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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의 통화전쟁]③반복되는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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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환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 이후 기축통화로 역할해 온 미국 달러화의 위상이 약화되고 있다. G2로 성장한 중국의 위안화가 급부상했고, 암호화폐가 기존 통화의 대체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이철환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의 기고 연재를 통해 통화전쟁의 과거와 미래를 조망한다.  

이철환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금융위기 혹은 통화위기란 한 나라 통화의 대외가치에 불안이 일어나 경제사회가 커다란 혼란을 겪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먼저 외환보유고가 크게 줄어들면서 대외 신뢰도가 떨어져 외환의 차입이 어려워지게 된다. 또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외국자본이 일시에 빠져나가고, 화폐가치와 주가가 폭락하게 된다. 나아가 금융기관이 파산하면서 예금주들은 금융기관에서 한꺼번에 예금을 인출하려는 사태가 벌어지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 속에서 기업의 도산이 속출하고 실업자가 급증하여 사회적 불안이 가중된다.

그동안 세계 경제는 수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금융위기를 겪어왔다. 그중에서도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가장 규모가 크고 파장도 컸던 대표적인 위기였다. 1997년의 위기는 우리나라가 직격탄을 맞았고,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그 진앙지가 되었다. 또 비록 이보다는 정도가 덜 심각했지만 2023년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한 은행들의 연이은 파산, 소위 '뱅크데믹(bankdemic)'도 그중 하나다.

[격랑의 통화전쟁] 글싣는 순서

1. 미국 경제력과 달러패권의 위상
2.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와 부채한도 증액
3. 반복되는 금융위기
4. 중국경제력 확대와 위안화 상승
5. '탈달러' 현상에 편승한 위안화 파고들기
6. 유로화, 존재감 약한 2위 기축통화
7. 아베노믹스의 명암
8. 암호화폐의 기축통화 가능성과 미래
9. 달러패권의 시대는 저무는가
10. 위안화가 달러를 넘어서기 어려운 이유

우선,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살펴보자. 서구 선진사회는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을 내세워 동아시아지역의 자본시장을 좀 더 과감하게 개방하도록 요구하였다. 아시아 국가들은 외국인 투자자금이 필요했기에 별수 없이 자본시장을 열기 시작했다.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그들은 어떤 안전장치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헤지펀드들의 공격을 받게 된다. 태국이 가장 먼저 표적이 되었다. 소로스가 회장으로 있는 퀀텀펀드, 타이거펀드 등은 태국통화에 막대한 투기공격을 감행했다. 결국, 태국은 1997년 6월,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게 된다. 이후 투기세력들은 잇달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와 우리나라를 강타했다.

이로 인해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통화가치가 대폭 떨어지고, 나아가 신용경색과 신용불안을 초래하게 되었다. 금융시장 불안은 실물경제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들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되었고 아울러 강도 높은 금융개혁을 요구받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는 1999년 이후에야 진정을 찾게 되었다.

이 아시아 금융위기의 상처가 점차 아물어갈 무렵 또다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 2008년 들어 미국은 베어 스턴스,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등 대형 투자은행 3개가 매각되거나 파산하고, 세계 최대 보험회사인 AIG도 파산 직전까지 가게 되는 금융위기를 맞게 된다. 1997년의 금융위기가 금융변방국들인 아시아 국가에서 촉발된 데 반해, 이번 위기는 금융 최강국인 미국에서 시작된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시발점은 2000년의 '닷컴버블(dotcom. bubble)'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은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성장 동인을 가지게 된다. 바로 정보화의 총아 IT산업의 부흥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1990년대 중후반은 이의 절정기였다. 나스닥시장은 주가가 3배 정도 뛰었다. 그러나 2000년 들면서 점차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이어진 금리 인상은 결국 IT버블, 혹은 닷컴버블의 붕괴를 초래하게 되었다.

