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톨허스트가 19일 잠실 KT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LG 승리를 이끌었다.
- 팔 높이를 되찾자 구속과 터널링이 살아나 올 시즌 최고투를 펼쳤다.
- LG는 부진했던 외국인 에이스의 반등으로 선발진 회복 기대를 키웠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잠실=뉴스핌] 남정훈 기자 = LG의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가 길었던 부진을 끊어낼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지배했던 강력한 구위가 좀처럼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의 투구 메커니즘을 되돌린 뒤 올 시즌 최고의 투구로 선두 KT 타선을 잠재웠다.
톨허스트는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단 2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총 97구를 던지면서 최고 시속 153㎞의 포심 패스트볼에 컷 패스트볼과 포크볼, 커브를 섞었고 LG가 1-0으로 승리하면서 시즌 11승(9패)째를 수확했다. 같은 팀의 임찬규, KIA 애덤 올러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도 올랐다.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지난해 LG의 '우승 청부사'로 등장했던 톨허스트가 오랜만에 그때의 모습을 재현했기 때문이다.
톨허스트는 지난해 8월 LG에 합류하자마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정규시즌 8경기에서 6승 2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기며 평균자책점 2.08을 남겼다. 시즌 중반 합류한 외국인 투수가 단숨에 LG의 우승을 결정짓는 카드로 자리 잡았다.
그렇기에 올 시즌 기대치는 더욱 높았다. 그러나 1년 만에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전반기 17경기에서 8승 7패,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11차례 작성하며 선발 로테이션은 꾸준히 지켰지만 지난해 보여줬던 압도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특히 6월부터 이상 신호가 뚜렷했다. 6월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5.59에 그쳤고, 6월 이후 전반기 마지막까지 6경기 성적도 1승 4패 평균자책점 5.56이었다.
후반기에 들어서도 좀처럼 달라지지 않았다. 7월 16일 KT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패했고, 7월 28일 키움전에서는 7이닝 3실점으로 반등하는 듯했다. 하지만 2일 두산전에서 4이닝 동안 무려 9안타를 얻어맞으며 6실점으로 무너졌다. 이어 13일 키움전에서도 타선의 지원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6이닝 11피안타(2피홈런) 6실점으로 고전했다.

결국 19일 경기 전까지 후반기 4경기 성적은 2승 2패, 평균자책점 7.43. 23이닝 동안 19점을 내줬다. 6월 30일 키움전부터는 5실점-4실점-4실점-3실점-6실점-6실점으로 6경기 연속 3실점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6월 24일 삼성전 6이닝 무실점 이후 거의 두 달 동안 한 번도 무실점 등판이 없었다.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피안타 증가였다. 13일 키움전만 해도 6이닝 동안 11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13일 경기를 앞둔 시점을 기준으로 그 전 10경기에서는 57이닝 동안 무려 69피안타를 내줬다. 볼넷으로 스스로 무너진다기보다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간 공이 계속 정타로 연결됐다.
구속 저하도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시속 151㎞ 수준이었던 직구가 올 시즌에는 149.5km까지 떨어졌다. 특히 여름에 접어들면서 평균 구속이 148~149㎞에 머무는 경기가 늘었다. LG 염경엽 감독도 당시 톨허스트의 구속이 지난해보다 약 시속 2㎞ 떨어졌다는 점을 짚었다.
체력 문제도 의심할 만했다. 톨허스트는 미국에서 오랜 기간 전문 선발로 뛰었던 투수가 아니다. 마이너리그 통산 92경기 가운데 선발 등판은 21경기에 불과했고, 지난해 미국과 KBO리그를 합쳐 처음으로 한 시즌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올 시즌에는 이미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이닝을 빠르게 쌓았다.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시즌 중반 이후 구위 저하와 투구 메커니즘 변화가 나타날 여지가 있었다.

염 감독도 일찌감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전반기 막판에는 구단이 톨허스트와 별도로 면담을 진행해 후반기 반등을 주문했다. 아직 젊은 투수인 만큼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더 큰 무대에 도전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까지 건넸다. 동시에 염 감독은 톨허스트의 포크볼이 좋은 날과 나쁜 날의 편차가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8월 들어서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사령탑의 주문은 더욱 분명해졌다. 염 감독은 톨허스트에게 결국 타자와 적극적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발이 투구 수를 줄이며 긴 이닝을 책임져야 LG가 경기 후반 불펜 운용에서도 계산을 세울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톨허스트 스스로도 마침내 원인을 찾아냈다. 팔 높이였다. 톨허스트는 19일 경기를 마친 뒤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 피로 때문인지 자신의 릴리스 포인트가 점차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원래 자신은 팔을 조금 더 높여 던지는 투수인데, 팔 높이가 내려가면서 전체적인 구위와 구종 간 터널링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KT전을 앞두고 이 부분을 수정했고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실제 이날 투구는 이전과 확연히 달랐다. 3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았고 직구와 변화구를 스트라이크존 곳곳에 집어넣었다. 가장 큰 위기는 4회였다. 김현수와 안현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2루에 몰렸지만 후속 타자를 차례로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다. 최근처럼 연속 안타가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없었다.
무엇보다 피안타가 단 2개였다. 직전 등판인 키움전에서 6이닝 동안 11안타를 허용했던 투수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리그 타율 1위인 KT를 상대로 7이닝 동안 2안타만 허용했다. 투구 수도 97개에 불과했다. 최고 153㎞의 직구를 중심으로 컷 패스트볼과 포크볼, 커브가 같은 궤적에서 갈라지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다. 톨허스트 역시 팔 높이를 되찾으면서 "구종의 터널링도 좋아졌다. 내가 가장 잘 알고, 가장 잘할 수 있는 투구로 돌아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새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카라스코의 합류도 도움을 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112승을 거둔 카라스코와 톨허스트의 라커룸 자리는 바로 옆이다. 함께 식사를 하고 비디오게임을 할 정도로 가까워졌고, 자연스럽게 투구와 경기 운영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고 있다. 톨허스트는 카라스코가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과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자신뿐 아니라 LG 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한 경기만으로 완전한 부활을 선언하기에는 이르다. 후반기 내내 구위와 제구의 편차가 컸고, 19일 경기 전까지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7점대를 넘었을 정도로 부진의 골도 깊었다. 팔 높이를 되찾은 현재의 메커니즘을 남은 시즌 동안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도 LG에는 반가운 변화다. 최근 선발진의 부진으로 후반기 순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LG가 반등하려면 결국 선발진이 살아나야 한다. 특히 지난해 우승을 이끌었던 톨허스트가 다시 계산이 서는 외국인 에이스로 돌아오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LG가 믿고 공을 맡겼던 톨허스트의 모습이 19일 잠실에서 오랜만에 나타났다. 떨어졌던 팔 높이를 다시 올리자 구속과 변화구, 터널링까지 함께 살아났다. 길었던 여름 부진 속에서 헤매던 톨허스트가 마침내 자신이 가장 잘 던질 수 있었던 자세로 돌아왔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