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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루피화 반등, 달러매도 스왑 '먹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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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적자국 옵션 제약 속 특단책 마련 '부심'

[뉴스핌=주명호 기자] 인도 중앙은행이 정유사에 대한 달러매도 스왑 개입에 나서자 루피 환율이 급락하는 등 약발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인도와 더불어 경상적자 취약국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와 터키 등은 역시 원치 않은 통화가치 추락 경쟁에 마땅히 대응하기 힘들어 고심하던 차에, 달러화 수요 대응과 적자 억제 대책 등의 카드를 내놓고 있다.

29일 인도준비은행(RBI)는 최대 국영석유수입회사들에게 미국 달러화를 매도하는 개입정책을 내놓았다. 방식은 일정한 기간 내에 이를 되사는 '스왑'이다. 이 소식에 전날 사상 최저치로 폭락했던 루피화가 3% 가까이 급반등, 근 2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앞서 미국 국채매입 축소에 이어 최근에는 시리아 사태 확대 우려가 최근의 이들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세를 이끌고 있지만, 이들 나라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경상수지 적자 문제가 외자 이탈과 통화가치 평가절하의 근본적 원인을 제공했다.

인도의 이번 대책은 스왑거래를 통해 당장 매일 필요한 달러화 수요를 한꺼번에 해소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스왑방식의 개입은 인도 중앙은행이 실탄이 떨어졌다는 신호이며, 무려 10%가 넘어선 스왑금리는 루피화 유동성 경색을 통해 경제성장률이 더욱 약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인도는 상반기까지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함으로써 경기를 부양하고자 했지만, 환율 상승 억제를 위해 황급히 정책 기조를 선회했다. 7월 들어서는 금리를 두 차례 인상했지만 루피화 약세를 막을 수 없었다. 성장이 약해지면 경상수지 적자를 메울 능력도 떨어진다는 판단과 함께,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위기'에 대한 공포가 더욱 확대됐던 것이다.

인도 정책당국의 이러한 사정은 최근 '취약국가'로 부상한 경상적자국의 정책당국이 직면한 어려움을 그대로 보여준다.


◆ 공격에 노출된 '경상적자국들', 대응책 부심

인도 루피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터키 리라화는 최근 모두 통화가치가 사상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루피화는 약 한 주 사이에 몇 번이나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달러/루피는 68.825루피까지 하락해 올해 들어 달러화 대비 25%나 절하됐다.

달러화 대비 인도 루피화(붉은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파란선), 터키 리라화 절하 추이. <출처 : Market Watch>

루피아화 리라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달러/루피아는 11500루피아, 달러/리라는 2.073리라까지 찍으며 역대 최저수준을 달리고 있다. 리라화는 올해 달러화 대비 17%, 루피아화는 13% 씩 가치가 하락했다.  
   
세 통화의 하락세는 이미 이전부터 진행돼 왔다. 이에 이들 중앙은행들은 통화가치 부양을 위한 정책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절하 흐름을 막지 못했다.

인도 중앙은행(RBI)은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기업들의 해외 투자를 제한하는 한편 금수입 과세를 늘렸다. 터키는 지난 21일 매일 최소 1억 달러씩을 외환시장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수출기업들의 외화 매입 제한을 완화하고 은행들의 외화 예치기간을 12개월까지 확장했다.

더불어 세 국가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환율 방어를 시도했지만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에르뎀 바쉬츠 터키 중앙은행 총재는 더 이상 환율 방어를 위한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금리정책이 먹히지 않음을 인정한 셈이다. 터키는 리라화 가치 절상을 위해 2개월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해왔다.

인도 또한 금리 인상을 통해 루피화 하락을 막으려 애써왔다. 하지만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는 오히려 더 하락했다. 미즈호 증권의 비슈누 바라탄 연구원은 "정책들이 단편적일 뿐더러 정부의 오락가락한 정책 기조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이후 현재까지 인도에서 외국인 자금은 120억 달러 가까이 빠져나간 상태다.  

인도 경상수지 추이. <출처 : NICE신평>

세 국가는 경상수지 적자국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되기 힘들다.


◆ 경상적자 해소가 관건, 일단 외화수요 대증책

인도의 올해 1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180억 달러를 웃돈다. 터키는 상반기 누적 경상적자가 360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보다 59억 달러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2분기 경상수지 적자도 98억 달러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70% 급증했다. 

경상수지 문제 해결이 통화 약세 흐름을 끊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통화 가치가 안정되어야만 경기부양에 나설 여지가 생기기 때문에 일단 여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내년 선거를 앞둔 인도 당국은 최근 국민들에게 식품 구입 보조금을 지원하는 포퓰리즘 법안을 통과시켜 오히려 적자 문제을 키우는 행보를 보였다. 인도인들에겐 루피화 추락보다 무려 90%나 가격이 급등한 양파 가격이 중요하다. 야당 선거운동원들이 거리에서 양파를 싸게 공급하면서 공격해 들어오자 이런 포퓰리즘 정책이 도입된 것이다.

이 정책에 대한 회의론과 함께 시리아발 유가 급등으로 인한 수입 부담 확대 우려에 따라 루피화 가치가 하루 만에 4% 가까이 폭락하자, 중앙은행이 스왑을 통한 개입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중앙은행의 정책 옵션이 제한될 때는 중앙정부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성장 부양에 나서야 하지만, 재정적자 부담으로 인해 이 역시 여력이 줄었다.

인도네시아는 23일과 26일 외환 안정 정책을 연이어 내놓은데 이어 오늘 다시 경상수지 적자 억제대책을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인니 중앙은행이 특별이사회 회의를 거쳐 보세구역 규제 완화, 사치품 판매세 조정, 수입 서적 부가세 폐지 및 노동집약적 산업 세제 할인 등 정책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날 루피아 환율은 1만 1077루피아까지 2% 가까이 하락했다. 앞서 터키 리라화 환율도 2.04리라에서 2.03리라 수준까지 소폭 내렸다.

터키는 금리인상 대책이 먹히지 않자 중앙은행이 개입에 나서고 있는데, 시리아 공격에 가담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다시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의 보다 현명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제기되는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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