그런데 당시 연방준비이사회(Fed) 의장이던 그린스펀은 IT버블이 종료된 뒤 곧바로 2001년 엔론의 회계부정 사건이 터지자 한때 연 6.5%에 달하던 정책금리를 10여 차례의 조정을 거쳐 2003년 6월 1%까지 낮췄다. 이후 시중 유동성이 대폭 늘어나게 되었고 이들은 대부분 주택시장으로 유입되었다. 이로 인해 부동산경기는 당시 부시 대통령행정부의 주택장려정책과 맞물려 유래없는 호황을 맞게 된다. 그 결과 주택담보대출이 대폭 늘어났고, 이를 증권화했던 점이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뇌관이 된 것이다. 2000년부터 5년간 미국의 주택 시가총액은 무려 50%나 급증했다.

2001~2007년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액이 60% 넘게 급증하자, 금융회사들은 소득과 직업이 없는 사람에게도 대출했다. 월가(Wall Street)의 금융회사들은 저신용· 저소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subprime mortgage)을 정교한 주택저당증권(MBS, Mortgage Backed Securities) 상품으로 포장해 안전자산인 양 사고팔았고, 이후 집값이 하락하자 폭탄이 터지게 된 것이다.

이 기회를 틈타 미국의 모기지업체들은 앞뒤 가리지 않고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며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데 혈안이 되어있었다. 나중에는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대출자 중 빚을 제대로 갚을 능력이 떨어지는, 즉 상대적으로 저 신용자인 '서브프라임'에 대한 대출마저 급증하기 시작했다. 당시 주택가격은 늘어난 유동성과 적극적인 주택시장 부양책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것이 평소라면 은행이 대출을 꺼렸을 서브프라임 등급의 사람들에게도 대출을 시작한 배경이다.

금융회사들은 이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상품을 대거 만들어 유통했다. 이것이 바로 MBS이다. 문제는 이 주택이나 토지를 담보로 발행되는 채권인 주택저당증권이 주택가격이 빠지게 되면 곧바로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컸다는 것이었다. 물론 주택가격이 한두 달 오르다 말았다면 은행도 섣불리 서브프라임 등급의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기조가 수년간 지속함에 따라 은행 또한 주택가격은 계속 오르리라 믿게 되어버렸다.

나아가 Wall Street는 저신용· 저소득자 대상 주택담보대출(subprime mortgage)을 정교한 주택저당증권 상품으로 포장해 안전자산인 양 사고팔았고, 이후 집값이 하락하자 폭탄이 터지게 된 것이다. 여기에 신용평가사들까지 가세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월가의 금융회사들과 공모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신용등급을 높게 유지했고, 이로 인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대량 부실사태가 증폭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Fed는 거품과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2004년 이후 금리를 17번에 걸쳐 4.25%p(1.0→5.25%) 올렸다. 마침내 부동산 거품이 터지고 금융위기가 시작되었다. 주택시장 경기가 꺾이고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면서 집값이 곤두박질치자 대출을 갚지 못하고 집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후 2008년 9월 미국 정부는 주택시장 침체와 모기지 손실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양대 모기지 업체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을 국유화하고, 양사에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 두 회사는 미국 전체 모기지 채권 발행 규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연이어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신청을 했고 결국 파산되기에 이르렀다.

2008년 금융위기의 후유증을 가까스로 수습하고 한숨 돌리려는 순간 또다시 세계는 위기에 버금가는 금융 불안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2023년 3월로 접어들면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시작돼 유럽 크레디스위스(CS)를 무너뜨리고 도이체방크까지 뒤흔든 글로벌 뱅크데믹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코로나 사태를 겪는 동안 급격하게 늘어난 통화량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지속하자, 미국의 중앙은행 Fed는 2022년부터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채권의 가격 하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미국에서 자산규모 16위의 실리콘밸리은행(SVB)은 뱅크런이 발생하여 2023년 3월 10일 파산하였고, 3월 12일에는 시그니처 은행(Signature Bank)이 연이어 파산하였다. 11개 대형은행으로부터 300억 달러를 지원받으며 회생을 기대했던 14위의 상업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First Republic Bank Corporation)도 결국 JP Morgan에 인수되어 1천 명의 직원들이 해고를 당하였다.

