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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비우스 단상] 파놉티콘. 시놉티콘.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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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흔히 보이는 것들로 뫼비우스적, 그 이상의 상상 여행을 하려 한다. 주변의 사물들엔 저마다 독특한 내력이 숨어 있고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보석이 되기도 하고 나침판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출발한 여행의 과정에 어떤 빛깔의 풍경이 나타날지, 그 끝이 어디까지 다다를지 필자 자신도 설레인다. 인문학의 시대라고 하는데 인문학에 대한 새로운 접근, 메타적 성찰 역시 필요한 시점이다. 사물과 풍경, 시대와 인문을 두루 관통하면서 색다르면서도 유익한 여행을 떠나려 한다.

 

파놉티콘, 시놉티콘이란 말이 곧잘 쓰인다. 간단히 설명하면 파놉티콘은 원형 감옥인데 둘레의 방에 갇힌 죄수들을 감시하는 중앙의 방이 비어있는 상태이다. 죄수들은 중앙의 빈 방에 간수가 있다고 여긴다. 그렇게 길들여졌고 그런 자기 검열이 내재화되어 있다. 권력과 시민들의 관계로 흔히 해석되는 바 중앙의 권력의 입장에선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이고 시민들의 입장에선 세뇌되어 알아서 기는 것이다.

시놉티콘은 그에 대립되는 개념이다. 즉 이번엔 바깥에서 안쪽을 감시하고 경종을 울리며 심판도 하는 것이다. 언론의 역할이 그럴 것이다.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는 상황에선 시민 운동이 그 역할을 한다. SNS가 발전된 지금은 그러한 운동이 보다 효과적이다. 아랍의 봄인 자스민 혁명이나 최근의 광화문 촛불집회가 이런 사례에 속한다.
파놉티콘이 먼저였을테고 그에 대한 저항이 시놉티콘이다. 전자는 원형이고 후자는 원형으로 간주된다.
원은 우주라든가 마음처럼 긍정적이며 근원적인 것, 원대한 것과 통한다. 주역도 원이다.
하늘과 땅을 천원지방이라고 하듯이 자연엔 원의 성질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자연에서 비롯된 문명은 진행되면서 그 원이 뒤틀리는 양상 또한 띄어간다. 로마의 원형 경기장인 콜로세움도 그런 예의 하나일 것이다. 검투사나 맹수가 동원되고 심지어는 기독교인들이 희생자가 된다.
이쯤에서 폭력에 대한 이론 하나를 빌어 오고 싶다. 물론 권력과 폭력은 다르다. 권력은 파놉티콘이나 시놉티콘, 콜로세움에서 보듯 폭력적이기도 하고 시민들을 위해 제대로 봉사할 때 바람직한 것이 되기도 한다. 폭력화된 권력, 폭력 자체가 문제인데 르네 지라르는 이에 천착해 희생양 이론을 만들어 낸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사회엔 폭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 큰 폭력을 막기 위해 작은 폭력이 필요하다. 작은 폭력을 미리 만듦으로써 큰 폭력을 방지할 수 있다. 작은 폭력의 대상자 즉 희생자로선 그가 보복할 힘이 없어야 한다. 그리고 그는 억울하게 희생된 뒤에 성스럽게 미화된다. 그를 위해서가 아니다. 그의 살해에 동참하고도 느끼지 못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을 위해서이다. 대강 이런 식인데 인간이 사는 사회나 문명의 끔찍함을 역설적으로 잘 보여준다.
그러나 인류사엔 진실과 평화 역시 존재했고 존재한다. 르네 지라르가 간과하거나 자신의 이론을 위해 배제시킨 부분이다. 서양의 이론들은 여기서도 보이듯이 어느 부분을 과도하게 부각시키기도 하고 그 극대화를 위해 반론이 될만한 소지들을 외면하는 경우까지 생긴다. 주역을 가진 동양으로서는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경전의 결여로 인해 무모할 수 있는 자유를 가졌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로 인해 진실에 대한 전율적인 통찰이 생기는 것 또한 사실이며 학문적 성과로 이어진다. 어쨌든 인류사에서 폭력은 마이너하지 않고 메이저에 가까운 게 사실일텐데 갑의 위치에 있는 국가들도 폭력을 이용해 자기네 권력이든 사회의 존속을 시킬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콜로세움은 그런 면을 포함해 갑의 오락성, 둘러리로 삼고 싶은 시민들 길들이기 등 다양한 꽁수 차원에서 당시의 권력 측에서 고안되었을 것이다.
