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김동철 한전 사장은 4일 연료비 미반영이 누적 적자 34조원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 김 사장은 적자 해소와 전력망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김 사장은 산업용 요금 인상은 최후 수단으로 두고 지역별 요금제 도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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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망 확충 빚내서 못 해"…요금 현실화 강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최후 수단" 인상엔 신중
"호남 반도체산단, 2028년 전력공급 문제없어"
[광주=뉴스핌] 김하영 기자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제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것이 한전의 대규모 적자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약 34조원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해소하고 전력망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사장은 지난 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상황을 언급하며 "유럽의 각국들은 당시 연료비 인상분을 전부 전기요금에 반영했다"며 "우리는 그때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유럽 일부 국가의 전기요금이 3~5배까지 올랐지만, 한국은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김동철 "文정부 때 연료비 연동제 제대로 작동 안 해"…누적 적자 34조원
김 사장은 문재인 정부 당시 도입한 연료비 연동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연료비 연동제는 국제 연료 가격 변동을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그러나 연료비 조정단가의 변동 폭이 제한돼 있어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실제 원가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김 사장은 "문재인 정부 때 이미 연료비 연동제를 하기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연료비 조정 범위가 킬로와트시(kWh)당 ±5원으로 제한돼 있다"며 "그 규모를 가지고는 연료비 연동을 시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전이 감당했던 부분을 전기요금을 통해서 충당하고 있는데, 아직도 그 적자 부분이 해소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국제 연료비 급등에 따른 부담을 한전이 떠안았고, 이후 전기요금 조정과 자구노력에도 누적 손실을 모두 해소하지 못했다는 취지다.
김 사장은 "누적 적자가 한때 40조원까지 갔다가 지금은 34조원"이라며 "전력 판매 수입을 통해서 적어도 누적 적자는 해소돼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료비 연동제는 지금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작동이 안 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한전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구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약 15조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추진했으며, 올해는 당초 목표인 2조2000억원을 넘어 약 2조5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김 사장은 자구노력만으로는 누적 적자 해소와 향후 전력망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따른 투자 수요를 고려하면 연간 약 14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전력망 확충을 사채 발행이나 외부 차입을 통해서 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이것은 한전의 수입으로 충당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을 통해 안정적인 투자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구체적인 전기요금 조정 수준에 대해서는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와의 협의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실무자끼리는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공식적인 논의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최후 수단"…지역별 요금제 추진
김 사장은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산업용 전기요금 추가 인상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누적 적자분은 거의 해소가 된 상태로 알고 있다"며 "산업용 전기요금은 인상하더라도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전기요금 체계 개선은 필요하지만, 산업용 요금의 추가 인상은 기업 부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산업용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도입되면 남부지역 기업의 전기요금이 최대 10%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도 도입에 따른 재원 확보와 발전사업자 수익 감소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 사장은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에 약 2조8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지역별 한계가격제(LMP) 도입과 정부 재정지원 등을 통해 일부를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LMP는 전력 생산·공급 지역에 따라 전력의 도매가격을 차등 적용하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제도 도입 과정에서 발전사업자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방의 발전사가 수익이 감소하는 것은 틀림없다"며 "문제는 현물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부에서도 지금 어떤 식으로든지 보완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제도 시행 과정에서 보완책이 마련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 김 사장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2028년 말 전력 공급 문제없어"
김 사장은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전력을 2028년 말까지 차질 없이 공급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공급을 위해 기후부, 지방정부 등과 협의체가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올해 말까지 광주 광산구 황룡강 장록습지 일대를 통과하는 송전선로 경과지를 확정하고, 내년 초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 사장은 "전력망 건설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경과지 선정이었다"며 "2028년 말까지 전력을 공급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시공 방식도 개선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국도 49호선 인근 구간은 대부분 개착식 전력구로 시공할 계획"이라며 "과거에는 현장에서 철근을 조립하고 콘크리트를 부어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구조물을 현장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요 전력설비 중 변압기 조달은 변수로 꼽혔다.
김 사장은 "가공전선, 지중케이블, 개폐기 이런 것들은 조달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변압기는 세계적인 전력 수요 때문에 한 3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한전의 누적 적자를 해소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이에 김 사장은 "이 질문은 제가 오늘 처음 듣는다"며 "답변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전 관계자 역시 "한수원뿐만 아니라 발전그룹 자회사에 대한 상장은 검토한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gkdud938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