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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한국·홍콩 미술시장, 조정기에서 침체기로(KAAAI 마켓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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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오프라인 3분기경매 전년대비 13.55%하락
소더비·필립스 홍콩경매도 전년대비 5.45%감소
아트페어도 상위 페어만 호조,양극화 뚜렷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비정상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일까. 아니면 본격적인 침체기로 진입한 것일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I)가 3분기 미술시장 리포트를 펴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중국을 대표하는 아트컬렉터이자 상하이 롱뮤지엄 설립자인 류이첸·왕웨이 부부가 소장했던 아마데오 모딜리아니의 유화 '플레트 주르뎅'. 부부는 수집품 중 40점을 소더비 홍콩 경매에 내놓았는데, 그 중 10점이 유찰되고 나머지 작품도 구매 열기가 저조했다. 모딜리아니의 이 인물화는 지난 2015년 류이첸 커플이 뉴욕 소더비에서 사들였던 가격(487억원) 보다 낮은, 471억원에 낙찰됐다. 소더비측은 낙찰가를 600억원대로 예상했으나 시장은 매우 냉랭했다. [사진=소더비 홍콩] 2023.11.08 art29@newspim.com

◆비정상의 정상화. 루틴의 회복 

지난 2006~2008년의 뜨거웠던 호황과 최근 3년(2020~2003년)의 호황은 거짓맟러럼 닮았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I)가 국내 미술시장의 흐름(2000년부터 2023년)을 분석하니 2006-8년/2020-2022년의 뚜렷한 호황기를 기점으로 그 이전과 이후 양상이 거의 유사한 상황이었음이 확인됐다. 즉 꼭지점에 이르러서는 일정기간 보합세를 이루다가 급격히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이후 완만한 상승선을 따라가다가
일정 시점에서 또 다시 정점을 찍는 호황기 시장에 이르고, 다시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된 것.

따라서 현재 우리 미술시장은 놀랄만큼의 위기도 아니고, 새롭지도 않다는 게 KAAAI의 진단이다. 기간으로만 본다면, 오히려 다시 일상적인 시장으로 되돌아왔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차분해진 시기인 이 기간 동안 미술계에서는 그동안 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요인들에 대한 분석과 해석, 이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게 맞다.

드라마틱하게 상승, 또는 하락한 그래프의 구간마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해보는 것은 향후 시장을 전망할 수 있는 귀중한 정보가 된다. 마켓 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물론 제도권, 시장, 기관들이 이 기간 동안 어떤 일들을 했고, 시장에서는 어떤 양상이 펼쳐졌는지를 살펴보면, 불확실성으로 인해 야기되는 불안과 걱정을
내려놓고 다음 호황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고액자산 수집가,구매및 리세일에 신중해져

2023년 11월 나온 아트바젤(Art Basel)과 UBS보고서에 의하면 수집가들은 미술품 구매에 점점 더 신중을 기하고 있다. 미술품을 수집하는 2800명의 고액자산가(HNW)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이 보고서에
서 2023년 개인 수집가들은 다른 금융자산에 비해 미술품에 소요되는 자금 비중을 2022년 24%에서
2023년 19%로 낮췄다. 또 미술품 판매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가 드러났는데 자신이 소장 중인 작품을 판매할 의향을 밝힌 수집가는 전체의 26%로, 2022년 보고된 39%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KAAAI 이호숙 대표는 "압축해 표현하자면 미술시장은 숨죽이고 있는 모양새다. 물색하던 대체 투자처로서의 가능성을 보고 미술시장에 들어왔던 신규 수요나, 최고점에 판매하려 했으나 최적의 매각타이밍을 놓쳤던 기존 수요 모두 다시한번 기회가 오길 기다리고 있다. 시장에 대한 대한 긍정적인 분석과 전망을 기대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올 3분기 서울 케이 마이아트옥션 낙찰총액 13.55%하락

불과 몇 년 전까지 경합을 이루며 거래되었던 유명 작품들이 하한가 범위에서 겨우 낙찰되거나, 유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부정적인 신호로 그 파급력이 매우 크며, 미술시장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그리고 이런 양상이 지속되면서 침체기는 가속화된다. 결국 '가격을 조정해서라도 보유작을 팔겠다'는 판매자가 나설 것이며, 이후부터는 가격 하락이 급물살을 탈 것이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 2019~2023년 3분기 서울옥션 케이옥션의 오프라인 미술품 경매 국내 10대 유명작가 낙찰총액 비교. [표=KAAAI] 2023.11.08 art29@newspim.com

2023년 3분기(7월~9월) 미술품경매사인 서울옥션, 케이옥션, 마이아트옥션은 총 7회의 경매를 개최했다. 이들 3사의 낙찰총액은 약 259.1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13.55% 하락했다. 판매작품 수량은 414점으로 전년 동기대비 약 14.67% 감소하였다. 출품취소 비중은 총 출품작의 약 4.24%로 전년 동기대비 약 9.76% 감소했다. 이 기간 낙찰율은 약 65.51%로 전년대비 약 10.23% 하락했다. 10억원 이상에 낙찰된 작품은 총 5점으로, 이 가운데 3점은 고미술이며, 이우환과 야요이 쿠사마 작품이 각각 1점이었다. 고가 현대미술품이 경매시장에 잘 나오지 않고, 나와도 경합이 적었음을 반증한다. 

