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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국회의원 사라진 보좌관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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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은 간데없고 깃털만 나부끼는 여의도

최근 여의도 국회를 중심으로 대형 비리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의원은 어디 가고 보좌관만 보이냐”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지난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거액의 거마비제공, 부산저축은행 구명로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 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등 정·관계를 뒤흔들고 있는 대형사건이 외견상 모두 보좌관들을 중심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 박희태 의장은 모르쇠…비서가 주도

지난 9일 박희태 국회의장은 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돈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고명진 전 비서가 고승덕 의원에게 300만원을 돌려받은 후 이 사실을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던 김효재 정무수석에게 보고했다는 내용이 한 일간지에 보도되면서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박 의장은 지난 1월 4일 고승덕 의원의 폭로 이후 여론의 비판과 소속당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의 사퇴 촉구에도 불구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며 사퇴를 거부해왔지만 검찰 수사를 앞두고 전직 비서의 양심고백까지 보도되자 의장직 사퇴를 결심했다.

하지만 박 의장은 마지막 사퇴의 순간까지도 “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큰 책임을 느끼며 국회의장직을 그만두려 한다.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는 모호한 말로 구체적인 책임을 회피했다. 전대 돈봉투는 관행으로 자신은 모르는 일이며 보좌관들이 알아서 한 일에 불과하지만 수장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지난 9일 열린 국회 본회의. 디도스특검법 등이 통과됐다.[사진제공: 국회]

◆ 최시중 위원장은 도의적 책임만…비리는 보좌역 몫

지난달 27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국회 문방위 소속 의원들의 해외여행시 거액의 용돈(500만원)을 제공했다는 한 신문의 고발기사로 사퇴한 배경에도 역시 최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는 최측근 정모 전 방통위 정책보좌역이 있다.

2009년 당시 국회 문방위 소속 의원의 한 보좌관은 “정 보좌역이 국회의원회관 의원실로 찾아와 명함을 건네며 최시중 위원장이 (의원이) 해외출장을 갈 때 용돈으로 쓰라고 전해달라며 500만원을 건넸다”고 말했다. 돈은 준 사람도 받은 사람도 모두 보좌관·보좌역이다.

최 위원장 역시 사퇴하면서까지 “저로 인해 방통위 조직 전체가 부당한 공격을 당하거나 주요 정책들이 발목을 잡혀서는 안된다. 이번 퇴임이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한 디딤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자신은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방통위 조직을 위해 물러난다는 점을 완곡하게 역설했다.

◆ 이상득 의원 불출마 “측근 관리소홀 때문”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으로 상왕(上王)으로까지 불린 이상득 의원이 지난해 12월 11일 올 4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유도 역시 측근인 박모 보좌관이 알선수재 혐의로 이날 검찰에 구속됐기 때문이다.

박모 보좌관은 SLS그룹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구명로비 자금 5~6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에 이어 제일저축은행 유동천 회장에게서 1억 5000만원을 받은 정황이 검찰수사로 확인됐다.

이상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좌관의 불미스러운 일과 관련해서는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긴 설명보다 옛말의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疎而不失)’의 심정임을 밝힌다”며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의원이 언급한 한자성어는 “하늘이 친 그물은 눈이 성기지만 굉장히 넓어서 악인에게 벌을 주는 일을 빠뜨리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본인은 관계없지만 보좌관의 비리에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선언할 수밖에 없는 억울한 심정을 토로한 것일까.

◆ 선관위 디도스공격 “9급비서가 공명심으로 1억 썼다”

‘보좌관 전성시대’의 백미는 역시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이다. 경찰과 검찰 특별수사팀은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중앙선관위와 박원선 서울시장 후보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공격 사건에 대해 경찰과 검찰 특별수사팀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 수사는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전 수행비서 공모씨의 단독범행이라는 결과를 발표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특별수사팀까지 꾸린 검찰 수사도 윗선의 개입 없이 공적을 세우기 위한 의원 보좌진들의 단순·우발 범행으로 결론지었다. 검찰은 공씨와 박희태 국회의장 의전비서 김모씨, 도박사이트 운영업체 직원 차모씨 등 7명을 정보통신기반보호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했다.

검찰 수사결과에 따르면 선거 전날 룸살롱에서 술을 마시던 공씨(경남 진주)는 고향선배인 김씨에게 디도스 공격을 상의했으며 불법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고향후배 강모씨에게 이를 지시했다. 최구식 의원의 운전과 잡무를 담당하던 9급 비서 공씨가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의 당선을 위해 국가기관 사이버테러용으로 강씨에게 1억원을 건넸으며 이 가운데 대가성이 인정되는 것은 1000만원뿐이라는 것이 검찰 수사결과의 핵심이다.

이 사건의 배후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아 지난 9일 ‘디도스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수행비서가 사건 주범으로 구속기소된 최구식(무소속) 의원은 “특검수사에 협조하겠다”면서도 “이미 가혹할 정도로 수사를 받은 사람들이 이중, 삼중의 고통을 당할 걸 생각하면 가슴 아프다. 이 사건은 배후가 있을 수 없는데 수십억 혈세를 쓰며 특검까지 가는 우리 정치현실이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 ‘보좌관 전성시대’란 말이 회자되는 이유

한 국회의원 보좌관은 “최근 보좌진들이 주도했다는 대형사건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국회 보좌관들 사이에 ‘보좌관 전성시대’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며 “9급 비서(월급여 평균 150만원 수준)가 IT회사에 1억원씩을 줘가며 디도스 공격을 주도한 사건을 두고는 ‘비서 월급이 보좌관보다 많은가봐’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왜 보좌관들은 몸통을 대신해 구속까지 감수하는 희생양의 역할을 자임하는 것일까.

다른 보좌관은 “국회 보좌관들이 받는 대우는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의원 말 한마디에 잘리는 ‘파리목숨’이다 보니 의원에 대한 충성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며 “의원들도 이를 알기에 ‘네가 이번에 책임지면 내가 알아서 해줄게’라는 말로 보좌관들이 덮어쓰기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현행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의원 한명 당 보좌진은 별정직 4급(2명), 5급(2명), 6급(1명), 7급(1명), 9급(1명)으로 구성된다. 보통 4급을 보좌관, 5급을 비서관, 6·7·9급을 비서라고 부르지만 일반적으로 보좌진이라고 하면 이들 모두를 총괄하는 의미다. 국회 보좌관협의회 가입대상도 보좌진 모두다.

문제는 보좌진의 임면권이 전적으로 해당의원에게 귀속된다는 것이다. 물론 ‘프로’ 혹은 ‘선수’로 인정받는 보좌관들의 경우 “직업이 보좌관”이라고 할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영감’으로 불리는 의원과의 관계가 원만하고 ‘코드’가 잘 맞으면 장수할 수 있으나 그렇지 못했을 때는 의원이 “그만 두라”고 하면 바로 짐 보따리를 싸야 하는 게 보좌진들의 현실이다. 그마나 모시던 의원과 잡음 없이 좋게 헤어져야 다른 의원실로라도 갈 수 있다.

지난 9일 박희태 국회의장의 사퇴를 결정지은 고명진 전 비서는 컴퓨터로 작성해 ‘고명진’이라는 이름과 지장을 찍은 ‘고백의 글’을 통해 “정작 책임 있는 분이 자기가 가진 권력과 아랫사람의 희생만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썼다.

몸통은 사라지고 깃털만 나부끼는 늦겨울 여의도 국회 풍경이 스산하기만 하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정경부 부장 (medialyt@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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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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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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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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