이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불안 사태는 유럽으로 확산하였다. 스위스 2위 투자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CS, Credit Suisse)은행이 유동성 위기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 증폭으로 주가가 급락한 후 3월 19일 UBS에 합병되었다. 이어 24일에는 독일의 최대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자산규모 및 은행 건전성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은행 위기설이 돌면서 주가가 14.9%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뱅크데믹(Bankdemic)'이란 신조어가 탄생하였다. 이는 '은행(Bank)'과 감염병 유행이란 뜻의 '팬데믹(Pandemic)'을 합친 말로, 은행에 대한 공포가 감염병처럼 급속하게 번진다는 의미를 지닌다.

다행히 각국의 신속한 대응 속에 파산을 선언했거나, 위기설이 돌았던 은행들이 새 주인을 찾으면서 뱅크데믹은 일단 진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급한 불 정도만 껐을 뿐 여전히 불씨가 곳곳에 남아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이번 사태를 통해 재무적으로 크게 문제가 없어도 공포 심리만으로도 은행들이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러면 이번 뱅크데믹 사태가 발생하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무엇보다도 고금리 속 안전자산의 배신이 근본적 원인으로 꼽힌다. Fed는 코로나 사태 극복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과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인플레이션 수습을 위해 2022년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는데, 2023년 5월까지 1년여 만에 무려 525bp(5.25%p)를 인상(0.0~0.25%→ 5.25~5.50%)했다. 이는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준금리로 채택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이다.

이로 인해 채권시장에서 단기 및 장기금리 모두 폭등하면서 그동안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채권의 시세가 크게 하락하였다. 그 결과 대규모의 자산을 주택저당증권(MBS)과 미국 국채 등에 투자했던 금융기관들은 채권가격이 급락하자 직격탄을 맞게 된 것이다.

규제 완화도 커다란 요인이 되었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 2010년 「도드-프랭크 법(Dodd-Frank Act)」을 제정해 금융규제를 강화하였다. 주 내용은 자산규모 500억 달러 이상 은행들은 매년 건전성 테스트(stress test)를 받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2018년 트럼프 행정부에서 규제를 대폭 완화하였다. 즉 건전성 테스트 적용 대상을 자산 2,500억 달러 이상으로 한정하고, 나머지 중소· 지방은행에 대한 규제는 철폐하였다.

여기에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도 이번 사태의 한 요인이 되었다. SNS 등을 통해 은행 위기에 대한 소문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폰뱅킹(phone banking)과 같은 쉽고 간단한 방법을 통한 예금 인출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것이 뱅크런(bank run)과 은행의 급속한 붕괴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2008년과 2023년의 금융위기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알아보자. 첫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시스템 전반의 위기인 데 비해, 2023년 금융불안 사태는 개별은행의 투자실패에서 비롯된 유동성 위기의 성격을 지닌다는 차이가 있다. 즉 2008년에는 뻥튀기한 금융상품을 폭탄 돌리기 식으로 운용하다가 위기가 전 금융기관으로 확산했으나, 2023년에는 몇몇 금융회사들이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지 않고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다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둘째, 2008년은 부동산 실물경제에서 파생된 투자 부실이 위기의 단초였으나, 2023년은 단기예금을 유치해 장기 자산에 투자한 은행들의 자금 관리 부실이 위기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차이가 있다. 리만 브라더스(Lehman Brothers)는 구조도 복잡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문제였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은 미국 장기국채라는 초우량 안전자산에 투자한 것이 원인이 되었다. 실제로 SVB가 투자한 채권은 만기 시 전액 상환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복잡한 구조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와는 전혀 다르다.