로마 문명의 영향 또한 짙게 받은 서양 문명은 중세, 근세를 거치면서도 폭력의 문제는 증대되면 되었지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없었다. 물론 이런 점에선 서양 문명만 그렇다는 것이 아니다.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이다. 폭력 아닌 평화를 외치는 중세의 기독교마저 폭력의 생산자 위치에 주로 서 있었다. 그런 흐름 속에 18 세기의 영국에서 벤담의 공리주의가 탄생된다. 산업혁명 무렵으로 부의 성장과 함께 그 그늘로서 불평등이 커지던 시대였다. 파놉티콘은 그런 시대 상황 속에 처음 벤담에 의해 나온 아이디어였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한다는 논리 하에 저비용 고효율로 죄수 같은 사람들을 관리하자는 차원이었다. 그러한 파놉티콘이 현대에 와서 푸코에 의해 이 글의 서두에 쓴 내용으로 재해석된 것이다. 그것은 근현대 사회의 권력 메카니즘의 핵심을 꿰뚫는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파놉티콘에 저항해 출현한 시놉티콘 역시 탁월하다. 그 둘 모두 현대 사회를 적나라하게 들여다보는 훌륭한 후레시들이자 실제로 돌아가는 실체들이다.
그런데 내가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른 것이다.
파놉티콘과 시놉티콘 둘 모두 옵티콘(opticon) 즉 시각과 관련되어 있다. 파놉티콘은 판(pan) + 옵티콘(opticon)이며 시놉티콘은 신(syn) + 옵티콘(opticon)이다. 전자는 ‘두루 본다’이며 후자는 ‘함께 본다’이다. 둘 모두 시각이란 패러다임과 호응되는 개념이라는 것이다.
그 강점을 약화시키려는 뜻은 전혀 없다. 권력이 지 멋대로 시민들을 유린할 때 시민들은 자신을 방어하고 못된 권력을 저지시키는데에 놀라운 감동의 모습을 보여왔다. 질식할 듯한 상황에서의 거룩한 자유에의 행진과 빼앗길 수 없는 권리의 쟁취는 현대 사회의 핵심적인 흐름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우리의 담론은 파놉티콘에서 시놉티콘으로 넘어간 다음에 혹 멈추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심하게 말하면 그릇된 시각을 올바른 시각으로 교정한 다음에 멈추어진 것은 아닐까. 그 둘 모두 시각이라는 패러다임과 연결된 사유란 사실의 의미에서 느껴지는 것은 없는 것일까.
지금껏 써온 내 에세이의 흐름 중 하나는 현대 문명에서 시각이 우리의 오감 중에 가장 강하게 부각되어 있다는 것이다. 시각은 지나치게 과열된 정보들에 의해 폭력을 당해 피로감에 쌓여 있다. 그와 동시에 또한 바로 그런 이유에서도 시각이 폭력화되기도 한다. 시각에 너무 과부하가 걸린채 진행되는 게 현재의 우리 문명의 큰 특징이다. 그러나 인류의 문명사가 모두 그렇지는 않았다. 시각보다 청각이 중시된 문명도 있었다. 현대가 비디오 세계라면 중세는 오디오 시대라고 말하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아쉽게도 책의 제목과 저자명이 생각나지 않는다. 시각, 청각을 포함한 오감을 낮게 보는 문명 내지 공동체도 있었다. 이를테면 불교 공동체에선 오온개공이라는 말을 쓴다. 그런 거시적인 맥락을 생각할 때 시각에서 시각으로의 이동은 훌륭한 담론인 동시에 뭔가를 놓칠 수도 있는 담론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그러면서 파놉티콘과 시놉티콘의 바깥으로 마음이 갔다.
권력이 장난치는 거나 그런 권력에 대해 장난치지 말라고 노려보는 눈. 그 후자는 전자가 깔아놓은 판 위에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전자가 깔아놓은 판 자체를 날려버릴 태풍까진 아니다. 전자의 모델을 빌려 전자의 횡포에 응징하는 것이다. 새로운 디자인은 나오지 않는다. 주어진 모델에 내용물만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독일에서 히틀러의 파시즘이 폭력을 휘두르던 시절에 빼놓을 수 없는 사상가 한 명이 한나 아렌트이다. 그녀는 전체주의에 대해 끝까지 저항을 하면서 그 해결책으로 사랑을 주장한다. 의외로 소박한 개념이다. 그러나 소박과 순수는 오래 간다. 가장 지속성이 있는 가치일른지도 모른다. 인간의 본질이기에 그렇다. 권력과 사랑은 인간이나 그 집단인 사회에서 핵심적인 범주들이며 이분법적으로 쉽게 정의되고 평가되는 것이 아니지만 말이다.
