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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컬렉터들이 탐내는 부르주아'거미'436억에 낙찰,작년 517억원보다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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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뉴욕소더비서 낮은추정가 범위 3280만달러에 낙찰
지난해 6월 아트바젤서는 4000만달러에 팔려 대비
5월 소더비-크리스티 메이저경매 실적 완연한 하향세로
전문가들,"미술시장 조정기 접어들었다는 시그널"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갑자기 냉랭해진 글로벌 미술시장의 분위기 때문일까. 경합이 예상되었던 '최고의 블루칩'인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가 기대에는 못 미치는 금액에 뉴욕 경매에서 팔리는 등 유명작가들의 핵심작 작품들이 작년과는 현저히 달라진 낙찰결과를 보여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3280만달러(약 436억원)에 팔린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 낮은 추정가 범위에서 낙찰됐다. 지난해 아트바젤에서는 거의 같은 사이즈의 조각이 VIP프리뷰 첫날 4000만달러(약 517억원)에 판매됐다.[사진=소더비] 2023.05.28 art29@newspim.com
 

프랑스 출신의 미국 유명작가 루이스 부르주아(1911~2010)의 대표작인 '거미'는 전세계 미술관과 슈퍼컬렉터들이 누구나 소장하길 원하는 마스터피스이자 기념비적인 조각이다. 작품 숫자가 한정돼 있는데다 시장에 여간해선 나오지 않는 작품이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탐내는 이 조각이 예상에 못미치는 낮은 가격대에 팔린 것은 미술시장 침체를 반영하는 하나의 단초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물론 두개 작퓸의 컨디션이 서로 다를 수 있고, 아트페어와 경매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비교는 무리일 수 있으나 경매에 좀처럼 나오지 않는 작품에 경합이 별반 없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소더비 뉴욕 경매에 나온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는 브라질의 금융재벌이자 아트컬렉터인 올라보 세투바이(Olavo Setubai)가 소장했던 조각이다. 세투바이는 1996 상파울루비엔날레를 위해 루이스 부르주아가 제작한 10피트 크기의 '거미'를 비엔날레가 끝난 후 매입했다. 그리곤 이 작품을 상파울루현대미술관에 1997년부터 2017년까지 장기 대여해 수많은 브라질인들이 부르주아의 걸작을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이번에 그 작품이 소더비 경메에 출품된 것이다. 아트마켓 전문가들은 지난해 스위스의 아트바젤에서 거의 유사한 크기의 '거미'가 vip프리뷰 첫날 4000만달러(약 517억원)에 팔렸던만큼 그에 근접하는 금액에 작품이 낙찰될 것으로 예상했다.하지만 세간의 예측과는 달리 3280만달러(약 436억원)에 그쳐 1년새에 미술품 구매열기가 현저히 식었음을 입증하는 하나의 시그널이 됐다.

전지구적인 금융시장 불안 여파로 아트마켓에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운데 열린 올 5월 소더비와 크리스티의 뉴욕 경매 위크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도출했다. 앙리 루소, 르네 마그리트, 장-미셸 바스키아, 구스타프 클림트 같은 예외적 작가들의 작품도 있었으나 양대 경매사의 5월 성적표는 전반적으로 크게 저조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억만장자이자 보그,베니티페어 매거진을 보유했던 S.I 뉴하우스가 남긴 컬렉션 중 피카소의 유화 '아를의 여인'. 크리스티가 뉴욕에서 개최한 뉴하우스 컬렉션 특별경매의 하이라이트 작품이었으나 낮은 추정가 범위에서 낙찰됐다. [사진= 크리스티] 2023.05.28 art29@newspim.com

크리스티는 5월 11일~18일 일주일간 개최한 미술품 경매에서 총 9억2219만달러(약 1조2231억원)의 낙찰총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주인 폴 G 앨런(Paul G. Allen) 컬렉션 자선경매가 단일 컬렉션 경매로는 사상 최대의 낙찰총액(약 2조1100억원)을 기록하며 기염을 토한 것 등에 비하면 차분하다 못해 현저히 가라앉은 분위기다.

