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증권·금융 주식

속보

더보기

美고령화 최대 수혜주는 '유나이티드 헬스'···한국 은퇴자도 투자 기회있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제약 바이오 헬스케어가 미래 산업
미국 1위 원스탑 토탈 의료서비스 강점
옵텀 사이버 공격 악재…가격 하락 상태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는 한국과 달리 사보험과 공보험이 같이 존재한다. 그래서 저소득층 보호가 약한 편이다. 일반적으로 고령층이 아닌 65세 이하의 미국인이 가입하는 건강보험은 주로 민간 보험 회사들의 상업보험이다.

미국 직장인은 회사가 제공하는 직장 건강보험(상업보험)이나 개인적으로 직접 보험(상업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다. 보험료 중 약 70%를 회사가 부담하고 근로자는 약 30%를 부담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직장에 다니지 않을 경우 보험료 부담이 상당하다. 가족 수, 나이, 건강 상태, 거주 지역에 따라 보험료도 천차만별이다. 한국처럼 정부 주도의 보험이 아니라서 소득의 많고 적음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대신 한국과 달리 가족 수대로 보험료가 추가된다. 따라서 가족 수가 많은 경우 보험료가 월 1000달러(135만원)를 훌쩍 넘는 경우도 흔하다. 회사가 70%를 내 줄 경우 부담은 줄겠지만 한국보다는 확실히 비싸다.

◆ 오바마 케어 도입 후 건강 보험 미 가입자 급감

2022년 기준 미국 인구수는 총 3억3000만명이다. 이 중 건강보험 가입자수는 3억400만명이다. 미국 국민 중 92.1%가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는 셈이다. 상당한 숫자다. 이 중 사보험 가입자수는 2억1700만명으로 전체의 65.6%다.

그 외 공보험 가입자수도 1억1900만명으로 36.1%를 기록했다. 공보험이 늘어난 이유는 오바마 케어 덕분이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의 숫자는 2600만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전체 인구수 중 7.9%에 불과하다.

 

미국은 한국처럼 공보험이 전 국민을 커버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미국정부가 노인층이나 소득과 재산이 적은 미국 국민들을 아예 방치하는 건 아니다. 대표적인 정부주도의 두 가지 건강보험 제도가 있다

첫 번째는 메디케어(Medicare)다. 65세 이상 미국 국민과 일부 장애인을 위한 연방정부의 건강 보험 프로그램이다. 2022년 기준 가입자수는 약 6200만명이다. 전체 인구 중 20% 가까이가 메디케어에 가입한 셈이다. 미국도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어 2030년에는 가입자 수가 70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두 번째는 메디케이드(Medicaid)로 저소득층을 위한 보험이다. 이 보험은 연령 제한이 없다. 소득 및 자산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저소득 개인이 신청할 수 있다. 2022년 기준 약 6200만명 이상이 메디케이드에 가입돼 있다. 이 숫자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다.

◆ 미국 1위 건강보험 기업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미국 정부의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 같은 공적 보험은 전체 건강보험 시스템에서의 역할이 제한적이다. 그래서 미국은 기본적으로 많은 부분을 민간 보험 시장에 맡기고 있다. 그렇다면 미국 민간 건강보험 시장점유율 1위는 어디일까? 바로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이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미국 1위의 건강보험 기업으로 수익기준 점유율은 15%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의 사업부문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건강보험을 담당하는 '유나이티드 헬스케어(UnitedHealthCare)'다. 두 번째는 의료 산업 전반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옵텀(Optum)'이 있다.

◆ 건강 보험 가입자 증가율 정체는 고민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직장 보험을 비롯한 '사보험'과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중심의 '공보험' 전반을 커버한다. 미국 전체 인구수 3억3000만명 중 16%인 무려 5300만명이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보험 고객이다. 안타까운 사실은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전년 대비 건강보험 가입자수는 불과 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상업용 보험(직장 보험 등) 가입자수는 2700만명이다. 이 보험은 65세 미만의 직장인이나 개인들이 주로 가입한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4%에 그쳤다.

그 외 65세 이상만 가입 가능한 건강보험이 '메디케어(Medicare)'다. '메디케어 어드밴티지'는 위탁을 승인받은 민간보험사(유나이티드 헬스케어 등)가 원래의 '메디케어'를 대신해서 운영한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의 전년 대비 성장률은 8.3%로 양호한 편이다.

