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나비 필라이가 9일 2026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 국제법 확립과 전쟁범죄 책임 추궁 공로를 인정받았다.
- 노벨위는 법치주의가 평화의 근간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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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세계적인 국제법학자이자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인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85)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 집단학살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의 책임 추궁을 이끌고 국제법과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데 평생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각) "2026년 노벨평화상을 나바네템 '나비' 필라이에게 수여하기로 결정했다"며 "평화와 국제법 증진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선정 이유로 밝혔다.
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을 충실히 반영했다"며 "필라이는 국가 간 형제애를 증진시켰으며, 평화와 정의를 위한 국제재판 제도의 활용을 꾸준히 발전시킴으로써 현대적 의미의 평화회의에 실질적인 내용과 방향, 그리고 동력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필라이는 탁월한 용기와 청렴성을 바탕으로 보다 포괄적인 국제 법질서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 왔다"며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 집단학살 범죄가 실제로 기소되고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필라이는 국가와 국가 지도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폭력과 분쟁의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며 "그는 맡았던 모든 자리에서 개인과 국가가 법치주의를 준수해야 할 책임을 강조했으며, 관련 국제 규범과 법 원칙을 확립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했다.

위원회는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여하면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국내법과 국제법을 아우르는 법치주의가 평화를 유지하고 분쟁을 비폭력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구축한 국제질서의 근간임을 다시 한 번 세계에 상기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또 "힘이 정의를 압도하는 순간 안정과 신뢰, 평화로운 공존은 무너질 수 있다"며 "국내법과 국제법을 아우르는 법치주의는 평화를 유지하고 분쟁을 비폭력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구축한 질서의 근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가 오랜 기간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전쟁과 분쟁에 직면한 지금 국제법은 더 이상 평화와 안보를 보완하는 수단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필요한 기반"이라며 "평화에는 정의가 필요하다(Peace requires justice)"고 했다.
외르겐 와트네 프뤼드네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필라이는 오늘날 국제법 원칙을 가장 굳건하게 수호해 온 인물 가운데 한 명"이라며 "독립성과 전문성, 흔들림 없는 원칙으로 국제사회의 가장 존경받는 법률가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국제법 체제와 이를 떠받치는 제도들이 거센 압박과 공격을 받고 있다"며 "바로 이런 시대일수록 용기와 통찰력, 확고한 의지를 가진 인물이 필요하며 필라이는 법정에서 이를 몸소 보여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필라이는 194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인도계 타밀 가정의 딸로 태어나 인종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 체제 아래에서 성장했다. 변호사가 된 그는 구조적인 차별과 인종분리 정책에 맞서 활동했으며, 훗날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비백인 여성 고등법원 판사가 됐다.
그는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싸운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등을 변호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ICTR)와 국제형사재판소(ICC) 판사,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지내며 국제 인권과 국제형사사법 발전에 큰 족적을 남겼다.
특히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에서는 강간과 성폭력이 반인도범죄이자 집단학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역사적인 판결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 선전 활동만으로 집단학살을 선동한 혐의를 인정한 첫 사례를 만드는 데도 기여하며 국제형사법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까지는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독립 국제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미얀마의 로힝야족 집단학살 혐의를 다루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사건에서 특별판사(ad hoc judge)로 활동하고 있다.
노벨위원회는 "필라이는 국가와 지도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폭력과 분쟁의 피해자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며 "그의 삶은 세계 법치주의를 지지하고 강화하며 더욱 확대해야 할 필요성을 일깨워 준다"고 밝혔다.
이어 "정의와 인간 존엄성에 대한 그의 헌신은 보다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벨평화상은 스웨덴에서 선정하는 문학상·물리학상·화학상·생리의학상·경제학상과 달리 노르웨이 의회가 선출한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수상자를 결정한다. 시상식도 다른 노벨상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것과 달리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