파놉티콘이나 시놉티콘은 아주 단순화시키면 눈빛과 눈빛의 싸움이다. 정확하게는 눈빛의 부재와 눈빛의 싸움이다. 그 양쪽은 모두 감시와 재감시 등등으로 차갑게 빛난다.

이에 반해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눈빛은 전혀 다르다. 양자 간에 감시 따윈 없다. 사랑만이 흐른다. 눈빛에서 감시의 긴장을 빼면 달라진다. 별빛처럼 되고 음악처럼 된다. 또한 명상의 세계에선 눈을 감는다. 시선이 외부에서 내면으로 향하는 것이다.
이런 세계를 바탕으로 그 이상에 대해 적어도 꿈을 꿀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파놉티콘. 시놉티콘 그 두 개를 둘러싼 맥락 바깥을 보여주기에 권력놀음하는 짓거리나 그에 저항한 정의로운 몸짓을 포함한 더욱 큰 그림, 초원이나 바다, 하늘마저 바라보게 하는 상상력이 제공될 수 있다. 상상력은 당장엔 힘이 없을 수는 있어도 언젠가 놀라운 것을 창출할 때의 씨앗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파놉티콘에 대항하는 시놉티콘 역시 유한성과 한계를 지닌 인간이 개재될 수밖에 없는 바 문제를 띨 수 있다. 가령 불의의 권력에 저항함에도 그 스스로도 어느 순간 페쇄성이 생기거나 폭력성을 띨 수도 있게 된다. 그릇된 보수의 진영 논리에 저항하는 시놉티콘적 성격의 운동에서도 그와 똑같은 진영 논리가 발견되곤 하는 등등의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맹점에 대해 파놉티콘이나 시놉티콘의 바깥으로 사유의 폭을 확장하게 되면 가령 시각 너머 청각에 마음을 기울일 경우 경청이라는 가치를 품을 수 있게 된다. 타자의 모순 뿐 아니라 그것을 질타할 때의 자아의 모순에도 가만히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다.
지금 이순간도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세계에 파놉티콘과 시놉티콘의 팽팽한 싸움들이 행해진다. 그것들을 그 바깥의 다른 눈들로도 바라본다면 사태에 대한 해석뿐 아니라 담론도 더욱 풍성해짐으로서 새로운 길이 열릴 가능성도 있고 우리가 속한 문명 너머도 꿈꿀 수 있는 자유의 사색자가 될 수도 있다.

이명훈(소설 ‘작약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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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평택을·부산 북갑 판세는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두고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구갑이 여야 모두 '단일화 없는 정면 승부' 속 최대 격전지로 자리잡아 끝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두 지역 모두 '초접전' 3자 구도가 끝까지 유지되면서 막판 표심의 미세한 이동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5월 14일 제9회 전국지방동시선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국민의힘 유의동, 조국혁신당 조국, 진보당 김재연,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쳤다. [사진=뉴스핌 DB] ◆ 평택을, 민주·보수 모두 단일화 무산...김용남·유의동·조국 3자 초접전 경기 평택을에선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며 3자 구도가 굳어졌다. 프레시안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달 25~26일 평택을 유권자 703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한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 김 후보 21.4%, 유 후보 21.2%, 조 후보 23.4%로 오차 범위 내 접전이 펼쳐졌다. 김재연 진보당 후보와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도 각각 9.4%, 12%를 기록했다. 3자 후보들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상황에서 김재연, 황교안 후보의 지지율이 10% 안팎으로 기록되자 단일화 문제가 평택을 판세를 뒤흔들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범민주 진영에서 김용남, 조국, 김재연 후보 사이의 단일화 논의가 사실상 불발됐고, 보수 진영에서도 유 후보와 황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중단됐다. 양측 모두 '핵심 키'였던 단일화 카드가 무산되면서 뚜렷한 '1강' 없는 3자 구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김재연 후보는 지난달 2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지금 상황이 또 반드시 단일화를 해야 할 정도의 국면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완주 의지를 제가 계속 밝힌 바가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황 후보도 단일화 없는 '완주' 기류가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단일화하자고 제안했는데 사퇴하라고 하면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지금 지역에선 흩어진 보수 목소리를 하나로 합쳐야 된다는 열망, 민심이 굉장히 크게 움직이고 있다"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 부산 북구갑, 한동훈 '상승세' 속 보수 분열…끝까지 안갯속 부산 북구갑은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3자 구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선 한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북구 갑 거주 만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 번호 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하 후보 37%, 한 후보 43%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박 후보 14%를 기록했다. 지난달 19일 공표 조사에 비해 한 후보는 10%p 상승한 반면, 박 후보는 6%p, 하 후보는 1%p 하락하면서 보수 지지층이 한 후보 쪽으로 결집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기류 속에 보수 단일화는 끝내 성사되지 못한 분위기다. 같은 조사를 살펴보면 범야권 후보 단일화 필요성을 묻자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이 56%로 '필요하다'(33%)보다 20%p 이상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권 후보들은 단일화 문제를 놓고 거센 설전을 이어갔다. 