셋째, 2023년 금융불안 사태는 2008년 당시와는 달리 금융시스템이 비교적 안정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차이가 있다. 미국과 EU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위기대처 능력을 키우는 조치를 마련· 취해 왔다. 특히 은행의 자금력은 과거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기본자본비율은 14.9%로, 2008년 당시 7.4%의 2배로 높아져 있다. 이에 2023년 금융불안 사태는 개별 금융기관의 위기라는 인식이 더 힘을 받고 있다.

한편, 이처럼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반복해서 일어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우선 자본시장의 자유화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이루어진 데 반해, 이에 대한 적절한 안전장치는 많이 부족했다는 문제를 꼽을 수 있다. 세계화와 자본자유화의 급속한 확산은 헤지펀드(Hedge fund)나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등 투기자본들이 단기차익의 극대화를 노리고 국제금융시장을 별다른 통제를 받지 않고도 자유로이 넘나들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소위 '핫머니(hot money)'가 된 것이다. 이는 결국 국제자본의 변동성을 높여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외환위기가 세계적 위기로 확산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금융 공학의 발전도 금융위기를 초래하는 데 일조를 했다. 하루가 멀다 않고 이상한 이름의 금융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이들 금융상품을 관리하는 기법 또한 첨단을 걷고 있다. 특히 파생상품들은 레버리지(leverage)를 통해 거래되므로 투기성이 강하고 고위험을 수반한다. 1995년 영국의 베어링(Baring)이 파산된 뒤 네덜란드 ING사에 단돈 1파운드에 인수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파생상품 거래는 단 한 번의 투자실패도 회사를 망하게 할 수 있을 정도이다.

더욱이 일부 악명 높은 헤지펀드들은 이 파생금융 거래를 주 무기로 금융취약국들을 공격하고 다니면서 국제금융 질서를 어지럽혔다. 여기에 파생금융상품 거래는 전통적인 금융상품과 달리, 계약 당시 거래당사자 사이에 자금의 흐름이 일어나지 않고 장래의 약속만 존재하는 회계장부에 기재되지 않는 거래라는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특성 등으로 인해 파생상품은 잇단 금융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미흡과 감독부실도 주요 금융위기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금융기관의 자본 건전성과 운영의 투명성에 대한 내부통제와 외부감독의 강도가 일관성 없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상업금융기관들의 무리한 대출이 자행되었다. 결국, 수익성이 높은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기가 일어나게 되었고, 이게 브레이크 없이 굴러가다 보니 사고가 터지게 된 것이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의뢰기관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신용등급을 올려주는 엉터리 신용평가 관행도 이에 가세했다.

