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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피싱 심각]③ 근본대책은 '인증서 피싱' 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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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금액 이상 대출시 서면 확인 절차 필요"

[뉴스핌=김연순 기자] 카드론 보이스피싱(전화사기)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5일까지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는 총 1435건에 피해규모는 142억5000만원에 이른다. 카드 현금서비스 피해 20억8000만원까지 포함하면 163억2000만원이다. 특히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한달 보름 사이에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100억원 가까이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25일 이틀간 6개 전업카드사에 대해 카드론 취급시 본인확인 이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서면점검을 실시했고 28일부터 특별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금융당국이 휴대폰 인증 방법 등 카드사의 본인확인 절차를 강화하도록 지도하고 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피해방지 방안이 구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피해자들이 카드론 보이스피싱에서 끝나지 않고 공인인증서 보이스피싱에 따른 마이너스통장, 예금통장 등으로까지 2차 피해가 연계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따라 인증서 피싱을 방지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금감원장, 금융회사에 예방대책 강력 요구

금융감독원은 지난 24일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가 집중된 6개 전업카드사에 대한 특별 현장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5일 금융감독원이 카드사들로 하여금 ARS 및 인터넷을 통한 카드론 취급시 본인확인 강화를 지시한 것에 대해 카드사들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특히 지난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한달 보름 사이에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규모가 100억원 가까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카드사의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 억제 노력의 적정성을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카드론 보이스피싱에 따른 피해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선 보다 현실성 있고 구체적인 안전장치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현재 카드사가 본인확인시스템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는 휴대폰 인증 방법 외에 서면 확인 절차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소비자협회는 "카드론 이용 절차에 있어서도 고객 본인 확인 절차가 강화돼야 한다"며 "일정 금액 이상의 대출에 대해서는 반드시 서면으로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고 이자율, 연체이자율, 변제기간, 대부금액 등 주요사항에 대한 안내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카드론 보이스피싱과 같은 소비자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카드사)에 예방대책을 강력히 요구했다.

권 원장은 이날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조찬강연회에서 "카드론 대출을 할 경우 금융회사가 직접 신청인에게 전화를 거는 등 완벽한 피해방지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소비자 재산보호에) 특별히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금융회사들이 (금융소비자와) 대면하지 않고 개인한테 직접 계좌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 누출을 활용한 금융범죄가 (소비자에게) 교묘하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금융회사들이 여기에 대한 대비책을 충분히 세우고 사전에 피해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금융감독원 앞에서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카드론 대출 시스템 약관상 명시해야" 목소리도

한편에선 고객이 원할 경우 카드론 한도제공이 중단돼야 한다는 논의도 전개되고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사용자 동의 없이 내부 신용기준에 따라 대출 한도액을 상향해 왔다. 결국 피해를 당한 후에야 대출액 한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카드론 대출 피싱 피해자 소송모임 설문 조사에서도 피해자들은 해결방안으로 카드론 대출시 본인 인증 강화와 함께 카드론 한도 설정시 본인 동의를 가장 많이 꼽고 있다.

금소협은 "카드 발급 시 카드론 이용을 동의하지 않은 고객에 대해서는 카드론 한도제공이 중단돼야 한다"며 "마이너스 통장처럼 고객이 카드론 이용신청을 한 후에 카드론 한도가 발생할 수 있도록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본인확인 절차가 강화되면서 일단 지난 주말 이후로는 (피해가) 많이 수그러졌다"며 "카드론 한도중단 여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선 또 다른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상황을 좀 더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피해 상황을 지켜보면서 필요시 (본인 동의에 따른 카드론 한도중단 여부 등의) 또 다른 조치를 생각하고는 있다"고 전했다. 

더 근본적으로는 카드론 대출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약관상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피해자들은 보이스피싱에 당하기 전까지는 본인이 카드론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 경우가 상당수에 이르기 때문이다.  

카드론 대출 피싱 피해자 소송모임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서로'의 문정균 변호사는 "대출 실행절차 강화도 중요하지만 카드론 약관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전자금융거래법상 9조에 보면 약관 명시에 대한 의무규정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변호사는 "당국의 대책이 기존 피해를 줄인다거나 피해발생건수를 줄일 수는 있겠지만 카드론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선 문제가 있다"며 "카드론 대출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약관상에 명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 "공인인증서 피싱 방지대책 우선돼야"

또다른 문제는 카드론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상당수가 마이너스 통장과 예금통장 등의 2차 피해까지 확산돼 있다는 것이다. 공인인증서도 보이스피싱에 노출되면서 피해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공인인증서는 원칙적으로 본인만이 발급받을 수 있지만 기존 인증서를 폐기하고 재발급받을 때는 본인이 직접 금융기관을 방문할 필요 없이 금융정보만 있으면 된다.

범인들은 보이스피싱 및 피싱사이트로 피해자들을 속여 금융정보를 빼내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은 후 카드론 대출은 물론 은행 마이너스 통장과 예금통장, 심지어는 적금과 청약통장에서까지 돈을 빼가고 있다. 피해자들도 계좌이체 피해 방법으로 공인인증서를 폐기하고 재발급해 범인들이 직접 계좌이체했다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고 답변하고 있다.

카드론 대출 피싱 피해자 소송모임 카페 관계자는 "공인인증서 재발급 자체가 문제가 되는 시스템으로 이번 피해의 핵심에는 공인인증서가 있다"며 "범인들은 공인인증서 하나로 적금까지 털어가고 마이너스 대출까지 일으켜 가져갔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따라 보다 지능화되고 교묘해지고 있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공인인증서 재발급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드시 본인이 신분증을 들고 은행에 가서 인증서 재발급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서로'의 김계환 변호사는 "공인인증서 발급과 재발급에 대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공인인증서 갱신 시 은행 창구에서 면전확인을 필수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면전확인을 필수화하는 등 재발급을 까다롭게 할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현 제도상 온라인상에서 (공인인증서를) 재발급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를 갑자기 바꿀 경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IT감독국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회의를 통해 가능하면 공인인증서 재발급 때도 대면거래를 통해 (재발급)하도록 방향을 잡고 있다"며 "조만간 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소관부서인 금융결제원과 은행창구와의 협의, 전산시스템 교체, 신규 시스템에 대한 교육·홍보 절차 등의 절차는 남아 있어 다소 시간은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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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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