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미국과 이란이 15일 종전 MOU에 합의했으나 해석 차이로 여론전이 격화됐다
-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 핵능력 차단, 조건부 제재 완화를 성과로 내세웠다
- 이란은 동결 자산 해제와 제재 완화, 해협 통제권 유지 등을 강조하며 내부 결속을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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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당국자 "해협 정상화 수 주" 이란 "즉시 자산 해제"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이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공식 협정문이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이 서로 상반된 내용을 성과로 내세우며 합의를 둘러싼 여론전이 합의 발표 하루 만에 격화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차단과 호르무즈 해협 통행 재개를 강조하는 반면, 이란은 대이란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접근,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유지를 주장하며 동일한 합의를 각기 다른 승리로 포장하고 있다.
◆ 미 고위 당국자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수 주 걸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전화 브리핑에서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단계적으로 재개방하고, ▲미국이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는 한편, ▲G7 국가들과 함께 해협 일대 기뢰 제거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들에 따르면, 합의문 서명 직후 일부 선박 통행은 재개되지만, 해협이 완전히 정상화되는 데에는 최소 수 주가 걸릴 수 있으며, 이 기간 동안 미군과 동맹국 해군이 기뢰 탐색과 제거,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미국은 또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폐기하고 핵무기 개발 능력을 되살리지 못하도록 하는 60일 후속 협상이 이번 양해각서의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이행 상황에 따라 제한적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일부 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 "호르무즈 해협 60일간 통행료 없이 개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이 이미 부분적으로 열렸으며, 금요일(19일)에는 완전히 개방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합의 서명과 동시에 이란의 석유 수출이 재개될 수 있다는 언급하며 성과를 부각시켰다.
벤스 부통령 역시 이날 오전 CNBC와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영구적으로 차단하는 승리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우리의 기대는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적으로 통행료 없이(toll-free) 개방되는 것"이라며, 관련 세부 사항은 향후 기술 협상의 대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미 행정부 당국자도 MOU에 호르무즈 해협이 60일간 통행료 없이 개방된다고 명시돼 있다고 밝혀 이란이 주장해온 통행료 부과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 상태라는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앞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이 운항 서비스, 환경 보호, 선박 보험 등의 명목으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을 밝혔다.
◆ 동결 자산·제재 완화도 다른 목소리
이런 가운데 이란 국영 매체는 해외에 묶여 있는 240억 달러의 자산 중 최소 120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금이 합의 즉시 선제적으로 해제될 수 있다고 보도하며 경제적 성과를 부각시키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원유 수출 급감으로 위기에 빠진 이란 경제에 곧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주입하려는 모양새다.
하지만 미국은 이란이 즉시 현금을 손에 쥐는 시나리오에는 선을 긋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에서 이란에 현금이 지급되는 일은 없다"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해 협상에 관여한 중동 지역 당국자들은 과거 이라크의 '원유-식량 계획(oil-for-food program)'과 유사하게, 특정 물자·서비스 구매와 연동해 제한적으로 동결 자금을 풀어주는 방식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벤스 부통령도 ABC 인터뷰에서 "이란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단 1센트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동결 자금에 대한 접근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폐기와 중동 전역에서의 테러 지원 활동 중단 약속을 이행할 때에만 이뤄질 것이라고 못 박았다.
◆ 이란 대통령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중"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이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지속 가능한 평화 협정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일련의 게시글을 통해 이번 합의문이 수개월에 걸친 회담의 결과물이며,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위원 거의 전원의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다만 "이란이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며 신중한 어조를 유지해, 향후 협상이 결렬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여기에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온 일부 공화당 의원들조차 이번 합의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합의문 내용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향후 미·이란 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인 대(對)이란 강경파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법에 따라 이란과의 어떤 핵 합의도 검토와 표결을 위해 의회로 송부될 것"이라며 "최종 결과물을 검토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번 합의의 설계자인 벤스 부통령과 그의 협상 파트너들이 의회에 최종 합의안을 설명하는 과정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썼다. 합의문 문안 하나하나를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는 으름짱으로 읽힌다는 평가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