◆소더비, 필립스 10월 홍콩경매도 부진

2023년 10월 5, 6일, 소더비(Sotheby's)와 필립스(Phillips)는 홍콩 경매의 판매총액은 약 1059홍콩
달러였다. 이는 전년 동기(2022년 가을) 대비 약 5.45%하락한 규모다. 2023년 봄에 열렸던 경매와 비교하면 반년 만에 약 28.11% 하락한 결과이다.

택시운전사 출신의 중국의 슈퍼리치이자 컬렉터로, 상하이 롱뮤지엄 설립자인 류이첸 회장과 그의 부인 왕웨이가 소장했던 작품 40점이 지난 10월 홍콩 소더비 경매에 나왔다. 이날 경매는 전체적으로 매우 저조해 은 참담했다고 타전했다. 경매의 하이라이트 작품이었던 아마데오 모딜리아니의 '폴레트 주르댕'이 3490만 홍콩 달러(약 471억원, 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류이첸 왕웨이 부부는 이 작품을 2015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4281만달러(약 487억원, 수수료 포함)에 사들인바 있다. 당시 부부는 경매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아시아의 구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8년 만에 작품을 되팔며 부부는 적지않은 실망감과 함께 손실을 보고 말았다. 당초 소더비는 이 작품의 낙찰가를 4500만달러(약 609억원)로 추정했으나, 기대 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간신히 팔렸다. 또한 같은 날 경매에 출품된 부부의 출품작 40점 중 10점이 유찰됐다. 예년 같았으면 부부의 컬렉션에 관심을 가진 중국계 아트컬렉터들이 적잖이 참여했을텐데 이날 홍콩 소더비 경매장은 시장 침체기를 여실히 보여주며 냉기가 감돌았다.

◆아트페어, 세금정책과 운송료 등이 주요 이슈로

아트페어의 성공기준이 '얼마나 많은 관람객이 운집했는가'에 있다면, 올해 아트페어들은 전년만큼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트페어를 보기 위해 모인 관객은 그야말로 관객이며, 매출에 영향을 주는 고객은 아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2023아트바젤 par 파리 플러스'에 발맞춰 파리 튈르리공원에 설치된 토니 크랙의 청동 조각 '버드나무'. 높이 235cm. [사진=아트바젤] 2023.11.08 art29@newspim.com

프리즈와 키아프 측에 따르면 키아프 관객수는 전년대비 15% 상승, 8만여 명이 방문했다. 프리즈 또한 방문
객수가 7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 발표했다. 이는 앞서 개최된 싱가포르의 아트SG(4만3000여 명)
와 일본 겐다이 도쿄(2만여 명)보다 많은 숫자다. 아시아 최고의 아트페어인 아트바젤 홍콩(8만6000
여 명)에 근접하는 수치다.

지난해 서울에서 개최된 '1회 프리즈 서울'에 대한 수요 분석과 검증을 마친 후 두번째 참가한 해외 주요 갤러리들은 검증된 규모와 방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왔음이 확인됐다. 처음 프리즈 서울에서 국내 수요의 구매수준과 규모가 판가름 났다면, 그 다음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은 서울이라는 입지가 중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가에 있을 것이다.

이 수요가 서울을 찾는 이유가 단순히 아트페어 기간 동안 한남동, 삼청동, 청담동 등지에서 벌어지는 나이트 파티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면, '서울'에서 미술품을 구매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확실한 '어드밴티지'가 있어야 한다. 즉 구매력과 더불어, 관건은 세금정책과 운송, 보관, 교통 등의 인프라에서의 경쟁력이다.


10월에 1주일 차이로 열린 '프리즈 런던'과 '아트 바젤 par 파리 플러스'에서 아트바젤이 좀더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한 것은 세금정책과 정부의 지원 등 때문이다. 또한 전시 구성, 참여 열기, 매출도 파리가 런던을 크게 앞섰는데 브렉시트로 인해 변동된 세금정책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두 아트페어 모두 참가한 미국의 데이비드즈위너는 프리즈 런던에선 100만달러 이상의 판매작이 없었으나, 아트바젤 파리에서는 첫날, 케리 제임스 마샬의 그림을 600만달러(약 81억원)에 판매했다. 브렉시트 이전에는 유럽 컬렉터들이 관세 없이 런던에서 미술품을 구입할 수 있었으나, 브렉시트 이후 영국에서 EU회원국으로 미술품을 보내려면 작품 가격의 5~20%가 관세로 붙는다. 게다가 복잡한 서류작업 등 행정 절차 또한 까다로와 고객과 화랑 모두 난색을 표했다.

반면에 프랑스의 경우 예술품 구입시 다른 EU회원국 보다 낮은 수준인 5.5%의 세금을 낸다는 점이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참여 갤러리들도 이러한 조건들에 따라 보다 비싸고, 좋은 작품을 파리에서 선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인프라는 아트페어에 참가한 갤러리나 구매자 모두에게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다. 엄청난 수량의 작품들이 일정기간 동안 한 공간에 모이게 되는 아트페어 행사는 그 기간을 전후로 하여 작품의 대규모 이동이 큰 이슈
다. 따라서 현재 행사가 열리는 코엑스를 중심으로 고가 작품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지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합리적이고 편리한 동선 확보와 함께 작품을 다루는 아트 핸들러의 전문성, 보관 및 설치 등 세심하게 체크해야 하는 요소들이 많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아트페어에 고가의 귀한 작품이 유입되기 어려울 것이 분명하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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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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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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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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