그런데, 우리가 현실적으로 더 주목하고 걱정을 해야 할 점은 금융위기의 원인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위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가 피폐해지고 모든 경제주체의 삶이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기존 국제금융 질서와 시스템에 대해서도 커다란 의구심과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21세기 들어 2차례에 걸쳐 일어난 세계 금융위기의 진원지가 다름 아닌 세계 경제를 이끌어나가는 미국이었다. 그것도 한번이 아니라 연속해서 이어졌다. 이에 미국의 리더십 뿐만 아니라 기축통화인 달러화에 대한 불안감과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기축통화를 당장 변경하기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에 국제통화체제의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금융 질서가 건전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달러 기축통화체제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금융위기가 더이상은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국제사회에서는 그동안 국제금융 시스템의 안전망 강화를 위해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감독 기능도 강화해 왔다. 다만, 이를 일관성이 있게 추진하지를 못해 사달이 난 점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물론 필요한 경우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보완해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금융기관 스스로 일상의 업무추진 과정에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위기 요인들을 항상 모니터링하고 문제의 소지가 발생하면 이를 즉시 치유해야 한다. 이는 금융의 가장 중요한 Key word가 다름 아닌 '신뢰(Trust)'이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금융회사의 평판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금융기관은 잘못된 정보가 퍼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안전하다는 인식을 고객들에게 남겨야 할 책무가 있다. 이것이 그동안 겪은 수차례의 금융위기 과정에서 배우게 된 중요한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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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에이피알, 짝퉁에 당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글로벌 뷰티 기업 에이피알의 메디큐브 'PDRN 핑크 콜라겐 캡슐 크림'에서 수단레드가 검출됐다는 싱가포르 보건과학청(HSA) 발표는 알고 보니 에이피알의 공식 수출품이 아닌 가품 유통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에이피알이 AI 모니터링을 통해 가려낸 중국산 짝퉁. 진짜와 사실상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다. [사진= 에이피알]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한 현지 업체는 에이피알의 공식 유통망에 포함되지 않은 곳으로,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K-뷰티 인기에 편승한 가품 유통의 또 다른 사례로 보고 있다. 4일 에이피알에 따르면 HSA가 수단레드 미량 검출 사실을 밝힌 배치 번호는 '2E122I.2E117I'와 '2E191G.2E193G'다. 그러나 에이피알이 확인한 공식 출고 및 수출 이력상 해당 배치 번호 제품이 싱가포르로 수출된 정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HSA가 검사한 샘플의 판매처로 지목된 비너스 뷰티 역시 에이피알의 공식 공급 및 유통업체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에이피알은 "이 업체에 해당 제품을 직접 공급하거나 수출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확인 결과 비너스 뷰티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매장 1개만 운영하는 영세 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유통망이 아닌 소규모 매장을 통해 정체불명의 제품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에이피알이 중국산 짝퉁에 당했을 가능성이 확실하다"며 "화장품 업체들이 가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에이피알은 이번 사태 이전부터 가품 유통으로 여러 차례 몸살을 앓아 왔다. 지난해 5월 에이피알은 메디큐브 공식몰에 '위조제품 관련 소비자 피해 예방 안내' 공지를 올리고 소비자 피해 예방에 나섰다. 당시 국내외 오픈마켓에서 중국산 위조제품이 유통되면서 관련 피해 상담이 3년간 450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위조제품은 무단으로 메디큐브 로고를 사용하고 패키지와 용기까지 정품과 유사하게 제작해 소비자가 정품과 가품을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K-뷰티 전반의 위조품 문제도 심각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최근 아마존, 알리익스프레스 등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에서 메디큐브를 비롯해 토리든, 마녀공장, 스킨1004, 달바 등 인기 K-뷰티 브랜드를 도용한 가품이 다수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품 판매자들은 공식 판매처의 상세 페이지 이미지를 무단 도용하고 제조국을 한국으로 표기해 정품과 혼동을 유도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성분인 수단레드가 검출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테스트 리포트. [사진= 에이피알] 에이피알은 지난달 3일 HSA의 요청에 따라 현지 공인 시험 기관에서 별도의 제품 시험을 진행했다. 에이피알 싱가포르 법인이 제출한 제품에서는 수단레드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후 같은 달 26일 HSA로부터 해당 제품의 판매 및 공급 중단 조치가 해제됐다는 통지를 받았다. 