'메디케어 보충 보험(Medigap)'은 '메디케어'를 보완하기 위해 설계된 개인 건강 보험이다. 원래의 메디케어와 함께 운영되며 '오리지널 메디케어(Original Medicare)'에서 보장하지 않는 부분을 본인 부담으로 보충하는 보충보험이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와 '메디케어 보충보험(메디갭)'' 중 본인에게 맞는 걸 선택하면 된다. 이 공공보험 쪽에서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점유율이 압도적인 1위다.

하지만 가입자수 증가율이 둔화되는 만큼 향후에는 가격을 올려 수익을 증가시켜야 한다. 문제는 미국 CMS(공공의료보험)가 내년 '메디케어 어드벤티지 요율'을 기대보다 낮은 3.7% 인상으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부득이 비용을 줄이는 데 더 집중할 계획이다.

◆ 새로운 성장동력 옵텀(Optum)…해킹으로 위기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 2011년에 기술 및 데이터 기반 의료 서비스 회사인 '옵텀(Optum)'을 만들었다. '옵텀'은 헬스케어 산업 변화에 대응한 IT 기술을 접목한 회사로 기존의 보험 사업보다 확장성이 크다.

옵텀은 이미 다양한 '의료 서비스 및 솔루션' 제공을 통해 미국 의료 시스템의 핵심 참여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옵텀의 주요 사업 분야는 옵텀헬스, 옵텀RX, 옵텀인사이트 등 3분야로 나눠진다.

'옵텀헬스(OptumHealth)'는 병원 및 외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2700여개의 의료기관과 7만여개의 약국과 연결돼 있다. 옵텀헬스를 이용하는 고객수는 무려 1억300만명이다. 디지털헬스와 왕진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옵텀Rx'는 약국 및 처방약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험사를 대신해 제약사와 약가 및 리베이트를 협상하고 처방약 권장리스트를 작성∙관리하는 PBM(Pharmacy Benefit Manager) 사업을 영위한다. 전문약국도 운영한다. 2023년에만 15억건 이상의 처방전을 발행했다. 또 2억2000만건의 의약품을 원격 배송했다.

'옵텀인사이트(OptumInsight)'는 의료 서비스 제공기관(병원)과 건강보험사 등에 데이터 분석 도구를 제공한다. 수술데이터, 의료, 행정, 재정 컨설팅과 솔루션을 제공해 효율성을 높여 준다. 미국 내 건강보험사의 80% 이상이 고객이다. 특히 옵텀 인사이트는 플랫폼 사업의 특성상 이익률이 높은 편이다.

문제는 해킹이다. '옵텀인사이트'에 소속돼 있는 '체인지 헬스케어(Change Healthcare)'는 지난 2024년 2월에 사이버 공격을 받아 시스템이 마비됐었다. 이 공격으로 '체인지 헬스케어'를 이용하는 미국 내 수많은 의료 기관, 보험사, 환자가 곤욕을 치렀다. 의료 청구 처리 및 결제가 지연됐고 상당량의 환자 개인정보도 유출됐다.

사건 발생 직후 '유나이티드 헬스그룹'의 주가는 폭락했다. 그 후 몇 개월간 '옵텀'은 시스템 복구와 미지급금 해결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금은 대부분의 문제가 해결된 상태지만 이 사건으로 많은 비용지출이 있었다. 또 고객사들의 신뢰도가 떨어진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대마불사라는 말이 있듯이 시장 지배적인 사업자라 고객 이탈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 높은 배당 성장률로 미국 은퇴자들 선호

기존 건강보험 분야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2023년 매출액은 380조원(2814억달러)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다. 의료서비스 기술기업인 '옵텀'도 306조원(2266억달러)의 매출로 전년 대비 24% 급성장했다. 중복매출을 제외한 연결 매출액은 502조원(3716억달러)으로 15% 성장한 수치다.

연결 영업이익도 44조원(324억달러)으로 전년대비 14%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7%로 높지 않다. 하지만 이런 거대기업이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은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인 미국에서 헬스케어 산업은 앞으로도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유망 섹터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매출 규모, 가입자 수, 의사 네트워크 규모 등 모든 면에서 미국 최대 종합의료서비스 회사다. 미래에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의료 서비스로 더 강력하게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주식의 현재 배당수익률은 1.7% 수준으로 평이하다. 하지만 지난 5년간 평균 15%를 상회하는 높은 배당성장률을 보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거대기업임에도 여전히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만약 은퇴 후 본인의 의료비가 걱정되는 은퇴예정자라면 미국 은퇴자들에게도 인기 많은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주식에 관심을 가져 보자.

 

longinu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사진
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