크리스티가 올들어 야심적으로 준비한 Vogue,베니티페어 등 유명잡지를 보유했던 억만장자 S.I. 뉴하우스(S.I. Newhouse)의 컬렉션 경매와 제럴드 파인버그(Gerald Fineberg), 폴 G 앨런 등의 컬렉션(2부) 경매는 금년들어 차가와진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았다. 이들 컬렉션 경매에는 피카소, 윌렘 드 쿠닝, 프란시스 베이컨, 데이비드 호크니 등 유명 작가의 걸작이 다수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프란시스 베이컨의 '자화상'. S.I. 뉴하우스가 생전에 수집한 회화로,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경합 끝에 3462만달러(약 459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사진=크리스티] 2023.05.28 art29@newspim.com

그러나 11일 열린 S.I. 뉴하우스 경매는 피카소, 프란시스 베이컨, 조지 콘도,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블루칩 작품이 대거 포함됐음에도 낙찰액은 1억7779만달러(약 2358억원)에 그쳤다. 출품작 대부분이 낮은 추정가 언저리에서 낙찰됐다. 그나마 프란시스 베이컨의 '자화상'이 3462만달러(약 459억원)까지 낙찰가가 올라가며 뉴하우스 경매 중 최고가를 기록했고, 윌렘 드 쿠닝의 초기 추상화 'Orestes'는 3088만달러(410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드 쿠닝의 진귀한 작품임에도 경합은 치열하지 않았다. 

 

소더비는 16일부터 18일까지 4차례에 걸쳐 열린 이브닝 세일에서 총 6억3142만달러(약 8385억원)의 낙찰액을 기록했다. 지난해 타계힌 음반프로듀서 모 오스틴 컬렉션 경매에서는 윌렘 드 쿠닝의 작품은 종이작업 1점을 제외하곤 모두 팔렸다. 문제는 가격경합이 별로 없었다는 점이다. 예년 같으면 치열한 비딩 경쟁이 일었을 법한 작품들이다. 또 피카소, 조안 미첼 등의 작품도 추정가 하단을 밑돌며 팔렸다.

다행히 벨기에 출신의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빛의 제국'(1951)이 4227만달러(약 561억원)에 팔리며 체면을 세웠다. 또 황금빛 인물화로 유명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희귀작인 풍경화 'Insel im Attersee'(1901~02)가 5319만달러(약 706억원)에 낙찰됐다.

소더비가 뉴욕 5월 경매위크 중 동시대미술 경매의 하이라이트 작품으로 밀었던 루이스 부르주아의 높이 10피트(약5m),폭 18피트(약 5.5m)의 '거미'는 낮은 추정가에 가까운 3280만달러(약 436억원)에 낙찰됐다. 당초 이 작품은 3000만~4000만달러의 추정가가 매겨졌다. 전세계 많은 기관과 슈퍼컬렉터가 관심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낮은 추정가 범위에서 낙찰되는데 그쳤다. 중간 크기의 부르주아의 조각 '거미'는 슈퍼컬렉터들이 소장하기 좋은 사이즈로, 한국에선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이 수집해 한동안 신세계백화점 본점 조각공원과 소공동 조선호텔 야외에 설치하기도 헸다.

한편 루이스 부르주아의 '거미' 중 가장 큰 사이즈인 높이 9~10m의 대형조각 '거미(마망)'는 런던 테이트모던, 캐나다 오타와 국립미술관, 빌바오 구겐하임미술관, 삼성 리움(현재는 용인 호암미술관 수변공원에 설치), 도쿄 모리아트센터 등이 소장하고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여성작가들의 부상이 세계적으로 큰 이슈인 가운데 그 중심에 선 작가인 미국의 세실리 브라운의 회화. 조안 미첼의 뒤를 잇는 작가로 꼽히는 세실리 브라운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서 'Death and the Maid'라는 타이틀로 개인전(~11월3일까지)을 열고 있다. 사진은 세실리 브라운의 2013년 작 '무제'. 크리스티 뉴욕에서 670만달러(약 89억원)에 팔렸다. 2023.05.28 art29@newspim.com

지난해부터 미국발 금융위기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악재에도 '나홀로 호황'을 거듭하던 미술시장에도 이제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소더비 뉴욕의 현대미술 부문 데이비드 갤퍼린 부사장은 "시장의 옥석가리기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평했다. 뉴욕의 아트어드바이저 에리카 사무엘스는 "20세기와 21세기 미술이 부문별, 작가별로 확장과 붕괴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의 면밀하고 냉철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라고 밝혔다.

수년간 전세계 미술시장을 달궜던 초현대미술은 거품이 꺼지며 주춤하고 있고, 탄탄하고 독특한 세계를 구축한 여성작가및 흑인 작가의 부상은 한동안 이어지되 역시 옥석이 가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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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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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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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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