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삼성 노조가 무노조 폐기 뒤 세를 키웠다.
- 초기업노조와 동행노조는 내부 갈등이 심화됐다.
- 회사와 노조는 보상 원칙과 책임을 새로 세워야 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DS·DX 이해충돌에 노조 분화·폭로전…커진 힘이 내부 갈등으로
성과 분배 넘어 성장·경쟁력도 고민해야…커진 힘만큼 책임 무거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삼성에서 '무노조'는 한때 신화처럼 통했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시절 무노조 경영 원칙을 고수했던 삼성에서 이제는 수만 명의 조합원을 거느린 노조가 등장했다. 이재용 회장이 2020년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뒤 임금과 성과급을 비롯한 처우 전반에서 노조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졌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후 첫 총파업까지 벌어졌다. 말 그대로 '노조 전성시대'다.
문제는 커진 힘만큼 노조 내부의 이해관계도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성과급 등을 둘러싼 반도체(DS)와 완제품(DX)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사실상 반도체 중심 노조로 재편됐다. 이 과정에서 DX 소속 부위원장과 광주지회장은 조합원 투표로 지도부에서 퇴출됐다. 최승호 위원장의 장인 업체와 노조가 집회 물품을 계약했다는 사실을 외부에 제보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위원장의 조합비 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마일리지 귀속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갈등은 지도부 간 폭로전으로 번졌다.

초기업노조의 반대편에서 세를 키운 DX 중심 동행노조도 사정은 복잡하다. 차기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후보 자격과 선거 절차를 둘러싼 갈등이 불거졌다. 일부 대의원들이 집행부의 노조 운영과 선거 절차를 문제 삼아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하자 집행부는 이들의 업무를 정지하고 해임·제명 징계를 예고했다. 징계 대상자들은 법적 대응에 나설 태세다.
회사를 상대로 교섭력을 키우겠다며 몸집을 불린 노조들이 정작 내부 주도권과 대표성을 둘러싼 싸움에 힘을 소모하는 모습이다. 과거 삼성 노사관계가 '회사 대 노동자'의 구도였다면 이제는 DS와 DX, 노조와 노조, 지도부와 반대파 사이의 이해 충돌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노조의 힘이 커지는 것과 조직이 성숙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임금과 성과에 합당한 몫을 요구하고 회사의 잘못된 의사결정을 견제하는 것은 노조의 당연한 역할이다. 다만 수만 명의 조합원을 대표하는 조직이라면 서로 다른 사업부와 직군의 이해를 조정하고,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대표성을 확보하는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
회사 역시 달라져야 한다. DS와 DX, 메모리와 파운드리 등 사업부별 실적과 보상 격차가 커진 만큼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상 원칙을 만들고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노조가 주요 이해관계자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과거처럼 회사가 일방적으로 기준을 정하고 통보하는 방식으로 돌아갈 수도 없다.
삼성전자는 지금 반도체와 스마트폰, 가전 전반에서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노사 모두 당장의 몫을 둘러싼 갈등에만 매몰되기보다 구성원의 장기적인 처우와 회사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큰 힘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 어렵게 얻은 조직력을 내부 권력 다툼과 폭로전에 소진한다면 '무노조 신화'가 사라진 자리를 '노노갈등'이 채울 뿐이다. 삼성 노조의 다음 과제는 더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커진 힘을 얼마나 책임 있게 쓸 수 있느냐다.
syu@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