삭발 투혼을 불사하며 완주 의지를 내비친 박 후보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후보를 겨냥하며 "가짜 보수인 주제에 국민의힘 이름 훔쳐 쓰려고 하는 게 딱하다. 무소속 (후보) 뽑으면 당내 분열이라는 비극을 반복하며 이재명 정부의 폭주만 도와주는 꼴"이라고 힐난했다. 이에 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명하신 북구 시민 여러분께서 한동훈으로 단일화해 주시라"며 "박 후보 찍는 표는 단순한 사표(死票)가 아니라 민주당 하정우 후보 돕는 표이자 이재명 정권 폭주 돕는 표가 된다"고 맞불을 놨다. 본문의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seo00@newspim.com 2026-06-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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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IBK기은 지방이전 재점화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책은행 지방 이전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IBK기업은행 대구 이전이 주요 공약으로 거론되면서다. 금융권은 국책은행 이전이 사전 협의 없이 선거 공약으로 소비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이전 논의가 재점화될 경우 금융권 노사 갈등이 다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한국산업은행] 금융권의 관심은 국책은행 지방 이전 공약에 쏠려 있다. 충분한 사전 논의와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본사 이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서다. 노조 반발에 더해 법 개정이라는 현실적 장벽도 있어 선거 이후 논란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은행은 윤석열 정부 당시 부산 이전 추진과 무산 과정에서 홍역을 치른 데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같은 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현직 부산시장인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산은 본사 이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과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 통과 등과 함께 산은을 부산에 유치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산은 부산 이전을 추진하려면 산은법 개정 등 관련 법령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현실화가 쉽지 않은 구조다. 그럼에도 박 후보는 지역 토론회에서 "포기는 없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박 후보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산은 이전을 둘러싼 공방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산업은행 이전보다는 동남권투자공사 설립 등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산은 부산 이전이 이미 윤석열 정부에서 무산된 프로젝트라는 점과 금융권 반발 등을 고려한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다만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산은 이전이 필요하다는 지역 여론도 적지 않은 만큼, 전 후보가 당선되면 향후 구체적인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사진= IBK기업은행] 기업은행(기은)의 경우에는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모두 대구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지난 12일 열린 일곱 번째 공약 발표회에서 기은 본점 이전 추진과 대기업 유치를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지역내총생산(GRDP)을 임기 내 100조 원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추 후보 역시 지난 3월 국민의힘 토론회에서 국내외 대기업 투자와 함께 기은 대구 이전을 관철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기은 역시 산은과 마찬가지로 지방 이전을 위해서는 기은법 개정 등 법령 정비가 우선이다. 이에 김 후보는 다수당 후보라는 점을, 추 후보는 초당적 협력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금융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잇따른 국책은행 지방 이전 공약과 관련해 수차례 성명을 내 "포퓰리즘에 눈먼 공약"이라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히며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지방 이전 공동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조직적인 대응에도 나섰다. 지난달 15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은 이전 공약 폐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현 정부가 다소 미온적인 산은 부산 이전보다, 여야 후보 모두 대구 이전을 약속한 기은 사태를 더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이후 국책은행 지방 이전이 일방적으로 추진될 경우 금융권의 반발과 혼란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미 전 정권에서 산은 이전 사태로 심각한 갈등이 불거져 금융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 만큼, 충분한 논의와 소통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본점 이전은 노동자의 일터와 가족의 삶, 자녀 교육과 돌봄까지 흔드는 문제다. 당사자 설명도, 노조와의 협의도 없이 후보의 공약 한 줄로 금융노동자의 삶을 뒤흔들 수는 없다. 국책은행을 정치적 흥정물로 삼는 모든 시도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peterbreak22@newspim.com 2026-06-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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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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