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의정갈등 명암] 진료지원간호사(PA) 법적근거 마련될까…보호 방안은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그림자 역할' 진료지원간호사 1만 165명
법적근거·명칭 모호하고 규모 파악 부실
정부, '간호법' 제정으로 법적 보호 강화
합법화 이후 수가‧업무‧교육 개선 '숙제'

의과대학 증원을 둘러싼 의정(醫政) 갈등이 3개월 가량 장기화되면서 의료계에 변화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수술을 받아야 하는 중증환자나 응급환자들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전공의들이 이탈한 3차 상급종합병원들은 진료가 차질을 빚으면서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반면 개원의, 2차 종합병원에는 환자들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간호사들의 역할은 법적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의정 갈등의 장기화로 나타난 명암(明暗)을 살펴본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해 의료현장을 떠난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그림자였던 의료계 영역이 드러났다. 전공의 업무를 대신했던 '진료지원(PA·Physician Assiatant) 간호사'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진료지원간호사를 법적으로 보호하기위해 간호법 제정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다. 전공의 빈자리에 진료지원 간호사를 투입하면서 부재했던 법적 보호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간호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지 1년 만이다.

[의정갈등 명암] 글싣는 순서

1. 제약·바이오, 실적 타격 불가피…임상도 줄줄이 연기
2. 중증환자만 받는 대학병원…진료체계 긍정 신호?
3. 병원 문턱 높아지자 환자 수 감소…건강보험 재정 개선 효과
4. 최대 피해자는 환자…응급실 뺑뺑이·진료지연 '악순환'
5. 대형종합병원 경영 악화, 관련 종사자 무급휴가 권고 등 '불안'
6. 비대면·원격 진료 '탄력'…법제화 기대감
7. 진료지원간호사(PA) 법적근거 마련될까…보호 방안은
8. 尹-李 공감대 형성했지만…관련 입법 '난항'

◆ 명칭‧규모 파악도 없던 '진료지원간호사'…그림자였던 1만 165명

진료지원간호사는 의사를 보조하는 간호사다. 수술 보조 등 의사 업무 일부를 담당한다. 이들은 병원 내 존재했지만 드러나지 않은 인력이다. 법적으로 이들의 업무를 규정한 미국과 달리 한국의 의료법엔 근거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진료지원간호사는 전공의 채용이 안 될 경우 전공의를 대신해 채용이 필요한 과에 배치됐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식으로 일했다. 병원의 부족한 인력 충원과 인건비 절감 등의 목적으로 배치됐다.

9년 차 간호사인 권 씨는 "간호사는 중환자실, 일반병동, 수술실 등으로 배치되는데 병원에서 배치하면 의사들의 업무를 보조한다"며 "법적으로 근거 규정이 없는지도 모르고 배치돼 일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법적 근거가 부재한 탓에 진료지원간호사는 정확한 명칭도 없었다. 현장에선 의사 보조 간호사라는 뜻인 'PA간호사'로 불렸다. 복지부가 지난 2월 27일 의사집단행동으로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진료지원간호사를 빈 전공의 자리에 투입하면서 드러난 인력이다. 

복지부는 지난 3월 8일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을 발표하면서 진료 지원 간호사 자격을 일반간호사, 전문간호사, 전담간호사로 구분하고 업무 범위를 구체화했다. PA간호사는 가칭 전담간호사로 부르기로 했다.

진료지원간호사 규모에 대한 현황 파악도 처음으로 집계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7일 기준 진료지원간호사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간호사 16만 538명 대비 1만 165명으로 전체 대비 6.3%에 해당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진료지원간호사에 대해 처음으로 통계를 잡은 것"이라며 "진료지원간호사 영역이 제도화 영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진료지원간호사 법적 근거 '한시적'…'간호법'으로 자격‧업무 분리

문제는 진료지원간호사에 대한 법적근거가 '한시적'이라는 것이다. 복지부가 제시한 진료지원간호사 업무 범위와 법적 보호가 '시범사업'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별도 공지가 내려지면 법적 보호도 끝이 난다.

이지아 경희대 간호과학대학 교수는 "정부 최초로 간호사 전문 간호사 업무 기준이 마련됐지만 시범 사업으로 한시적인 한계가 있다'며 "진료지원간호사 업무는 병원 분위기에 따라 업무 범위가 달라져 많은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간호계 지적에 진료지원간호사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만들기위한 '간호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간호법은 의료법에 포함된 간호사 자격, 업무 등을 분리한 법이다.

