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진성 기자] 지난 10월29일 인천 길병원 주변에 위치한 A약국의 B약사가 면허 대여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B약사는 고용 약사 2명의 면허로 약국 2곳을 운영한 혐의로 적발됐다. 이른바 네트워크 약국이다. 이에 따라 그는 약사법 위반 혐의로 처벌이 불가피해 보였다.
하지만 지난 18일 검찰은 B약사에 대해 불기소 처분했다. 혐의가 없다는 것이다. 왜 이같은 처분이 내려진 걸까.
28일 의료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 약사법이 약사의 영리활동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법상 약국은 요양기관에 속하기 때문에 이를 운영하는 약사는 영리활동을 추구해선 안된다. 다만 일부 법조항의 모순으로 인해 약사가 건강보험법을 어겨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약사법 개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약사법 21조에서 약사·한약사는 하나의 약국만을 개설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요양기관인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의 영리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이같은 법조항이 오히려 약사의 영리활동을 합법화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해석에 따라 상반된 결과가 도출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같은 요양기관으로서 영리활동이 제한돼 있는 의료법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분명해진다.
![]() |
예컨대 의료법 제4조를 살펴보면 '의료인은 다른 의료인의 명의로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제33조에서도 '의료인은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약사법에서 빠져있는 '운영'이란 항목이 반복돼 사용됐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 항목이 해석상으로 큰 차이를 불러온다고 지적한다. 약사가 약국을 1개 이상만 개설하지 않으면 여러 곳을 운영해도 문제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조항을 뒷받침하는 약사법의 또 다른 조항도 명확하지 않다. 약사법 21조 하위 조항에서는 '약국개설자는 자신이 그 약국을 관리하여야 한다. 다만, 약국개설자 자신이 그 약국을 관리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신할 약사 또는 한약사를 지정하여 약국을 관리하게 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해석하면 본인 명의의 약국이 있더라도, 면허를 가진 다른 약사를 고용해 약국을 운영해도 문제되지 않는다로 풀이될 수 있다. 의료법과 달리 사실상 약사가 여러 약국을 운영해도 법적인 해석에 따라 합법적인 것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약사법을 검토해본 결과 의료법에 비해 모순이 많다. 이 조항대로라면 약사가 여러 약국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처벌 근거가 미약해진다"면서 "다른 약국을 여러개 운영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답변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불법개설의료기관 환수결정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5년간 약사의 면허 대여 등으로 적발된 약국은 68곳이다. 다만 이 가운데 네트워크 약국으로 인정돼 적발된 경우는 단 1건에 불과하다. 모순된 약사법으로 인해 네트워크 약국에 대한 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이에 대해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상당수 공동원장이 존재하는 의료기관과 달리 70%이상이 1인1약국을 운영하는 현실을 반영하다보니 법조항에서 운영 항목이 생략된 것 같다"면서 "그렇지만 약사들은 개설이란 항목에 운영이 포함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사법부가 의료현실을 반영하지 않고 명시된 법리적인 해석만으로 판단할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곘다"면서 "복지부가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계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이같은 모순된 법조항을 인지하고 있다. 다만 법 개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약사법이 오래전에 만들어졌다보니 모순된 내용이 남아있는 것 같다"면서도 "아직 법 개정을 위한 움직임은 없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