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직장인들이 말랑이를 통해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하는 심리적 안전판으로 활용해왔다.
- 전문가들은 촉각 자극이 정서 안정에 도움 되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며 운동·상담 병행을 권고했다.
- 말랑이에서 유해 화학물질 검출과 구조적 불안 지적 속에 정부와 기업의 안전 관리 및 예방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말랑이를 만지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마음이 편안해진달까요?"

직장인 허모씨(28)는 업무 중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무의식적으로 책상 위 '말랑이'를 꾹꾹 누르거나 잡아당기며 이를 해소한다. 손목 염증 치료를 위해 의사의 권유로 사용을 시작한 직장인 정모씨(31) 또한 집과 사무실에 말랑이를 비치해두고 상시 활용 중이다.
이들처럼 촉각적 자극을 통해 불안과 스트레스를 달래는 이들에게 말랑이는 이제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일상의 '심리적 안전판'이 됐다. 남녀노소 연령을 불문하고 인기를 끄는 말랑이는 최근 다양한 모양과 질감으로 진화하며 대중문화의 한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 '위로의 도구'에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검출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스트레스를 덜어내려던 손끝에 오히려 불안이 머물게 됐다.
전문가들은 말랑이 열풍을 현대인의 정서적 결핍과 긴장 완화 기제로 분석한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촉각 자극은 뇌의 변연계와 전두엽 대상회로 전달되어 감정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애착(Attachment)이라는 용어 자체가 접촉을 뜻하듯, 피부 접촉은 뇌에 강력한 안정감을 준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 교수는 "말랑이는 일시적인 애착 도구로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기에 운동이나 전문가 상담 등 건강한 극복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중문화적 관점에서의 분석도 더해졌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과도한 경쟁과 미래에 대한 불안 속에서 현대인들은 손으로 제압 가능한 부드러운 대상을 통해 일시적 안도감을 찾으려는 것"이라며 "이는 현대인이 결핍된 스킨십과 소통을 대체 물품을 통해 다스리려는 문화적 현상"이라고 짚었다.
최근 불거진 유해성 논란에 대해 두 전문가는 무엇보다 안전한 소비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말랑말랑한 플라스틱 소재에 포함되기 쉬운 프탈레이트와 같은 유해 화학물질은 성호르몬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제품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트레스 해소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유통되는 상황은 행정이 결코 방관해서는 안 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 또한 이러한 현상을 두고 "사회 구조적인 불안을 개인의 대처에만 떠넘기다 보니 발생한 비극"이라고 지적했다. 김 평론가는 "기업의 이윤 추구와 유통 플랫폼의 책임 회피가 반복되는 현행 구조에서, 정부가 사후 수습이 아닌 생산 경로의 투명한 공개를 강제하는 등 사전 예방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회가 청년들의 결핍을 구조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면, 개인은 앞으로도 유해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위로를 파는 제품'에 계속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말랑이가 우리 일상에 건넨 '달콤한 휴식'은 과연 단순한 장난감이었을까, 아니면 차가운 세상 속에서 놓치고 싶지 않았던 작은 온기였을까. 우리가 정작 손에 쥐어야 했던 것이 말랑말랑한 플라스틱 조각이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전한 연결이었다면 이 불안한 위로를 마주하는 우리의 시선도 이제 달라져야 할지도 모른다.
'안전'이라는 물리적 조건을 넘어, 각박한 시대를 요즘 진정으로 갈구하는 '위로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묻게 된다.
taeyi42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