복지부는 지난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에게 간호법 제정안을 전했다.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 최연숙 의원,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을 통합했다. 간호법은 의원들이 발의한 3개 법안과 복지부 법안 1개를 하나의 대안으로 묶는 보건복지위원회의 '병합심사'를 거쳐 이달 내 처리될 예정이다.

백찬기 간호협회 홍보국장은 "의료 공백 사태가 빚어지면서 전공의들이 하고 있던 업무를 간호사들이 하고 있는데 보호장치가 아무것도 없었다는 인식히 강해졌다"며 "그동안 간호사 업무와 의사 업무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고 법적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간호법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합법화라는 의미는 공식적으로 간호사 행위를 인정받는 것"이라며 "법적인 뒷받침이 생기고 보상도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호법은 2005년부터 추진됐지만 의사단체 반발로 무산됐다. 윤 대통령이 작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던 간호법에 대해 재의요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회 표결에 의해 폐기됐다. 복지부도 당시 의료현장을 심화시키고 혼란을 초래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번복된 정부의 입장에 대해 "새로운 체계로 검토되는 간호법에서 재의를 요구했던 쟁점이 없다면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재의 요구했던 사안에 대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국회 논의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3명의 의원들이 수정한 간호법은 3가치 측면에서 이전의 간호법과 다르다. 폐기된 간호법에서 문제가 됐던 '지역사회'와 '재택간호 전담기관 개설 대상에 간호사 포함 항목'은 제외됐다. 대신 보건의료기관, 시설 등으로 활동 영역을 구체화했다.

간호사를 일반간호사와 전문간호사로 나누는 내용도 포함됐다. 자격을 인정받은 해당 분야에서 전문간호 또는 의사의 포괄적 지도나 위임하에 진료지원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업무 범위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현재 법안은 '전담간호사'에 대해선 명시하지 않았다. 전문간호사가 진료 지원을 할 수 있는 업무를 확대해 실질적으로 전담간호사가 맡은 영역이 생기긴 하지만 용어에 대해선 세분류가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간호법이 통과 한다면 업무 범위를 부령으로 정할 수 있다"며 "법안이 어느 방향으로 정해지는지에 따라 규정이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정부, 전문의‧전문 병원 강화'…진료지원간호사 수가‧업무 개선 과제 '산적'

정부는 의사집단행동을 계기로 전공의 중심이었던 의료체계를 벗어나 전문의 중심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환자 쏠림을 분산하기 위해 전문 병원의 역할도 강화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진료지원간호사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만일 간호법이 통과된 후 진료지원간호사의 활성화를 위해 수가, 업무 범위, 교육 체계 등을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정부가 전공의에 제시한 의료현장 복귀시한인 29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2.29 choipix16@newspim.com

김 교수는 "진료지원간호사가 처치해도 의사가 한 것처럼 청구했다"며 "합법화되면 건강보험 수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 홍보국장도 "지금의 병원은 수가체계가 없어 간호사를 소모품같이 생각한다"며 "병원은 간호사를 많이 쓰면 쓸수록 손해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 보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료지원간호사 중 전문간호사 분야가 13개로 과도하게 세분화된 부분도 문제다. 현재 전문간호사 영역은 가정, 감염관리, 노인 등 13개 영역으로 분류돼 있다.

김 교수는 "의사를 대신하는 역할을 대신하는 진료지원간호사는 아무나 하면 안 된다"며 "많이 비중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전문간호사 분야가) 너무 세 분화 돼 있어 전문간호사를 흉내 낸 사람들이 많다"며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분야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료지원간호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교육 체계 재정립도 필요하다. 진료지원간호사는 높은 수준의 의료 행위를 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일반간호사와 같은 보수교육만 받아 임상에서 필요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김정혜 울산대 임상전문간호사는 "전문간호사를 위한 질적인 보수 교육을 통해 기회 제공해야 한다"며 "보수 교육 마련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의 중심 병원 실현을 위해서라도 진료지원간호사의 제도화는 특정 직역을 침해한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고 서로 도움이 되는 측면에서 필요하다"며 "각 직역과 논의하면서 제도적인 부분을 적극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