다만 수단레드가 미량 검출된 비너스 뷰티 판매 제품에 대해서는 회수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당사는 이번 이슈가 제기된 이후 소비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아시아권 판매를 선제적으로 중단하고 관계 당국의 요청에 성실히 대응해 왔다"며 "싱가포르에서도 HSA의 요청에 따라 HSA 공인 시험 기관에서 제품 시험을 진행했고, 불검출 결과가 확인된 이후 판매 및 공급 중단 조치가 해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HSA가 검출 사실을 밝힌 샘플의 판매처로 언급된 업체는 당사가 해당 제품을 공급한 공식 유통업체가 아니며 해당 배치 역시 당사의 싱가포르 공식 수출 이력에서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제품이 어떠한 경로로 현지에 유통됐는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가품 여부나 진위에 대해서는 당사나 싱가포르 측에서도 확실히 확인 가능한 부분은 없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fineview@newspim.com 2026-09-04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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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軍, 호르무즈 파병 실무 착수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정부와 군(軍)이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군수지원함,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EOD) 전력 등을 파견하는 방안을 놓고 구체적인 실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파병이 성사될 경우 2004년 자이툰부대 이라크 파병 이후 22년 만의 미국 요청에 따른 해외 파병이 될 전망이다. 다만 청와대는 "관련된 사안은 결정된 바 없다"며 "최종 결정 단계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0월 1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해군 해상초계기(P-8A)가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비행하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국방부 "호르무즈 파병, 구체적 준비하고 있다"  복수의 군·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합참과 해군은 지난달부터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비해 투입 전력과 작전 임무, 현지 기항지와 작전기지, 군수지원 계획을 검토해 왔다. 국방부 핵심 관계자는 "해군 전력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며 파병 후보 전력으로 P-8 포세이돈과 해군 군수지원함, EOD를 거론했다. 군 고위 관계자는 "현지 기항지와 작전기지 문제도 관련 국가와 협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가 우선 검토하는 것은 전투함이 아닌 '지원 성격'의 자산이다. 해군 최신 군수지원함인 소양함(AOE-II)과 P-8A 해상초계기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소양함은 원양 해역에서 작전 중인 함정에 연료·탄약·식량·부품을 보급하는 전력이다. 해군이 보유한 소양함급은 1척으로 기본 배수량 약 1만1000t급이며 만재 배수량은 약 2만3000t에 이른다. 승조원은 약 140명 규모다. P-8A는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추적하는 해상초계기다. 해군은 2024년 미국에서 6대를 인수했고 지난해 7월 실전 배치를 완료했다. P-8A가 호르무즈 해협에 실제 투입되면 해군 해상초계기의 해당 해역 첫 작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 해군과 이란혁명수비대 해군의 고속정·잠수함 위협, 기뢰·수중 위협 가능성이 상존하는 해역이라는 점에서 감시·정찰과 항로 안전 확보 임무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의 1만1000t급 군수지원함 소양함(AOE-51)이 해상에서 항해하고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후보 전력으로 군수지원함과 P-8A 해상초계기, 폭발물처리 전력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해군] 2026.09.04 gomsi@newspim.com ◆해군 소양함·P-8A 초계기·EOD 전력 150명 안팎 전망  EOD(폭발물처리) 전력도 함께 거론된다. 이는 항만·기항지·함정 주변에서 폭발물이나 기뢰 의심 물체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을 수 있다. 다만 EOD의 구체적 편성과 장비, 임무 범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소양함과 P-8A, 관련 지원 인력을 함께 운용할 경우 파병 규모는 최소 150명 안팎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 파병까지는 국내 절차가 남아 있다. 해외 파병은 통상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논의·의결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르면 이달 중 국회에 파병 동의안이 제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방부는 "현재 논의 중인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 드릴 수 없다"며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검토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한국의 대이란 군사 기여 문제를 공개적으로 압박한 뒤 구체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한국이 이란 관련 미국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고 미국이 주한미군 약 '3만9000명'을 통해 한국을 방어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청와대는 당시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내법 절차 등 제반 요인을 감안해 실질적·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 측과 긴밀히 논의 중"이라고 밝혀 군사적 기여 가능성을 처음 공식 언급했다. '2026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한 연합해군 전력이 지난 7월 22일(하와이 현지시각) 하와이 제도 북부에서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미 해군] 2026.09.04 gomsi@newspim.com ◆전투함보다 군수함·초계기 비전투 자산 먼저 검토 예상  정부는 이란과의 불필요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전투함보다 군수지원함·초계기 등 비전투 자산을 먼저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군수지원함과 초계기가 실제 분쟁 해역에서 작전에 들어가면 단순한 후방 지원 이상의 정치·군사적 부담이 뒤따를 수 있다. 2020년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 당시에 문재인 정부는 국회 동의 없이 아덴만 해역의 청해부대 작전 범위를 일시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한 바 있다. 이번에는 별도 파병안과 국회 동의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 정치권과 여론의 찬반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gomsi@newspim.com 2026-09-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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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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