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한·일은 28일 국방장관·외교장관 회담에서 안보협력 필요성을 공유하며 국방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했다
- 일본은 한·미·일 안보협력 제도화를 위해 ACSA 체결을 강하게 원하지만 한국은 국민정서·과거사·정치적 부담으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 한국 정부는 북·중·러 반발과 한반도 긴장 고조 위험을 감안해 ACSA 등 민감한 안보협정은 신뢰와 국내 합의가 더 쌓인 뒤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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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위협, 中 군사적 팽창, 대만 해협 문제 대비
韓, 자위대 한반도 활동 확대 국민정서상 곤란
과도한 군사협력으로 전략적 부담 증가도 우려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한·일 양국은 국제정세 불안정과 불확실성 증가로 한·일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안보 분야의 협력에 대해서는 눈높이가 확연하게 다르다. 일본은 한·일 안보 협력을 통해 한·미·일 협력을 공고히 제도화하기를 원하고 있지만 한국은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일본 방위상의 방한으로 28일 열린 한·일 국방장관회담과 고이즈미 방위상의 조현 외교부 장관 면담에서도 이같은 한·일 간 입장 차이는 분명했다.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양측은 특수비행팀 교류협력, 해군 수색구조훈련, 첨단과학기술 등 분야에서 국방 교류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측이 합의한 협력 내용은 큰 부담이 없는 '연성 타겟'에 국한되어 있다.
일본이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정식 의제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이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불필요한 오해를 낳지 않으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고이즈미 방위상과 조현 외교부 장관 면담에서는 이 같은 양국 간 눈높이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외교부는 면담 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조 장관이 한·일은 '가깝고도 가까운 이웃'으로서 협력할 필요성 있다고 말한 것을 공개했다. 특히 조 장관은 이날 면담에서 한·일 안보 협력이 "국민 정서와 관련된 문제"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8일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ACSA에 대해 "현실적으로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대한민국 국민 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본은 ACSA를 한·미·일 안보협력을 제도화하기 위한 실무 장치로 보고 있는 반면, 한국은 안보상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과거사·국민정서·정치적 부담 때문에 속도 조절을 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ACSA를 통해 연료, 탄약, 수송, 정비 부품 같은 군수 지원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교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ACSA가 한·미·일 안보 협력의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일본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중국의 군사력 증강, 대만 해협 위기 가능성 등을 대비해 주변국과의 물자·역무 협정을 넓히려 한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의 ACSA 체결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한국이 ACSA 체결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서 합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릴 수 있다는 국민적 우려 때문이다. 일제 식민 지배의 기억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일본과 군사 협력을 빠르게 진전시키는 것에 대해 정치적 부담이 있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3년 8월 한·미·일 정상의 '캠프 데이비드' 합의로 사실상 3국 군사동맹에 준하는 수준까지 안보 협력을 급격히 끌어올린 것에 대한 반작용도 한몫을 하고 있다.
정부는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북한·중국·러시아가 일제히 반발하면서 한·미·일 군사 협력 대응 구조가 고착화되고 한국의 전략적 부담이 커진 것을 의식하고 있다. 한·일 ACSA 체결 역시 북·중·러 연대를 자극하고, 한국이 대만 해협이나 중국 견제 구도에 더 깊이 연루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북 대화와 남북관계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 ACSA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경우 북한의 강한 반발로 한반도 긴장 지수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정부가 감안하고 있는 요소다.
정부는 한·일 국방 교류와 한·미·일 안보 협력은 계속하되, ACSA처럼 민감한 제도는 과거사, 신뢰, 국내 합의가 더 쌓인 뒤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안보적으로 필요한 협력은 계속 확대해 나가면서 당장 협상으로 들어가지는 않는 점진적 접근인 셈이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일, 한·미·일 안보 협력 확대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면서 "다만 일본과의 안보 관련 협정 체결 같은 문제에서는 속도와 수준을 과도하게 진전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나 일본이 요구하는 속도와 수준을 받아들이는 것은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고, 그 때문에 결국 한·일은 물론 한·미·일 협력까지 망칠 수 있다는 논리로 관련국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