 서울시가 옳다는 뜻이 아니라, 통계와 데이터를 시민과 공유하고 해법을 함께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가 모든 주택 거래와 공신력 있는 통계를 분석하고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을 대조하는 한편 공인중개사 약 660명의 의견을 들었다"며 "현장에서 확인한 결론은 시민들의 주거 상황이 매우 힘들어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3.1%, 전세가격이 6.3%, 월세가 7.4% 올랐다며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상승하는 이례적인 '트리플 강세'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은 1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월세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또 오 시장은 지난 1년간 정부가 여섯 차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주택담보대출 제한, 규제지역 확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등 수요 억제에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당시와 현 정부의 대책을 비교하며 "대출 규제와 임대주택 공급 발표, 투기과열지구 지정, 양도세·보유세 강화로 이어지는 흐름이 닮았다"고 말했다. 공급 대책도 서울 주택 공급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민간 재개발·재건축보다 공공사업에 치중돼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공급 물량 약 3만2000가구 중 2만8000가구는 과거 발표 후 장기간 진척되지 않은 사업으로, 실질적인 신규 공급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오 시장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 이후 매수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대책 이후 서울 전체 거래의 78.1%가 15억 원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고 영등포, 강서, 관악, 동작, 성북, 성동 등 비강남권의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전월세 시장의 혼란도 지적했다. 그는 "서울 전역의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뿐 아니라 기존 세입자가 살던 전셋집까지 사라졌다"며 "전체 전세계약의 55.4%가 갱신계약일 정도로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는 '전세 감옥'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금리가 급등하면서 월세가 늘었지만 지금은 금리변화가 크지 않은데도 월세가 급증했다"면서 "자연스러운 구조 변화라기보다 정책이 미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특히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연립·다세대주택의 월세 부담이 크게 늘어 청년과 1인 가구 등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시민에게 먼저 청구서가 돌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주비 대출 제한·입주물량 감소로 공급 부족 현실화" 공급 측면에서는 이주비 대출 제한으로 올해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구역 35곳 중 14곳의 자금 조달이 불확실하다는 시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공사가 보증을 거부한 사업장은 5곳, 협의 중인 사업장은 9곳이며 보증을 확보하더라도 연 4~7%의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만7000가구 중 정비사업 물량은 1만7000가구로 약 60%지만, 내년에는 8000가구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이자는 결국 조합원 분담금과 분양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수요는 여섯 번의 대책으로 누르고 공급은 규제로 막은 데다 향후 3년간 공급 부족 우려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전세 물량 감소 원인으로 다주택자의 주택 매각과 기존 세입자의 자가 전환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서울시 분석 결과와 다르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주소를 대조한 결과 기존 세입자가 거주 주택을 직접 매입한 비율은 2.9%에 불과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이 53.5%인 만큼 집값의 절반가량을 추가로 마련해야 해 자가 전환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세를 원하는 수요는 78.3%, 매물이 부족하다는 응답은 약 70%였다. 오 시장은 "전세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시민은 여전히 많은데 매물이 없어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진단은 결과를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 "정부 부동산 정책, 청년·신혼부부·중산층에 큰 부담" 오 시장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의 부담이 투기세력이 아닌 청년과 신혼부부, 4050세대, 등록임대사업자, 중산층 1주택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동 대학가의 한 원룸은 지난해 6월 보증금 1000만원·월세 40만원에서 올해 5월 월세 80만원으로 두 배 올랐다. 또 서울의 500가구 이상 아파트 850개 단지 중 47.9%인 404개 단지의 전세 매물은 2건 이하였다. 세금 부담도 중산층 1주택자까지 확대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2009년 서울 공동주택의 2.99%에서 올해 14.9%로 예상된다. 서울의 1주택자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12만 명에서 올해 16만 명으로, 한강벨트 1주택자는 3만3000명에서 5만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오 시장은 "투기를 잡겠다던 세금이 중산층 1주택자에게 꽂히고 있다"며 "부자의 세금이 아니라 12월에 날아오는 중산층의 세금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18건을 정부에 건의했다"며 "정부와 대립하자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에는 여야가 없고 시민의 삶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서울시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오 시장은 "정책 방향 전환과 서울시 대책, 정부에 건의한 구체적인 해법은 다음 시간에 풀어드리겠다"며 "부동산 지옥은 끝낼 수 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blue99@newspim.com 2026-07-1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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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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